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keto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학교 체술천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글선
작품등록일 :
2020.06.15 18:29
최근연재일 :
2020.06.24 20:15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1,072
추천수 :
27
글자수 :
75,784

작성
20.06.22 12:15
조회
56
추천
2
글자
12쪽

마도경연대회(2)

DUMMY

큐브 4층에 도착한 에키온이 문을 열자 후끈한 열기가 느껴졌다.


콜로세움에서는 먼저 온 예선 참가들이 경기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었다. 예선경기였기에 친분 있는 학생들 내지는 교수 몇몇만 참석한 것으로 보였지만, 그것만으로도 관중은 충분해 보였다.


[드디어 예선 시작이군. 오늘 얼마나 싸우는 거지?]

‘참가자 수에 따라 달라. 가급적이면 많이 이겨야 하고.’


마도경연대회의 예선은 여러 번 진행되는데, 이번 에키온이 참가한 예선은 3차 예선이었다.

예선의 룰은 간단했다. 하루 내지는 이틀 동안 토너먼트식으로 이루어진 예선에서 좋은 성적을 낼 것.

매번 참가자 수가 달랐기에 예선에서 나온 등수별로 32명의 본선 진출자를 추리는 식이었다.

평균 5번 정도의 예선을 치르니 오늘 준결승만 진출해도 본선진출은 거의 확정이었다.


콜로세움에 들어서자 누군가가 에키온의 어깨를 툭 하고 쳤다.


“준비는 잘했어?”


프리즈였다.


“완벽해.”

“오. 자신감 좋은데? 옛날 생각나네. 그때는 자신감 빼곤 시체였지. 보기 좋다야.”

“넌 어때?”

“나야 뭐....”


말을 흐리는 프리즈.

이미 졸업반 과정을 수행하고 있는 그였다. 원래라면 전투마법사 계열로 갈 것이 아니어서 마도경연대회에는 관심도 없었다. 하지만 협회에서 마도경연대회 성적을 본다고 하니 어쩔 수 없이 참가하게 된 것.

그런 프리즈의 사정을 알고 있는 에키온이었다. 그가 안타까울 수밖에 없었다.


[몸속에 혼탁한 마력이 가득한 친구군. 결코 생명체의 마력은 아닌데 뭐지?]

‘알아볼 수 있어? 나도 자세한 사정은 몰라.’

[흐음. 지금 이렇게는 무리다.]


어두운 표정으로 말을 흐리던 프리즈는 다시 밝게 표정을 바꾸며 말했다.


“야. 이런 적이 한두 번이냐. 괜찮아. 그리고 비장의 수는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예선은 어떻게든 될 거 같으니까.”

“그래. 응원할게. 프리즈.”


에키온보다 참가신청 시기가 조금 늦어서 4차 예선에 참여하는 프리즈였다. 빈말은 절대 하지 않는 친구이니 예선을 통과할 방법정도는 생각해 뒀을 터.

에키온은 그에 대한 걱정을 어느 정도 접어두고 참가자 대기석으로 향했다.




23




에키온이 대기석에 들어서자 참가자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정말 에키온이네?”

“아직도 3학년 아니야? 나보다 훨씬 선밴데 신기하다.”


그중에 한 명. 대기석에 반쯤 누워 의자 두 개를 혼자 사용하고 있는 청년이 중얼거렸다.


“뭔 개나 소나 다 나오네? 어쩌다 이렇게 됐냐 이 대회. 쿠엘라 쎔은 뭐 하는 거야? 저런 허접쓰레기도 받아주고.”


그러면서 흘깃 에키온을 쏘아보는 눈초리가 결코 호의적인 눈빛은 아니었다.


[저 양아치는 뭐지? 알고 있는 인간인가?]

‘아니, 처음 보는데.’

[어지간히도 네가 우습게 보이나 보군.]


이제 막 3학년에 진급한 에키온. 수업도 몇 번 나가지 않은 셈이었으니, 다들 우습게 보는 것은 당연했다.

며칠 전에 있었던 콘플로 교수와의 상황은 그냥 와전된 소문으로 굳혀가는 분위기였다.


