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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노트 님의 서재입니다.

리턴 엔지니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현필
그림/삽화
창조
작품등록일 :
2015.11.06 19:03
최근연재일 :
2015.11.24 15:25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142,971
추천수 :
4,232
글자수 :
51,000

작성
15.11.23 14:58
조회
8,198
추천
273
글자
8쪽

리턴 엔지니어 14화

본작품은 픽션입니다 본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단체, 지명, 국명, 사건 등은 실존과는 일절 관계가 없습니다




DUMMY

공장 앞 화단에 심어놓은 진달래가 분홍색 꽃망울을 터뜨리는 4월. 삭막한 남동공단의 골목길에도 어느새 봄기운이 완연했다.


“방 과장님! 현상실에 계세요?”

한국 공업 파견사무실 문을 연 민재가 소리쳤다.

“5분만 기다리세요. 다 끝나 갑니다.”

사무실 안쪽에 만들어 놓은 필름 현상실에서 방과장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올해 29살의 방형식 과장은 정차장의 후임으로 파견 나온 인물이었다.

지난번 덕수에게 장난치다가 걸린 정차장은 결국 한국공업검사에서 퇴직을 해야 했다.그 후임을 고를 때, 민재가 특히 신경 써서 체크한 부분이 다음 파견 직원이 아스메 규격의 검사 규정을 알고 있느냐였다.

방 과장이 흔치 않았던 아스메 규격의 검사자격증을 취득한 인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던 민재였다.

방 과장이 파견 나올 수 있도록 박 사장에게 부탁해 한국공업검사에 압력까지 넣었다.

그가 재성에 파견 나오기로 결정 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민재는 쾌재를 불렀다.

회귀 전에 방과장과 안면이 있었고 그 실력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인장강도 시험편은 한 번 더 촬영을 해야겠어요.”

암실에서 나온 방과장이 통통한 볼을 실룩이며 고개를 흔들었다.

“왜요? 필름 명도가 좋지 않은가요?”

“아니요. 명도는 괜찮은데 투과도계 쪽이 약간 흐릿해요. 이 상태로 보내면 외국 애들이 필름 인정을 안해 줄게 뻔하거든요.”

방과장은 아스메 규격의 검사 규정에 대해 확실하게 꿰뚫고 있었다.

“죄송해요. 일요일인데 쉬지도 못하게 불러내서.”

“아유~ 그런 소리하지 마세요. 공짜로 일하는 것도 아니고, 다 돈 받고 하는 일인데요.”

방 과장이 기겁을 하면서 손사래를 쳤다.


민재는 방 과장이 파견 나온 후에 박 사장, 그리고 한국공업검사와 협의를 했다.

일요일과 퇴근 후에 찍는 필름에 대해서는 판독비의 절반을 방과장에게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보통 방과장이 휴일에 나와서 매몰 가바나 스풀을 RT 촬영을 하면 자신의 몫으로 30만원 가량이 떨어진다.

때문에 민재가 부르기만 하면 휴일도 마다않고 출근하는 것이다.


“지난번에 성분검사 시험편에 대해 RMG연구소에서 보내온 결과서 잘 보관해 뒀죠?”

“그럼요. 이 대리님께서 엄청 중요한 거라고 검사 성적서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된다고 하셨잖아요.”

방 과장이 적정 말라는 듯이 미소를 보였다.

“그 성분 시험편 결과서와 이번에 보내는 인장강도 시험편 결과서. 진짜 중요한 거거든요.”

“근데 그걸 어디에 사용하시려는 거죠?”

방과장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지금 개발하는 제품을 나중에 다른 아시아 국가로 수출할 수도 있어요. 그때 반드시 그 성적서를 첨부해야 해요.”

“수출까지 생각하고 계시는 겁니까?”

방과장의 눈이 커졌다.

“물론이죠.”

민재의 어조에는 자신감이 넘치고 있었다.


회귀 전, 민재가 개발하고 재성 인더스트리가 생산했던 S-16의 바디.

그리고 추후 개발된 대용량의 S-19의 바디는 국내 사용분을 제하고는 전량 RMG로 납품했었다.

RMG에서는 민재가 개발한 바디에 S-16과 S-19의 핵심 카트리지를 장착해 세계 곳곳으로 수출했고, 엄청난 매출을 올린 전적이 있었다.

민재와 SJ에너지에서는 카트리지의 수입비용을 바디 수출비용과 상계해 돈 한 푼 안들이고 매몰 가바나를 국내에 풀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었다.

훗날 재성 인더스트리를 부도로 몰아넣고 삼켰던 SJ에너텍. 그들이 노린 것이 바로 매몰형 레굴레이터 바디의 제작 노하우였다.


“저는 차폐실로 가서 RT촬영을 해야 하는데.. 사무실에서 기다리실래요?”

