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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to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학교 체술천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글선
작품등록일 :
2020.06.15 18:29
최근연재일 :
2020.06.2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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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5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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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도움이 필요한가?

DUMMY

마력.


고대시대부터 사용한 초월적인 힘.

그러나 아무나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은 아니었다. 드래곤, 마족과 같은 초월종이 아니면 가진 본래 가진 마력이 너무 적었다.

심지어 인간들은 후천적인 노력으로 마력을 축적하지도 못했다.

그들이 가진 미량의 마력, 그것은 생명력을 뜻하는 다른 말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배우고 터득한 것이 마법이었다.


인간이 본래 가진 마력으로는 평범한 에너지볼 하나도 만들 수 없었지만, 마음속에 자그마한 마법진은 그릴 수 있었다.


그렇게 그려낸 마법진을 통해 외부의 마력을 끌어 모으고 본래 크기보다 훨씬 더 커다란 마법진을 그려 내부와 일치시킨다.

이후 외부에서 모인 마력은 마법으로 발현되어 이용되고 내부의 마력은 다시 선천 마력으로서 몸을 순환한다.


이렇게 인간들은 자신들이 가진 적은 마력 가지고도 숙련도에 따라 얼마든지 더 강력하고 위대한 마법을 사용할 수 있었다.


즉, 마법을 배우고 익히는 과정은 가진 마력의 크기를 늘린다는 뜻이 아니었다.

심상의 그릇을 넓혀 한 번에 얼마나 많은 마력을 움직이느냐. 또는, 얼마나 많은 마법진을 동시에 운용하느냐


그것이 현 시대에서 고위마법사. 넘어서는 대마법사가 되는 기준이었다.


여기서 에키온이 프리즈에게 배운 선천마력 사용법.


그것은 인간이 본래 가진 미약한 마력. 즉 생명력을 몸 외부로 뽑아내어 직접 마법진을 만드는 방법이었다.


“좋아. 할 수 있어.”


굳은 표정의 에키온은 보라색 시험의 구를 양손으로 잡았다.

수정구 표면의 마법진이 진동하며 그의 손을 밀어냈다.


그러한 고착상태에서 에키온은 몸 내부에 존재하는 생명력을 끌어냈다.

‘울컥’ 하고 입에서 핏물이 터져 나왔다. 마력을 몸에서 뿜어내자 그 반동이 밀어닥친 것이다.

대신 유의미한 마력이 처음으로 에키온의 손에 맺혔다.


선명하게 빛나는 손.

몰아치는 고통 속에서도 에키온의 표정이 환희에 물들었다.


‘그렇다고 여기다 목숨을 바칠 생각은 없어.’


앞서 말했듯이, 이런 작은 양의 마력으론 에너지볼 하나 만들기 힘들었다. 여기서 에키온이 사력을 다한다 한들. 목숨은 목숨대로 잃고 시험 또한 통과될지도 의문.


그렇기에 에키온은 뽑아낸 마력으로 수정구의 마법진에 간섭했다.


“지지직”


에키온의 손가락이 수정구 외부 방어 마법진을 파고들었다.


수정구를 감싸고 있는 마법진의 구성을 파악하고 그 골자가 되는 부분을 해 집었다.


적은 마력은 적은 마력대로 쓰는 방법이 있었다.

화려하고 파괴력 있는 마법을 발현할 수는 없었지만, 대신 더 세심하고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었다.


에키온은 시험의 구에 적용된 마법진을 뜯어고치기 시작했다.


시험의 구에 적용된 마법진은 총 3개.

외부의 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보호 마법진.

강하게 부딪혀오는 시험자를 보호하기 위한 충격흡수 마법진.

그리고 시험자의 마력과 힘을 측정하는 측정 마법진이었다.


이 중에서 에키온이 건들 것은 가장 마지막. 측정 마법진이었다.


자신이 아주 미약한 마력으로 내려쳐도 수정구가 아주 강한 마법이라고 인식하게.

측정수치를 바꾸는 마력을 마법진 내부에 심었다.


‘성공...했어.’


자신이 성공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에키온의 표정이 감격에 물들었다. 피곤에 절은 얼굴에 피까지 흘리고 있었지만 상관없었다.


바로 직전까지도 성공을 다짐할 수 없었던 일이었다.


항상 중요한 순간에서 행운은 자신을 비켜나갔으니깐.


이번에도 어떠한 이유에서든 실패할 거라고 은연중에 생각하고 있었다.


‘이렇게 간단한 일이었다니. 난 10년 동안 뭘 한 거지?’


그러나 에키온의 생각만큼 간단한 일은 아니었다.

남의 마법진에 간섭하고 뒤바꾸는 행동 자체가 어지간한 마법사들은 제대로 하지 못 하는 일이었다.


