퀵바

색향 님의 서재입니다.

엔쿠라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색향
작품등록일 :
2012.11.05 05:04
최근연재일 :
2017.11.18 19:07
연재수 :
665 회
조회수 :
1,541,427
추천수 :
11,851
글자수 :
3,890,122

작성
08.08.20 16:01
조회
5,193
추천
30
글자
17쪽

엔쿠라스 43화-속죄(2)

DUMMY

폐허가 되어 있는 가게와는 달리 그녀의 집은 넓고 깔끔했다. 그녀의 집의 외관은 깔끔했고 주위에는 인접한 집들도 없었기 때문에 상당히 품위 있어 보였다. 벤하르트는 신기한듯 그녀의 집을 이곳저곳 둘러 보았다. 생각해보면 자신은 제대로 된 집에서 머문적이 거의 없었다. 아련하게 기억이 나는 연철장에서의 집 외에 그가 제대로 생활했던 집은 없었다.

여관과는 또 다른 하나의 가정이 존재하는 집이란 그에게 신기하게 다가 왔다. 그것은 레니아도 별반 다르지 않아서 둘은 샤리네의 집의 이곳저곳을 보면서 샤리네를 따라가고 있었다.


"여기가 저희 집입니다. 여자와 남자가 함께 잘수는 없으니 레니아씨와 제가 방에서 자고 나머지 분들은 이곳 거실에서 주무시면 되겠습니다."


"저쪽과 저쪽에도 방이.."


"그쪽은 사용하지 않는 방입니다. 나서지 말아 주세요. 당신들 남자들은 여기서 자면 되는겁니다 아시겠습니까?"


벤하르트와 리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리드는 여전히 싱글거리고 웃었지만 벤하르트는 왠지 부당한 그녀의 처사에 인상을 찡그렸다. 샤리네는 주위를 둘러 보고 물었다.


"그러고 보니 한분이 안 보이는군요."


"네르데르라면 푸르키들을 데리러 다시 나갔습니다."


"그렇군요. 그럼 그 사람이 오면 요리를 시작하도록 하죠. 이왕이면 푸르다키아 라는 요리를 맛보고 싶군요."


[똑똑]


노크소리와 함께 네르데르가 들어 왔다. 리드가 네르데르에게 말하자 그는 짐마차 안에서 생쥐만한 크기의 푸르키들을 양손에 몇마리 들고 나왔다. 푸르키들은 뀨우 거리면서 네르데르의 손에서 바둥바둥 거리고 있었다. 푸르키들을 보는 샤리네의 표정이 약간 부드럽게 바뀌었다. 그런 그녀에게 리드가 넌지기 물었다.


"요리 하는것을 구경하시겠습니까?"


"물론이죠. 푸르다키아를 열기 위해서는 요리도 할줄 알아야 하니까요."


"여자가 배우기에는 그렇게 쉽지 않을텐데요."


"걱정 마시길. 실제로 이 요리를 만들었던 여자도 알고 있으니까요."


그렇게 말하고 그녀는 네르데르와 함께 주방으로 들어갔다. 별안간 푸르키들의 비명어린 소리가 주방에 울려 퍼졌다. 푸르키들의 냄새는 역시나 고약해서 거실에서 쉬고 있었던 벤하르트와 레니아도 금새 요리가 시작되었다는것을 깨달았다. 곧이어 요리가 완성 되었고 다섯명의 사람은 전골을 눈앞에 두었다.

서로는 서로의 눈치만을 살피고 있었다. 평상시의 상태와는 전혀 달랐다. 매콤하게 맛을 내거나 시원시원한 맛을 내었던 푸르다키아의 두 종류와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검은 색의 요리. 아니 요리라고 부르기에는 너무나도 기괴해 보이는 푸르다키아가 그곳에 있었다.


"왜 그러시죠? 뭔가 문제라도,,"


"뭐가 문제냐 하.. 읍."