“네, 재촬영한 필름만 확인하죠. 저도 오늘은 좀 일찍 퇴근해서 만날 사람이 있거든요.”

민재가 방 과장을 보며 싱긋 웃었다.


분홍빛 진달래가 피어나는 일요일 S-16 바디의 개발 공정이 90% 이상 진행된 날이었다.

그리고 민재가 RMG의 경영진 앞에서 약속했던 3개월의 시한을 3주정도 앞둔 시점이기도 했다.


* * *


“어서 오세요.”

아파트 문을 열자 환하게 웃는 명진의 얼굴이 보였다.

“명진씨, 하루 종일 뭐 하면서 지냈어요? 심심하지 않았나요?”

“아파트 마트에도 들르고, 민재씨 앨범도 보고... 책도 읽고요. 괜찮았어요. 그리고 민재씨 옷 하나 꺼내 입었는데, 괜찮죠?”

방긋 웃으며 외투를 받아 드는 명진은 민재의 대학교 로고가 박힌 검정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었다.

“잘 어울리는 데요. 약간 크기는 하지만.”

민재가 싱긋 웃으며 명진을 바라봤다.

긴 팔 다리의 옷소매를 둥둥 걷어 올린 명진의 옷차림은 에니메이션 캐릭터처럼 귀여웠다.

“씻고 나오세요. 제가 된장찌게하고 제육볶음 해 놨거든요.”

“영광이네요.”

“근데 맛은 장담할 수 없어요.”

“하하하.. 명진씨가 해 주는 거라면 뭐든 맛있게 먹을 자신이 있어요.”

퇘활한 웃음을 터뜨린 민재가 욕실로 들어섰다.


재성 인더스트리로 입사한 민재는 연수동의 임대 아파트를 전세로 얻었다.

애초에는 원룸 정도를 얻어서 생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어머니의 적극적인 반대가 있었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강권에 못이겨 결국 6000만원짜리 24평 전세 아파트를 얻게 되었다.

독일을 다녀온 후 민재는 휴일도 없이 바쁘게 보내야 했다.

명진을 만나러 수원에 다녀오는 것도 쉽지 않았다.

결국 시간이 좀 더 많은 명진이 인천으로 넘어 올 수밖에 없었다.

명진은 휴일을 이용해 인천으로 넘어오곤 했다. 부모님의 차를 운전해 인천으로 넘어와서 민재의 아파트에서 지내다 돌아간다.

벌써 세 번째 방문이었다.


“짠!”

식탁에 밥상을 차리고 민재를 기다리던 명진이 냉장고에서 소주를 꺼내 들고 귀엽게 웃었다.

“소주도 준비하셨어요?”

“민재씨가 반주로 한잔 하시는 걸 즐기시는 거 같아서 한 병 샀어요. 뭐, 제 음식을 술안주로 먹다보면 좀 더 맛있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계산도 있었구요. 헷~”

“고마워요. 명진씨. 앉아서 같이 먹어요.”

혀를 살짝 내밀며 바라보는 명진을 보자 가슴이 따스해졌다.

“자요. 한잔 받으세요.”또르르르, 투명한 소주잔에 맑은 소주가 따라졌다.

명진의 음식 솜씨는 괜찮았다.

조미료를 쓰지 않고 끓여낸 된장찌게는 구수했고 삼겹살로 볶아낸 제육볶음은 감칠맛이 났다.

“명진씨는 나중에 한식집을 해도 되겠어요. 아주 맛있는데요.”

민재의 입가에 걸린 미소는 걷혀질 줄 몰랐다.


띵똥, 띵똥, 띵똥.

초인종 소리가 들린 것은 민재가 밥 한 공기를 다 비워갈 때쯤이었다.

“누구 올 사람 있나요?”

“아니요. 이 근처에는 아는 사람도 없는데, 누구지?”

고개를 갸웃거린 민재가 문 앞으로 다가갔다.

“누구세요?”

“오빠! 나야. 문 열어!”

문밖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여동생 민영의 것이었다.

‘누구?’명진이 눈으로 물었다.

“제 동생이에요.”

민재의 말을 들은 명진의 얼굴에 난처한 빛이 떠올랐다.


“빨랑 안 열고 뭐하는....”

문으로 들어서며 투덜거리다가 명진을 발견한 민영의 눈이 동그래졌다.

“누구?”

민재를 바라보며 물었다.

“인사해. 오빠 친구야.”

“뭐, 친~구~~”

민영이 말을 길게 늘이며 묘한 눈으로 민재를 바라봤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월요일의 시작입니다.

연재시간을 가능하면 통일시키려 노력하겠습니다만

조금 빠를 수도 늦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 내일 이시간에 올리겠습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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