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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뭘짓 님의 서재입니다.

밸붕 소설속 마왕성 문지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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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뭘짓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2
최근연재일 :
2021.05.18 16:22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1,722
추천수 :
29
글자수 :
77,308

작성
21.05.1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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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첫걸음(2)

DUMMY

루크가 발밑을 확인하자,


'뭐지?'


파란 유리 조각이 부서져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갑자기 바람이 휘몰아치며 루크의 앞에 주변의 눈들이 뭉치기 시작했다.


'도시를 수호하기 위한 골렘인가?'


순식간에 5미터는 되어 보이는 아이스 골렘이 눈앞에서 완성되었다.


쿠어어!


아이스골렘은 몸체가 완성되자마자 커다란 소리를 내며 주먹을 들어 올렸다.


"젠장!"


아이스골렘이 주먹이 그를 향해 내려 찍히는 순간, 루크는 검을 뽑아 들며 옆으로 굴렀다.


쾅!


땅이 울릴 정도의 파괴력. 하지만 느리다.


'골렘이라면 핵이 있을텐데?'


다시 휘둘러지는 골렘의 주먹을 피하며 루크는 골렘의 몸체를 살폈다.


'저거다.'


그러자, 골렘의 머리 부근에 파랗게 빛나는 구슬이 보였다.


골렘의 핵을 발견한 루크는 골렘이 주먹을 내려찍는 순간, 골렘의 몸통 쪽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횡으로 번뜩이는 검광. 골렘의 두꺼운 왼쪽 다리가 깔끔하게 잘려 나갔다.


쿠어어?


한쪽 다리가 잘려 나간 골렘이 균형을 잃고 쓰러졌다. 타격을 입은 골렘이 괴성을 지르며 마구잡이로 주먹을 휘두르기 시작한다.


하지만 루크는 상대를 보지도 않고 휘두르는 주먹에 맞아줄 만큼 녹록한 자가 아니었다.

침착하게 주먹을 피하며 골렘의 핵이 위치한 머리까지 도달했다.


"끝이다!"


루크의 검이 골렘의 미간에 박혀있는 파란 구슬을 내려찍었다!


탕!


“읏?”


하지만 검이 핵을 내려치는 그 때, 핵에서 강력한 반탄력이 일어나 루크의 검을 튕겨냈다.

그리고 골렘의 몸에서 하얀 기운이 사방으로 폭사하기 시작했다.


마치 로디아에서 본 성기사들과 같은 반응.


“설마 용사의 동료를 건드리려는 시도만 해도 반응하는 건가?”


아직 마탑에 근처까지 도달조차 하지 않았다. 심지어 아젠타에 발을 들인 것도 아니다. 겨우 근처만 갔을 뿐인데 벌써 예의 그 현상이 일어난다.


하지만 고민을 이어갈 수 있는 여유도 잠시.


골렘의 붉은 눈이 어느새 완전히 하얀색으로 물들었다. 그리고 5미터가 넘는 거구가 압축되며 인간 남자 정도의 체구로 줄어들었다.


"하. 아예 접근조차 허용하지 않겠다 이거지?"


루크가 고개를 까딱이며 몸을 풀었다. 상대 골렘도 신체의 변화에 적응이 됐는지 주먹을 쥔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서로에게 뛰어드는 골렘과 루크.


달려드는 골렘의 주먹에 하얀 기운이 서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에 맞서는 루크의 검에도 검은 안개가 일렁거렸다.


파아아아!


단순히 검과 권이 부딪혔다기에는 믿기지 않을 후폭풍이 사방을 휩쓸고 지나갔다.


맞대결에서 우세를 점한 것은 루크.

그의 강맹한 검격이 골렘의 힘을 가뿐하게 압도했다.


루크는 일방적으로 밀려나는 골렘을 빠르게 쫓아가며 검으로 연신 두들겼다. 그러면서도 골렘의 주먹은 닿지 않는 미묘한 간격을 유지하는 완벽한 거리 조절.


연속된 타격을 버티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골렘. 그 찰나를 놓치지 않고 루크의 검이 교활한 뱀처럼 골렘의 가슴으로 파고든다.


그 찌르기의 동선은 단순하면서도 호쾌한 직선. 금방이라도 골렘의 흉부를 관통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텁!


골렘은 양손으로 검날을 움켜쥐어 검의 움직임을 멈추어 냈다.


"막아?"


자신의 검이 막히자 자존심이 상한 것인지 루크의 안광이 살벌해졌다. 그의 주위로 서늘한 기파가 번져나갔다.


"그럼 이것도 막아보라고."


그의 검에 검은색 뇌전이 흐르더니 그대로 폭사! 말 그대로 검기가 폭발하듯이 전방을 휩쓸고 지나갔다.