아무리 벤하르트라도 잘못된것은 짚고 넘어가고 싶었지만 리드가 그런 그를 말렸다.


"참으세요 벤하르트씨 요리 실력은 차차 나아 지겠죠."


"잠깐 그럼 우리보고 저걸 먹으라는 이야깁니까? 무립니다."


"이건 뭐야?"


잠시 실랑이를 벌이던 리드와 벤하르트는 레니아의 말에 시선을 돌렸다.


그녀가 젓가락으로 들어 올린것은 무언가의 형상이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급하게 알아 차린 네르데르는 빠른 움직임으로 레니아의 손에서 젓가락을 가로 챘다.


"그거 혹시 푸르키의 손 아니야?"


푸르키들을 잘 관찰하지는 못했지만 레니아는 그것이 무언가의 손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미 요리를 먹을 분위기가 아니었다.


"어이 뭐하는짓들이야. 난잡하게 있지 말고 식사나 시작해."


샤리네가 산만해진 그들을 수습 하자 다시금 식사자리는 적막함이 오갔다.


'난관이다. 저런 요리를 먹을수 있을까?'


'어떻게든 벤하르트씨와 레니아씨의 먹성에 기대어서 넘어가는 수밖에..'


'.....'


'이거 먹어도 괜찮은 거야?'


각자가 다른 생각을 품고 있을때 샤리네가 푸르다키아의 국물을 입으로 가져 갔다. 검은색의 액체가 작은 입으로 들어가는 모습은 끔찍하다 할수 있었다. 순간 약속이라도 한듯 네사람의 표정이 굳어졌다.

하지만 각자의 걱정과는 다르게 그녀는 살짝 미소를 지으면서 다시 국물을 입으로 가져갔다.


"음 괜찮은데?"


'저게 괜찮다고?'


검은 색으로 아직까지 열기가 사라지지 않은듯 부글부글 거리고 있는 푸르다키아는 벤하르트가 보기에 전혀 괜찮기 않았다.


"뭐 생김새와 맛은 비례하지 않을지도 모르지요. 냄새와도 비례하지 않으니까요. 그럼 벤하르트씨 한번 맛을 봐 주세요."


"왜 접니까?"


"괜찮아요. 아무도 말리지 않습니다."


싱긋 미소 지으면서 리드가 벤하르트의 손을 툭툭 치기 시작했다. 샤리네도 숫가락을 멈추고 벤하르트를 보기 시작했다.


"으윽.."


벤하르트가 배를 부여잡고 방바닥에 고개를 박았다.


"오늘 뭘 잘못 먹었는지 배가 아프군요."


"오늘 아침에는 모두 함께 식사를 하지 않았습니까?"


"사실 마을에 도착했을때 꼬치 구이를 하나 사먹었습니다. 그게 탈이 난 모양이군요."


리드의 표정이 굳어 버렸다. 벤하르트의 말은 전혀 믿을 가치도 없었지만 여기서 더 추궁하게 되면 샤리네가 자신의 음식에 의심을 품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벤하르트를 순하게만 보아 왔었는데 의외의 능구렁이 같은 거짓말에 그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배가 고픈데 아쉽습니다. 끄.. 그럼 전 잠시 화장실에,,"


벤하르트가 그렇게 자리를 뜨자 리드와 레니아 네르데르는 서로를 미묘한 눈초리로 바라 보기 시작했다.


"아쉬운 일이군요. 이 맛있는 음식을 못먹게 되어 버리다니. 다들 빨리 먹도록 하죠."


레니아는 부들부들 떠는 손으로 푸르다키아에 수저를 가져갔다. 네르데르와 리드의 표정이 급변했다. 저 끔직한 음식이 두번째 여자의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평상시에 표정변화가 없는 네르데르 마져 눈썹이 들릴 정도였다.

레니아는 푸르다키아를 삼키고는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꽤 맛있는데?"