“이봐요. 평민 씨. 거 듣자 하니 마법도 제대로 못 쓴다던데. 그냥 적당히 하고 기권하쇼.”


어느새 옆에 다가온 양아치가 에키온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을 걸었다. 그러면서 바닥에 침을 툭 뱉는 것이 아닌가.


[이봐 에키온. 네가 말한 마법사의 긍지는 어디 간 거지?]

‘....’


당황한 에키온은 뭐라 변명하지 못했다.

최근 들어 소위 일진이라고 불리는 학생들이 늘었다는 소문을 듣기는 했는데, 이 정도였을 줄이야.

오히려 전교에서 왕따를 당했기에 더 학교사정을 몰랐다.


[뭐 어딜 가나 벌레는 있는 법이니깐 말이지. 후. 도저히 못 참겠군. 에키온 부탁이 있다.]

‘부탁?’

[그래. 저 건방진 놈의 면상을 갈겨줘. 이빨 두 개 정도는 괜찮겠지?]

‘아르도르. 그래도 그건 좀.’


그때 양아치가 생각에 잠긴 에키온의 뺨을 툭툭 쳤다.


“야. 무시 하냐? 미쳤냐? 어디 벌레 같은 평민 따위가 존귀하신 귀족님의 말을 무시해?”


에키온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

주변의 참가자들은 그의 만행을 애써 무시하고 있었다. 보아하니 조금 이름 있는 귀족 가문인 모양. 확실히 이런 짓거리를 하고도 아무 일도 없는 건 이유가 있었다.


에키온은 대답하지 않고 조용히 볼을 두드리는 손을 잡아 반대로 꺾었다.


“크악. 야. 야 이 개새끼야! 이거 안 놔?”


며칠 사이 에키온의 몸은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다. 드래곤의 마력이 내부를 돌아다니면서 근육의 성장을 도운 것.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그의 몸은 탄탄해지고 있었다.

아무리 양아치라 한들 교실에서 편하게 마법이나 쓰는 마법사지망생이 반항할 수 있을 리 없었다.


“시발... 으윽.”


팔이 꺾인 양아치는 더 말할 기력도 없는지 신음만 내뱉고 있었다.


“참가번호 8번 에키온. 9번 빌리 레오트. 나오세요.”


멀리서 교수가 호명하는 소리가 들렸다. 제압해 놓은 상태에서 한마디 하려던 에키온이 할 수 없이 그를 풀어줬다.

잠시 숨을 고르던 양아치는 에키온을 노려봤다.


“시발새끼 너. 두고 보자.”


조금 전까지 새파랗게 질려서 고통에 찬 신음만 내뱉던 놈이 손을 놔주자 하는 말이었다.


[이제 보니 저 인간 놈이 네 상대로구나.]

‘잘됐네. 이빨 받고 팔 하나 더 부러트려줄게.’

[화가 단단히 낫구나.]


에키온은 오히려 냉정했다. 마법사로서 긍지가 없는 놈이었다. 훈계하겠다든가 할 생각은 없었지만, 세상모르고 나대면 어떻게 된다는 건 보여줄 생각이었다.


경기장에 오르자 심판을 맡은 교수가 내려와 둘을 정렬시켰다.

에키온이 거의 본 적 없는 걸 보니 아마 졸업반 위주로 가르치는 교수인 모양이었다.


“에르난데 마법학교의 명예와 마법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세요. 본선에 진출하면 왕국의 모든 국민이 그대들을 지켜볼 것입니다.”


맞은편의 양아치는 이런 말을 듣는 와중에도 침을 찍찍 내뱉을 뿐이었다.

교수는 그런 빌리를 쳐다보고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럼. 시작하세요.”


시작 선언과 함께 빌 리가 몸을 뒤로 날렸다. 거리를 벌리려는 모양. 굳이 빠르게 경기를 끝내고 싶은 생각이 없던 에키온은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었다.


<포그 Fog>


거리를 벌린 빌리는 가장 먼저 에키온의 시야를 가려버렸다.

안정적으로 마나를 모아 한 방을 날릴 생각인 모양.


[귀찮게 됐구나.]

‘상관없어. 걸리적거리면 없애버리면 되니까.’


