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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뭘짓 님의 서재입니다.

밸붕 소설속 마왕성 문지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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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뭘짓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2
최근연재일 :
2021.05.18 16:22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1,724
추천수 :
29
글자수 :
77,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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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17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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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정보조직(2)

DUMMY

“그래. 냄새가 고약한 것이 제대로 찾아온 것 같군.”


루크의 손이 문고리를 부여잡았다.


* * *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건물 내부로 들어가자 의외로 내부는 깔끔하게 잘 정리된 집무실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루크는 정중하게 접객하는 갈색머리 여인에게 말했다.


“마론님을 만나러 왔다.”


“상회주님은 이미 퇴근하셨습니다. 무슨 용무이신지 말씀해주시면 내일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여기 지하에 실험실이 있는 것 같은데 장로님이 퇴근하셨을 리가 있나?”


루크의 말을 듣자 갈색머리 여인의 안색이 돌변했다.


“마계에서 오셨습니까?”


“마왕성에서 왔다고 전해주게.”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갈색 머리 여인이 방 한편에 있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러자 잔뜩 긴장한 기색이던 바실로가 물었다.


“루크님. 설마 이곳도 마족이 운영하는 곳입니까?”


“마족이라기 보다는... 마족이었던 자라고 해야겠지.”


그때, 갈색 머리 여인이 돌아왔다.


“마론님께서 안에서 뵙자고 하십니다.”


루크가 고개를 끄덕이자 여인은 들어가라는 듯 문을 열어주었다. 문 뒤로는 지하로 향하는 계단이 있었다.


“안쪽에서 뭔가 심한 악취가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당연히 그렇겠지. 이곳은 아마 실험실 일테니까.”


계단을 내려와 도착한 건물의 지하.


“우읍! 웩”


바실로가 눈에 들어온 광경을 보고 바로 토악질을 시작했다.


수많은 생물이 구속마법으로 팔다리가 속박되어 벽이나 천장에 매달려있었다.

인간의 몸체에 오우거의 팔다리를 달아 놓은 것부터, 머리가 세 개 있는 곰 등 제대로 된 신체를 가지고 있는 것들은 하나도 없었다.


“클클클. 오랜만이로군. 루크경. 그 인간 친구는 위에 두고 오지 그랬나?”


“오랜만입니다. 마론 장로님. 여전하시군요.”


루크는 마론에게 고개를 숙여 정중히 인사했다. 마론은 아크 리치이자 마계의 장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강자. 자신의 예를 받기 충분한 자격이 있는 자였다.


“그래. 우리 기사님께서 무슨 일로 이 늙은이를 찾아오셨나?”


“부탁드릴 것이 있어서 왔습니다.”


“클클. 마법의 절대자이신 마왕님께서 계시는데, 자네가 나에게 무슨 도움이 필요한가? 어디 말이나 해보시게.”


“통신 마법이 필요합니다. 이곳에서 중앙도시 정도까지 떨어진 거리에서도 즉시 송수신이 가능하게. 한 세 개 아니, 넉넉하게 네 개 정도 필요하겠군요.”


루크의 요구를 들은 마론은 의아하다는 듯이 반문했다.


“마왕님께 말씀드리면 되지 않나? 굳이 날 찾아온 이유는 뭔가? 단순히 통신구 때문은 아닌 듯하고.”


“제가 정보조직을 하나 만들려고 하는데, 장로님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더군요.”


“클클클. 정보조직이라... 마왕님께서 인간들에게 새삼 관심이 생기셨을 리는 없고 자네 뜻인가?”


“그렇습니다.”


루크가 마론의 맞은 편에 앉으며 대답했다.


“나도 도와주고 싶네만 요즘 진행하는 실험이 영 시원치 않아서...”


“장로님께서 진행하는 실험이 뭔지는 모르지만 제가 도움이 될 만한 것을 가져왔습니다.”


루크는 귀찮은 기색을 비치며 거절하려는 마론의 앞에 조그마한 나무상자를 올려두었다.


“이게 뭔가?”


“열어보시면 압니다.”


의아한 기색의 마론이 상자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안의 내용물을 확인하는 순간.


“아, 아니 이것은?”


상자에는 붉은색의 영롱한 광채를 내뿜는 보석 조각이 담겨있었다.


“드래곤 하트라니! 겨우 인간계에 사업장 하나 차리겠다고 이런 걸 그냥 줄 리가 없고, 감추지 말고 사실대로 말하게.”


루크는 마론의 눈치를 살폈다. 의심하는 듯한 태도를 유지하려고는 하지만 상자에서 눈을 떼지는 못한다. 탐이 나는가 보군.