하지만 맛있기에 그녀는 납득 할수 없었다. 저런 외모의 음식이 이정도의 맛을 가진다는것을 인정하기 싫었던 것이다.


"맛있다구요?"


그 말에 리드와 네르데르도 수저를 들었다. 끔찍할 정도의 냄새와 생김새에 비해 정말 샤리네의 요리는 맛있었다. 능히 가게에 내 놓아도 될 만큼의 수작이었던 것이다.

곧 네사람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식사를 끝마칠수 있었다.


"그럼 저는 이만 실례하겠어요. 당신들도 내일 일을 대비해 지금부터라도 휴식을 취해 두는게 좋을겁니다."


그녀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자 리드가 웃음을 지우지 못하고 말했다.


"벤하르트씨 정말 불쌍하군요."


"벤하르트는 원래가 바보거든. 똑똑한 척을 해도 결과적으로 바보랄까. 그런거지."


레니아의 말에 리드와 네르데르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동의 했다. 어디에 나가 있었던지 곧 벤하르트가 돌아왔다. 벤하르트는 괜시리 미안한 까닭에 발소리를 줄이고 살금살금 거실로 돌아왔다.


"왔어?"


"어. 요리는 다 먹었어?"


"물론이지."


"맛은 안 이상했고?"


"이상하기는 커녕 너무나도 맛이 좋아 문제더군요."


벤하르트는 갑자기 등 뒤의 리드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계셧습니까?"


"그나저나 벤하르트씨 그렇게 빠져나가다니 정말 다시 봤습니다."


리드가 실망한듯이 말하자 벤하르트는 머리를 긁적이면서 실실 웃었다.


"제가 비위가 약한 편이라서. 뭐 원래 사람은 이기적이니까요."


"비위가 약하다면서 전에 푸르다키아는 잘 먹지 않으셧습니까,,"


"글쎄요. 그래도 네르데르의 푸르다키아는 외관만큼은 훌륭했으니까요. 그러는 리드씨도 망설였고 또 저한테 넘기시려 하시다니 실망입니다."


서로가 서로의 잘잘못을 따지기 시작하면 끝이 없었기에 벤하르트와 리드는 적당한 선에서 말을 끊었다.


"그나저나 그 음식이 맛있다니. 믿기지 않는데 정말입니까?"


"벤 그 음식이 맛있던 말던 너와는 전혀 관계 없는 일이야. 우리를 버리고 도망쳤으면서 그렇게 따질 필요가 뭐 있어?"


"윽.."


따지고 보면 그들에게 있어 벤하르트는 배신자나 다름 없었다. 결과적으로 음식이 맛이 좋았다고는 하지만 음식의 맛이 형편 없었다면 벤하르트는 영락없이 매도를 당해도 싼 것이다.

그 뒤 그들은 벤하르트를 실컷 놀려 대면서 하루를 끝마쳤다. 하지만 아직 벤하르트와 리드의 밤은 끝나지 않았다.





"대단히 청량한 곳이군요. 산으로 둘러 쌓인 마을이라 그런가 봅니다."


그들이 서 있는 곳은 마을의 외곽 산지였다. 리베스에서 입구와 출구는 한군데 뿐이었다. 어떤 영주가 수십년전에 파 내었다고 전해지는 파덴 동굴과 그들이 들어온 천연적인 산의 지형뿐이었다. 둥그렇게 마을을 감싸 안고 있는 산을 넘으려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한시간만 들이면 마을의 밖으로 나갈수 있는 파덴동굴을 앞에두고 산을 넘으려 하는 바보같은 짓을 하려는 사람이 있을턱이 없었다. 그랬기에 산지는 벤하르트와 리드에게 좋은 수련장소가 되었다.

사방에 쌓인 나무 때문일까 리드의 말대로 분명 청량한 기운이 느껴 졌다. 그렇게 살짝 안십하고 있을때 옆구리에서 지독한 통증이 몰려 왔다. 리드가 벤하르트의 배를 공격한 까닭이다.


