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부님은 죽기 전 나에게 단 두 마디를 남기었다.
그것은 유언이 아니었으며, 내가 평생을 풀어야할 숙제가 되었다.
그래, 사부님은 유언대신 내가 평생 지고 가야할 업을 남겨주시고 떠났다.
죽음의 문턱에 들어서는 순간까지 내가 그리 걱정 되었던 것일까?
난 단 하루도 사부님이 남기신 그 두 마디를 잊은 적이 없었다. 사부님이 바람의 품으로 돌아가신지 지난 삼년동안 단 한 번도 말이다.
‘협이란 무엇이냐?’
‘의란 무엇이냐?’
그때 난 아무런 대답조차 하지 못했다.
협과 의가 무언지 답을 찾을 수 없었던 까닭이다.
그 후에도 한 참을 생각해 보았지만 답을 찾을 수 없었다.
협이 무엇이라 묻는다면, 그저 큰 사람이 작은 사람을 포용하고 있는 글자만을 알 뿐이다.
의가 무엇이라 묻는 다면, 사람으로서 행하여할 바른 도리라는 것만을 알 뿐이었다.
사부님은 회광반조를 일으키면서도 내게 말했다.
‘협과 의를 찾아라.’
협과 의가 눈에 보이는 것이라면 벌써 찾았을 것이다. 시간은 준비가 안 된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 듯 벌써 삼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하지만 아직 찾지 못했다.
그렇게 정처 없이 떠돌던 나는 정파의 정신적 지주이자, 협을 알고 협과 의를 행하는 수많은 협객들이 살아 숨 쉬는 협의맹(俠義盟)에 입맹(入盟) 하였다.
이곳이라면 협과 의를 찾을 수 있으리라.
“협과 의를 찾기는 개뿔.”
세상에 실망한 한 사내가, 자신만의 협과 의를 만들어가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만은 아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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