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keto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학교 체술천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글선
작품등록일 :
2020.06.15 18:29
최근연재일 :
2020.06.24 20:15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1,083
추천수 :
27
글자수 :
75,784

작성
20.06.19 12:15
조회
83
추천
1
글자
13쪽

그 에키온?

DUMMY

마법사들이 사용하는 마법진은 크게 4가지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가장 기초적인 마법을 발현하는 마법진.


마법진을 중첩해 2개 이상의 효과와 위력을 만드는 2중 마법진.


그리고 그 위에 하나의 마법진을 더 중첩 하는 3중 마법진.


이 3중 마법진부터는 효과와 위력이 설계자의 능력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단순히 3개를 중첩하는 것이 아닌, 이미 만들어진 2중마법진에 하나를 더 중첩하는 개념이기 때문이었다.


사용자의 설계 능력에 따라 그 위력이 약해질 수도 강해질 수도 있는 진짜 마법의 경지.


이 3중 마법진에 도달한 자를 사람들은 경의를 담아 고위마법사라고 불렀다.


그러한 고위 마법사 중의 하나가 바로 에키온의 눈앞에 있는 콘플로 교수였다.


모든 학생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10년 동안 마법 하나 쓰지 못했던 에키온이 어떤 마법을 사용할까하는 호기심.

에키온은 그런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마법진 앞으로 걸어갔다.


‘콘플로 교수의 리플렉션. 3중 마법진으로 발현되는 고위마법이지만, 방어력은 다른 고위 마법보다 상당히 약해.’


그리고 나쁜 악의가 느껴졌다.

분명 공격자에게 돌아가는 반탄력에 모든 힘을 쏟은 기형적인 설계일 것이다.


[드래곤의 항마력은 강력하다.]


아르도르의 음성이 에키온에게 자신감을 심어 주었다. 반탄력은 어떻게든 막아 주겠지.

콘플로 교수는 다가오는 에키온을 비웃었다.


“에키온. 거리를 좁힌다고 해서 위력이 강해지는 마법은 별로 없어. 이거야 원 이론 수업부터 다시 해야겠구나. 하하하.”


말은 그렇게 했지만, 에키온이 좀 더 다가오길 바라는 콘플로 교수였다.

리플렉션은 공격자가 가까이 있으면 있을수록 반탄력이 강해지는 마법.

자기 자신의 마법에 당하며 바닥을 뒹굴 에키온을 상상하니 기분이 절로 좋아졌다. 행여나 너무 약한 마법을 사용해서 아무런 타격도 없으면 어쩌나 걱정했었는데, 이 정도 거리면 쓸데없는 기우였다.


‘자, 더 와라. 더. 이런 바보 같은 놈.’


역시 교수들이 에키온에게 갖는 일말의 기대감은 헛꿈이었다. 아무리 학생 신분으로 구경하기 힘든 마법이라지만 리플렉션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하나도 모르지 않는가?


콘플로 교수가 생각 하는 사이 둘 사이의 간격이 많이 가까워졌다. 손을 뻗으면 서로의 몸이 닿을 정도.

에키온의 걸음이 멈췄다.

서로의 눈이 마주쳤다.


“그럼.”


콘플로 교수가 여유로운 미소를 띠며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든지 들어오라는 소리였다.


에키온은 곧바로 공격하는 대신 리플렉션 마법진을 더 신중하게 살폈다.


어떤 마법진이든 그 중심은 존재했다.

물론 3중으로 얽혀있는 마법진에 중심을 찾기란 쉽지 않았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살펴본다면 이야기가 달랐다.

에키온이 복잡한 마력의 흐름을 눈으로 쫓았다.


[에키온 너 설마 마력의 흐름이 보이는 거냐?]

‘조용히.’

[저번에 만났을 때도 눈치채긴 했지만.]


아르도르의 말을 흘려들은 에키온이 눈에 온 신경을 쏟았다. 사방으로 얽혀있는 마법진. 그 중심은 천천히 회전하며 시전자의 몸 주변을 돌고 있었다.


‘찾았다!’