콘플로교수 와의 공방. 쿠엘라와의 일전을 통해 마법진이 마력을 공급하고 이동하는 경로를 많이 관찰한 에키온이었다. 빌리의 마법은 앞서 콘플로, 쿠엘라보다 훨씬 허술하고 약했다.

이미 그의 눈에는 포그의 중심부가 훤히 들여다보이고 있었다.


단지 빠르게 제압하지 않는 이유는 훈련을 위해서였다. 기껏해야 2중 마법진일 테니 큰 위력이 나오진 않겠지만, 특기마법은 기준이 되는 마력보다 더 많은 마력을 모아서 사용하는 일도 있었다. 쿠엘라의 토네이도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

굳이 에키온이 그에게 시간을 주는 이유였다. 한 번 네가 가진 최고의 공격을 해보라는 여유.


에키온이 움직이지 않고 있자, 안정적으로 마력 집중에 성공한 빌리가 마법을 시전했다.


<에시드 웨이브 Essed Wave>


하지만 빌리가 사용한 마법은 에키온의 생각을 한참이나 벗어났다.


“엇.”


깜짝 놀란 몸을 날려 마법을 피했다. 평소와 같이 마법을 몸으로 받아내지 않는 에키온.

마법의 성분이 문제였다.


바닥에 뱉어놓은 빌리의 침이 노란 물결로 변해 에키온의 안면으로 날아오는 것이 아닌가? 그를 지나친 마법은 치익 거리는 소리와 함께 경기장 바닥을 녹이고 있었다.


“감이 좋구나. 애송이. 하지만 계속해서 피할 수만은 없을 거다.”


경기장에 도착하자마자 계속 침을 뱉은 이유가 있었다. 침 하나하나가 그의 마법 촉진제였다.


“모아 논 마력은 여유롭다. 그리고 침은 네 행동반경 모든 곳에 묻어있지. 도망갈 곳은 없어! 애송이. 감히 내 팔을 꺾어? 피부를 천천히 녹여서 고통스럽게 죽여주마.”


대전 상대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는 에키온의 패착이었다. 단순히 불량스러움을 표현하기 위한 행위가 아니었다.

교수 또한 그런 행동이 사전준비임을 알고 있었기에 막지 않았음이 분명했다.


‘양아치라고 해도 마법사는 마법사야 대단해!’

[이봐. 에키온 감탄할 때가 아닌 거 같은데? 저 침을 뒤집어쓸 거냐?]


에시드 웨이브가 무서운 것은 아니었다. 다만 굉장히 기분 나쁠 뿐. 에키온도 이런 상황에서까지 훈련은 사양이었다.


기고만장해진 빌리가 에시드 웨이브를 연이어 날렸다. 사방에서 에키온을 노리고 노란 액체가 쏟아졌다.

시전자로부터 날아오는 마법이 아닌, 바닥에서 생성되는 공격이었기에 그 방향을 예측하기가 더 힘들었다.

하지만


‘저걸 맞는다고? 그럴 리가.’


에키온은 기묘한 스텝을 밟으며 에시드 웨이브를 전부 피해냈다.


지난 며칠 동안 아르도르에게서 배운 체술의 첫 번째 기술. 훈련의 성과였다.


[과연. 짧은 시간동안 잘도 익혔구나. 몸 움직이는 것도 천재적이군.]


아르도르가 유희할 적에 사용하던 용족 체술. 특별한 전승자 없이 그가 유희를 그만두었기에 지금은 사장된 기술이었다.


에키온의 다리와 발을 타고 붉은 마력이 끈임없이 회전하고 있었다.


[발걸음은 전문가라 해도 믿겠구나. 아무리 지난 며칠 동안 그것만 익혔다 해도 이렇게나 익히는 게 빠르다니.]


마도경연대회를 준비하면서 에키온에게 가장 먼저 가르쳐준 기술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속성교육을 한 것이었는데 완벽하게 숙달해서 사용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 사용하라고 알려준 건 아니었지만...]


한참을 바쁘게 움직이던 에키온의 걸음이 멈췄다. 어느새 에시드 웨이브의 공격이 끝난 것이었다.


“다 피한 거 같은데?”