터어어엉-


아이스 골렘의 몸체를 찢어발긴 검기가 지면에 닿아 폭발한다. 그 폭발의 충격음이 평원을 쩌렁쩌렁하게 울리고 지나갔다.


잘게 부서져 떨어지는 골렘의 파편 사이로 파란 구슬이 루크의 눈이 포착했다.

빛살처럼 날아간 검이 파란 구슬을 순식간에 가르고 검집으로 돌아온다.


"제길.“


아이스 골렘을 파괴하고 주위를 둘러본 루크가 침음성을 내뱉었다.

너무 과하게 힘을 썼는가 보다. 수십 개는 되어 보이는 새하얀 골렘이 그의 주위를 에워싸기 시작했다.


"바닥에 뿌려진 핵을 건드리면 하나씩 생기는 거였나?"


루크의 검압에 쓸려나간 눈 밑으로 보이는 토양. 그 위에 수많은 파란 구슬들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금방 빨간 눈이 하얗게 색이 바래지기 시작하는 골렘들을 보며 루크가 다시 검을 뽑았다.


"돌겠네."


* * *


루크가 한기가 느껴지는 바닥에 주저앉아 흉곽을 들썩였다. 물론 폐는 없었지만 말이다.

그의 주위로 파란색 깨진 유리들이 수없이 나뒹굴고 있다.


'이거, 더 밀고 들어가다간 오히려 내가 위험하겠는걸?'


하나하나가 초인 급의 힘을 보여주는 아이스 골렘들이었다. 그런 아이스 골렘들이 아젠타에 다가갈수록 수십 개체씩 쏟아져 나온다.


아무리 루크라고 하더라도 점점 더 쏟아지는 골렘 속에서 수백의 마법사들이 쏟아내는 폭격을 버티기는 쉽지 않을 것.

심지어 그 마법사들이 이 골렘들처럼 강화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 다른 마법사들은 그렇다 쳐도 셀리나가 문제였다.


현자의 돌을 사용하는 셀리나가 폭주한다면, 그때는 안전히 도주할 수 있을 거라는 장담을 할 수 없다.


‘억지력이 용사뿐만 아니라 미래 그의 동료가 될 자들 주위에도 적용되는 것인가.’


루크는 그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이야기를 지켜내려는 이 힘을 ‘억지력’이라 부르기로 했다.


억지력이 작용하는 한 지금 셀리나를 죽이거나 현자의 돌을 파괴해 전개를 트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엘프의 숲을 찾아간다 해도 이와 비슷한 일이 일어날텐데...'


루크의 머리가 지끈거렸다.

어떻게든 다른 수를 찾아보려고 고민하던 그에게 번뜩이는 영감이 떠올랐다.


'직접적으로 히로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닌 용사와 만나게 해주는 매개체만 파괴한다면?'


남쪽 끝에 자리 잡은 대수림. 그 대수림 안에 존재하는 엘프의 숲.


굳이 두 숲의 명칭을 구분하는 이유는 명확했다.

대수림에 들어가는 것은 가능하지만 엘프의 숲은 들어갈 수 없다. 그 이유는,


'대수림에서 엘프의 숲으로 향하기 위해선 세계수의 미로를 지나야 하니까.'


세계수의 보호를 받는 엘프들의 왕국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특이한 결계를 지나야 했다.

대수림과 엘프의 숲의 경계가 되는 거목에서부터 시작되는 미로.


그 미로는 정해진 길로 향하지 않는 자에게 강한 환각 마법을 작용시켜 되돌아나가지도 못하는 숲의 미아로 만든다.


‘하지만 정해진 길은 오직 그곳을 자주 오가는 엘프들만 알고 있지.’


그 때문에 용사는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낸다.

노예상에게 잡힌 엘프를 풀어주고 도움을 청하는 방법.


'용사는 엘프에게 안내를 청하지만 거절당한다.'


이미 한번 인간에게 당하고 난 엘프는 이미 인간에 대한 불신이 가득한 상태였다. 아무리 자신을 구해준 이들이라곤 하지만 완전히 신뢰하지는 않았다.


엘프에게 거절당한 용사는 엘프를 납치한 해적들을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엘프를 납치한 해적들이라면 길을 알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으니까.’


결국, 용사 일행은 해적섬을 습격해서 지도를 얻는다.


‘그리고 지도로 엘프 왕국에 가는 길을 찾고.’


과연 그 지도를 없앤다면 원작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용사나 그의 동료를 직접 노리지 않고, 그들의 연결점이 되는 매개체를 노리는 거라면.

그것에도 억지력이 작용할 것인가?