중심을 찾은 에키온이 지체하지 않고 주먹을 들었다. 남들 눈에는 보이지 않겠지만, 그의 눈에는 주먹을 타고 흐르는 불꽃의 마력과 3중 마법진의 중심부가 보였다.


[에키온. 진짜로 죽일 생각은 아니겠지?]


아르도르가 중얼거렸다. 그가 예상한 장면이 아니었다. 애초에 에키온에게 주어진 마력은 고위 마법을 가볍게 뚫을 정도는 아니었다. 저 정도 마법이라면 부순 후에 힘이 빠질 줄 알았는데. 이건 예상외였다.

에키온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마법진만 깨트리면 힘은 빼야겠어. 살펴보니 알겠어. 저 마법진. 예상은 했지만 너무 약해.’


정말로 고위마법사가 설계한 3중 마법진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그리고 연기 좀 해야겠어.’

[연기? 그건 좋은 생각이군]


에키온은 마력을 모으는 척 연기를 시작했다. 아무렇지 않게 내지른 주먹에 고위마법이 뚫리는 건 현실성이 없었으니까.


“파이어 피스트”


시동어도 외쳤다.

즉석에서 지은 이름을 말하며 에키온이 주먹을 내질렀다.


“콰직”


중심부를 꿰뚫린 리플렉션이 유리창처럼 깨졌다.

마법에 의한 반탄력은 항마력에 의해 모두 사라졌다. 에키온의 예상보다 좋은 성능이었다.


깜짝 놀라 눈을 부릅뜬 콘플로 교수의 안면으로 에키온의 주먹이 박혔다.


“꾸에엑”


괴상한 비명을 지르며 콘플로 교수가 나가떨어졌다. 코에서 피를 철철 흘리는데도 미동도 없는 걸 보니 한방에 기절한 모양이었다.


[인간 놈. 꼴좋다. 속이 다 시원하군.]


에키온도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그 잘난 콧대가 부러져버렸으니, 한동안은 쪽팔려서 자기 얼굴을 보지도 못하리라.


“뭐야. 무슨 일이야?”

“교수님이?”

“저거 고위 마법 아니었어?”

“그보다 에키온이 사용한 거 마법은 맞아?”

“말도 안 돼.”


그들을 지켜보던 학생들이 웅성거렸다.

에키온은 과장되게 놀란척하며 기절한 콘플로 교수를 들쳐 엎었다.


“아이고, 교수님. 설마 제가 다칠까 봐 위력을 낮추신 겁니까?”


말도 안 되는 대사는 덤이었다.


의외에 결과에 놀랐던 학생들이 설마 하는 표정과 함께 반신반의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아는 콘플로 교수는 절대로 그럴 짓을 할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에이. 저 꼰대가 그럴 리가.”

“그렇다고 저 사람이 고위마법을 뚫을 리가 없잖아.”

“그냥 주먹질인데?”

“뭔 진 몰라도 속은 좀 시원하다.”

“그러게.”


하지만 에키온이 마법을 써서 콘플로 교수를 기절시키는 건 더 말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어느새 반반으로 갈라진 학생들은 된다, 안 된다. 그들끼리 설전을 벌이고 있었다. 에키온은 콘플로 교수를 들쳐 엎고 그사이를 빠져나왔다.


[에키온. 이런 말 하긴 뭐 하지만, 연기는 정말 못하는구나.]

‘다 속았으면 됐지. 뭐.’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의무실로 향했다. 기절한 콘플로 교수를 핑계로 학생들의 귀찮은 질문도 피하고 수업도 빠질 생각이었다.


그런 에키온의 모습을 검은 머리의 소녀가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독특한 마력.... 다들 눈치채지 못했어. 저건 무슨 맛일까?’


검은 원피스를 입은 소녀는 시끄러운 무리에서 빠져나와 혼자 서 있었다. 마치 유령과도 같은 기묘한 모습.

그녀는 에키온의 독특하고 강렬한 마력을 떠올렸다.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되는 불꽃과도 같은 마력을.




16




대충 의무실에 콘플로 교수를 던져놓은 에키온은 곧바로 훈련장으로 향했다.


공원 한구석에 위치한 큐브 훈련장.

