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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렉스 님의 서재입니다.

솔로몬의 후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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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렉스
작품등록일 :
2019.05.09 21:16
최근연재일 :
2021.04.01 20:43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2,046
추천수 :
1
글자수 :
208,381

작성
21.04.01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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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break of day

-Hello, world-




DUMMY

~ Cookie 1 ~


샬롯이 떠난 날 밤, 레이몬드빌 사람들은 해방을 기념하여 칠면조 구이를 포함한 휘양찬란한 음식들에 둘러싸여, 술에 취한 채로 어깨동무를 하며 기쁨과 희망의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모두가 요란하게 행복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단 하나, 술에 취하지도 않고 노래를 부르지도 않는 사람이 있었다.


안경잡이 제인, 그녀는 환희의 광장에서 한 발짝 물러나, 불빛과 노래에 휩싸여 춤추고 노래하는 주민들을 무덤덤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이내 등을 돌려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잠시 후 그녀가 다다른 곳은 어느 부서진 식당이었다. 샬롯과 라이너가 홍두건단의 간부 로빈슨 후드와 싸우며 죄다 부수어 버린 그 식당이었다.


로빈슨은 잔해를 치우고 있었다. 그는 이따금씩 아무말 없이 밤하늘을 올려다 보며 허리를 두드리곤 했다.


그의 등 뒤로 제인이 다가가자 그가 등을 돌려 제인을 바라보았다. 인간의 온갖 광기를 보여주었던 그의 표정은 더 없이 무덤덤했으며, 목소리 역시 평온했다.


"널 속여서 미안하다."


그의 말에 가볍게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이는 제인. 그녀는 아무말 없이 손을 내밀어 보였다. 그것을 멍하니 내려다 보는 로빈슨과 짜증난 듯 외치는 제인.


"내놔. 알바비."

"알바비?"

"그래, 내가 너 모른 척 해주고 걔네들 정보 모아줬잖아."

"그렇군."

"그래, 이 마을에서 할 일은 끝났어. 너희 홍두건단과의 계약도 이걸로 끝이야."


로빈슨은 그 자리에 쭈그려 않고, 고개를 숙인 채로 그녀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제인은 그의 모습에 성질이 났는지 이를 악물고서 그에게 다가갔다. 그런데 갑자기 고개를 처들며 해괴한 소리를 내는 로빈슨.


"우끼!"

"앙?"

"우끼끼! 우끼!"


로빈슨은 앉은 채로 입을 바보 같이 쭉 내밀고는, 손으로 머리를 긁기도 하고, 검지로 귀를 후빈 뒤 코로 그 냄새를 맡기도 하는 등 기묘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이봐, 로빈슨."

"우끼끽!"

"······."


제인은 이를 악물었다.


"또 미친 척이나 하고 말이야."


제인은 안경을 벗어서 자신의 품 안에 집어넣고 눈을 부릅뜨며 로빈슨을 노려보았다. 그녀의 두 눈은 주황색으로 발광했다. 마치 불덩이가 안에 들어있는듯 말이다.


"천수관음千手觀音."


마찬가지로 주황으로 발광하는 손들이, 무수히 많은 손들이 그녀의 등에서부터 솟아나기 시작했다. 그녀의 몸 주위로는 뜨거운 열과 찬란한 주황빛이 퍼져나갔다.


무수히 많은 손들이 모두 주먹을 쥐고, 로빈슨을 향해 제각각의 속도로 날아들었다. 무수히 많은 불꽃의 권격이 그의 몸 전체를 유린하기 시작했다.


"으갸아아아아악!"


로빈슨은 단말마를 지르는 것 이외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연타가 끝나자 그는 불덩이가 된 채로 날아가, 기껏 정리해놓은 잔해에 들이받아 잔해를 우수수 무너뜨리며 쓰러졌다.


"그 안경, 도수 없는 안경이었냐······."


로빈슨은 그 말을 남기고 정신을 잃었다.


제인은 그에게 다가가 옷에 달린 주머니란 주머니는 다 뒤져 그가 가진 돈을 다 뜯어내었고, 볼일이 끝나자 등을 돌려 천천히 떠나려 했다. 그런데 어둠 속에서 2명의 인영이 걸어나와 그녀를 반겼다.


기타를 든 은발 소녀 에밀리 로비, 눈두덩이에 화상 흉터가 있는 금발 소년 루카스 볼턴.


에밀리가 손을 들며 활기차게 인사하는데, 제인은 그들을 보고도 별 반응없이 시큰둥했다.


"제인, 할 일은 끝냈어?"


제인은 귀찮다는듯 대답 없이 엄지로 등 뒤의 로빈슨을 가리켰다. 당돌하게 웃으며 말하는 에밀리.


"샬롯이라는 애, 꽤 강하더라."

"네가 약한 거겠지."


에밀리가 제인의 말에 발끈했다.


"아니야! 그때 난 진심이 아니었다고!"

"루카스가 라이너를 잡기 직전이었어. 근데 네가 샬롯에게 잡혀서 일을 그르쳤지."

"흥! 그 녀석 어차피 죽었잖아? 빨리 죽나 늦게 죽나 그 차이 뿐인데?"

"그 작은 차이 때문에 베타니아가 패배하고 홍두건단은 몰락했지."

"뭐, 우리는 정해진 보수는 받았으니 전혀 관계없지만!"


그러더니 실실 웃으며 어떤 악기를 살지에 대해 저 혼자 중얼거리기 시작하는 에밀리. 제인은 그녀가 하는 말은 모조리 한 귀로 흘리고서 고개를 돌려 먼산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바라보는 것은 마을이 아니라 그 너머에 있는 무언가였다.


"다시 만나지, 샬롯 메어컨."


