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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to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학교 체술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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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선
작품등록일 :
2020.06.15 18:29
최근연재일 :
2020.06.24 20:15
연재수 :
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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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784

작성
20.06.16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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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마법

DUMMY

‘그때 봤던 드래곤의 목소리? 그럴 리가 없는데. 환청인가.’

[자. 내가 누군지는 지금 중요한 게 아닌 거 같군. 다시 한번 물어보지. 도움이 필요한가?]


모든 걸 포기했던 에키온의 표정에 자조 섞인 미소가 번졌다.


‘도움? 그게 악마라 하더라도 주저 없이 내 영혼을 팔겠어.’

[좋다. 인간. 세부적인 내용은 나중에 협의하도록 하지.]


에키온이 들고 있던 에너지 볼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자신의 마지막 생명력을 불어넣어 만들었던 마법.


깜짝 놀라 눈을 부릅뜬 그 순간.


갑자기 심장 한구석에서 정체 모를 마력이 솟구쳤다. 놀랍도록 뜨거웠다. 심장에서부터 솟아난 마력이 전신을 휘감자, 온몸이 불에 휩싸인 듯 달아올랐다.


실제로 그의 몸이 불타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붉은 마력에 둘러싸여 재생되고 있었을 뿐. 생명력을 잃고 죽어가던 몸에 활력이 돌아온다. 쭈글쭈글해졌던 피부가 다시 매끈하게 바뀌고 하얗게 센 머리가 붉게 타올랐다.


“이게... 무슨 일이지.”


생전 처음 느껴보는 엄청난 마력에 놀란 에키온이 중얼거렸다. 선명하게 붉은 마력이 자신을 중심으로 회오리치고 있었다.


마치 자신이 드래곤이라도 된 듯한 착각. 고위마법사가 근처에서 마법을 사용할 때에도 이렇게 선명한 마력의 폭풍은 느껴본 적이 없었다.


[인간. 넋 놓고 있지 말고 움직여라. 시간이 없어.]


그래. 이만한 마력을 움직이는데 부작용이 없을 리가 없다. 순간적으로 말을 이해한 에키온이 손을 움켜쥐었다.


“이 정도라면...!”

[눈앞에 거슬리는 수정구를 박살 내는데 충분하지]


이만한 밀도의 마력을 움직여본 경험은 없었다. 실제로도 원활히 움직이지 않았고, 이런 마력으로 쓰는 마법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단순히 뭉치기만 하는 거라면.


에키온의 주먹을 중심으로 마력이 회오리쳤다. 몸을 중심으로 회전하던 마력이 천천히 사라졌다.


단순히 사라지기만 한 것이 아니라, 에키온의 주먹 위로 집중되었다.


충분한 양의 마력이 모였다고 판단한 에키온이 마침내 주먹을 내리쳤다.


내리친 주먹을 중심으로 붉은 폭발이 생겨났다. 상상 이상으로 강력한 후폭풍에 에키온이 튕겨 나갔다. 시험장 건물 전체가 크게 흔들렸다.


에키온의 주먹을 받아낸 수정구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뿐만 아니라 수정구 위치를 중심으로 거대한 크레이터가 생겨났다.



드래곤의 강력한 마력을 이겨내지 못한 에키온은 기절했다.


[대단하군. 내 마력을 이리도 쉽게 컨트롤할 줄이야. 기껏해야 시험에나 통과할 줄 알았는데.]


순간적이지만 자신의 마력을 온전히 컨트롤했다.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지만 원하는 곳으로 모으고 또, 공격에도 성공했다.


드래곤의 마력은 인간들이 다루는 외부마력 하고는 밀도 자체가 달랐다. 인간이 맞는 건지 의심이 갈 정도의 엄청난 마력컨트롤.


[앞으로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겠어.]


당분간 함께할 파트너에게 제대로 꽂힌 아르도르였다.




12




시장 바닥처럼 변해버린 시험장.

교사들의 끝없는 말싸움을 끊은 건 시험장 문에서 뿜어져 나온 마력의 흐름이었다.


“이건?”


합격을 시켜야 하느니 마니 떠들던 교사들이 일제히 말을 멈췄다. 강력한 마력의 힘에 순간 압도당한 것이다.