"벤하르트씨 당신은 사람을 너무 건성으로 경계 합니다. 경계를 할때에는 확실히 하지만 자신이 믿는 자들에게는 한없이 약하달까요? 믿게 하기 위해 접근해오는 사람이 있을수도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라도 절대 방심하지 않는 계속 갈고 갈아 예리하게 벼려진 검처럼 한치의 방심도 허용치 않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그런게.. 말처럼 쉬울리가 없잖습니까,"


"다른 사람이라면 모를까 당신이라면 그렇게 될수 있습니다. 제가 그렇게 만들어 드리지요."


그렇게 말하고 그는 동시에 공격을 시작했다. 그의 공격을 보는 즉시 고통마저도 잊고 벤하르트는 풀쩍 뒷걸음 쳤다. 주위는 온통 나무들 뿐이라 목검을 휘두르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벤하르트는 내심 다행이라 생각하며 주위의 나무들을 이용해 이리 저리 몸을 내뺐다. 순간 리드의 눈이 번뜩 한듯 싶더니 벤하르트의 다리에 통증이 느껴졌다. 리드의 목검이 그의 발을 강타한 까닭이다.

그와 동시에 벤하르트의 목에 리드의 팔이 들어 왔는데 목이 졸리면서도 벤하르트는 바둥바둥 거리고 있었다.


"상대방을 제압할때 단 한순간이라도 눈길을 끌수 있다면 그것은 즉사로 이루어 집니다. 약간의 기술만 있다면 말이지요. 검을 들고 있으되 그 검을 사용하는것은 바로 자신이라는 겁니다. 검을 들고 있다고 그 검을 내던지리라는 생각을 못한다면 이렇게 당할수 있다는 겁니다."


리드는 그렇게 말하고 벤하르트를 풀어 주었다. 켁켁 거리면서 벤하르트가 리드를 쳐다보았다.


"제가 당신에게 상처를 입히는 이유는 하나 입니다. 실전의 감각을 보여 주기 위함입니다. 단순히 상처가 나지 않는 대련으로는 알수 없는 경지를 보여 주기 위함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라도 판단할수 있는 통찰력을 기르게 하기 위함입니다. 벤하르트씨 한가지 말해두도록 하죠. 저는 당신에게 아무런 악감정이 없습니다. 오히려 친하게 지내고 싶을 정도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고 당신을 죽일수 있다는것을.. 아무리 친하고 아무리 가까워도 그것을 완전히 신용한다 해도 그것에 못지 않게 굳게 서 있는 자신을 만들어 놓지 않는다면 그것은 신용이 아닌 어리광일 뿐입니다."


"그 말 덕분에 웃으면서 맞을수 있겠군요."


"당신은 얼마나 있어야 제 공격을 막을수 있을런지요. 벤하르트씨 앞으로는 평일에도 계속해서 실전을 하는것으로 하는게 어떨까요?"


"네에? 지금도 한계 입니다. 밤에 맞는 것 만으로도 완전히 지쳤다니 까요."


"원래 실전은 밤이고 낮이고 없는겁니다. 언제 온다고 알려주는 적은 없듯이 말이지요."


분명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어도 실행하기는 어려웠다. 지금까지의 고통이 방해를 하고 있다고나 할까,


"낮에는 이목도 신경이 쓰이니, 그만 두는게 좋지 않을가요?"


"본래 왠만한 자들은 이목을 신경쓰지 않고도 상대를 잘 노리거든요."


벤하르트도 그의 말에는 동감 했다. 그도 과거 수십차례 목숨을 위협당해던 적이 있던 터였다. 그때와 지금의 다른점이 있다면 살기의 유무일 것이다. 짙은 살기에 언제고 반응하고 자리를 옮겼던 과거와 달리 현재 리드에게서는 어떤 살기도 찾을수 없었다. 그랬기에 반응할수 없었다. 미리 알고 있는것과 모르고 있는것은 차원이 다른 행위였기 때문이다.


