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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턴 엔지니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연재 주기
현필
그림/삽화
창조
작품등록일 :
2015.11.06 19:03
최근연재일 :
2015.11.24 15:25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141,545
추천수 :
4,232
글자수 :
51,000

작성
15.11.17 20:10
조회
8,266
추천
273
글자
7쪽

리턴 엔지니어 10화

본작품은 픽션입니다 본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단체, 지명, 국명, 사건 등은 실존과는 일절 관계가 없습니다




DUMMY

민재가 독일 헤센주의 카셀 공항에 도착한 것은 2003년 2월 초순이었다.

RMG본사가 위치한 카셀.

회귀 전, SJ에너지 대리시절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오갔던 카셀 공항이다.

회귀 후에 다시 보는 카셀 공항의 정경이 새삼스레 다가왔다.


입국 게이트 앞에 바흐만의 모습이 보였다.

‘웰컴, 민재’ 라고 쓰인 피켓을 높게 쳐들고 있었다.

키가 작고 통통한 그의 모습을 보던 민재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바흐만.”

“오! 네가 민재? 반가워.”

바흐만이 환하게 웃으며 민재를 반겼다.

“지난 두 달 동안 이메일을 스무 차례 이상 주고받았는데, 만나는 건 오늘이 첨이네. 반가워, 바흐만.”

“민재! 너 독일어 엄청 잘하는 구나.”

바흐만이 놀란 눈으로 민재를 바라봤다

당연한 일이었다.

민재가 근무했던 부서가 유럽과 미국의 첨단 에너지 기기들을 수입하던 SJ에너지 기기사업부였다. 기기 사업부는 영어, 독어, 불어를 모르면 버텨내기 힘든 부서였다.


“잘왔어, 민재. 네가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어.”

몇 년 후, 40대가 되면 대머리로 변할 바흐만이 오랜 친구처럼 민재를 반겼다.

30대 중반의 바흐만은 아직 풍성한 금발 머리카락의 소유자였다.

“바흐만, 만나서 반가워.”

민재가 포옹하려는 바흐만을 피해 손을 내밀었다.

전생대로라면 3년 후 쯤에나 만나게 될 바흐만의 성적 취향은 일반적이지 않았다.

그는 남자를 좋아하는 게이였다.


“민재, 네가 보내준 이메일 말이야. 정말 그렇게 하면 효과가 있을까?”

운전을 하던 바흐만이 성급하게 물었다.

“걱정하지 마. 압력판 다이아프램의 고무판 재질을 바꾸고 대기압 배관라인만 구성하면 S-16이 문제없이 작동할 거야.”

이미 전생에 충분히 경험했던 일이었다.

민재의 답변에는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다이아프램용 고무는 가져 왔어?”

“물론이지.”

민재가 싱긋 웃으며 가방에서 지름 15cm 가량의 둥근 고무판을 꺼냈다.

출국 전에 ‘남진 특수고무’라는 업체에 특별 주문해 구매한 고무였다.


땅속에 묻는 도시가스용 정압기. 일명 ‘매몰형 정압기’라고도 한다.

그 매몰형 정압기를 구성하는 핵심 설비가 S-16이라고 부르는 레귤레이터(Regulator)다.

2000년대 업계최고의 히트 상품인 S-16.

그것을 개발한 인물이 바로 독일 RMG 연구소의 바흐만 박사였다.

하지만 바흐만은 개발을 완료하고 시운전 중에 S-16이 이상 작동하는 걸 알게 된다. 그 시점이 바로 요즈음이었다.

땅 위에서는 정상 작동하던 제품이 땅속에 묻으면 이상 작동을 하는 것이다.

나중에 밝혀진 레귤레이터 이상 작동의 원인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레귤레이터의 밀폐성이 너무 좋은 것이 문제였다.

바흐만은 S-16이 땅속에 묻는 제품이라 레귤레이터 내외부의 부식방지를 무척 고심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습기나 공기가 통하지 않도록 완전 밀폐했는데 바로 그것이 문제였다. 레귤레이터가 작동하면서 챔버 안에 있는 공기를 모두 소진해, 레귤레이터 챔버를 일종의 진공 상태로 만들었다.

그것이 다이아프램의 고무를 변형시키고 결국은 S-16을 이상 작동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대기에 노출된 배관을 끌어와 땅속의 S-16 챔버 내부로 연결 시켜주기만 하면 끝나는 일이다.

