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독자분이 쓴 악플(?) 세 개를 지웠습니다. 악플을 처음 경험 하는 것은 아니지만 글쓴이의 위치에서 독자의 댓글을 지워보기는 처음입니다. 차라리 욕설을 한 줄 써놓았다면 지우지 않았을 것입니다.
영화나 연극, 드라마, 기타 등등의 작품들에서 우연이란 것은 늘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왜 우연히 만나게 되었냐?’ 라고 따지시는 글을 보고 또 왜 ‘조연의 성격이 그러하냐?’ 라고 따지시는 분의 댓글을 보고 입에서 피식 웃음이 먼저 나왔습니다. 주인공이 한 여인에게서 장난스럽게 도망을 친 후 어느 장소에서 우연히 다시 마주친 장면 때문입니다. 과연 그분이 처음부터 글을 읽어 왔나하는 의문점이 들기도 했습니다. 우연은 없고 필연만이 있는 세상이 있습니까? 드라마, 소설, 영화 이런 요소에는 우연은 필연처럼 따라오지 않습니까. 또 조연이란 성격의 설정은 좀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주몽이라는 드라마에서 영포왕자의 성격이 이상하다고 작가의 필력을 나무라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작가의 설정상 의도 정도는 좀 이해하고 양보해줘야 옳지 않습니까.
그분의 개인정보를 힐끔 봤습니다. 적은 나이도 아니더군요. 저보다 열한 살은 아래이긴 했지만. 학벌도 대학원으로 기재 되었더군요. 차라리 “그래!” 하고 이해될 만한 어린 나이였으면 댓글도 삭제하지 않았을 것이고 제게 좀 더 좋은 기억으로 남았을 뻔 했습니다. 한 분의 댓글로 댓글을 확인하기가 두려워지려고 합니다.
설사 제가 설정을 잘 못한 글을 쓴다곤 치더라도 글쓴이의 의욕을 흔들어 놓는 댓글을 그 나이에 그 학벌에 꼭 달아야만 했느냐 라고 되묻고 싶습니다.
소심한 저에게 장난스럽게 내던져지는 돌덩이는 참으로 고통스럽습니다.
갑자기 쓴 글이라 혹 ,오타가 있드라도 양해 바랍니다.
Comment '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