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에 좀 쓰다가 써놓은걸 읽어보고 너무 참담해서 접었는데.... 계속 아쉽고 미련이 남다가 다시 끄적끄적 해보고 있습니다
그때는 일단 내 자신의 수준이란것에 너무 비참한 기분이 들었고 반응도 없어서 금방 포기해버렸는데 이번에는 적어도 줄거리 짜놓은 것은 완결을 내보려고요. 그래서 나름 원칙을 정해봤어요
1.내가 쓰고 싶은걸 쓰자
이게 제일 중요한것 같습니다 적어도 저에게는
처음에 습작한 것이 중단되고 꽤 오랫동안 고민을 했죠. 나도 조회수가 천 만단위를 넘나들고 ‘빨리 다음편 써주세요!’하는 댓글의 향연에서 헤엄쳐보고 싶다...
그래서 이것저것 많이 시도를 해봤습니다 결국 인터넷에 올리진 않았지만...
조회수 높고 베스트 순위에 들어있는 것 중에 무협을 제외하고 보니 이게 일정하게 정형화된 양식(?)같은게 있더군요. 저는 우리나라에서 판타지 소설이 이계물, 영지물, 게임물, 회귀물 등등의 공식으로 쓰여지고 있다는걸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제가 아는 판타지라고 해봐야 D&D세계관에서 쓴 외국작가들 것이나 독자세계관으로 쓴 톨킨이나 마틴의 것... 어차피 죽었다 깨어나도 그런 유명작가들 발끝도 못따라갈테니 나도 대세에 맞춰서 ‘가상현실 게임에 접속한 17세 고교생’이야기나 ‘우연히 한 지방의 영주가 된 꽃미남 젊은영주의 가계부 작성기’ 같은걸 써보려고 했지요.
죽을 맛이더군요. 그런 정해진 틀이 문제가 아니라, 그런 내용으로 쓰고 싶지가 않았거든요. 쓰기 싫은데 조회수를 높이고 댓글을 얻고 싶어서 억지로 떠오르지 않는 이야기를 지어내다보니 이거야말로 주객전도더라구요. 애초에 내가 왜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고...
그러다보니 결국 처음으로 돌아왔어요. 인터넷에 글을 연재한다는건 결국 ‘내 이야기를 남에게 들려주고 싶다’라는 원초적인 욕망에서 비롯된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내가 하고싶은 이야기를 하고 내가 쓰고싶은 걸 쓰자. 단 서너명이 읽더라도 누군가는 그 이야기를 듣고 있는거니까. 라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편해지고 의욕이 샘솟더군요.
이게 제일 중요한것 같아요.
2.진도 정해놓고 문제집 풀듯 쓰자
출퇴근하는 샐러리맨처럼 쓰자, 등하교하는 고등학생처럼 쓰자 뭐 말은 여러가지로 바꿔서 할 수 있겠죠.
즉흥적으로 떠오르거나 갑자기 소위 필받는 타이밍에 신나게 키보드를 두드리다가 금새 부딪쳐서 줄담배나 피우다가 ‘에이 좀 있다가 써보지 뭐’하고 포기하고, 이런식으로 해서는 정말 아무것도 낳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연참대전은 정말 좋은 시스템인것 같아요. 이번에는 참가를 못했지만... 무작정 분량만 늘이는것 아니냐, 제대로 쓰진 못하면서 억지로 그날그날 양만 때우는것 아니냐, 라는 비판도 가능하지만, 전 극단적으로 말해서 그런 것 뿐이라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트에다가 공상의 부산물을 줄줄 적어놓고 이렇게 써볼까 저렇게 써볼까 궁리만 할게 아니라, 일단은 책상에 앉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지금부터 두시간 동안은 단 한줄밖에 못남기더라도 일단 쓴다’라고 마음먹고 그렇게 하는게 중요한것 같아요.
그냥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서 끄적여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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