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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to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학교 체술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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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선
작품등록일 :
2020.06.15 18:29
최근연재일 :
2020.06.24 20:15
연재수 :
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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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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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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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784

작성
20.06.21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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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마도경연대회(1)

DUMMY

“오랜만이네. 너한테 이렇게 무시 받아보는 것도.”

“쿠엘라. 난 그런 적 없어.”

“각오해!”


반박하는 에키온의 말을 무시하고 쿠엘라는 마법을 발동했다.

그녀의 손에 맺힌 마법진이 빛남과 동시에. 하늘에 초록색 마법진이 생성되었다.


<에로우 스톰 Arrow Storm>


2중으로 겹친 마법진 속에서 수십 개의 화살비가 쏟아졌다. 하나하나가 진짜 화살보다 강력한 마력 투사체.


떨어지는 화살비 속에서 에키온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무슨 속셈이지? 잘못하면 죽겠어.’


아무런 움직임도 없는 에키온의 모습에 놀란 쿠엘라는 황급히 마법진을 지웠다. 저걸 그대로 맞으면 최소 중상이었다. 콘플로 교수와의 일전을 듣고 뭔 수라도 부릴 줄 알았는데.

하지만.

먼지가 가라앉고 나타난 에키온의 모습은 상처하나 없이 멀쩡했다.


“하.”


순간 에키온이 죽을까 봐 마음 졸였던 쿠엘라는 어이없는 웃음을 내뱉었다.


‘내가 누굴 걱정하는 거야 지금.’


어차피 자신은 전투 마법사도 아니었다. 비록 졸업하고 조교로 다시 들어온 학교였지만, 대회에 나가는 후배들은 다 자신보다 강했다.

쿠엘라는 마음 한구석에 있는 걱정을 내려놨다.


“이제부터 봐주지 않겠어. 어차피 나도 못 넘어서면 대회 참가는 어림도 없으니까.”


<파이어 랜스 Fire Lance>


쿠엘라의 눈앞에 붉은색의 2중 마법진이 생성되었다.

비처럼 내리는 공격이 안 통한다면. 상대의 방어를 뚫어버릴 돌파마법을 사용하면 될 일.

불꽃으로 이루어진 랜스는 쏜살같이 에키온에게 날아갔다.


“콰광.”


커다란 폭파음이 대회장을 울렸다.

화염에 휩싸인 에키온.

숨죽이고 바라보는 쿠엘라의 눈에 아무렇지 않게 걸어 나오는 에키온이 보였다.

그는 표정변화 하나 없이 그녀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마력의 움직임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 이래서 콘플로 교수가 당한 건가?’


그 흔한 마법진 하나 띄우지 않고 다가오는 에키온. 그냥 보면 일반인이 걸어온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어떤 수를 사용하고 있는지 전혀 짐작 가지 않았다.


‘느낌이 좋지 않아. 일단 움직임을 멈춰야겠어.’


<스톤 월 Stone Wall>


커다란 돌이 땅에서 솟아올라 그들 사이를 가로막았다. 일단 움직임을 막고 좀 더 시전 시간이 필요한 마법을 사용할 생각이었다.


쿠엘라는 2중으로 이루어진 마법진을 허공으로 띄우고 마력을 끌어모았다. 일대의 마력이 그녀의 마법진으로 빨려 들어갔다.

휘몰아치는 마력에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였다. 연성하는 것은 그녀가 학창 시절부터 자랑하던 특기. 바람 마법의 정수.


<토네이도 Tornado>


에키온이 계속 걸어오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면 그를 직접 날려버릴 생각이었다. 쿠엘라의 손에서 찬찬히 회전하던 2개의 마법진이 마침내 하나로 합쳐지는 순간.


에키온이 스톤 월을 뚫고 걸어 나왔다.

역시나 아무런 타격도 받지 않은 모습. 맨손으로 돌을 부수고 나온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모습이었다.