닫힌 문 사이로 붉은 마력이 줄기처럼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눈에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유형화된 마력.


그때서야 시험장 안에 무슨 일이 생겼다는 것을 깨달은 페트리온 교수는 내부를 바라봤다. 마침 에키온이 시험구를 공격하기 위해 손을 든 그 순간이었다.


믿기 힘들 정도로 엄청난 양의 마력이 에키온의 주먹을 중심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다행히 마법진이 만들어지고 있는 현상은 없었지만, 저만한 마력은 모이는 것만으로도 위험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교수들이 그를 따라 시험장 내부로 시선을 돌릴 때쯤.


내려치는 에키온의 주먹에서 엄청난 폭발을 예감한 페트리온 교수가 소리쳤다.


“엎드려!”


커다란 외침에 반사적으로 놀란 교수들이 일제히 몸을 낮췄다.


페트리온 교수는 그들을 따라 엎드리는 대신, 손에 마법진을 형성했다. 시험장 전체를 감싸는 대형 방어 마법진이었다.


혹시라도 시험장이 무너진다면, 여기 있는 교수 중 일부는 크게 다치게 된다.


최근 들어 이렇게 빠르게 마법을 만들어 본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사력을 다한 마법이었다.


“콰광”



엄청난 소리와 함께 시험장 전체가 흔들렸다. 페트리온 교수가 만든 방어 마법진은 순식간에 깨져나갔다.


하지만 방어 마법에 한 번 걸러진 폭발의 여파는 생각보다 약했고 별다른 인명사고나 건물 붕괴 없이 마무리될 수 있었다.


한바탕 폭발의 충격이 그들을 휩쓸고 지나갔다.

깨져나간 창문들.

박살 나버린 문짝.

여기저기서 각자가 가진 방어마법을 사용 중인 교수들.

난장판이었다.


에키온이 시험을 치르던 내부 상황은 더 했다.

사라져버린 시험구와 한복판에 생긴 크레이터.

그리고 방 한 구석에서 검붉은 머리를 한 채 기절해 있는 에키온.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폭발의 여파를 미쳐 다 막지 못해 검은 재를 뒤집어쓴 페트리온 교수가 중얼거렸다.


“오. 이런. 에키온. 괜찮은 게냐!”


호머 교수는 그런 그를 지나쳐 에키온에게 달려갔다. 다른 교수들은 얼빠진 얼굴로 넋을 놓고 있었다.

뒤를 따라 시험장 안으로 들어간 페트리온이 호머에게 물었다.


“어떻습니까? 교수님.”

“아. 다행이네. 그냥 기절한 거 같아. 별다른 이상은 없어 보이는군.”


대답을 들은 페트리온 교수가 슬쩍 둘러보니, 교수진 중에도 상처를 입은 사람은 없어 보였다.


“그래도 세피아를 부르도록 하죠. 단순 기절이래도 우리가 모르는 후유증이 남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도록 하지.”


서둘러 세피아를 호출하려는 그들을 누군가가 뒤에서 막았다. 콘플로 교수였다.


“그럼 시험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자네, 이 난장판을 보고 그런 말이 나오는가?”

“호머교수님 하지만 저희가 이렇게 모인 이유가 있지 않습니까? 다들 바쁜 사람들입니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네피교수도 거들었다.


“콘플로 교수의 말이 틀린 건 없어요. 에키온은 다른 분이 의무실로 데려다주시고, 저희는 시험 결과를 논의해야 할 것 같군요.”


네피교수의 말에 동료 교수 하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마법을 이용해 에키온을 띄웠다. 구경을 위해 참가한 교수 중 하나였다.


“시험이라면 합격입니다.”


더 논의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 페트리온 교수가 확정 지었다.


“이봐요 페트리온 교수! 아까 저희가 논의하던 건 다 잊었습니까? 시험감독이라고 너무 막 나가는 거 아니오?”

“콘플로 교수. 당신이라면 준비 없이 이만한 파괴력을 낼 수 있습니까? 이제 2학년입니다. 시험감독관으로서 이 정도면 합격에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콘플로 교수의 입이 꿀 먹은 벙어리처럼 닫혔다.

