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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노트 님의 서재입니다.

리턴 엔지니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현필
그림/삽화
창조
작품등록일 :
2015.11.06 19:03
최근연재일 :
2015.11.24 15:25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142,966
추천수 :
4,232
글자수 :
51,000

작성
15.11.18 20:46
조회
8,317
추천
281
글자
7쪽

리턴 엔지니어 11화

본작품은 픽션입니다 본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단체, 지명, 국명, 사건 등은 실존과는 일절 관계가 없습니다




DUMMY

민재의 지시를 받은 인부들이 약 한 시간가량 작업을 했다.

2인치 배관을 끌어와 S-16의 상부 챔버에 대기압 환경을 조성하는데 걸린 시간이었다.

“후아! 제대로 작동해야 할 텐데..”

바흐만이 떨리는 손으로 다이아프램의 고무판을 바꿨다.

“걱정 마, 이상 없이 작동할 테니까.”

민재는 자신만만했다.

“됐어. 메인밸브 오픈하고 가스를 넣어.”

작업을 마친 바흐만이 휴대폰 전화기에 대고 소리쳤다.


쒜에엑~

매몰 정압기 세트의 배관으로 중압의 가스가 들어차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하지만 그 소음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레귤레이터 전단까지 가스가 가득 들어찬 것이다.

“후우~”

바흐만이 떨리는 손길로 레귤레이터를 조작했다.

레귤레이터 후단 게이지의 눈금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게이지의 비늘이 230~240mmH20 사이에서 조금씩 움직였다.

레귤레이터가 문제없이 작동하고 있다는 표시였다.

민재와 바흐만이 긴장된 눈으로 게이지와 S-16을 지켜봤다.


“오! 민재. 일단은 문제없는 것 같아.”

“내일 아침까지 셋팅한 230mmH20의 압력을 꾸준히 유지해야 성공이지.”

“걱정 마. 두 시간동안 레코딩 했는데 문제없었잖아. 고마워 민재.”

바흐만이 웃으면서 손을 내밀었다.

“난 맨입으로 고맙다는 건 별론데. 너 땜에 한국에서 독일까지 날아온 거란 말이야.”

민재가 손을 맞잡으며 웃었다.

“알아, 나도 공짜는 안 좋아 하거든. 니가 원하는 게 뭐야. 내가 할 수 있는 거면 뭐든 들어줄게.”

기분이 좋아진 바흐만이 통 크게 나왔다.


‘원하는 거? 아주 많지.’

민재가 속으로 웃었다.


“일단 시원한 맥주가 필요한데.”

“좋아, 크롬바커하고 소세지 먹으러 가자.”

“그래, 근데 말이야. 아까 내가 말했던 거 있잖아.”

“뭐?”

“S-16과 필터를 일체화 시켜서 셋트를 콤팩트 하게 줄이는 거. 그거 내가 할 수 있을 거 같거든.”

“진짜야?”

바흐만의 눈이 커졌다.


‘물론이지. 전생에 그걸 미끼로 국내 독점총판 계약을 했거든.’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회귀 전, 2005년도 SJ에너지의 대리시절.

6개월 동안 밤을 새가며 직접 설계했던 S-16 바디였다.

그 설계도면이 민재의 기억 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물론이지. 내 실력 못 믿어? S-16 핵심카트리지 외형도면만 주면 바디쯤이야 금방 만들 수 있어.”

민재가 가슴을 탕탕치며 성공을 장담했다.

“좋아, 한 번 해보자. 카트리지의 핵심 설계도면은 유출할 수 없지만 외형도면이라면 줄 수 있어.”

바흐만이 고개를 끄덕였다.


‘됐어!’

민재가 독일까지 날아온 목적을 이루는 순간이었다.


“뭐, 핵심 부품의 도면을 준다고 해도 코리아의 기술로는 카피가 불가능하겠지만.”

바흐만의 마지막 말에 살짝 기분이 나빠졌지만 그 말은 사실이었다.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첨단기기에 있어서 한국의 기술력은 아직 요원했다.

민재가 회귀하기 전까지 도시가스 레귤레이터를 국산화 하지 못했던 한국이었다.


* * *


“흐아암~”

민재가 졸린 눈을 하고 욕실로 들어섰다.