“뭐.뭣이?”

“더 없으면 빨리 끝내자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에키온이 달려들었다.




24




경기장 바깥.

빌리와 에키온의 경기를 기다리던 학생들의 관심사는 누가 승리할까? 가 아니었다. 악명 높은 빌리의 마법을 어떻게 대처하느냐 하는 것.

애당초 에키온이 이길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않고 있었다.

빌리의 마법 포그가 펼쳐지고 눈앞이 막힌 에키온이 아무것도 하지 못하자 역시나 하는 실망감이 학생들 사이에서 퍼졌다.

하지만


“뭐지?”


하나하나 힘겹게 에시드 웨이브를 피해내는 에키온이 눈에 보였다.


“오. 또 피했어.”

“제법 몸이 날랜데?”


에키온은 마법을 사용할 시간도 없이 아슬아슬하게 빌리의 공격을 피하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움직임이 느려지면, 빌리의 마법에 피부가 녹아 들어갈 판.

어느새 학생들은 손에 땀을 쥐며 그들의 경기를 구경하고 있었다.


“그래! 조금만 더 피해!”

“이제 침이 얼마 남지 않았어.”

“마력도 곧 다 되어 가는 군.”

“잘하면 이거. 에키온이 이기겠는데?”


그들 중 아무도 에키온의 다리를 타고 흐르는 마력의 움직임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저 전투 경험이 많은 몇몇 만이 에키온의 표정을 보고 여유로운 상황이라는 것을 짐작했을 뿐이었다.


“파이팅....”

“그래! 파이팅. 이겨라 에키온!”

“힘내!”


누군가가 관중석 사이에서 자그마하게 외친 응원이 시작이었다. 어느새 모든 관중이 에키온을 응원하고 있었다.

마침내 그가 모든 웨이브를 피하고 빌리에게 달려가는 순간.


“좋았어!”

“잘했어. 에키온! 꼴좋다. 빌리!”


승리를 축하하는 함성이 울렸다.


그리고 그런 상황을 금발 머리의 테드가 굳은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에키온. 맞잖아?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경기장에선 에키온이 빌리를 패고 있었다. 항복이라는 단어도 외치지 못해서 연신 얻어맞는 빌리.


‘빌리 형님이 저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다니.’


그는 테드가 활동하는 동아리의 수장이었다. 당연히 그 실력도 동아리 인원 중에 가장 뛰어났다. 애초에 테드는 빌리가 활약하는 경기를 보고 반해서 그 동아리에 가입했었다.


‘이걸... 어쩌지? 다음 상대가 하필.’


에키온이었다. 테드의 머릿속으로 그동안 에키온을 괴롭혔던 과거의 자신이 스쳐 지나갔다.


작가의말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작과 추천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 글 설정에 의해 댓글을 쓸 수 없습니다.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법학교 체술천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중단 공지입니다. 20.06.26 7 0 -
공지 하루 쉬어 가겠습니다. 20.06.25 4 0 -
공지 드래곤이 봉인된 대마법사 -> 마법학교 체술천재 제목 변경되었습니다!! 20.06.22 6 0 -
공지 2화, 5화, 6화를 수정하였습니다. 20.06.22 9 0 -
공지 연재 시간 변경입니다 12:15 -> 20:15분. 20.06.17 38 0 -
13 기말고사 +2 20.06.24 23 2 12쪽
12 마도경연대회(3) 20.06.23 40 1 13쪽
» 마도경연대회(2) 20.06.22 57 2 12쪽
10 마도경연대회(1) 20.06.21 69 2 12쪽
9 항마력을 뚫는 방법 20.06.20 79 2 12쪽
8 그 에키온? 20.06.19 83 1 13쪽
7 첫 수업 20.06.18 88 2 13쪽
6 반드시 대마법사가 되겠어. 20.06.17 90 2 12쪽
5 마법 20.06.16 94 2 13쪽
4 도움이 필요한가? 20.06.15 99 3 12쪽
3 이번에는 꼭 20.06.15 100 2 12쪽
2 방법이 생길지도 모른다 20.06.15 110 2 15쪽
1 용의 심장 소리 20.06.15 140 4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