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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우주전함 카나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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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켄함장
작품등록일 :
2015.03.04 22:09
최근연재일 :
2015.07.20 01:25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35,163
추천수 :
158
글자수 :
140,896

작성
15.07.06 04:42
조회
334
추천
1
글자
6쪽

학생들의 긴 줄을 빠져나오자, 그곳은 매점이었다.

DUMMY

축처진 어깨, 터벅터벅 기운 없는 걸음걸이, 누구와도 시선을 마주치고 싶어 하지 않는 눈빛. 떨군 고개...

그것이 진켄이 등교하는 모습이었다.


우주 초등학교 3학년 진켄 어린이.


...라고는 했지만 실제 나이는 삼십대 후반이고, 우주전함의 함장이다.

지금 그는 우주 정복을 노리는 어떤 조직의 비밀을 캐내기 위해 한 초등학교에 학생 신분으로 위장 전학 온 것이다.

지구권에서 고전하고 있는 네오토끼당 당주와 함선들을 외면한 채...


그가 교실 문을 드르륵 열자 반 친구들이 반겨준다.

“왔어? 오늘은 용돈 충분히 가져 왔겠지? 영희가 카레빵을 먹고 싶어 하거든.”

철수가 웃으며 말했다.

이 녀석들은 언젠가부터 나에게 이것저것 심부름을 시키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나를 부하처럼 부려 먹고 있다. 가방 들어주기, 물 떠다주기, 숙제, 청소 등등...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빵을 사기 위한 비용도 모두 나에게 전가시킨다. 물론 우주의 평화를 위해서 그들과 친해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그들의 놀음에 맞춰주고 있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이건 좀 심하다 싶다. 이 아이들의 부모는 자식 교육을 대체 어떻게 시킨 것일까? 오늘은 뭔가 한마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희들, 같은 반 친구에게 너무 하는 거 아냐?”

진켄이 단호한 목소리로 철수에게 말했다.

그러자 철수는 순간적으로 멈칫하더니 비열한 웃음을 지었다.

“이 세상에서 내가 최고야. 그리고 영희는 그런 나의 여자친구이고. 나랑 친구가 되려면 빵도 사고 해야 하는 게 당연하지 않아?”


“니가 최고라고 누가 그래?”

진켄이 따지듯 물었다. 최대한 초등학생처럼 말해야했다.


“우리 엄마.”


“......”

요즘 엄마들은 이게 문제다. 자기 자식한테 자기가 최고라고 가르친다.


“엄마가 그러는데, 나는 이 세상 모든 걸 다 가질 수 있댔어. 우주까지도!”


‘우주까지도......’

철수의 말을 들은 진켄은 한대 얻어맞은 듯한 느낌이었다. 잠시 정신이 멍 했다.

우주를 차지하겠다는 말에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실제로 철수가 진켄의 뒤통수를 냅다 후려친 까닭에... 얻어맞은 듯한 느낌이 드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우주 정복을 노리는 놈들이 설마 이 놈들이었어?’

진켄은 이렇게 생각하며 멍한 표정으로 철수를 바라보았다.


“하하하, 이 녀석 좀 봐. 한대 맞으니까 정신을 못 차리네...”

철수와 그의 쫄따구들은 키득거리며 웃었다. 이 녀석들이 새싹과도 같은 초등학교 3학년이라니... 진켄은 참담한 마음이었다.

문득 진켄이 물었다.

“왜 우주를 정복하려는 거지?”


“엇? 니가 그걸 어떻게 알지?”

뜬금 없는 진켄의 질문에 철수가 대단한 비밀이라도 들켜버린 것처럼 흠칫 놀랐다.


“음... 넌 대단한 친구니까... 너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진켄은 철수의 경계심을 누그러트리기 위해 약간 모자란 듯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철수의 표정에 옅게나마 어두운 그림자가 스치고 지나간 것 같았다. 살짝 의기소침해진 목소리로 철수가 말했다.


“부모님한테 인정받고 싶으니까.”


진켄은 뭔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철수가 말을 이었다.

“엄마한테 물어 봤을 때, 당연히 할 수 있다고 했어.”

요즘은 부모가 아이들에게 과대망상을 키워주고 있어.

현실적으로 좀 키우라고...


그 때 반장이 끼어들었다.

“이제 곧 수업 시작할거야 너희들, 어서 자리에 앉는 것이 확실하게 되고 그것에 대해서 책임이 소재가 이렇게 되서 오늘 수업 내용이 이것이다 하고 정신을 차리고 앞으로 나아가면 수업 내용이 하나하나 밝혀지면서 투명하게 처리가 될 거야. 그런데서부터 너희들이 조금이라도 수업을 잘 들을 수 있어.”

반장의 얘기를 들은 아이들은 각자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반장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했던 걸까?


* * *


카레빵은 하루에 20개 밖에 들어오지 않는다.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기 때문에 늦게 가면 살 수가 없다. 그러기에 진켄은 서둘러야만 했다. 쉬는 시간 종이 울리는 동시에 교실 뒷문을 박차고 뛰어나가 복도를 달렸다.


"야! 거기 너! 복도에서 뛰지마!"

라는 어떤 선생님의 고함 소리가 뒷전에서 들렸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진켄의 달리기는 그 어느 때 보다도 빨랐다.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은 뛰어 내려가지 않고, 가운데 난간을 짚고 뛰어 넘어 1층으로 떨어져 내려갔다. 그렇게 달려간 진켄은 순식간에 매점 앞에 당도했으나...

이미 매점은 수많은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무엇이 이토록 학생들을 굶주리게 하는 건인가?

진켄은 학생들의 뒤로 몸을 바짝 붙이고 섰지만 도저히 앞으로 나아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저 앞에서 들려오는 "아줌마 카레빵 하나 주세요."라는 한 학생의 목소리가 진켄의 마음을 더욱 더 조급하게 만들었다.

학생들의 긴 줄을 빠져나오자, 그곳에 매점 아줌마가 계셨다.


“아줌마 카레빵 두개 주세요.”

진켄의 간절한 목소리.

그러나 아줌마는 진켄 쪽은 보지도 않고 무심하게 말했다.


“다 나갔어.”


카레빵은 매진되었다.







다음 이 시간에...


작가의말

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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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우린 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15.07.16 403 0 6쪽
» 학생들의 긴 줄을 빠져나오자, 그곳은 매점이었다. 15.07.06 335 1 6쪽
64 반장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15.07.05 365 1 4쪽
63 주인공은 언제나 창가쪽 맨 뒷자리에 앉는다. 15.06.11 396 1 5쪽
62 3학년 1반 24번 진켄 호프 15.06.08 400 0 4쪽
61 폭풍의 전학생 15.06.05 409 1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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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암호를 해독해 보세요. 15.06.02 402 0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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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여기가 어디지? 15.05.29 417 0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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