"그럼 내일부터는 일상 생활에서도 조심하도록 하세요. 언제고 노릴지 모르니까,,"


"자비가 없군요."


그렇게 한동안 다시 그들은 실전의 훈련을 계속했다. 막무가내로 싸우는듯 했지만 리드는 벤하르트의 잘못된 점이나 충고 조언등을 아끼지 않았고 벤하르트도 그의 말에 수긍하며 점점 더 발전해 나갔다.

온몸을 땀으로 적시운 벤하르트가 나무에 몸을 기댔다. 리드도 약간은 지쳤는지 송골송골 맺힌 땀을 살짝 닦고 벤하르트처럼 나무에 등을 기댔다.


"리드씨 샤리네씨는 샤를린씨와 무슨 관계가 있는겁니까?"


"샤를린은 말했습니다. 자신에게 쌍둥이 동생이 있었다구요. 분명 샤르네씨는 샤를린의 친 동생이겠지요."


시원 시원하게 나무들 사이를 뚫고 바람이 불어 벤하르트와 리드의머리를 시원하게 바꿔 주었다.


"리드씨 저는 당신이 샤리네씨에게 많은 것을 양해 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레니아와 네르데르도 분명 알고 있을테지만, 그 이유를 물어도 되겠습니까?"


어둠에 익숙해진 눈으로 벤하르트는 리드의 약간 시들어 있는 눈을 발견할수 있었다. 과거를 잠시 회상하던 리드가 입을 열었다.


"샤를린이 죽은것은 저 때문입니다. 제가 죽이지 않았다고 한들 제가 죽인것이나 다름 없는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지요. 그녀는 그를 사지(死地)로 불러 들였습니다. 저는 그곳으로 알면서도 나갔습니다.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제가 나가지 않는다면 그녀는 고용주에 의해 목숨을 잃을것이 뻔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가 죽기 직전 그 일격을 대신해서 맞아준것이 샤를린이었습니다. 저는.. 저는 그런것을 바랬던것이 아니었어요. 백귀라 불리우며 수백 수천의 목숨을 배어 왔던 제가 죽어 샤를린이 살수 있다면 목숨을 내어 주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왜.."


"그것은 샤를린도 당신을 사랑하고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자신의 목숨이 소중하지 않다고 타인에게도 그럴리가 없지 않습니까, 당신이 그녀가 죽지 않기를 바랬던것 만큼 그녀도 사실 그 자리에 당신이 나오지 않기를 절실히 바라고 있지 않았을까요?"


리드는 침묵했다. 조금만 생각해봐도 알수 있었지만 그것은 시간이 흘렀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당시에는 도저히 생각할수 없는 이미 지나가버린 추억인 것이다.


"과거 샤를린이 제게 자신의 정체를 밝히며 우리 용병단에 들어 가겠다고 한적이 있었습니다. 이미 정체를 알고 있었던 저는 놀라지도 않고 그 제안을 거절했지요. 이대로 우리의 정보를 판다면 그녀는 안전할것이다. 그렇게 자기 자신을 속여 왔습니다. 그것이 그녀를 사지로 내몰아 세운다는것을 알지도 못한채,,"


리드는 고개를 젓기 시작했다.


"왜 이런 이야기를 당신에게 하는지 알수가 없군요. 어쨋든 제가 지금 샤리네에게 헌신하는것은 그녀에 대한 속죄 때문입니다. 이제 이해 하셧습니까?"


"그렇군요. 충분히 이해 하지만 제 삼자인 저로서는 어떻게 조언할 방법도 권유할것도 존재 하지 않는군요. 그것은 다름 아닌 리드씨의 숙제인 것이니까요. 하지만 리드씨 한가지만 말해두고 싶습니다."


