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는 문피아라는 사이버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저는 문피아에 들를 때마다 그녀의 소식을 듣습니다.
그녀의 집안 사정과 개인적인 고민까지도 마치 들여다보듯 환하게 꿰뚫고 있습니다.
전쟁통에 부친을 잃고 어머니와 여동생과 함께 힘들게 생계를 유지하던 어린 시절부터 새아버지 덕분에 명실상부한 귀족 집안의 아가씨로 풍족했던 소녀 시절, 새아버지의 딸이 감추고 있던 비밀, 여러 가지 집안 사정으로 사관학교에 들어가 전쟁에 직접 참전하게 된 속사정까지, 모두 알고 있습니다.
너무 속속들이 알아서 남 같지 않은 그녀, 마리.
사람 좋은 성격이라 시녀들이 좀 함부로 대한다 싶을 때는 옆에서 지켜보기 답답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그런 그녀의 성격이 싫지는 않습니다. 솔직히, 지금보다는 좀 더 영악해지고 제 몫 챙길 줄 알았으면 좋겠다는 안타까움은 있지만요.
마리는 소꿉동무 같은 느낌입니다.
애인도 아니고 여동생도 아니지만, 뭔가 애틋합니다. 그녀가 좋은 사람들과 인연 맺고 소중한 대우 받으면서 행복하길 바랍니다.
'마리 이야기'는 배경이 모호한 중세풍임에도 사람 사는 세상 이치가 예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그런 글입니다.
지금 한창 진행 중인 '마리 취직하다.' 편을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과거의 경력 때문에 취업활동에 발목 잡힌다든가, 역시 세상은 배경과 인맥이라든가, 고지식하고 책임감 강한 사람이 직장에서 겪기 쉬운 딜레마라든가….
마리 이야기는 한 여자 이야기가 아닙니다. 마리라는 한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세상 누구도 앞날을 확언 못하듯 마리가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지 짐작도 안 됩니다. 인생이란 것이 어디서 엎어질지, 어느 계곡에 꽃이 피어 있을지 아무도 모르는 것처럼요.
아직 갈 길이 먼 글이고, 베냐민님 또한 완성된 작가분은 아니십니다. 당연히 이런저런 허점이 없지 않은 글입니다.
그럼에도, 왠지 자꾸 마음 가는 글이고 장래를 기대해보고 싶은 작가님이십니다.
희망 섞인 우려와 기대를 하면서도 앞으로의 전개는 장담할 수 없는, 바로 이것이 '마리 이야기'의 묘미가 아닌가 합니다.
마리가 사는 곳 → 문피아대륙 정연국 베냐민시 마리동
Comment '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