카셀의 호텔이었다.

잠시 후 욕실에서 나온 민재의 눈에 핏발이 서 있었다.

“아직 시차적응이 되지 않는 구나.”

고개를 흔들며 호텔방을 나섰다.

시차 때문에 밤새 뒤척인 모습이 역력해 보였다.


연구소의 매몰형 가바나 앞에 여러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그 남자들이 바로 RMG의 수뇌부들이었다.

“그동안 저와 경영진 여러분들의 골치를 썩이던 문제가 어젯밤에 비로소 해결됐습니다.”

작은 단상에 서서 설명하는 바흐만은 자신감 가득한 얼굴이었다.

“어제 저녁 문제를 해결하고 12시간이 경과했습니다. 현재까지 S-16은 아무 이상 없이 작동하고 있습니다.”

설명을 듣던 수뇌부들이 박수를 쳤다.


“오늘부로 RMG는 도시가스 기기의 또 다른 지평을 열게 됐습니다. 세계최초로 매몰형 가바나 상용화에 성공했다는 것을 이 자리를 빌어 선언합니다.”

바흐만이 자랑스런 얼굴로 외쳤다.

“정말인가?”

“좋았어!”

“그동안 그렇게 골치를 썩이더니.. 기어코 해결했군.”

휘익~, 휘이익~

휘파람소리와 함께 환호성이 들려 왔다.


RMG의 경영진들은 매몰형 가바나에 대해 엄청난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땅속에 묻을 수 있는 정압기 세트.

그것은 도시가스 설비의 혁명이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잠깐만 주목해 주십시오.”

바흐만이 환호하고 있는 경영진들을 주목시켰다.

“이번 문제 해결에 지대한 공을 세운 인물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코리아에서 온 이친구의 도움이 없었다면, 문제 해결은 요원한 일이었을 겁니다.”

바흐만의 눈이 민재에게로 향했다.

“이리와, 민재.”

바흐만이 민재를 손짓해 불렀다.

민재가 약간은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단상으로 다가갔다.

“코리아에서 온 젊은 엔지니어, 민재를 소개합니다.”

바흐만이 민재의 팔을 들어 올리며 마이크에 대고 소리쳤다.

장난기와 쇼맨쉽에도 일가견이 있는 바흐만이었다.

덕분에 일행들의 시선이 민재를 주목하는 효과가 있기는 했다.


“안녕하십니까, 코리아의 재성인더스트리에 근무 중인 이 민재라고 합니다.”

긴장한 얼굴의 민재가 마이크 앞에 섰다.

어젯밤 바흐만에게 부탁한 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RMG의 핵심 경영진 앞에 서게 해달라는 것.

그들을 설득해야만 민재의 최종계획이 성사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제가 S-16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게 된 이유는...”

능숙한 독일어를 구사하는 민재의 쇼 타임.

레귤레이터 카트리지 수입과 국내 독점 총판 계약을 위한 밑밥 깔기가 시작됐다.

완성된 미래의 매몰형 가바나를 기억하고 있는 민재였다.

그가 제시하는 확신어린 비전에 RMG 경영진들이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당시 유럽의 유명회사들은 협력사와 해외 총판계약을 체결하는 업체에 대한 선정 기준이 무척 까다로웠다.

독일의 첨단기기 제조사들이 대부분 마찬가지였지만 그 중에서도 RMG는 특히 더했다.


만약 아시아의 유수 에너지관련 업체들이 매몰형 가바나의 개발이 완료된 것을 알아챈다면 돈 보따리를 싸들고 와서 총판계약을 체결하려고 할 것이 뻔했다.

그런 회사들과 싸울 수 있는 무기가 재성인더스트리에는 없었다.

자금력에서도 밀리고 인지도에서도 밀릴 것이 뻔했다.

믿을 수 있는 것이라고는 민재가 제시하는 미래비전뿐이었다.

민재는 최선을 다해 RMG경영진들에게 재성인더스트리의 기술력과 자신이 설계한 신형바디의 효용성에 대해 설명했다.


매몰형 가바나 앞에 모여 있던 머리가 희끗희끗한 독일인들이 하나둘씩 고개를 끄덕였다.

민재가 제시하는 비전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는 표현이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바흐만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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