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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렉스 님의 서재입니다.

솔로몬의 후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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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렉스
작품등록일 :
2019.05.09 21:16
최근연재일 :
2021.04.01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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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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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수 :
208,381

작성
19.05.1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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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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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대파괴 3

-Hello, world-




DUMMY

싸쥬가 녹음기에 달린 버튼 하나를 눌렀다. 그러자 샬롯과 싸쥬, 그리고 변조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리포드 남쪽 세바스찬에서 케빈의 변조된 목소리와 대화할 때 녹음된 음성이었다. 싸쥬는 빨리 감기로 케빈의 목소리를 중점적으로 들려주었다. 녹음은 케빈의 목소리부터 재생되었다.


"너는 네 가족에게 걸려있던 암묵의 규칙을 어겼다. 메어컨 가의 일원은 마을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와선 안 된다는 규칙 말이다."


"당신, 케빈 메어컨이야?" 샬롯의 목소리였다.


"그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겠다. 나는 그저 네게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파할 뿐. 정보에 따르지 않는다면 그 댓가는 전적으로 네가 입게 되지."


빨리 감기.


"리포드 북쪽의 도로다." 싸쥬의 목소리였다.


"이미 내 부하들이 리포드로 향하고 있군. 그들 중에는 사이키터도 섞여있지. 초능력자 말이야. 이미 댓가 치르기는 시작되었다. 그들은 네가 리포드로 돌아가는 것 보다 빠르게 도착해서 네 부모를 괴롭히기 시작할 거다. 연좌제라고 들어봤나? 네가 저지른 죄를 다른 사람들이 대신 갚는 거지."


"웃기지 마! 왜 우리 가족이 이런 수모를 당해야 하는 건데?"


"너희 가족은 원래 도시에서도 꽤 망명높은 기업을 소유하고 있었지. 너도 그래서 어릴 적에 꽤 편하게 살았을 테고. 먹고 싶은 걸 먹고, 갖고 싶은 걸 갖는 그런 생활을 했을 거다. 하지만 알고 보니 그 기업이 부정한 방식으로 돈을 크게 부풀렸고, 그 사실이 만천하에 들어나게 되어 네 부모님은 사기꾼으로 몰리게 되고 변방의 리포드라는 시골 마을로 쫒겨나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의 사기를 폭로해낸 케빈 메어컨은 사람들에게 더욱 칭송받게 되었지. 너희 같은 거짓된 상류층들의 등쌀에 밀려 힘들게 살던 소시민들을 해방시키고, 그들로부터 영웅이라 칭송받게 되었단 말이다. 당사자인 너희 입장에서는 그가 악당처럼 보이겠지만, 천만에! 악당은 바로 너희들이었을 뿐이야."


"케빈이 아니라, 우리 부모님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거야?"


"그래, 넌 순진해서 아무것도 몰랐겠지만, 나쁜 건 케빈이 아니라 네 가족이었어. 너도 애초에 잘못은 없었지만 네 부모님의 불찰로 인해 함께 피해를 입은 거야. 그것도 일종의 연좌제지. 그러니까, 사실 나는 네 마음을 이해해. 왜 끌려오게 된 건지도 잘 모를 시골에서, 좁아터지고 지루한 이 시골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고 싶다는 기분을 말이야. 그러니까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네가 네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수모를 그대로 돌려주란 말이야."


빨리 감기.


"하, 기똥차기 그지없는 여자애로군. 그래서 당장은 어쩔 거지? 네가 그 침입자들을 두들겨 패고, 내가 있는 곳이라도 물어볼 셈인가? 아니면 네 옆에 있는 정체불명의 사이키터에게 대신 일을 맡기기라도 할 생각인가?"


"너 방금, 자기 입으로 자기가 케빈이라는 걸 인정했네."


"그래, 난 케빈 메어컨이야. 그래서 이제 뭐가 달라지지?"


"안심하고 네게 직접 똑똑히 보여줄 수 있게 되었지. 내가 네 부하들을 상대로 활약하는 모습을 말이야.


싸쥬 오빠, 저를 사이키터로 만들어주세요."


재생은 샬롯의 기똥찬 외침과 함께 끝났다. 녹음이 재생되는 동안에도 자기 일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그래도 꽤 많은 사람들이 그 녹음을 듣고 있었다. 싸쥬가 먼저 입을 열었다.


"우선 녹음에서 나오던 변조된 목소리는 본인이 케빈 메어컨임을 후반에 시인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부하들이 리포드로 향해서, 거기서 샬롯의 부모님을 괴롭힐 거라고 초반에 말했습니다. 홍두건단의 행적과 일치 하지 않습니까? 여러분이 칭송하던 케빈이 이런 부도덕한 일면도 갖고 있었음을 깨닳으셨습니까?"


싸쥬의 말이 끝난 뒤에도, 주민들은 꽤 오랜 시간 동안 발언을 하지 않고 저들끼리 웅성거렸다. 그러다가 한 사내가 말을 꺼냈다.


"그 목소리가 케빈이라는 증거가 어디있죠?"


그의 말에 다른 사람들도 재빨리 동조했다.


"그렇네요. 본인은 케빈 메어컨이라고 말하긴 했지만, 막말로 그게 케빈 프레드릭 메어컨인지, 케빈 존스 메어컨인지, 케빈 란슬롯 메어컨인지, 케빈 개똥벌레 메어컨인지 모르는 거 아닌가요?"