큐브는 마법 수련을 위해 학생들에게 상시 개방되어 있었다.

겉보기에는 정사각형의 4층 건물로 보였다. 그러나 공간 왜곡 마법이 적용되어 있어 300여 개에 달하는 훈련실 하나하나가 운동장보다 넓은 크기를 자랑했다.

또한 훈련실엔 모두 완충, 보호 등의 마법이 덕지덕지 달려 있어 학생들의 안정적인 훈련을 보장했다.


‘드디어 나도 이곳에 들어갈 수 있어.’


다만 이 모든 사항은 제대로 된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3학년부터 해당하였다. 그 때문에 2학년에서 계속 낙제한 에키온은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었다.


1층 한구석 개인실을 배정받은 에키온이 훈련실의 문을 열었다.


“와.”


에키온의 입에서 절로 탄성이 나왔다. 상상했던 것보다 내부가 넓고 아름다웠다.


[인간이 만든 건물치곤 제법 대단하군. 내 레어보단 못하지만.]


벽면 곳곳엔 마법진이 덕지덕지 그려져 있었는데, 지저분한 느낌보단 오히려 고급스러운 문양 같았다.

한쪽 구석엔 비어 있는 책상과 탁자 등이 있었고 문 바로 옆엔 조그마한 마법진이 따로 그려져 있었다.

그곳에 에키온이 손을 가져다 대자 방 내부의 환경이 바뀌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없는 하얀 방부터 커다란 운동장, 달빛이 비치는 밤의 풍경까지.

사용자가 원하는 훈련 장소를 만들어주는 듯했다.


[제법 수준 높은 환상마법이군. 이건 대마법 같은데?]

“4중 마법진? 그야 우리 학장님도 대마법사긴 하지만.”

[그건 아니다. 그 학장이란 남자보다 훨씬 수준 높은 마법사가 설계한 마법진이야. 기회만 되면 한번 뜯어서 살펴보고 싶군.]

“드래곤도 마법진에 관심이 있었을 줄이야.”

[호기심은 오히려 더 많은 편이다. 용마전쟁 당시에는 적군의 기술이라 제대로 습득하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인간들이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어디든 널려 있는 게 마법진이었다. 4중 마법진 정도 되면 드래곤의 입장에서도 흥미가 안 생길 수 없었다.

혼자 생각에 빠진 아르도르에게 에키온이 본론을 꺼냈다.


“아무튼 아르도르. 부탁해.”


에키온이 훈련장에 온 이유.

그건 몸속의 마력을 사용하는 방법을 제대로 익히기 위해서였다.


[에키온 너는 이미 드래곤의 마력을 이용하고 있다.]

“그저 모으는 수준이야.”

[아니. 상상 이상으로 잘 사용하고 있다. 정말 예상외야.]


일반 마법사였다면, 그저 몸속에 흐르는 마력을 관조하는 정도였을 것이다.

허공에 떠도는 마력보다 몇 배나 무겁고 응축되어 있기에 어지간한 마력 제어로는 흔드는 것조차 힘들었다.


[하지만 그건 네 재능이 뛰어나서일 뿐, 제대로 된 방법은 아니다. 드래곤하트에서 나온 마력. 그 마력을 제대로 다루는 방법을 알려주마.]


에키온의 눈이 기대감으로 반짝였다.

기초적인 마법도 사용 못 하는 상황이었다. 조금씩 늘어나는 숙련도로 마법을 사용하기까지 얼마나 오래 걸릴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 하지만 선생이 존재한다면 이야기는 달랐다.

하물며 그게 마법의 종주. 드래곤이라면.




17




에키온과 같은 큐브의 가장 상층부.

4층 단체실은 돔 형태의 경기장이었다. 경기장은 콜로세움 마냥 보호 마법진에 둘러싸여 있었고 외부엔 따로 관객석까지 마련되어 있었다.

경기장 중앙에선 두 청년이 한창 대련 중이었는데, 그들의 마법이 부딪칠 때마다 터져 나오는 굉음과 함성이 경기장 전체를 뜨겁게 달구고 있었다.


“코든! 조져버려!”

“오빠아아! 아악! 안 돼!”