루크는 워프 마법이 내장되어있는 목걸이를 손에 쥐며 외쳤다.


"워프."


* * *


루크가 워프한 지점은 인적이 느껴지지 않는 뒷골목.


루크는 방한을 위해 입었던 털옷을 벗어 던졌다. 그리고 배낭에서 전신을 가리는 검은색 로브를 얼굴까지 푹 뒤집어썼다.


"흐음. 경매는 밤에 열리니 여관이라도 잡고 방안에 박혀있어야겠군."


그는 해적섬에 가기 전에 상업 도시로 먼저 이동했다.


그 이유는 두 가지.


첫째는, 용사가 자신과 싸울 때 승기를 잡기 위해 사용했던 마검을 이곳에서 얻는다는 것.


상업도시에서 엘프를 찾기 위해 노예시장을 기다리는 기간에 경매장을 간 용사.

그가 동료를 위한 몇 가지 선물을 사고 덤으로 받은 검. 그 검은 마룡 카르아린을 상대하던 도중 봉인이 풀린다.


'그게 용사가 나를 쓰러트릴 수 있게 만든 마검.'


마검의 사기적인 이능은 용사와 루크의 까마득한 실력 격차를 무너뜨렸다.


‘그 마검이 아니었다면 내가 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원작이 진행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남은 지금. 벌써 마검이 이곳에 있을지는 모르지만,


‘경매장에서 해적섬에 대한 위치를 수소문하면서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생각을 정리한 루크가 골목을 나서 대로로 나오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2미터가 훌쩍 넘는 거한이 머리까지 덮는 로브를 쓰고 다니는 것이 꽤나 수상해 보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인간들 사이를 돌아다니는 것은 오랜만이지만 이 시선들은 익숙해지질 않는군.'


과한 관심은 소동으로 이어진다. 경매에 참여하기 위해 마을로 온 이상 소동이 벌어지면 귀찮아질 것이 분명했다.

더 시선이 몰리기 전에 루크는 가장 가까이 위치한 여관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바람이 이끄는 곳이라.'


카운터에는 여관의 이름과 어울리지 않는 근육질의 사내가 자리하고 있었다. 루크가 카운터를 향해 곧장 걸어갔다.


"방 하나."


손님의 요구를 들은 여관주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며칠이나 묵으실 겁니까? 작은방은 5실버, 큰방은 7실버입니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가격을 부르는 게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공손하다.


"큰 방으로 3일. 식사랑 목욕은 됐다. 조용한 걸 좋아하니 최대한 방 근처로는 접근하지 말 것."


경매장이 언제 열릴지 모르니 일단 3일을 예약했다.


"거스름돈은 가져라."


루크는 30실버를 테이블 위에 올리면서 말했다.


"감사합니다. 손님! 방 근처가 조용할 수 있도록 최대한 신경 쓰겠습니다. 이쪽으로 오시죠."


적지 않은 팁에 사내의 얼굴에 친절한 미소가 감돈다.


사내에게 안내받아 들어간 방은 작은 여관치고는 꽤 훌륭했다. 방도 적당히 넓었고 청소 상태도 나쁘지 않았다.


"그럼 편안히 쉬십시오. 손님. 아! 그리고 불편하시거나 필요한 일 있으시면 카운터에 오셔서 말씀하시면 됩니다."


할 말을 끝냈다는 듯 나가려 하는 사내를 루크가 잠시 붙잡았다.


"잠깐. 혹시 레이시안 상회의 경매가 언제 열리는지 알아봐 줄 수 있나?"


"손님. 그 경매는 저희 아젠타의 가장 큰 경매라 시간대를 잘 알고 있습니다. 묻는 손님들이 워낙 많아서 말이죠. 혹시 언제 참가하길 원하시는 겁니까?"


사내는 경매에 대해서 잘 아는 듯 보였다.


“가장 빨리 열리는 경매가 언제지?”


“오늘 밤에 열립니다.”


여관 주인은 경매 일정을 꿰고 있다던 장담이 허언이 아니었는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알겠다. 이건 팁이다.”


사내의 빠른 대답에 기꺼워진 루크는 1실버짜리 동전을 사내에게 던져주었다.


‘생각보다 빨리 경매에 참여하게 되었군.’


아무래도 오늘 밤은 바빠질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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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정보조직(1) 21.05.16 52 0 12쪽
12 심해의 괴수(2) 21.05.16 58 0 11쪽
11 심해의 괴수(1) 21.05.15 58 1 12쪽
10 첫걸음(6) 21.05.15 71 3 12쪽
9 첫걸음(5) 21.05.14 71 1 14쪽
8 첫걸음(4) 21.05.14 81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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