"그래! 그냥 아무개 씨가 케빈 님을 사칭한 걸 수도 있어! 아니, 반드시 그래!"


"애초에 케빈 씨는 그렇게 감정적이지도 않고 과격하지도 않습니다만."


"녹음 따위로는 진실을 판단할 수 없어! 녹음된 게 진짜 케빈 님의 목소리였어도, 그게 케빈 님 본인이신지 성대모사를 잘하는 사람이 따라한 건지 모르는 거잖아?"


"홍두건단에서 자체적으로 샬롯의 조사를 하고서, 케빈의 사칭을 하여 그에게 죄를 덮어씌우려 했을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지."


케빈을 변호하려는 리포드의 집단지성은 경이로운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싸쥬는 침착하기 그지없었다. 그는 녹음기를 주머니에 집어넣고 말했다.


"여러분은 지금 추측에 지나지 않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럴지도 모른다는 말은,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의미 역시 내포하고 있습니다. 동전의 앞뒷면과 같은 이치죠. 여러분은 아직 진실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뭐래? 중2병인가?"


"알아듣게 좀 말해!"


싸쥬는 무의미한 비난들을 무시하고 샬롯을 향해 검지를 가리켰다.


"그 진실을 저 소녀, 샬롯 램브리니 메어컨이 밝혀내려 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케빈 프레드릭 메어컨의 동생임은 여러분도 인정하는 사실이죠. 그렇지 않습니까?"


"아니? 인정 안 하는데? 쟤가 허언증에 걸려서 거짓말을 쳤던 걸 수도 있잖아."


"그래, 저런 재수없는 애가 어떻게 케빈 님의 여동생일 수가 있어. 나 같았으면 쫒아내고 아예 신경도 안 썼어!"


"······그건 인정합니다. 샬롯이 오라버니인 케빈에게 접근하여 모든 진상을 알아내고 그를 처벌하고 싶어한다는 것도요. 하지만 샬롯은 케빈에 대해 지나치게 주관적인 증오를 느끼고 있습니다. 그녀가 진실을 확인한다고 해도, 그 진실을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왜곡해서 우리에게 알려줄 가능성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 그래! 그 말이 맞아!"


"아무튼 맞아! 싸쥬 당신 말은 틀렸고!"


"촌구석 백수 자칭 현자가 옳을까요~ 전세계에서 칭송받는 영웅이 옳을까요?"


"웅앵웅~ 걍 네가 좋아하는 샬롯이랑 손잡고 같이 꺼져~ 에비! 에비!"


"이 추악한 로리콘! 당장 리포드에서 사라져라!"


"소아성애자라니, 진짜 기분 나쁘네."


"악마 그 자체로군."


"십자가가 너를 몰아낼 것이다."


무수한 잡동사니들이 싸쥬에게 날아들었다. 물론 그 중에서 날계란이 빠질 수는 없었다. 싸쥬는 날계란을 5개나 얻어맞았고, 그 중 3개는 얼굴에 맞았다. 그의 미역 같던 검은 머리칼이 계란물에 축축해져 더욱 미역 같아졌다. 사람들은 그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며 놀리고 손가락질 하며 소리높여 웃었다. 사람들의 광기어린 웃음 소리가 리포드의 하늘에 넘쳤다. 리포드의 하늘은 무서울 정도로 평화롭고 푸르렀다.




-For 꿈과 믿음의 바다를 헤엄치는 소년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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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break of day 21.04.01 94 0 8쪽
48 Long Night 6 21.03.26 23 0 12쪽
47 Long Night 5 21.03.23 25 0 12쪽
46 Long Night 4 21.03.19 35 0 11쪽
45 Long Night 3 21.03.15 44 0 14쪽
44 Long Night 2 21.03.14 34 0 12쪽
43 Long Night 1 21.03.13 37 0 11쪽
42 황혼의 때 21.03.12 54 0 11쪽
41 아발론의 고아들 21.03.11 25 0 11쪽
40 SORRY, I'M STRONG. 21.03.10 56 0 13쪽
39 SORRY, I'M WEAK. 21.03.09 34 0 13쪽
38 Lunatic Gate 6 19.05.10 92 0 11쪽
37 Lunatic Gate 5 19.05.10 45 0 9쪽
36 Lunatic Gate 4 19.05.10 50 0 10쪽
35 Lunatic Gate 3 19.05.10 58 0 7쪽
34 Lunatic Gate 2 19.05.10 52 0 8쪽
33 Lunatic Gate 1 19.05.10 69 0 8쪽
32 Big Arms 19.05.10 56 0 14쪽
31 로빈 후드의 우울 5 19.05.10 55 0 11쪽
30 로빈 후드의 우울 4 19.05.10 49 0 8쪽
29 로빈 후드의 우울 3 19.05.10 44 0 7쪽
28 로빈 후드의 우울 2 19.05.10 49 0 12쪽
27 로빈 후드의 우울 1 19.05.10 53 0 13쪽
26 Dogfight 2 19.05.10 52 0 7쪽
25 Dogfight 1 19.05.10 42 0 7쪽
24 행진 19.05.10 67 0 9쪽
23 모험의 시작 19.05.10 53 0 7쪽
22 대파괴 4 19.05.10 59 0 9쪽
» 대파괴 3 19.05.10 50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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