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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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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즈
작품등록일 :
2016.04.20 19:44
최근연재일 :
2016.09.21 18:56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12,142
추천수 :
170
글자수 :
228,029

작성
16.04.22 13:52
조회
176
추천
5
글자
5쪽

하늘을 나는 물고기 2

DUMMY

알지에게서 이야기를 들으며, 랑칸은 계속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 나이 또래의 애들은 자신의 말을 경청한다는 것을 느끼면 신이 나는 법이다.


알지 역시 처음에 가지고 있던 경계심은 어딘가로 사라지고, 자신이 본 것과 들은 것, 그리고 마을 사람들의 현재 상태까지 남김 없이 털어놓았다.


역시나 마을 사람들에게 전해 들은 것보다 훨씬 자세했다. 대충 이야기를 들으니 이번에는 어떤 녀석이 마을에 나타났는지 알 것 같았다.


“그래, 이야기 잘 해줬다. 흥미롭구나.”


“그쵸? 신기하죠?”


“신기한게 아니라 흥미롭다구. 똑바로 들어야지.”


알지가 갑자기 울 것 같은 인상이 되었다. 이 놈의 애새끼는 시도 때도 없이 울려고 하는군. 랑칸이 생각했다.


“아무튼, 아저씨는 믿어주는거죠? 물고기 이야기!”


“그래 믿는다 믿어.”


그 뒤는 조그맣게, 랑칸이 중얼거렸다.


“그게 물고기인지가 문제지만.”


“네?”


“아니다. 야, 너희 집에 좀 안내해 줄래? 니네 부모님하고 이야기 를 좀 해봐야겠다.”


알지가 망설였다.


“일단 안내만 해줘. 그리고 들어가서 요괴 사냥꾼이 왔다고 해. 그럼 다 될꺼야.”


요괴 사냥꾼? 말로만 듣던 요괴 사냥꾼이 왔단 말야? 그럼 역시 내가 봤던게 요괴란 말야? 어른들이 하던 말이 맞다고? 알지는 별의 별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자기가 요괴를 데리고 왔다는게 사실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때 랑칸이 알지의 생각을 끊고 말했다.


“아 진짜. 빨리 안내나 해. 이상한 생각하지 말고. 짜증나니까.”


진짜 성질 더러운 사람이다. 알지가 생각했다. 그 때, 흰 머리의 형 옆에 조용히 서있던 다른 형이 알지에게 말했다.


“미안해. 얘가 좀 말하는게 그래. 일단 우릴 안내해 주지 않을래? 아참, 소개가 늦었구나. 난 천력이라고 해. 얘는 랑칸이구.”


천력이라는 형은 그리 나쁜 사람 같지 않았다. 옆의 랑칸형을 보니, 천력형의 말에 살짝 기분이 상한 듯 뾰루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속 좁은 사람. 이런 생각을 하며, 알지가 천력에게 말했다.


“알았어요. 천력형.”


잠시 후, 랑칸과 천력은 알지의 집에 도착해 있었다.


처음에는 알지의 부모도 둘을 경계하는 눈치였지만 그들의 신분을 밝히자 거리낌 없이 집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허락했다. 랑칸과 천력이 부엌의 탁자에 앉자 알지의 어머니가 차를 내왔고, 아버지는 알지에게로 2층의 자기 방으로 올라가 있으라고 말했다.


아버지의 말 때문에 2층으로 온 알지였지만, 밑에서 부모님과 요괴 사냥꾼들이 무슨 말을 나누는지가 너무 궁금했다. 그래서 살금살금 계단 쪽으로 걸어가 최대한 부엌 쪽에 귀를 가까이 향했다. 과연 들릴지 걱정스러웠지만, 다행스럽게도 작게나마 이야기를 알아들을 수가 있었다.


“그러니까··· 제 아들이 본 게 요괴가 맞단 말씀이십니까?”


아버지의 목소리였다.


“그렇습니다. 뭐, 그렇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댁의 아들 잘못은 아닙니다. 거 우리에게 신고를 하신 분께서 이 쪽 집하고 아들 이야기를 자세히 한 건 사실인데. 그리 심각하게 생각은 안하셔도 됩니다.”


이건 랑칸이란 형의 목소리였다.


“누굽니까? 그 따위 신고를 한게?”


“에, 그건 고객신상을 보호해야 하니 말할 수 없구요. 아무튼! 본론으로 들어가서. 댁 아들이 본 건 요괴가 맞습니다. 음··· 하늘을 나는 물고기란 것도 반 쯤 맞는 말이긴 하구요.”


“요괴가 맞다는 말은 이해하겠는데, 하늘을 나는 물고기가 반 쯤 맞다는 건 무슨 소립니까?”


“말 그대로에요. 반 쯤 맞다는 거죠. 그 댁 아들··· 아 이렇게 말하기도 지겹네요. 알지가 물고기를 본게 아니라 물고기의 그림자를 봤다고 했죠?”


“네.”


“그겁니다. 그림자죠. 물고기처럼 생긴 그림자를 봤는데, 그게 물고기는 아니라는 겁니다.”


“물고기가 아니라구요?”


놀란 목소리의 어머니가 끼어들었다. 알지 또한 랑칸의 말이 궁금해져서, 순간적으로 계단을 내려가 대화에 끼어들 뻔 했다.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랑칸이 대답했다.


“촌촌이라고 아십니까?”


“촌촌이요? 처음 들어보는데요.”


아버지가 머리를 긁적거렸다.


“당연하죠. 흠.”


갑자기 랑칸이 입을 다물었다.


“왜 이야기를 그만두시죠?”


“저 위의 꼬맹이가 이야기를 함부로 들으면 안되거든요. 아주 그냥 계단 쪽 벽에 찰싹 붙어서 귀를 쫑긋 세운게 귓바퀴 움직이는 소리까지 다 들리는걸요.”


저런 나쁜 놈. 자기보다 나이 많은 사람에게 이런 말을 하면 안되는 것을 아는 알지였지만, 속으로 생각했으니 잘못한 건 없겠다 싶었다.


다음 일은 아주 간단했다. 아버지가 올라왔고, 알지는 자기 방에 갇혔다. 그리고 아버지는 밖에서 문을 잠궈버렸다.


작가의말

이번 화는 알지 시점과 작가 시점이 번갈아가며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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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피로 이어진 1 +2 16.04.24 193 3 13쪽
11 하늘을 나는 물고기 6 16.04.22 153 3 13쪽
10 하늘을 나는 물고기 5 16.04.22 162 4 9쪽
9 하늘을 나는 물고기 4 16.04.22 163 4 8쪽
8 하늘을 나는 물고기 3 16.04.22 269 6 13쪽
» 하늘을 나는 물고기 2 16.04.22 177 5 5쪽
6 하늘을 나는 물고기 1 16.04.22 323 3 12쪽
5 칼을 든 나그네 5 16.04.20 392 8 8쪽
4 칼을 든 나그네 4 16.04.20 427 8 8쪽
3 칼을 든 나그네 3 16.04.20 510 12 6쪽
2 칼을 든 나그네 2 +2 16.04.20 554 14 7쪽
1 칼을 든 나그네 1 +1 16.04.20 1,281 1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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