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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렉스 님의 서재입니다.

솔로몬의 후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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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렉스
작품등록일 :
2019.05.09 21:16
최근연재일 :
2021.04.01 20:43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2,050
추천수 :
1
글자수 :
208,381

작성
19.05.10 18:28
조회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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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8쪽

로빈 후드의 우울 4

-Hello, world-




DUMMY

"꺄오오오오오호호호호호! 좀 맞아라아아아아아아!"


한편 로빈슨은 샬롯이 가게 안으로 들어온 것도 모르고 미친 듯이 라이너에게 총을 갈겨대고 있었다. 샬롯은 수 초 정도 생각이 정지된 상태로 그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혹시······.'


샬롯은 처음에 로빈슨이 미니건을 쏴갈길 때를 떠올렸다. 그는 분명 미니건 슬리드를 진열대가 아닌 카운터 아래에서 꺼냈었다. 미니건은 관람용이 아니라 상비할 목적으로 그곳에 넣어넣은 듯했다.


그렇다면 스피릿 배리어도 카운터 아래에 들어있는 것은 아닐까. 그게 어떤 슬리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름만 들어선 주변의 공격을 방어해 줄 것 같은 도구였다. 미니건으로 목표물을 공격하는 동안, 자신을 방어할 수단을 미리 준비해 놓는 게 좋으니깐 미리 미니건과 같은 곳에 넣어놓지는 않았을까, 샬롯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샬롯은 바닥에 나뒹굴고 있던 부러진 식탁 다리를 하나 집어들고, 그 후 오른쪽으로 뛰어올랐다. 그녀는 우선 뒤쪽 선반 오른쪽에 있던 002 스피릿 슈터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동시에 선반을 박차고 뛰어올라 왼쪽 선반 중간으로 손쌀 같이 날아갔다. 솔로몬이 계산해놓은 경로로, 완전히 직선으로 날아가 그녀는 001 윌파워 앰프 역시 쉽게 습득했다. 그녀는 앰프와 슈터를 모두 한 손으로 쥐었다.


그 순간, 로빈슨이 고개를 들어 샬롯을 바라보았다. 샬롯은 그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그가 자신을 알아챈 것이었다. 사실 예상 범위 내였다. 아무리 멀리 있는 라이너에게 집중한다 한들 가게 안을 날다람쥐 마냥 날아다니는 걸 눈치 못 챌리는 없었으니까. 그저 그가 샬롯을 알아채지 못하는 몇 초 동안의 시간만이 필요했을 뿐이었다. 다만 오차가 있다고 한다면, 그 몇 초 안에 찾아야 할 물건들 중 하나를 찾지 못했다는 것.


하지만 적어도 그 하나의 위치를 알아내는 것 정도는 해야 한다고 그녀는 판단했고, 그것이 그녀가 다른 한 손에 식탁 다리를 들고 있는 이유였다. 그녀는 책상 다리를 로빈슨에게 던졌다. 그가 스피릿 배리어를 쓰고 있다면 이 정도는 막아낼 것이다.


그런데 식탁 다리는 그대로 그의 이마에 맞고, 그는 한 눈을 찡그렸다. 이상했다. 자신을 방어할 수단을 구축해놓지 않았다는 걸까. 그렇다면 스피릿 배리어는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


샬롯이 혼란에 빠진 다음 순간, 로빈슨이 미니건을 들어올려 샬롯을 향해 난사하기 시작했다. 그는 미니건을 난사하면서 들어올렸고, 샬롯은 총알의 궤적과 겹치기 직전에 선반을 박차고 뛰어올라 맞은편 벽으로 날아올랐다. 수많은 푸른 총알들이 그녀의 꽁무니를 부리나케 쫒았건만, 그들은 천장의 전등들만을 1자로 부수어 버릴 뿐이었다.


총알들을 아슬아슬하게 떨쳐내며, 창문을 몸으로 부수고 밖으로 탈출하는 샬롯. 모래 바닥을 뒹구는 그녀를 신선한 공기가 맞이해주었다.


"가져왔어?"


허리를 숙여 창문 아래에 몸을 숨기고 있던 카리나가 그녀를 보고는 물어왔다. 샬롯은 한 손에 들린 모든 슬리드들을 보여주고, 카리나는 그것들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서로 선으로 연결된 한 쌍의 주황색 글러브와, 총열이 네모낳고 투박한 군청색의 권총, 2가지였다.


"스피릿 배리어는?"


샬롯의 어깨가 움찔거렸다.


"못 찾았어요. 로빈슨이 자기 몸을 지키려고 카운터의 어디에다 붙여놓은 것 같긴 한데, 식탁 다리를 던져서 확인해보니 그것도 아닌 것 같아요."


샬롯은 카리나에게 쓴 소리를 듣기 싫어서 최선을 다해서 변명했다.


"그럼 챙겨야 할 물건 3개 중 2개만 챙겨나온 셈이네."


"네."


샬롯은 괜히 긴장해서 꼿꼿이 섰다. 그녀는 카리나에게 죄송하다고 뒤늦게 얘기했다. 그런데 정작 그 말을 들은 카리나는 화내지도 않고 기뻐하지도 않는 무덤덤한 표정이었다.


"그럼 어쩔 수 없지. 이 두 개만 쓰도록 하자."


"두 개만요?"


"원래 계획은 앰프를 슈터에다 연결해서 슈터의 화력을 강화시키고, 배리어로 미니건을 방어하며 로빈슨을 상대할 생각이었지만, 이제 공격받지 않을 만한 곳에 위치를 미리 잡아서 그를 몰래 공격하는 게 최선이겠어."


카리나는 가게의 벽돌 벽을 손으로 더듬다가 주먹으로 몇 번 두드렸다.