‘맙소사. 저걸 벌써 뚫고 나오다니. 하지만 상관없어. 이미 마법은.’


완성되었다.

쿠엘라의 손끝에서 해방된 돌풍이 순식간에 그 크기를 키웠다.


어느새 지근거리로 좁혀진 둘의 간격.

그 사이를.

몰아치는 폭풍이 가로막았다.

처음으로 에키온의 걸음이 막혔다.


***


에키온은 정신이 없었다. 계속해서 들이닥치는 쿠엘라의 마법? 사실 그에게 큰 위협이 되지는 않았다.

중요한 건 마력의 제어.

쿠엘라의 마법이 몸에 부딪히는 순간에 맞춰서 항마력을 뚫는 작업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에키온. 대련이라고 해서 내가 걱정한 부분이 이것이다. 공격하는 상대에게 정확히 마력의 움직임을 맞추는 게 쉬울 리가 없어.]


에로우 스톰은 날아온 투사체의 숫자가 너무 많았다.

파이어 랜스는 속도가 너무 빨랐다. 하물며 지금 눈앞을 가로막은 스톤 월은 공격마법이 아니라 큰 도움이 안 된다.


[어쩌면 대련은 너무 일렀을지도 모른다. 제대로 된 훈련을 하려면, 몇 달은 마력의 움직임에 익숙해져야 해.]

‘아니. 할 수 있어.’

[그놈 참 고집은.]


하지만 에키온의 그런 고집이 이해가 가는 아르도르였다. 10년을 낙제생으로 살아왔다. 이제 와서 다룰 수 있는 마력이 생겼는데, 다뤄보고 싶은 건 당연하리라.


[이렇게 일이 흘러갈 줄 알았으면 체술이라도 좀 가르쳐줄 걸 그랬군.]

‘체술?’

[그래. 유희 시절에 쓰던 괜찮은 체술이 여럿 있지. 마력도 다룰 수 있는 기술이니 제법 도움이 될 거다.]

‘좋아. 대회 예선까지 시간은 많아. 체술 가르쳐줘 아르도르.’

[그래. 체술은 가르쳐 줄 테니 대회는 포기해라. 에키온. 지금 이 상태로는 대회가 큰 도움이 안 될 거야. 네가 우승을 목표로 하면 모르겠지만.]

‘아니. 이제 감이 잡혀. 쿠엘라의 마력. 맞출 수 있을 거 같아.’

[뭐라고?]


대화가 끝남과 동시에 에키온은 마력이 가득한 주먹으로 돌을 부쉈다. 정확히 마력의 중심을 때리자 모래성처럼 무너지는 스톤 월.

그 사이로 에키온이 걸어 나갔다.


때마침 완성된 토네이도.

강력한 폭풍이 에키온을 덮쳤다. 사방에서 휘몰아치는 마력의 칼날.

에키온은 가만히 멈춰 서서 마력을 관조했다.


얼핏 보면 몰아치는 바람을 예측하는 건 힘들었다. 하지만 저건 진짜 토네이도가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마력으로 이루어진 가짜. 눈에 보이는 바람이 아니라, 그 중심을 타고 흐르는 마력의 움직임을 예측해야했다.

처음으로 날아오는 바람의 칼날.

에키온의 얼굴로 다가왔다. 황급히 마력을 움직이지만 이미 얼굴을 강타하고 사라진다.


‘늦었어. 좀 더 빠르게 움직여야해.’


어느새 에키온을 둘러싼 토네이도는 멈추지 않고 사방에서 그를 공격했다.

에키온은 몸속에 흐르는 마력의 움직임을 더 가속했지만, 역부족.

드래곤의 마력은 너무 무겁고 끈적했다. 밀도자체가 달랐기에 지금 역량으로는 더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불가능했다.


‘마력의 속도는 이게 한계야. 그렇다면....’


예측이 좀 더 빨라야했다.