방어마법이 걸려있던 수정구. 페트리온의 순발력이 없었다면 무너질 뻔했던 건물. 확실히 그도 이만한 마력을 모으려면 준비시간이 제법 걸렸다. 하물며 방금까지 마법도 제대로 못 쓰던 반푼어치가 아니었던가.

이건 오히려 말이 안 됐다.


“말이 안 됩니다. 말이! 이건 외부의 조력이 있었음이 분명합니다. 학생 하나가 이만한 힘을 지녔을 리가 없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교수님들”


말을 마친 콘플로 교수가 주위를 둘러보며 동의를 구했다. 그 말에 설득당한 동료교수들이 저들끼리 고개를 끄덕이며 웅성거렸다.


“확실히....”

“이건 말이 안 돼. 어지간한 고위마법보다 마력 수치가 높아 보였어.”

“학생이 이런 힘을 가진 게 말이 안 되지.”


꽉 막힌 교수진을 보며, 페트리온의 혈압이 올랐다. 그가 보기에 외부의 협력은 없었다. 그만한 마력이 넘어오는 흔적을 아무도 못 느낀다는 건 말이 안 됐다.

여기 있는 교수들도 눈뜬장님이 아니라면 그 사실을 알 텐데!


기고만장해진 콘플로 교수가 다시 소리쳤다.


“여러분! 이건 명백히 수상합니다. 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해야 함은 물론. 에키온도 재시험을 치러야 합니다!”


대부분의 교수가 그 말에 동의했다. 그들은 당장이라도 시험장 내 외부를 탐색할 모양이었다.

이리저리 흩어지기 시작하는 교수들.

하지만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그들의 행동을 막았다.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총장님.”


흩어져 있던 교수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총장 데보티오였다. 마법 학교의 총장이라는 신분뿐만 아니라 에르난데 왕국의 마법부장관이기도 했다.

그는 난장판이 된 시험장 사이를 유유히 지나서 날아오고 있었다.


“총장님이 여긴 어떻게....”

“강력한 마력이 느껴져서 왔습니다. 이게 무슨 난장판입니까?”


고개를 둘러보며 묻는 총장의 물음에 교사들이 모두 침묵했다. 그들도 아직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알지 못했다.


“이 아이가 에키온이로군요.”


애초부터 교수들의 대답을 기대하지 않았던 데보티오가 고개를 저으며, 손을 들었다.


순식간에 3중으로 얽힌 마법진이 형성되었다. 고위마법이었다.

대상의 상태를 확인하고 안전하게 보호하는 마법.

에키온의 몸이 허공으로 떠오르며 마법진에 둘러싸였다.


“큰 이상은 없습니다. 단순한 정신력고갈과 후두부 쪽에 긁힌 상처가 있군요. 이 친구는 제가 직접 의무실로 데려가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총장님. 그럼 시험 통과 여부는....”


할 말이 많았던 콘플로 교수는 말을 흘렸다. 데보티오가 순간 그를 쏘아봤기 때문이다. 말을 끝까지 내뱉기엔 눈빛이 너무 강렬했다.


“이 사태에 외부마력의 흔적은 없군요. 애초에 이만한 마력이 움직였으면, 제가 몰랐을 리가 없습니다. 아니, 마법사라면 모두 알았을 겁니다. 아닙니까?”


왕국에 단 한 명 존재하는 대마법사의 말이었다. 대놓고 반박할 사람은 없었다.

속이 터져나가던 페트리온 교수는 고맙다는 듯이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교수님들. 겨우 2학년이 3학년으로 진학하는 문제입니다. 그보다는 좀 더 생산적인 일에 몰두하시지요. 그래야 우리 학교도 좀 더 발전하지 않겠습니까? 이리 다들 속이 좁아서야. 쯧쯧”


대놓고 들어온 타박에 콘플로 교수의 얼굴이 울긋불긋해졌다.


“그럼 이만.”


사태를 정리한 데보티오 총장이 다시 유유히 날아서 사라졌다.


“이런 젠장!”


화를 참지 못한 콘플로 교수가 소리쳤다. 분을 이기지 못해 씩씩거리는 그를 놔둔 채 다른 교수들이 현장을 정리하기 위해 움직였다.




