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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우주전함 카나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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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켄함장
작품등록일 :
2015.03.04 22:09
최근연재일 :
2015.07.20 01:25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35,159
추천수 :
158
글자수 :
140,896

작성
15.07.16 09:35
조회
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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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6쪽

우린 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DUMMY

카레빵은 매진되었다.


진켄은 온 몸에 힘이 탁 풀려버려 그 자리에 털썩 주저 앉고 말았다.

그는 목놓아 울었다.

“카레빠아아앙!!!!!”


이대로 빈손으로 돌아가면 철수와 영희가 자신을 구박할 게 분명했다.

반 친구들에게 구박 받는 것도 서러운데, 게다가 그들은 진켄보다 한참 어린 초등학교 3학년. 우주전함의 함장으로선 견디기 힘든 굴욕이었다.

하지만 진켄은 그 정도로 굴할 남자가 아니었다. 자신이 느끼는 사소한 모멸감보다는 우주의 평화라는 대의를 위해 항상 힘써 왔던 그다.


쉬는 시간이 끝났음을 알리는 종이 울렸고, 다른 아이들은 모두 각자의 교실로 돌아갔다. 마치 모든 걸 불태웠다는 듯이 진켄만 덩그러니 매점에 혼자 앉아 있었다.

그는 교실로 돌아가지 않았다. 철수의 구박이 무서워서라기 보다는, 아니 사실 그것도 이유 중에 하나였지만, 무엇보다 다른 사람과 맺은 약속을 지키지 못한 다는 사실이 그의 자존심을 깊이 후벼팠다. 어린아이와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면 그건 그 아이에게 평생 지워지지 않는 동심의 상처로 남을 것이 분명했다.


'카레빵. 내가 반드시 구해오도록 하지...'


* * *


화성의 대기권에 정박중인 네오토끼당 소속 독립 우주전함 카나리온.

그곳의 브릿지에 송신이 들어왔다.


삐삐삑, 치지지직....


다소 노이즈가 있었지만, 축 쳐진 진켄의 모습은 브릿지의 스크린에 뚜렷히 나타났다.


부함장 에레크트라가 반가워하며 물었다.


“함장님, 학교 생활은 어떠십니까?”


"저희는 카나리온에 머무르라고 하셔서... 따라 내려가지 않았습니다만, 걱정된다구요."

텟사도 거들었다.


"훗, 너희들. 날 못믿는거냐. 난 진켄이라고..."

말은 이렇게 했지만... 진켄이 고개를 들자, 그는 울고 있었다.


"앗?!!! 함장님, 울고 있잖아! 도대체 무슨 일인 거에요?"

에레크트라가 놀라서 다급하게 물었다.


"카레빵을 사지 못했어...."

진켄은 흐느끼며 말했다.


"엥? 카레빵?"

브릿지의 승무원들은 진켄이 보여주는 기대 밖의 모습에 어안이 벙벙했다.


"카레빵이라니요? 무슨 소리예요? 그보다... 우주 정복을 노리는 세력이 어떤 자들인지에 대한 조사는 좀 진전이 있으신지요...?"

에레크트라는 침착함을 유지하려 애쓰며 물었다.


"우주 정복을 노리는 세력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어. 스메라기, 긴급 명령이다. 이 부근의 우주에서 카레빵을 조달할만한 곳이 있는지 알아봐줘.”


“네? 카레빵이요?”


“응. 빵인데 안에 카레랑 야채 같은 것들이 들어 있는 빵이야. 아주 맛있어. 바로 이 카레빵이 우주의 평화를 되찾을 열쇠다.”


브릿지는 어리둥절한 분위기가 되는 듯 싶었지만, 진켄의 진지한 목소리에 술렁거림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카레빵을 철수와 영희에게 갖다주지 않으면 녀석들이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몰라. 정말로 우주를 파멸시킬지도 몰라. 그것만큼은 네오토끼당의 이름을 걸고 막아야해!!'

... 진켄은 이렇게 생각했다.


“네, 지금 컴퓨터를 사용해 알아보는 중입니다.”

카레빵이라... 전략 전술 담당 스메라기 리 노리에가의 손가락이 정신 없이 키보드를 타이핑했다. 기계식 키보드이다 보니 키감이 좋았다.


“찾았습니다. 우주에서 가장 맛있는 카레빵. X02-D 은하계의 한 행성입니다. 그 곳 매점에서 카레빵을 팔고 있습니다.”