심지어 대부분의 마법사는 마법진에 간섭한다는 행동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고 또한, 학교에서도 적극적으로 가르치지 않았다.


행여나 그럴 수 있는 마법사라고 해도 보통은 마법진에 투자된 마력보다 더 큰 마력을 이용해서 억지로 결과를 끌어냈다.


이제 막 2학년에 재학 중인.

그것도 이제 막 제대로 된 마법을 처음 사용해보는 에키온이 했다고 하기엔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환희에 젖은 에키온이 마무리를 하려는 순간이었다.



10



에키온이 시험장의 문을 닫고 안으로 들어서자, 교사들의 눈은 시험장 내부를 비추는 마법진에 집중되었다.

그러나 그중 그가 성공할 거란 희망을 품고 바라보는 교사의 수는 적었다.


페트리온 또한 그러했다.

이 중 가장 그의 사정을 잘 이해하고 그의 시험 통과를 바라고 있지만 낙관적으로 보지 않았다.

에키온이 치른 20번의 시험 모두를 측정교수로써 참관한 그였다.

에키온이 시도한 방법. 실패.

그리고 이제 더 시도할 방법이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여기 계시는 교수님들. 할 말이 있소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뒤에서 에키온을 지켜보던 호머교수가 말을 꺼냈다.

현직에 있는 교수진 중에서 가장 연장자인 그가 하는 말에 다른 교수들의 시선이 모였다.


“에키온이 이번 시험에서 탈락하고 제적당한다고 하더라도, 그가 우리 학교에 남아 있을 수 있게 도와주시오.”

“호머 교수님? 그건 무슨 말씀이시죠?”


네피 교수가 반문했다. 학교의 재정과 인사를 관리하는 교수 중 하나였다.


“이미 에키온 군은 너무 오랜 시간을 학교에 있었습니다. 전액 장학금으로 운영되는 학교 재정상 한 학생에게 너무 많은 혜택이 돌아갔어요.”


옆에서 이야기를 듣던 콘플로 교수도 거들었다.


“맞소. 그건 전례에 없던 일이외다. 제적당한 학생이 학교에 계속 남다니.”

“자자, 다들 진정하고 내 말 좀 들어보시죠. 학생 신분으로 남게 하자는 소리가 아니었습니다. 이번에 그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마법 협회에 논문을 하나 기재할 것이오.”

“아이디어라니요? 에키온이 무슨 신분으로 논문을 쓴단 말입니까?”


기본적으로 마법사 신분을 획득하지 않으면 학회에 논문을 기재할 수 없었다.

여기서 마법사 신분이란 각국의 아카데미를 졸업하였거나 일인 전승의 학파를 학회로부터 인정받은 사람을 말했다.


“그래서 만약 이번 시험에서 에키온 군이 탈락한다면 난 그를 내 도제로 들일 생각이오.”

“호머교수님의 이름으로 논문을 쓰신단 말이군요. 그렇다면....”

“맞소. 어차피 특별한 비전 하나 없는 우리 학파요. 난 그를 우리 학파의 후계자로 생각하고 있소.”


대대로 에르난데 왕국의 도서관을 관리하던 코덱스 학파.


아카데미를 설립하면서 왕국의 모든 마법 서적을 교내로 옮기게 되었고, 그에 따라 아카데미 내부에서 활동을 시작한 특이한 학파였다.

그런 호머교수의 말에 콘플로 교수가 말도 안 된다며 반문했다.


“하지만 마법도 못 쓰는 반푼입니다. 학회에서 그 사실을 인정해줄 리 없어요.”

“그래서 내 교수님들께 부탁을 드리고 있지 않습니까? 차후에 우리 학파를 이어받게 될지 아닐지는 학회에서 판단할 문제고. 당장은 내가 책임질 테니 에키온 군을 내쫒지는 말아 달라는 말이요.”


말을 마치며 호머교수가 강렬한 눈빛으로 교사진들을 쓸어봤다. 교사들이 학생일 적부터 이 아카데미의 교사로 활동하던 그였다. 이 정도로 강하게 말하니 앞에서 대놓고 반대하기는 힘들었다.


“영감탱이. 마법도 못 쓰는 반푼이를 어따 갔다 쓰겠다고. 에잉.”


그 사실이 못내 불편했던 콘플로 교수가 한마디를 더 했지만, 그도 결국 여론에 밀려 찬성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조용히 시험을 지켜보던 페트리온 교수가 소리쳤다.


“저 자식. 뭐 하는 거야!”


갑작스러운 소리에 놀란 교수들이 일제히 영상에 집중했다.


입에서 피를 토하는 에키온이 수정구에 손을 대고 있었다.