에키온은 눈을 감았다. 눈을 감자 더 선명하게 마력의 흐름이 느껴졌다.

태풍의 눈을 찾았다.

중심에 자리 잡은 쿠엘라의 마력.

그리고 그 중심을 타고 빠르게 회전하는 바람의 마력들.

움직임이 서서히 읽혔다.


‘지금!’


‘깡’하는 맑은소리가 에키온의 내부를 울렸다. 공격하는 쿠엘라의 마력과 에키온의 마력이 처음으로 같은 부분을 때렸다.

지금까지 미동도 없던 항마력이 처음으로 흔들렸다.


[맙소사. 말도 안 돼. 고작 하루 만에.]


에키온의 외부를 둘러싸고 있는 항마력은 견고했다. 겨우 2중 마법으로 이루어진 토네이도 따위가 부딪힌다고 큰 효력은 없었다.

하지만 에키온의 계획대로 많은 대련을 거치고 같은 훈련을 반복한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언젠간 에키온이 항마력을 완전히 벗어던지고 마법을 사용하는 날이 올지도 몰랐다.


***


“넌...도대체....”


쿠엘라가 만든 회심의 토네이도는 어느새 사라졌다. 그녀는 다른 마법을 더 사용해야겠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다시 여유로운 걸음으로 다가오는 에키온.

토네이도가 그를 휩쓸고 사라졌지만, 몸에는 생채기 하나 나 있지 않았다.

입가엔 만족스럽다는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넌... 바뀐 게 하나도 없구나.’


저 미소.

범재에 불과하던 그녀가 가지고 싶었던 웃음이었다. 온전히 자기 자신에게 짓는 만족스러운 웃음. 자기와 같은 평민이 온 왕국을 울리는 천재라는 것을 알았을 때 얼마나 기뻤던가.

당시의 미소가 에키온의 입가에 지어져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에키온은 멈추지 않고 간격을 좁혔다. 쿠엘라의 눈엔 그런 그의 모습이 점점 커다랗게 느껴졌다.


‘분명. 마력은 안 느껴지는데.’


기묘한 압박감이 느껴졌다. 마력에 의한 압박감보다 조금 원초적인 느낌의 공포. 마치 생물의 종이 다른 것 같은.

다가올수록 점점 더 강해졌다.


‘이건. 드래곤?’


순간 에키온의 모습 위로 거대한 용의 형상이 겹쳐보였다.

쿠엘라의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둘 사이의 거리가 손만 뻗으면 닿을 정도로 가까워졌다.

마침내 에키온이 손을 들어 올리자 쿠엘라는 눈을 질끈 감았다. 다음 장면이 절로 상상되었다.


‘어쩌면 죽을지도 몰라.’


분명 마력은 한 점도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정체 모를 강력한 힘이 에키온의 주먹을 감싸고 있는 느낌이었다.


공포심에 떨고 있는 쿠엘라의 얼굴 앞에서 에키온의 주먹이 멈췄다.


“시험은 통과한 거로 생각할게.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대답할 기력이 없는 쿠엘라는 고개만 끄덕였다. 그녀의 확답을 받은 에키온은 몸을 돌려 훈련실을 나갔다.

에키온이 나갈 때까지 움직이지 못했던 쿠엘라는 그가 사라지자마자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다리에 힘이 풀려 움직일 수 없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에키온.’


전투의 시작부터 끝까지. 그녀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이었다. 어떤 마법을 사용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던 기묘한 움직임.


‘마도경연대회에 새로운 돌풍이 불어 닥칠 거야. 어쩌면 크리스 그 자식도 힘들지도.’


경연대회의 우승자였던 ‘그 사람’이 나오지 않는 이상, 에키온을 막을 만한 사람이 떠오르지 않았다.




21




그리고 며칠 후.

쿠엘라의 눈앞에 이름 모를 검은 머리 소녀가 마도경연대회 참가신청서를 들고 나타났다.