‘그래봤자 마법에 미친 자다. 자기 자신까지 실험 재료로 써버린 미친 마법사가 드래곤 하트를 거부할 수 있을 리가 없지.’


루크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의뭉스러운 조건을 내걸었다.


“마지막 조건은 나중에 제 일 하나만 따로 거들어 주시면 됩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그보다 바실로. 이쪽으로 와라.”


루크는 의심하는 기색이 가득한 마론의 질문을 얼버무리며 바실로를 불렀다. 바실로는 애써 표정을 관리하며 루크 옆에 섰다. 하지만 긴장한 기색은 숨길 수 없었다.


“예. 루크님.”


“이쪽은 마계의 장로이시자 대마법사이신 마론님이시다. 인사드려라.”


“바실로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바실로가 깍듯한 예의를 갖추어 허리를 숙였다. 그를 바라보면서 마론이 손을 내저었다.


“클클클 그래. 드래곤 하트를 주면서까지 하는 부탁인데. 말하기 꺼림칙한 뭔가가 있겠지. 하지만 본격적인 일을 치르기 전에는 미리 말을 해줘야 할 것이네. 루크.”


“감사합니다. 장로님.”


마론이 그의 거래를 받아들이자 루크도 살짝 목례를 하여 감사를 표했다. 조건도 듣지 않고 승낙해준 것에 대한 감사 표시였다.


“그래 일단은 이 늙은이가 통신구부터 만들어 줘야겠구나. 그리고 이 인간을 소개해주는 것을 보니, 자네는 어디 또 가 봐야 하나 보지?”


“그렇습니다. 우선 레그니차와 상업도시를 연결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입니다. 통신구를 만들어 주시면 바실로가 중앙해 쪽의 배와 연결고리를 만들 것입니다.”


“알겠네. 인간. 바실로라고 했는가? 이따가 내 종복 몇을 붙여주지. 부족하면 더 요구하고.”


리치의 말에 바실로가 기합 넘치는 소리로 대답했다.


“예! 알겠습니다. 마론님.”


그들이 교류하는 것을 보던 루크가 바실로에게 주머니 하나를 건넸다.


“자금은 이것으로 쓰도록 하라. 레그니차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모조리 파악할 수 있을 만큼 장악해 두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졸지에 한 도시의 뒷골목을 지배하는 세력의 수장이 되게 생긴, 바실로가 들뜬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럼 장로님 저는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언제 한 번 또 방문하게나. 이런 걸 들고 오면 더 환영이고.”

드래곤 하트가 든 상자를 흔들며 인사하는 마론을 보며, 루크가 워프 마법이 새겨진 목걸이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워프!”


시동어를 외쳤음에도 마법이 발동하지 않았다.


“뭐하는 겐가?”


느닷없이 목걸이를 꺼내 들고 소리를 치는 루크를 보며 마론이 의문을 표했다. 바실로도 의아한 기색이 가득했다.

살짝 민망해진 루크가 목걸이를 내밀며 물었다.


“이건 마왕님께서 제작하신 마도구입니다. 워프 마법이 내장돼 있었는데 발동되질 않는군요.”


“오호. 마왕님께서 직접 제작하신 거라고? 이리 줘보게.”


마론은 루크에게서 목걸이를 넘겨받아 유심히 살폈다.


“근래에 이 목걸이가 강력한 마력에 노출된 적이 있나? 내장된 마력이 흐트러졌군.”


루크는 크라켄을 잡으러 갔던 배에서 마왕의 마법에 노출됐던 일이 떠올랐다.


“흐음. 충분히 고장 날 만한 일이 있었습니다.”


“워프 마법이 필요하다면 내가 도와주지. 대신 이 목걸이는 내게 주게나. 마왕님의 마법을 연구해 보고 싶군.”


“그렇게 하시죠.”


루크에게는 오히려 좋은 제안이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락했다.


“가려는 곳이 어디 근방인가?”


“자간 산맥까지 가려고 합니다만.”


루크의 말을 들은 마론이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러자 점점 모여드는 마력. 그 마력이 형상화되어 선명한 마법진을 이루자 마론이 시동어를 외쳤다.


“워프! 그러면 다음에 보도록 하지.”


밝은 빛과 함께 루크의 몸이 사라졌다.


* * *


녹음이 우거진 숲 한복판.


‘방향이 이쪽이던가?’


루크는 워프로 자간 산맥의 한복판에 떨어지자마자 나무에 올라 방향부터 확인했다. 마왕과 함께 온 적 있던 곳이긴 했다. 하지만 오래전 일이라 그런지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취륵-”


“취륵! 인간이다!”