13




저녁.

의무실 한 곳에 누워있는 에키온의 손가락이 꿈틀거렸다.

이틀 밤을 새운 그는 후유증하고는 별개로 반나절을 잠에 빠져있었다.


잠에서 덜 깬 표정으로 에키온이 몸을 일으켰다.

잠시 멍한 표정으로 주의를 둘러보던 그가 깜짝 놀란 표정으로 자기 몸을 살폈다. 뒤늦게 기절 전의 상황이 떠올랐다.


몸 속속들이 느껴지는 강대한 마력. 생전 처음 보는 감각이었다.

조금이라도 힘을 주면 마력이 뿜어져 나와 무언가를 부숴버릴 것 같았다.


“말도 안 돼.”


지금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

조금 전까지 마법 하나 못 써서 목숨을 잃을 뻔 했다. 이런 엄청난 마력이라니. 그때 계약이 사실이었단 말인가.


[말이 된다.]

“당신은....”

[아르도르다.]

“지금 이름을 묻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환청인가? 아니 그런 증상은 없었는데.”

[이제 와서 현실부정인가? 인간들은 참 아둔하군.]


에키온은 거울을 들어 자신의 얼굴을 살폈다. 환각마법에 당한 징후는 없었다.


길게 심호흡을 하며 에키온이 상황을 정리했다.

나쁜 상황은 아니었다. 몸속을 돌고 있는 엄청난 마력. 다시 건강해진 몸.


‘그리고 시험. 시험은 어떻게 됐지?’


에키온의 머릿속에 불길한 상상이 시작되었다. 수정구를 박살 낸 것까지는 기억이 난다. 하지만 자기도 어찌 된 영문인지 모르는 상황. 최악의 경우엔 외부의 힘으로 판단해 탈락 될 수도 있었다.


[그것 또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시험은 합격했으니깐.]


에키온의 표정이 순식간에 밝아졌다. 참을 수 없는 기쁨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무려 10년이었다.

그동안 자신을 끊임없이 괴롭혔던 골치 아픈 문제가 해결된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이런 엄청난 마력이라니.


에키온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허리를 굽혔다.


“정말 감사합니다.”

[고마워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서로 좋자고 한 계약이니.]


그렇다. 이만한 힘이 생겼는데 대가가 없을 리 없다.


‘그때의 계약. 그렇다면 원하는 건 해방인가. 괜찮아.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행운이야.’


역사 속에서 내려오는 드래곤에 대한 이야기들이 에키온의 머리에 떠올랐다.

뭐가 됐든 인간에게 그리 불공정한 계약은 아닐 것이다. 그들은 계약을 이행함에 있어서 한없이 공정하다 들었으니까.


[마법? 그건 의외로군. 난 네게 힘을 줬지. 마법을 준 기억은 없다.]

“예?”


깜짝 놀란 에키온이 반사적으로 몸의 마력을 일으켰다. 잘 움직이지 않는 마력. 이건 예상한 부분이었다.


하지만.


마력이 외부로 나가지지 않았다. 몸 내부에서만 끊임없이 회전하는 마력.


[쓸 수 있으면 써 보던지.]


작가의말

6월 22일 수정되었습니다.


오늘 하루도 모두 행복한 하루 되세요!


재밌게 보셨으면 선작과 추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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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기말고사 +2 20.06.24 24 2 12쪽
12 마도경연대회(3) 20.06.23 40 1 13쪽
11 마도경연대회(2) 20.06.22 57 2 12쪽
10 마도경연대회(1) 20.06.21 70 2 12쪽
9 항마력을 뚫는 방법 20.06.20 80 2 12쪽
8 그 에키온? 20.06.19 83 1 13쪽
7 첫 수업 20.06.18 88 2 13쪽
6 반드시 대마법사가 되겠어. 20.06.17 90 2 12쪽
» 마법 20.06.16 95 2 13쪽
4 도움이 필요한가? 20.06.15 100 3 12쪽
3 이번에는 꼭 20.06.15 101 2 12쪽
2 방법이 생길지도 모른다 20.06.15 111 2 15쪽
1 용의 심장 소리 20.06.15 141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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