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久渗

전능하신 당신들의 적대자가 말하니.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게임

구삼(久渗)
작품등록일 :
2024.01.11 06:45
최근연재일 :
2024.03.07 07:00
연재수 :
54 회
조회수 :
8,434
추천수 :
249
글자수 :
298,498

작성
24.02.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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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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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3쪽

사연들

DUMMY

“그래서. 그런 일이 정말 일어났다고요?”

“네.”

“마을. 그리고 거대한 나무······.”


김지은은 막 SM에서 복귀한 신규 대원, 소식이 가져온 정보를 정리했다.


“하데스의 화신······. 분명······. 그건 처음이군요. 처음 듣는 보고입니다.”

“아, 그런가요.”

“네. 그리고 쿠키라고 했죠.”

“네.”

“그걸······, 쿠키 파일과 연관 지어 생각을 했고. 정말로 마을 NPC들이 부활을 했다.”

“네.”

“그리고 거기서 만난 유저는 자신을 한스라고 했다.”

“네. 스킬은 확인된 건 구걸, 지휘, 그리고 아마도 잠행이요.”

“아마도? 왜 아마도라고 생각하는 거죠?”

“하데스를 잡고 나서 마법 부여를 얻었습니다. 거기에 궁술 보너스가 있더군요. 스킬 보너스. 그럼 혹시 특정 직업의 스킬 하나 정도를 따로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음. 네. 바로 보셨습니다. 분명 그런 마법 부여가 있어요. 상당히 희귀한, 고가의 것이기는 하지만.”

“그 말은, 보통 탑에서 파밍이 가능한 물건이라는 말이군요.”

“네.”

“그럼 저는 이제 어떻게 할까요? 그 마을에 조금 더 머무르며 그들을 지켜볼까요?”


소식의 질문에 김지은은 잠깐 고민하다가 도리어 소식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고 싶으세요?”

“네?”

“이소식씨는 어떻게 하고 싶으세요?”

“아니 저는······.”


소식은 자신의 의견을 물어볼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한 듯, 역시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일단 저희가 그 한스라고 추정되는 유저의 과거 정보를 찾아서 다시 접속하기 전에 드리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하데스의 화신을 물리치고 만났다는 그 남자. 그 실루엣. 얼굴은 확실히 보지 못하셨죠?”

“안 보였습니다.”

“다른······, 어떤 말은 하지 않던가요?”


그 질문에 소식이 잠깐 뜸을 들였다.

다만 김지은이 보기에 그것은 뭔가 감추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소식도 그 남자의 출현에 불안해 하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아니요. 그저, NPC들을 살리고 싶냐고 물었고. 나는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솜사탕과 쿠키만 주고 떠나더군요.”

“흠······. 알겠습니다. 따로 불편한 곳은 없으시죠?”

“네. 괜찮습니다.”

“보고 감사합니다. 일단 방에 들어가서 쉬세요. 다음 일정이 잡히면 연락드리겠습니다.”

“음. 저 잠깐만 자고 바로 들어가면 안 될까요?”

“네?”

“아무래도 일단 나오기 전에 건축가를 데리고 간다는 말을 했기 때문에······.”

“아······. 뭐.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아침 바로 들어가는 것으로 할까요?”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네. 그럼.”


소식이 방을 나갔다. 그리고 지금까지 소식과 김지은이 있던 방 너머의 유리에는 노교수 한 사람이 그들을 지켜보고 있다가 소식이 나가자 김지은만 있는 방으로 들어왔다.


“흠. 벌써부터 나타나다니. 하지만 누구일까.”


노교수의 질문에 김지은은 고개를 저었다.


“알 수 없죠. 하지만 분명히······, 저쪽이 어떤 의도가 있다면 이소식을 주목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겁니다.”

“동기화율이 두 번째에 벌써 190. 거의 200을 바라보겠군. 알잖아? 200이 넘어가면 위험해. 너무······, 진행이 빠르다는 말이야.”