"벽의 두께는 꽤 있어보이지만, 미니건으로 못 부술 정도는 아닐 텐데, 로빈슨은 가게 밖에 있는 건 공격하지 않거나, 자기 가게 벽을 부수는 걸 좋아하지 않는 모양인가 보네."


그녀는 허리는 숙인 채 고개만 들어 창문을 올려다 보았다.


"그래도 창문은 다르지. 창문은 유리만 갈아 끼우면 되니까. 녀석이 창문을 감시하고 있을지도 몰라. 녀석의 눈에 안 띄게 조심해."


"네."


생각보다 카리나가 화를 내진 않아서 다행이었다.


"저기, 화는 안 내시네요."


"화? 내가 왜? 넌 로빈슨을 공격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맞춰왔어. 그걸로 충분해. 부족한 부분은 나랑 협력해서 메워가면 되는 거야."


"협력······ 말이죠."


"그래, 신뢰에서 나오는 협력 말이야. 라이너가 계속 말하던 거 말이야. 넌 날 믿지?"


"네, 전 카리나 씨를 믿어요. 카리나 씨도 절 믿으시나요?"


"······."


"카리나 씨?"


"슈터랑 앰프, 어떻게 쓰는지 가르쳐줄게."


카리나는 이어서, 샬롯에게 슈터와 앰프의 사용법에 대해 알려주었다. 요약하자면, 앰프를 손에다 끼고 슈터를 쥔 채로 집중을 하면, 슈터의 허용량을 넘어선 공격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는 것.


설명을 마친 카리나는 벽에 손을 대고 몇 발자국을 걸어가더니, 벽을 주먹으로 툭툭 치며 중얼거렸다.


"분명 여기쯤에 로빈슨이 서있었지. 여기서 세 발자국 정도 뒤에 부엌이 있고."


그녀가 샬롯을 돌아보았다.


"샬롯, 앰프를 손에 끼고 슈터를 쥐어. 그리고 정신력을 최대한 모아서 이 벽에다가 쏘는 거야."


"벽을 부수는 건가요?"


"그래, 충분히 정신력을 모으면 설령 스피릿 배리어가 그를 보호하더라도 뚫을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벽을 부수면 곧바로 옆으로 물러서."


"알겠어요."


샬롯은 신속하게 양손에 윌파워 앰프를 씌웠다. 검붉은 글러브 사이에 연결된 선은 고무줄처럼 늘어나서 양팔을 아무리 벌려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녀는 양손으로 스피릿 슈터의 손잡이를 붙잡았다. 슈터는 크고 투박한 총열을 가진 탓인지 꽤 무거웠다. 옛날의 자신이었다면 들기 꽤 버거웠을 정도로 말이다.


카리나는 슈터의 옆에 달린 스위치를 눌러 '폭파'라 적힌 글씨를 '관통'으로 바꾸어 주었다.


샬롯은 발을 앞뒤로 벌리고 서서 슈터를 벽에다 겨누었다. 그리고는 슈터에다가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슈터의 총구에 둥글고 푸른 기운이 맺혔다. 이어서 윌파워 앰프가 주황색으로 빛을 발하고, 슈터의 끝에 맺힌 푸른 기운이 점점 커져나갔다. 오른쪽에 서있던 카리나가 그걸 내려다 보았다.


'이게 내 정신력의 덩어리구나.'


샬롯 또한 하염없이 커져만 가는 푸른 덩어리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어찌 보면 정신력이란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고, 즉 이 덩어리는 자신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뭔가 신기했다.


그리고 푸른 덩어리가 야구공 정도로 커졌을 즈음, 카리나가 외쳤다.


"지금이야, 쏴!"




-For 꿈과 믿음의 바다를 헤엄치는 소년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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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일반연재 승급했습니다. 21.03.16 47 0 -
49 break of day 21.04.01 93 0 8쪽
48 Long Night 6 21.03.26 22 0 12쪽
47 Long Night 5 21.03.23 23 0 12쪽
46 Long Night 4 21.03.19 33 0 11쪽
45 Long Night 3 21.03.15 38 0 14쪽
44 Long Night 2 21.03.14 30 0 12쪽
43 Long Night 1 21.03.13 33 0 11쪽
42 황혼의 때 21.03.12 51 0 11쪽
41 아발론의 고아들 21.03.11 23 0 11쪽
40 SORRY, I'M STRONG. 21.03.10 54 0 13쪽
39 SORRY, I'M WEAK. 21.03.09 31 0 13쪽
38 Lunatic Gate 6 19.05.10 89 0 11쪽
37 Lunatic Gate 5 19.05.10 45 0 9쪽
36 Lunatic Gate 4 19.05.10 49 0 10쪽
35 Lunatic Gate 3 19.05.10 57 0 7쪽
34 Lunatic Gate 2 19.05.10 52 0 8쪽
33 Lunatic Gate 1 19.05.10 68 0 8쪽
32 Big Arms 19.05.10 54 0 14쪽
31 로빈 후드의 우울 5 19.05.10 52 0 11쪽
» 로빈 후드의 우울 4 19.05.10 49 0 8쪽
29 로빈 후드의 우울 3 19.05.10 43 0 7쪽
28 로빈 후드의 우울 2 19.05.10 47 0 12쪽
27 로빈 후드의 우울 1 19.05.10 53 0 13쪽
26 Dogfight 2 19.05.10 49 0 7쪽
25 Dogfight 1 19.05.10 41 0 7쪽
24 행진 19.05.10 65 0 9쪽
23 모험의 시작 19.05.10 51 0 7쪽
22 대파괴 4 19.05.10 59 0 9쪽
21 대파괴 3 19.05.10 47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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