“여긴 무슨 일이니?”

“참가신청서에요.”


붉은 색의 견장을 보아하니 이제 3학년. 검은 원피스가 묘하게 잘 어울리는 소녀였다.


“미안하지만 이건 3학년이 나갈만한 대회가 아니야.”

“자격은 충분한 거 같은데요?”


당당하게 말하며 신청서의 자격부분을 가리키는 소녀.


‘어디서 본 그림 같은데?’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져 오는 쿠엘라였다. 이 아무것도 모르는 소녀는 또 어떻게 설득해야 한단 말인가.


“얘. 너 이름이 뭐니?”

“라미아에요. 아 혹시 풀 네임을 말해야 하나요?”

“아, 그럼 네가 그....”


‘라미아 에밀라론드’

에밀라론드 왕국의 1왕녀. 타국에서 유학 나온 거물이었다.

정체를 알아버린 쿠엘라가 지금이라도 존대를 해야 할지 말아야할지 고민했다. 어설프게 사과를 했다가는 괜히 안 좋은 인상만 심어줄 수도 있었다.

이럴 땐 오히려 당당하게 나가는 게 좋았다.


“네가 그 유명한 라미아구나. 이름은 많이 들었어. 근데 라미아. 이 대회는 최소 5학년이나 6학년부터 참가하는 대회야. 네가 지금 나가기엔 너무 위험해.”

“하지만 자격은 되는데요? 뭐 시험이라도 봐야 하나요?”


말문이 막혀버린 쿠엘라. 며칠 전 에키온과의 일전이 떠올랐다.


‘그 짓거리를 또 하라고? 하....싫다. 그만둬 버릴까?’


다행히 그런 그녀의 고민은 길지 않았다.


“왕녀님의 안전이라면 걱정할 거 없다. 겨우 학생들의 마법대련. 이 몸이 근처에서 항상 수행할 터이니.”


어느새 기척도 없이 나타난 사내.

에밀라론드 왕국의 근위대장 호킨스였다. 왕녀의 호위기사 겸 수행비서로 항상 그 뒤를 따라다닌다고 했던가. 평소엔 어둠 속에 숨어 있다가 무슨 일이 생기면 그림자처럼 나타난다는 소문이 있었다.


‘덕분에 왕따라고 듣긴 했다만... 아무튼 저 사람이라면 크게 다칠 일은 없겠지. 이 정도면 됐어.’


자기는 최소한의 할 일을 다 한 셈이다. 만족한 쿠엘라가 고개를 끄덕이고 왕녀의 신청서를 받아들였다.




22




그리고 예선전 아침.


큐브훈련장 앞 공원엔 대회를 예선부터 구경하기 위한 학생들로 북적거렸다.

그 사이를 뚫고 지나가는 붉은 머리 청년.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뭐야. 진짜였어?”

“에키온이잖아! 아직도 학교에 남아있었네.”

“이번 마도경연대회에 참가했다고?”

“뭐? 3학년이?”


에키온은 당당한 표정으로 큐브의 문을 열어젖혔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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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마도경연대회(3) 20.06.23 40 1 13쪽
11 마도경연대회(2) 20.06.22 57 2 12쪽
» 마도경연대회(1) 20.06.21 70 2 12쪽
9 항마력을 뚫는 방법 20.06.20 80 2 12쪽
8 그 에키온? 20.06.19 83 1 13쪽
7 첫 수업 20.06.18 88 2 13쪽
6 반드시 대마법사가 되겠어. 20.06.17 90 2 12쪽
5 마법 20.06.16 94 2 13쪽
4 도움이 필요한가? 20.06.15 100 3 12쪽
3 이번에는 꼭 20.06.15 101 2 12쪽
2 방법이 생길지도 모른다 20.06.15 110 2 15쪽
1 용의 심장 소리 20.06.15 140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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