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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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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6.10.03 09:08
최근연재일 :
2019.01.03 20:3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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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239,628

작성
17.01.0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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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쪽

동료

DUMMY

대강 수십미터는 떨어져있는 장소임에도, 거부할 수 없는 '죽음' 에 대한 원초적 공포는 아무리 염세적인 태도로 모든 상황에 일관하는 한서준이라 하더라도 결코 확정적으로 피해갈 수 있는게 아니었다.

모든 생물에게, 어쩌면 몬스터에게도 있을 '공포' 라는 감정의 시발점은, 제 아무리 스스로가 다스리고 또 덮어둔다해서 마냥 무시가 가능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어떤 자극제가 살짝 건드려주기만 한다면, 그러니까 외면했던 감정들을 모조리 끄집어내 강제적으로 인식을 하게 만든다면, 갈대 같이 휘둘리는 감정의 크기가 삽시간에 부풀어오르는 것은 그야말로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었던 것이다. 그것이 비록 손톱에 낀 때만큼이나 작은 자극제라 할지라도, '인간' 이란 생물에게 주어진 '감성' 과 '이성' 은 그런 작디작은 자극제를 몇백배나 증폭시킬 수 있었다.

흔히들 말하는 '트라우마' 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적나라하게 보여지는 몬스터의 꺾여진 팔과 신체 부위처럼, 분명 아무것도 없을 오른쪽 눈구덩이와 다리에서 이상하리만치 쑤셔오는 날카로운 통증과 공허함, 혹은 실체감과 온 몸이 들썩거릴 정도로 부들부들 떨어대는 경련을 느낀 한서준은 비교적 멀쩡하게 제 역할을 수행 중이던 오른팔도 흡사 누군가가 말아올리는 것처럼 서서히 꺾여가는 광경을 목격하자마자, 다급히 총을 내던지듯 버려두고 끊어질 것만 같은 고통을 내지르는 오른팔을 서둘러 돌무더기 위에 기대놓았다.

극도의 긴장감으로 인한 결과인건지, 엄청난 힘으로 수축을 진행하는 근육의 움직임에 따라 점점 안쪽으로 굽혀지는 팔목을 어떻게든 펼쳐내려는 생각이었음이다. 물론 단순히 꺾여지는 방향과 반발되는 방향으로 밀어주면 되는 일이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고 느닷없는 상황이 들이닥칠 줄은 전혀 예상도 하지 못했기에, 한서준은 그저 오른팔을 땅에 대고 더이상 굽혀지지 않도록 고정시킨 다음 상태가 점점 호전되어가는 것을 수시로 확인하면서 재빨리 나머지 몸뚱아리의 이상유무도 꼼꼼히 확인했다.

10년 전 부터 지속되었던 온 몸이 오그라드는 경련 아닌 경련의 전초가 다름아닌 오른팔의 기형적인 움직임이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만약 이 상황이 정말로 '전신 수축' 의 시작점이라면, 지금으로썬 이보다 더 위험한 돌발 상황은 없었다. 단어 그대로 '온 몸의 신경과 근육이 끊어질 것만 같은 쥐' 가 전신을 뒤덮어버리는 터라, 단순히 정신적으로만 짓눌렸던 몬스터의 포악함과는 달리 족히 두 세시간은 손가락하나 까딱할 기력도 남지 않게 되버리는 탓이었다. 물론 정확히는 그러한 작은 행동들조차 '고통' 이란 감정의 구석구석까지 선명하게 핥아내어 거의 반강제적으로 움직일 수 없게 만드는 것이었으나, 사실 실질적인 위험은 전신 수축의 후폭풍으로 다가올 '무기력감' 이었다. 그로 하여금 모든 것을 내던지고 싶게 만들어버릴지 몰랐던 까닭이었다. 처음 몬스터와 대면했던 꿈과 마찬가지로, 저 혼자 몬스터의 아가리에 슬그머니 걸어들어갈지도 모른단 소리였다.

그래서 한 때는 정신병원에 들락날락 거릴 정도로 팔다리의 치료와 더불어 정신적인 치료도 감행했었지만, 도저히 경련 후의 무기력감은 고쳐낼 수가 없었다. 그저 경련을 일으키면 먹으라고 준 수면제로 어떻게든 버텨내었을 뿐이었다. 헌데 그런 수면제조차 없는 이 때, 혹여나 일어날 전신 수축은 그야말로 한서준이란 인간에게 떨어진 끔찍한 사형 선고나 다름없는 사태였다. 어떤 방법으로도 절대 빠져나갈 수 없는 죽음의 낫이 목젖 바로 아래 시커먼 그림자처럼 드리워져 있단 것이었다.


작가의말

원래부터 연재주기가 들쭉날쭉 했지만... 이번 달은 더욱 그렇게 될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3차 수정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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