"...?"


나무를 등지고 서있는 리드와 벤하르트의 시선이 마주쳤다.


"오랜만에 누군가를 만난다는것은 정말 엄청난 우연이거나 아니라면 그것은 필연입니다. 정말 그녀가 당신에게 푸르다키아를 의뢰한것이 우연일까요?"


"우연은 아니겠지요. 하지만 본래부터가 푸르다키아는 샤를린의 것이었으니 알고 있을수도 있습니다."


리드는 웃음 짓는 소리를 냈지만 표정은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 그는 수준 높은 용병이었다. 아니라 아니라고 생각해도 이미 그는 마음속으로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저는 믿을겁니다. 샤를린과 했던 마지막 약속 만큼은 끝까지 믿을테니까요."


그렇게 그날의 실전은 끝이났다. 내일의 일 때문에 더 이상 몸을 혹사 할수는 없는 까닭이었다. 그렇게 두사람의 밤은 끝나가고 있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7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엔쿠라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8 엔쿠라스 68화-인질 +7 08.09.30 3,409 16 17쪽
67 엔쿠라스 67화-무법마을(2) +5 08.09.29 3,140 17 15쪽
66 엔쿠라스 66화-무법마을(1) +6 08.09.27 3,358 21 15쪽
65 엔쿠라스 65화-신수(神獸)의 숲 +7 08.09.26 3,678 17 14쪽
64 엔쿠라스 64화-여정(2) +4 08.09.25 3,908 18 19쪽
63 엔쿠라스 63화-여정(1) +7 08.09.24 3,611 20 14쪽
62 엔쿠라스 62화-예지 +7 08.09.23 3,584 15 12쪽
61 엔쿠라스 61화-보답 +6 08.09.22 3,603 18 13쪽
60 엔쿠라스 60화-사지(死地)(3) +6 08.09.20 3,762 19 17쪽
59 엔쿠라스 59화-사지(死地)(2) +3 08.09.19 3,742 18 12쪽
58 엔쿠라스 58화-사지(死地) +5 08.09.18 3,752 22 15쪽
57 엔쿠라스 57화-희생(3) +3 08.09.17 3,973 21 12쪽
56 엔쿠라스 56화-희생(2) +6 08.09.16 3,983 24 13쪽
55 엔쿠라스 55화-희생(1) +5 08.09.15 4,057 27 13쪽
54 엔쿠라스 54화-선물 +5 08.09.14 4,202 27 16쪽
53 엔쿠라스 53화-백(白)의검(劍) +5 08.09.13 4,719 24 13쪽
52 엔쿠라스 52화-살심 +3 08.09.12 4,321 29 12쪽
51 엔쿠라스 51화-악인 +2 08.09.11 4,376 36 12쪽
50 엔쿠라스 50화-배신 +2 08.09.10 4,752 31 16쪽
49 엔쿠라스 49화-축제(3) +5 08.09.04 4,310 25 8쪽
48 엔쿠라스 48화-축제(2) +5 08.08.31 4,147 29 10쪽
47 엔쿠라스 47화-축제(1) +4 08.08.30 4,383 20 9쪽
46 엔쿠라스 46화-적응 +6 08.08.27 4,658 27 18쪽
45 엔쿠라스 45화-도발(2) +7 08.08.25 4,795 26 19쪽
44 엔쿠라스 44화-도발(1) +8 08.08.22 5,080 32 10쪽
» 엔쿠라스 43화-속죄(2) +7 08.08.20 5,194 30 17쪽
42 엔쿠라스 42화-속죄(1) +8 08.08.18 4,911 30 11쪽
41 엔쿠라스 41화-검도(劍道) +9 08.08.17 5,172 37 11쪽