그녀는 그 말을 남기고 에밀리 일행과 함께 어둠 속으로 완전히 사라져갔다.


~ Cookie 2 ~


샬롯이 애슐리와 함께 마을을 떠나고 얼마 뒤,


네모난 흰 방. 철제 관절로 엮어진 한 인형이 바닥에 누워있었다.


자세히 보니 그것은 인형이 아니라 생명체였다. 얼굴의 한 쪽은 사람의 얼굴이었고, 그것은 베타니아의 얼굴이었다.


베타니아는 깨어나 주변을 둘러보았다.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을 확인한 그녀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의 주변을 십수 명의 메이드들이 둘러싸고 있었던 것이다.


빨간색, 파란색, 보라색의 알록달록한 메이드복들 사이에서 단 하나, 칠흑 같이 검은 메이드복이 있었다.


붉은 눈을 희번득거리며 베타니아를 바라보는 애슐리였다.


"일어났어? 베타니아 페르난도 메디나."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다 천천히 입을 떼는 베타니아.


"티나브리스의 중역인가."

"그래, 잘 아는구나."

"조직 내에서 단 10명 정도 밖에 없다는 잘나신 분 아닌가. 그간 정부의 총애를 받으며 엘리트의 꽃길만 걸어왔을 테지. 나 같은 용병 떨거지와는 다르게 말이야."

"꽃길?"


당치도 않다는 듯 썩은 미소를 짓는 애슐리. 그녀는 허리춤에 차고 있던 굽은 검의 손잡이를 만지작거렸다. 새하얀 매화가 그려진 새까만 칼집에, 코등이가 없는 검은 손잡이, 얼핏 보면 지팡이로 보일 정도로 깔끔한 모양새.


"아가리 함부로 놀리지 마. 그건 꽃길이 아니라 불길이었어."

"퍽이나 그러시겠지."

"대전쟁 직후 몰락한 우리 가문을 되살리기 위해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

"뻑해야 맛난 음식 덜 먹고 예쁜 옷 덜 입은 게 전부 아닌가?"

"맞아."

"······?"

"인생의 낙차라는 건 상대적이야. 캐비어, 유바리 멜론, 송로버섯······ 가격은 400~500배인데 맛은 고작 4~5배인 이런 음식들은 그저 맛 만으로 먹는 게 아니야. 너네 같은 서민들의 선망의 눈빛을 곁들여서 먹어야 400~500배 가격의 값을 하는 음식들이지. 그런 걸 못 먹게 되고 너희들 보다 2~3배 정도만 비싼 음식을 먹게 되었어. 이 100배 이상의 손실이 내게는 얼마나 괴로웠는지 넌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 못 할걸?"


조신하게 웃으며 고압적인 눈길로 베타니아를 내려다 보는 애슐리. 주변의 메이드들은 임무 때문인지, 이미 그녀가 사치스러운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인지 그런 말을 듣고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베타니아 역시 질렸다는 듯이 한숨을 쉬었다.


"죽일 거면 빨리 죽여라."

"죽일 거야.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애슐리가 손가락을 튕기자, 희고 단정한 머리칼을 가진 소년이 앞으로 나섰다. 애슐리와 마찬가지로 피처럼 붉은 눈을 갖고 있으며, 가슴팍에 붉은 새의 형상이 새겨진 검은 제복을 차려입고 있었다.


"내 조카야. 죽기 전에 그 애랑 조금 어울려 주셔야겠어."


애슐리의 말이 끝나자, 차렷 자세로 서있던 소년이 한 손을 베타니아에게 내밀어 보였다.


"클라레스 로스 싸릴, 지금부터 당신과 겨룰 상대의 이름입니다."



------------------------------


현재 기획한 분량은 여기까지입니다. 할 말이 더 있긴 하지만 그건 후기에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For 꿈과 믿음의 바다를 헤엄치는 소년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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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reak of day 21.04.01 93 0 8쪽
48 Long Night 6 21.03.26 22 0 12쪽
47 Long Night 5 21.03.23 23 0 12쪽
46 Long Night 4 21.03.19 33 0 11쪽
45 Long Night 3 21.03.15 38 0 14쪽
44 Long Night 2 21.03.14 30 0 12쪽
43 Long Night 1 21.03.13 33 0 11쪽
42 황혼의 때 21.03.12 51 0 11쪽
41 아발론의 고아들 21.03.11 23 0 11쪽
40 SORRY, I'M STRONG. 21.03.10 54 0 13쪽
39 SORRY, I'M WEAK. 21.03.09 30 0 13쪽
38 Lunatic Gate 6 19.05.10 89 0 11쪽
37 Lunatic Gate 5 19.05.10 45 0 9쪽
36 Lunatic Gate 4 19.05.10 48 0 10쪽
35 Lunatic Gate 3 19.05.10 57 0 7쪽
34 Lunatic Gate 2 19.05.10 52 0 8쪽
33 Lunatic Gate 1 19.05.10 68 0 8쪽
32 Big Arms 19.05.10 54 0 14쪽
31 로빈 후드의 우울 5 19.05.10 52 0 11쪽
30 로빈 후드의 우울 4 19.05.10 48 0 8쪽
29 로빈 후드의 우울 3 19.05.10 43 0 7쪽
28 로빈 후드의 우울 2 19.05.10 47 0 12쪽
27 로빈 후드의 우울 1 19.05.10 53 0 13쪽
26 Dogfight 2 19.05.10 49 0 7쪽
25 Dogfight 1 19.05.10 41 0 7쪽
24 행진 19.05.10 65 0 9쪽
23 모험의 시작 19.05.10 51 0 7쪽
22 대파괴 4 19.05.10 59 0 9쪽
21 대파괴 3 19.05.10 46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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