하지만 바흐만과 RMG 연구소는 문제의 원인을 아직 찾지 못한 시점이었다.

두 번째는 다이아프램 고무 재질이 문제였다.

그것도 최근에 미국에서 개발된 ZX-8 이라는 신소재 특수고무를 사용하면 간단하게 해결된다.


이것들 모두 민재가 끼어들지 않아도 해결 되는 문제였다.

전생대로라면 바흐만과 연구소 직원들이 6개월 내에 모두 해결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해결방법을 떠올릴 때까지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는 것이 민재의 입장이었다.

SJ보다 빠르게 움직여 RMG와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야 했다.

바흐만이 스스로 해결책을 떠올리기 전에 방법을 알려주고 대가를 챙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 했다.


‘역시.’

매몰 정압기 세트를 보던 민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기억대로였기 때문이었다.

회귀 전, 독일을 방문해 S-16을 처음 보았을 때 민재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었다.

기존의 통념을 모두 뒤엎는 새로운 발상의 레귤레이터였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출시된 모든 레귤레이터는 외부바디와 내부카트리지가 하나로 연결된 일체형이었다.

때문에 레귤레이터의 수리와 유지보수 업무를 위해서는 통째로 배관에서 분리해야 했다.

그게 아니라면 외부바디부터 먼저 분해하고 카트리지를 빼내야했다.

하지만 S-16은 달랐다.

위쪽의 뚜껑만 열면 내부카트리지를 쉽게 분리해 낼 수 있었다.

레귤레이터의 바디를 전혀 건드리지 않고도 내부 카트리지의 수리와 유지 보수가 가능하도록 제작한 것이다.

그것은 엄청난 혁신이었다.

레귤레이터를 땅속에 매몰시킬 수 있는 핵심이 바로 그것이었다.


기존의 통념을 깡그리 무시한 발상의 전환.

그것이 S-16 탄생의 밑거름이었고, 바흐만이 천재라고 불린 이유였다.


‘그런데 너무 대형이야.’

단점도 보였다.


“바흐만, 매몰정압기가 지역정압기라고 하지 않았나?”

“맞아, 애초에 S-16의 처리 용량을 지역정압기용으로 설계했어.”

”근데 어떻게 세트의 전체 크기가 지구정압기만 한 거야?”

민재의 말대로 매몰 정압기를 구성하는 설비배관이 엄청나게 크고 복잡했다.

“배관을 더 줄이고 싶지만 S-16을 보호하는 필터 때문에 어쩔 수 없어.”

S-16의 뚜껑을 열던 바흐만이 고개를 흔들었다.


(*지역(地域)정압기: 2천 세대 미만의 가스공급을 커버하는 정압기. 보통 아파트의 경우 1개 단지에 1기씩 설치됨.)

(*지구(地區)정압기: 시 단위와 구 단위 전체를 커버하는 정압기. 수십 기의 지역정압기와 수백 기의 특정정압기에 가스를 공급하는 초대형 정압기.)


S-16의 인입 라인에 대형 필터를 연결해 정압기 셋트의 전체 크기를 엄청나게 키우고 있었다.

가스필터는 반드시 레귤레이터 전단에 설치해야 한다.

배관 내부에 쌓이게 되는 이물질 때문이었다.

이물질이 가스와 섞여 민감한 카트리지로 흘러 들어가게 되면 100% 고장을 일으킨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레귤레이터 전단에 필터를 설치하는 것이다.


“필터하고 레귤레이터하고 일체형으로 제작하면 크기가 훨씬 줄어들 것 같은데..”

“민재,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빨리 S-16먼저 손을 봐야지.”

바흐만이 재촉했다.

“알았어, 작업자들을 불러.”

“벌써 불렀어, 저기 오고 있잖아.”

잠시 후, 10여 명의 작업들이 매몰 정압기에 달라붙었다.


민재가 그들에게 이것저것을 지시하기 시작했다.

작업자들이 땅속에 묻힌 S-16의 상부 챔버에 구멍을 뚫었다.


카트리지가 조립되는 S-16의 상부 챔버에는 가스가 흐르지 않는다.

가스가 통과되는 곳은 따로 분리된 하부 챔버.

바흐만의 핵심 노하우가 녹아있는 것이 바로 상하부 챔버의 분리와 카트리지를 이용한 연결이었다.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바흐만과 RMG만의 기술이 바로 거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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