관객석에 있는 학생들은 두 청년의 움직임을 따라 환호하고 소리치며 그들의 대련을 응원하고 있었다. 몇몇은 손에 마법진을 만들어 보이며 열띤 응원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한 관객석의 꼭대기. 가장 높은 곳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청년이 옆에 있는 여성에게 말을 걸었다.


“쿠엘라 조교님. 소식 들으셨습니까?”

“무슨 소식?”


갈색의 풍성한 머리를 한 갈래로 묶은 쿠엘라는 남성의 물음에 고개도 돌리지 않고선 대답했다.

들고 있는 서류에서 시선을 떼지 않는 그녀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적어내고 있었다.


“그 유명한 에키온이요. 이번에 진급했다는데요?”

“알아.”


이번에도 쿠엘라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두 학생의 대련 결과를 입력할 뿐이었다.

미동조차 없는 쿠엘라에게 실망한 남성은 한 번 더 보챘다. 이번만큼은 그녀의 관심을 끌어보겠다는 의지가 가득했다.


“아니. 조교님.”

“아, 왜?”


대답하는 쿠엘라의 음성에 짜증이 섞였다. 눈 밑의 짙은 다크서클이 그녀의 피로도를 짐작하게 해줬다.


“그러니까 에키온이 이번에 첫 수업을 들어 갔는데 그게 무슨 수업이냐 하면.”

“토미! 나 지금 바빠! 일하는 거 안 보여?”


급기야 쿠엘라는 폭발하고 말았다.


“너한테는 그냥 재밌는 대련일지 모르겠는데, 저기 학생들한텐 아니야. 안 그래도 콘플로 교수가 안 와서 나 혼자 다 하기도 힘든데. 너까지 왜 이래.”


‘그리고 에키온이 진급에 성공하건 말건 내 알 바 아니야’라고 말하려던 쿠엘라는 끝내 말을 삼켰다.

그들이 친구였던 시간은 과거.

지금은 그런 과거를 모르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지금 토미도 아무것도 모르고 꺼낸 이야기일 것이 분명했다. 학교에 길가는 학생을 붙자고 물으면 열에 아홉은 그 이야기를 했으니깐.


하지만 억울한 표정의 토미는 다시 본론을 꺼냈다.


“아니 그러니까 콘플로 교수님이 못 오실 거 같다고요.”

“뭐? 그럼 이거 마무리는 누가하고. 아니 그보다 그 양반이 왜?”

“방어 마법 수업 도중에 마법을 맞고 기절하셨다는데요?”

“그게 기절할만한 과목이었어? 누구한테?”

“에키온이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들은 쿠엘라의 머릿속이 물음표로 물들었다.


‘그 에키온?’


작가의말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선작과 추천 댓글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 글 설정에 의해 댓글을 쓸 수 없습니다.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법학교 체술천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중단 공지입니다. 20.06.26 8 0 -
공지 하루 쉬어 가겠습니다. 20.06.25 5 0 -
공지 드래곤이 봉인된 대마법사 -> 마법학교 체술천재 제목 변경되었습니다!! 20.06.22 7 0 -
공지 2화, 5화, 6화를 수정하였습니다. 20.06.22 10 0 -
공지 연재 시간 변경입니다 12:15 -> 20:15분. 20.06.17 39 0 -
13 기말고사 +2 20.06.24 24 2 12쪽
12 마도경연대회(3) 20.06.23 41 1 13쪽
11 마도경연대회(2) 20.06.22 57 2 12쪽
10 마도경연대회(1) 20.06.21 70 2 12쪽
9 항마력을 뚫는 방법 20.06.20 80 2 12쪽
» 그 에키온? 20.06.19 84 1 13쪽
7 첫 수업 20.06.18 89 2 13쪽
6 반드시 대마법사가 되겠어. 20.06.17 90 2 12쪽
5 마법 20.06.16 95 2 13쪽
4 도움이 필요한가? 20.06.15 100 3 12쪽
3 이번에는 꼭 20.06.15 101 2 12쪽
2 방법이 생길지도 모른다 20.06.15 111 2 15쪽
1 용의 심장 소리 20.06.15 141 4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