"뭐? X02-D 은하계? 그곳은 우리 은하계와 수십광년 떨어진 곳이라구요.“

에레크트라가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


스메라기의 눈빛이 진지해졌다. 이미 진지했지만 더 격렬하게 진지해졌다.

그녀가 한참을 이것저것 확인하며 생각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정상적인 상황에서라면... 현대의 과학으로는 인류는 그곳에 절대 도달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방법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닙니다."


잠시 뜸을 들인 그녀가 말을 이었다.


"마침 이 곳 화성 근처에, 다른 은하계로 통하는 웜홀(worm hole)이 출현했습니다. 이 웜홀을 통과하면 이론상으로 우리가 은하 반대편에 있는 X02-D 은하계로 가는 것이 가능합니다."


"에에엣??!!! 그런 일 가당키나 한거야? 그 웜홀인지 뭔지의 반대편에 그 은하계가 있는 것이 확실해?"

에레크트라는 뜻밖의 인터스텔라급 전개에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제 계산대로라면... 가능합니다."

스메라기가 자신있게 말했다.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웜홀을 통해 그 행성의 소재와 상태를 파악해 본 결과... 불행하게도 그곳에 다가가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 행성 가까이에 블랙홀이 생성되어 있습니다. 자칫하다간 아리 모두 블랙홀의 중력에 빨려들어갈지도 모릅니다."


"블랙홀이라고?!!!!!"

브릿지의 승무원들은 동시에 엄청난 충격을 받은 표정을 지었다. 몇몇 승무원들은 자신의 생명 보험 증서를 확인하고 있었다.


스크린 속에서 진켄이 담담하게 물었다.

"생환 가능성은?"


"10% 미만입니다."

스메라기가 대답했다.


브릿지에 침묵이 흘렀다.


진켄 함장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윔홀을 통과해 그곳으로 간다.”


“넷? 함장님!!!”

카나리온의 승무원 모두 깜짝 놀랐다.


“그건 너무 위험합니다.”

늘 어떻게든 진켄이 하려는 일을 뜯어 말리고 싶었던 에레크트라였지만, 오늘은 특히 더 뜯어 말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래도 우린 반드시 가야만 해. 우린 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진켄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다음 이 시간에....


작가의말

이러니까 진짜 SF 소설 같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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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문피아/네이버 동시 연재 15.06.11 652 0 -
67 웜홀 +1 15.07.20 416 0 4쪽
» 우린 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15.07.16 403 0 6쪽
65 학생들의 긴 줄을 빠져나오자, 그곳은 매점이었다. 15.07.06 334 1 6쪽
64 반장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15.07.05 365 1 4쪽
63 주인공은 언제나 창가쪽 맨 뒷자리에 앉는다. 15.06.11 396 1 5쪽
62 3학년 1반 24번 진켄 호프 15.06.08 400 0 4쪽
61 폭풍의 전학생 15.06.05 409 1 5쪽
60 우주 초등학교 15.06.05 368 0 4쪽
59 세탁실에 긴급 상황 발생! +2 15.06.03 329 0 4쪽
58 암호를 해독해 보세요. 15.06.02 402 0 3쪽
57 가리봉동에 대량살상 무기가 있다. 15.06.01 333 2 5쪽
56 여기가 어디지? 15.05.29 417 0 6쪽
55 지구권으로... 15.05.29 350 0 2쪽
54 한선화 15.05.28 267 0 4쪽
53 클로킹 15.05.28 326 1 4쪽
52 우주의 평화는 치킨과 함께 15.05.26 319 0 5쪽
51 맛이 없다고 하지 않을 수 없지가 않다. 15.05.22 561 5 5쪽
50 맛이 없다. 15.05.20 377 0 5쪽
49 이 음식에는 무언가 중대한 결함이 있어. 15.05.19 349 1 6쪽
48 10점 만점에 10점 15.05.19 349 0 5쪽
47 바베큐맛, 매운맛, 볶음양념맛 15.05.15 387 1 4쪽
46 김치찌개에 소주 한 잔 하실래요? 15.05.13 365 2 4쪽
45 북두신권 15.05.11 380 0 4쪽
44 신선하다. 15.05.08 368 0 6쪽
43 Let it go 15.05.06 371 0 5쪽
42 조선시대 꽃미남 황태자는 알고 보니 뱀파이어 15.05.05 411 0 4쪽
41 우주 매운탕의 맛의 비밀 15.05.04 396 0 4쪽
40 위대한 어머니의 손맛 15.05.01 369 0 7쪽
39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빨리 라면 끓여 주세요. 15.04.29 566 2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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