“인터뷰 내용으로 봐서는, 적어도 아직 이소식은 그 세계에 빠져들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언제라도 넘어갈 수 있다는 생각은 해야겠죠. 다만······.”

“왜?”

“이미 저들이 알고 있는데······, 남은 자들에게 말을 하지 않는 것이 궁금합니다. 당장이라도 우리 대원들은 그 상황에서는 위험에 처할 것이고, 그 안에서 어떤 것도 쉽게 할 수 없을 텐데요. 그저 공지로 모두에게 한 번만 알려도······.”

“흠. 애초에 그 문제는 그들에게 중요하지 않으니까.”

“네?”

“자네는 우리가 토끼굴을 억지로 열었다고 생각하나?”

“음. 아닙니다. 물론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갈수록······, 그들이 일부러 열었다고 생각되는군요.”

“그래. 그럼 그 이유가 뭘까? 굳이 더미 코드를 남기면서까지 말이야.”

“잘······, 모르겠습니다.”

“쉽게 생각하자고. 저들은 저들이 원하는 목적이 있어. 그게 지금 무엇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리고 우리는 우리대로 원하는 것이 있지. 적어도 실증팀의 재현 연구는 지금까지 상당히 성공적이야. 그저 우리는 첫 번째 세계를 통해 미리 문제점 등을 파악하면 돼. 그게 우리가 만들 두 번째 세계니까.”

“네······.”


김지은은 고개를 숙였다. 그런 그녀를 보고 노교수가 조금 걱정이 묻어나는 말투로 물었다.


“혹시 걱정되나? 자네 부친이 그곳에서······.”

“아니오. 전혀 걱정되지 않습니다. 다만······. 동생이 너무 열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음······. 듣기로는 그때 이소식과 무슨 문제가 있었다고 하던데.”

“아, 식당 안에서의 가벼운 충돌이었습니다만.”

“충돌?”

“네. 보기에는 동생의 스트레스가······, 그런 식으로 드러난 것 같습니다.”

“그래······. 자네들. 요즘에도 대화는······.”

“좀 되었죠.”

“뭐, 자네도 이해하지? 자네를 자네 동생 담당으로 넣지 않은 것을. 알잖아. 이건······.”

“네.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래. 알겠네. 고생이 많아.”


김지은은 노트북과 패드를 챙겨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는 자료를 정리해봐야 할 것 같군요. 그리고 이소식과 처음으로 조우한 그······, 한스라는 사람에 대한 정보도 좀 찾아야겠고.”

“그래. 그렇게 하도록 해.”

“네. 그럼 먼저 나가 보겠습니다.”

“아, 잠깐.”

“네?”

“이소식 말이야. 언제 한 번······, 진술 중에 거짓말 탐지기를 사용해봐야 하지 않겠나?”


그 말을 듣고 김지은은 잠깐 고민을 하다가 대답했다.


“소용이 있을까요? 저 정도의 뇌파를 가진 사람에게?”

“흠······. 구식이라도 사용해봐야겠지.”

“아시겠지만 뇌파직접 탐색 방식보다 수축 혈압 측정 방식은 정확도나 신뢰도 면에서······.”

“그래도 그냥은 넘어갈 수 없잖아. 한 번은 해야겠지. 아무래도. 아무래도 난 말이야······.”

“이소식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까?”

“음? 아니, 뭐. 거짓말을 했다면 그 하데스의 화신인지 뭔지를 잡은 후에 일어났던 일을 그렇게 자세히 말하지는 않았겠지. 문제는 이거야. 거짓을 말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전부 다 말하고 있는가. 모든 것을.”


노교수의 말에 다시 고민하는 김지은.


“그럼 언제가 좋을까요?”

“음. 아무래도 당장보다는, 오늘처럼 나도 직접 이소식의 진술을 듣고 내 감이······, 움직일 때 불시에 하는 게 좋겠어. 그게 효과가 있을 거야.”