루크는 그를 발견한 오크들이 소리치는 것이 들렸다. 자간 산맥은 몬스터의 숲이라 불릴 만큼 수많은 몬스터가 사는 곳이었다.


‘하나하나 상대하기엔 너무 성가시겠군.’


이 산맥에서 피를 봤다가는 냄새를 맡고 몬스터들이 몰려들리라. 루크는 기세를 끌어올려 오크들을 위압했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살기를 감지했는지 화들짝 놀라 도망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너무 먼 곳에 떨어졌는걸.’


카르아린의 레어가 위치한 산봉우리가 저 먼발치에서 희미하게 보인다. 카르아린을 설득하지 못하면 힘으로 굴복시켜야 할지도 몰랐다. 가기 전까지는 최대한 체력을 비축해 두어야 했다.


한참 숲길을 걷던 루크.


‘응?’


무언가 얇은 장막에 스친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감지마법에 걸린 것이었다. 주변의 숲이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곧이어 순식간에 루크의 주위를 둘러싼 오우거와 트롤들.


“이렇게 먼 거리부터 권속들을 배치해 놓다니 역시 카르아린 인가?”


감탄스러운 마법 운용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넋 놓고 당해줄 수는 없는 노릇. 루크는 자신의 머리를 노리고 휘둘러지는 트롤의 몽둥이를 피했다. 그리고 자신의 회피 경로에 서 있는 오우거를 향해 발도.


서걱!


루크의 허리춤에서 솟구친 한줄기 섬광이 거대한 덩치의 오우거를 양단했다.


“쿠웩?”


동료가 일격에 썰려 나가자 당황하는 기색의 트롤과 오우거들. 하지만 그 틈을 루크는 놓치지 않았다. 루크의 검이 잔상을 남기며 흔들린다.


숲 한가운데에 잔잔한 바람이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그 잔잔한 바람이 스친 곳곳에는 피안개가 솟구쳤다. 사방을 훑고 지나간 루크의 검이 검집에 돌아간 순간.

수십에 달하던 오우거와 트롤들 중 제 다리로 서 있는 것들은 없었다.


‘벌써 이렇게 힘을 빼선 안되는데.’


루크는 사방에 널린 사체들을 지나쳐 걸어갔다. 드래곤의 정신 마법에 당했는지 몬스터들은 그의 살기에도 물러나지 않았다. 무작정 피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만 이렇게 피 냄새를 풍기면 다른 것들이 또 몰려오기 마련이다.


휘잉-턱!


‘이렇게 말이지.’


루크의 발 바로 앞에 화살이 날아와 박혔다. 멀리서 나무 사이로 몸을 숨기는 오크 궁수. 하지만 일반 오크가 아니다. 오우거도 사냥해 잡아먹는다는 자간 산맥의 붉은 오크. 그들이 피 냄새를 맡고 몰려들었다.


“귀찮더라도 다 치우면서 가야 하나.”


고요한 숲 사이로 작은 기척들이 하나둘씩 자리 잡는 것이 느껴졌다. 저렇게 집단으로 움직이는 사냥꾼들을 쉽게 상대하는 방법은 하나. 놈들 사이로 파고든다.

루크의 신형이 자리에서 순식간에 사라졌다.


“다음 생엔 상대를 잘 보고 덤빌 수 있도록.”


다음 생이라는 게 정말로 있다면 말이지. 루크의 검이 당혹한 기색이 가득한 오크의 심장을 관통했다. 단발마의 비명조차 남기지 못할 만큼 신속한 움직임. 루크는 곧이어 그 오크가 들고 있던 화살을 주운 뒤 마력을 실어 던졌다.


“케엑!”


멀리서 이쪽으로 활시위를 당기던 오크가 풀썩 쓰러진다.


“하아.”


잠시 고개를 꺾어 올려다본 하늘이 파랗다. 밤이 되기 전까지는 도착할 수 있으려나. 루크의 움직임이 더욱 재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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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카르아린 21.05.18 4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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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정보조직(1) 21.05.16 52 0 12쪽
12 심해의 괴수(2) 21.05.16 58 0 11쪽
11 심해의 괴수(1) 21.05.15 58 1 12쪽
10 첫걸음(6) 21.05.15 71 3 12쪽
9 첫걸음(5) 21.05.14 71 1 14쪽
8 첫걸음(4) 21.05.14 81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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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첫걸음(2) 21.05.12 108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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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자각(3) 21.05.12 162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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