40 엔쿠라스 40화-백귀(白鬼)(2) +11 08.08.16 5,261 29 12쪽
39 엔쿠라스 39화-백귀(白鬼)(1) +9 08.08.14 5,315 30 11쪽
38 엔쿠라스 38화-동행(3) +4 08.08.13 4,832 25 7쪽
37 엔쿠라스 37화-동행(2) +9 08.08.11 4,993 26 10쪽
36 엔쿠라스 36화-동행(1) +9 08.08.10 5,416 33 15쪽
35 엔쿠라스 35화-무도회(2) +7 08.08.08 5,267 33 25쪽
34 엔쿠라스 34화-무도회(1) +11 08.08.07 5,353 33 14쪽
33 엔쿠라스 33화-수도 셰이르(2) +5 08.08.05 5,744 36 23쪽
32 엔쿠라스 32화-수도 셰이르(1) +5 08.08.04 5,830 45 12쪽
31 엔쿠라스 31화-혈화(血花)의 길(3) +8 08.08.01 6,420 32 23쪽
30 엔쿠라스 30화-혈화(血花)의 길(2) +7 08.07.31 6,707 29 21쪽
29 엔쿠라스 29화-혈화(血花)의 길(1) +12 08.07.29 7,790 36 18쪽
28 엔쿠라스 28화-시작(3) +6 08.07.27 8,196 33 16쪽
27 엔쿠라스 27화-시작(2) +8 08.07.26 8,260 33 13쪽
26 엔쿠라스 26화-시작(1) +4 08.07.25 9,407 37 16쪽
25 엔쿠라스 25화-월야(月夜)의도주(禱走)(2) +7 08.07.23 9,280 43 22쪽
24 엔쿠라스 24화-월야(月夜)의도주(禱走)(1) +3 08.07.21 9,417 43 20쪽
23 엔쿠라스 23화-영검(靈劍) +3 08.07.20 9,339 36 11쪽
22 엔쿠라스 22화-일상(3) +4 08.07.19 9,377 35 19쪽
21 엔쿠라스 21화-일상(2) +4 08.07.17 9,711 29 13쪽
20 엔쿠라스 20화-일상(1) +6 08.07.16 10,462 34 15쪽
19 엔쿠라스 19화-신(神)의성지(聖地) +1 08.07.14 10,986 34 16쪽
18 엔쿠라스 18화-꿈의 끝 +2 08.07.12 10,354 29 15쪽
17 엔쿠라스 17화-균열(4) +5 08.07.11 10,388 30 11쪽
16 엔쿠라스 16화-균열(3) +9 08.07.10 10,348 32 20쪽
15 엔쿠라스 15화-균열(2) +6 08.07.09 10,324 29 19쪽
14 엔쿠라스 14화-균열(1) +2 08.07.07 10,912 35 12쪽
13 엔쿠라스 13화-연마(練磨)(2) +9 08.07.05 11,598 34 17쪽
12 엔쿠라스 12화-연마(練磨)(1) +8 08.07.04 13,252 37 15쪽
11 엔쿠라스 11화-아류(亞流) +5 08.07.03 12,548 33 10쪽
10 엔쿠라스 10화-자질(資質) +5 08.07.03 13,677 37 16쪽
9 엔쿠라스 9화-회상(2) +8 08.07.01 15,176 35 14쪽
8 엔쿠라스 8화-회상(1) +4 08.06.30 16,922 42 12쪽
7 엔쿠라스 7화-게임 +11 08.06.29 19,468 50 10쪽
6 엔쿠라스 6화-신벌(神罰) +49 08.06.28 20,913 46 16쪽
5 엔쿠라스 5화-감금 +10 08.06.28 21,161 46 11쪽
4 엔쿠라스 4화-조우 +7 08.06.28 23,360 47 15쪽
3 엔쿠라스 3화-외출 +14 08.06.27 27,142 63 15쪽
2 엔쿠라스 2화-연(緣) +30 08.06.27 34,473 79 20쪽
1 엔쿠라스 1화-프롤로그 +24 08.06.27 50,629 88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