“네.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아직 이소식은 자신의 아버지를······, 모르지?”


김지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상당히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알았다면, 자신의 생활고 전에 뭔가 움직였겠죠. 그럼······, 이렇게 여기에 있지도 못했겠지만.”

“그래. 알았네.”




김지은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최대한 정중하게 대했지만, 자신을 보는 노교수의 눈빛은 언제나 숨이 막힌다.

친절하게 생각해주는 척 하지만 그 속에는 언제나 서늘한 무엇이 있다.

자신의 아버지의 동문.

같은 연구를 했던 사람.


하지만 한 명은 여기에 자신과 같은 세상에 있고, 다른 한 명은 다른 세상에 있다.

그리고 동생은 그런 아버지를 보겠다고 스스로 위험한 세상에 다시 뛰어들었다.


김지은은 엄습하는 두통을 참으려 관자놀이를 지그시 눌렀다가 곧 책상에 팔을 포개고 그 안에 얼굴을 파묻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눈물이 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가볍게 들썩이는 어깨.

하지만 꽁꽁 싸맨 팔 덕분에 울음소리는 바깥으로 새어나가지 않았다.


그렇게 얼마간 떨리던 어깨가 진정되고, 김지은은 다시 고개를 들었다.

화장실로 가서 얼굴을 씻었다.


그리고 옷을 갈아입고, 회사 바깥으로 나왔다.


근처에 있는 맥주 펍. 그곳에서 병맥주 한 병을 시키고 창가에 앉아 그냥 멍하니 시간을 보냈다.

차가웠던 맥주가 그 시간 동안 금방 식어버렸고, 식어 맛이 떨어진 맥주를 마시지도 않고 김지은은 그냥 그곳을 나왔다.

누군가 자신을 보고있겠지만, 딱히 상관하고 싶지 않은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차를 타고 다시 회사로 돌아왔다.




******




- 별 이상 행동 없었고, 만나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저 맥주집에 잠깐 앉아 있다가 나오는 것을 확인했고, 지금 회사로 복귀했습니다.


“음. 알았네.”


- 더 지켜보고 있을까요?


“한 두어 시간 정도만 더 지켜보고 별 일 없으면 가도 좋아.”


- 네. 알겠습니다.


김지은을 감시하는 직원의 전화. 늙은 교수는 아무래도 김지은이 미덥지 못하다.

비록 언니인 김지은과 그 동생이 모두 이 회사 안에서 각자의 역할로 일을 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뭔가 불안함을 감출 수가 없다.

어차피 그 동생이야 보고 들은 것으로 판단하면 좀 정상이 아닌 것 같지만 문제는 김지은이었다.

언제나 냉정한 얼굴의 그녀는, 노회한 자신도 속을 알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왜 계속 이곳에 있는 것인가?

아버지에 대한 원망?

아니면, 개인적인 영달?

그 어느 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의 동생을 억지로, 사실은 그렇게 되도록 유도했고 또 그 반응을 살폈다.


물론 동생이 이 일에 뛰어든 것에 큰 걱정을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겉으로는 꽤 공과 사를 엄격히 지키며 일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그것이 더 못미더웠던 것이다.


그리고 이소식.

처음에는 그를 이 일에 끌어들이는 것에 크게 반대한 것이 본인이었다.

심지어 세상 사람들은 그의 아버지 역시 이 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있었다는 것을 잘 모른다.

그는 기술자나 연구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의 아버지는 매우 중요한 위치였다.

하지만 그가 그렇게 갑자기 사라지고 난 뒤. 사람들은 그 남자의 아들인 이소식에 대해서는 잠시 관심을 두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처음으로 동기화 200을 넘긴 실험자가 ‘변절’을 한 후. 우연하게 찾은 과거의 기록으로 이소식이 필요해졌다.

그래서 그의 앞에 빚을 지웠다. 그리고 그의 모친도······. 그렇게 이소식을 궁지로 몰아넣어 이곳으로 찾아올 수밖에 없게끔 만들었고 계획은 완벽하다 생각했다.


또한 공식적으로는 실종 상태이지만, 그는 이소식의 아버지가 어쩌면 게임 안에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아들을 우리가 잡고 있다. 그러니 협력해라.

이렇게 회유할 수 있는 가능성까지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하지만 빌어먹을 관리자 집단이 너무도 빠르게 이소식에게 접근한 것 같다든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문제는 그 집단이 어떤 속내를,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아예 모른다는 것이다.


그들이 있는 세계.

그것을 파괴시키겠다는 협박은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이 훨씬 더 거물들의 목줄을 쥐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기에.


그래서 지금은 그저 그들이 하는 대로 지켜보는 방법 밖에는 도리가 없었다.

다만.

다만 두 번째 세계가 완성된다면.

거침없이 놈들의 세계를 조롱하며 박살낼 것이라고 속으로 다짐했다.


그러나 게임 속 안의 그들 말고도 거슬리는 존재들이 최근 또 나타났다.

이곳. 바깥세상에서.

그들의 정체 역시 알 수가 없다.

목적도.

아니, 목적?

그것은 간단하다.

이 꿈의 프로젝트를 방해하는 것. 그것이라 생각했다.

같잖은 양심인가.

아니면 그저 시기와 질투인가.


그의 답은 명확했다.

시기와 질투.


보통은 힘이 없는 자가 힘있는 자를 시기하고 질투한다.

가지지 않은 자가 가진 자를 질투한다.

지금 자신이, 비밀을 가지고 게임 속으로 숨어든 자들을 시기하고 질투하고 미워하는 것처럼.


할 일은 간단하다.

이쪽이 힘이 있다면, 힘으로 누르면 된다.

아예 대들 생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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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토라나의 연회(2) 24.03.07 30 3 12쪽
53 토라나의 연회(1) 24.03.06 35 2 12쪽
52 뜻밖의 유품(2) 24.03.05 49 2 12쪽
51 뜻밖의 유품(1) 24.03.04 46 3 13쪽
50 여왕의 재판장에서 (3) 24.03.03 50 2 12쪽
49 여왕의 재판장에서 (2) 24.03.02 49 2 12쪽
48 여왕의 재판장에서 (1) 24.03.02 52 2 12쪽
47 매드 티 파티(3) 24.03.02 68 2 12쪽
46 매드 티 파티(2) 24.03.02 54 2 12쪽
45 매드 티 파티(1) 24.03.02 54 2 12쪽
44 3월 토끼 (2) +1 24.02.26 62 2 13쪽
43 3월 토끼 (1) 24.02.25 71 3 12쪽
42 인스턴스 안의 인스턴스 (3) +1 24.02.24 76 4 12쪽
41 인스턴스 안의 인스턴스 (2) +1 24.02.24 68 2 13쪽
40 인스턴스 안의 인스턴스 (1) 24.02.23 84 3 14쪽
39 실종 24.02.23 78 4 12쪽
38 채식주의자의 정체 (3) +1 24.02.20 92 5 14쪽
37 채식주의자의 정체 (2) 24.02.19 86 4 13쪽
36 채식주의자의 정체 (1) 24.02.18 89 3 13쪽
35 재건되는 마을 (3) 24.02.18 85 4 12쪽
34 재건되는 마을 (2) 24.02.17 107 3 14쪽
33 재건되는 마을 (1) 24.02.16 114 2 12쪽
32 다시 마을로 (3) 24.02.15 111 3 12쪽
31 다시 마을로 (2) 24.02.15 106 3 11쪽
30 다시 마을로 (1) 24.02.15 112 3 13쪽
29 맥도날드 경의 탄생 24.02.05 124 5 13쪽
28 캐슬맨 (2) +1 24.02.04 129 4 14쪽
27 캐슬맨 (1) 24.02.03 125 5 12쪽
» 사연들 24.02.03 155 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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