“설마 저 자식. 선천 마력을 뽑아 쓰는 건가!”

“에키온! 안 된다.”


그 광경을 본 호머교수가 황급히 손에 마법진을 만들어냈다. 염동 마법으로 문을 열고 에키온의 마법을 멈출 작정이었다.


“교수님! 잠시만. 잠시만 기다려보세요.”


페트리온 교수가 몸을 날려 호머교수의 앞을 막았다. 그는 영상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그렇게 멍청한 놈은 아닙니다! 보세요!”


영상속의 에키온이 수정구의 마법진을 허공에 띄우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교수진들 사이에서 웅성거림이 쏟아져 나왔다.


“저건... 설마!”

“말도 안 돼.”


평소 성격과는 어울리지 않게 잔뜩 흥분한 모습으로 페트리온 교수 또한 소리쳤다.


“미친새끼! 저거 마법진을 뜯어고치고 있잖아! 졸업반 과정에서도 안 가르쳐 주는 걸 어떻게 저놈이! 저런 쥐꼬리만 한 마력으로.”

“불가능해. 저 아이의 작은 마력으로는 감당하기 힘들 거야.”


여전히 에키온이 걱정되는 호머 교수는 그런 광경을 보고서도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페트리온 교수가 나직이 말을 이었다.


“아뇨. 이미 성공했습니다.”


교수진들 사이에서 침묵이 흘렀다.


“확실히 이 방법이라면 시험 수칙에도 어긋나지 않아. 역시 똑똑하군. 그보다 저런 마력테크닉은 누가 가르쳐 준 거지? 타고난 영역인가? ”


그때.

잔뜩 흥분해서 혼자 중얼거리고 있는 페트리온 교수를 밀치며, 콘플로 교수가 앞으로 나섰다.


“뭐가 어긋나지 않습니까? 시험감독이라는 분이 이렇게 인정에 약해서야 쯧쯧.”


콘플로 교수는 손에 마법진을 그려내며 말했다.


“원래 상태로 돌아가라.”


가벼운 외침이었다.

에키온이 끄집어내 분해하고 수정했던 마법진이 씻은 듯이 사라졌다.


한 번의 주문으로 그의 노력이 수포가 된 것이다. 조작하긴 어려웠지만, 다시 되돌리기는 무척이나 쉬웠다. 하물며 그 인물이 시험의 구를 직접 조작하고 담당하는 마법사라면.


눈앞에서 사라지는 광경에 놀란 페트리온 교수가 콘플로 교수의 멱살을 붙잡았다.


“이게 뭐 하는 짓이야!”

“보다시피 에키온이 저지른 일은 시험수칙에 어긋나기 때문에 원상태로 돌렸을 뿐입니다. 진정하시지요.”

“뭐? 시험 감독관은 나다! 규정에선 마력만 사용한다면 어떠한 방법이라도 허용된다고 나와 있어!”


콘플로 교수는 자신의 멱살을 붙잡고 있는 손을 잡아 내리며 태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규정에선 명백히 시험구를 타격하는 방법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에키온이 마력으로 시험구를 공격했습니까? 아닙니다. 그는 시험구를 조작했지요. 그건 명백히 규정 위반입니다. 아닙니까?”


일견 타당한 그의 말에 교수진들이 술렁거렸다.


“이 시험의 의도는 그게 아니야! 그따위 말장난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칠 셈이야!”


시험장 문 앞에서 소리치는 페트리온 교수. 그에 따라 찬반으로 나뉜 교수들의 언쟁이 빗발쳤다.


한 사람의 인생이 담긴 진급시험장. 그 앞이 난장판으로 바뀌었다.




11




에키온의 눈앞에서 수정구가 원상태로 복구되었다. 마법진을 파고들었던 손가락 또한 도로 빠져나왔다.

갑작스러운 현상에 깜짝 놀란 에키온이 소리쳤다.


“아... 안 돼!”


뽑아낸 마력을 거의 다 쓴 에키온은 무력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마력의 흐름을 막아보려 손을 저었지만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맨손은 그저 튕겨 나올 뿐이었다.


에키온의 표정이 절망으로 물들었다.


‘여기서... 또 실패하는구나.’


왜 항상 희망은 눈앞에서 사라져 버리는 걸까.

인생에 자기 마음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예전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하신 말씀이 떠올랐다.


‘절대로 마법사가 되지 말아라. 에키온.’


하지만 에키온은 그 말을 따르지 않았다.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시자마자 생계를 핑계로 마법학교에 덜컥 지원하고 합격해버렸다.


자신의 꿈이었기 때문이다.

하늘에서 응원해주실 거라고 믿었다.


자신이 하늘에 떠 있는 별이라고.


굳게 믿었었다.


‘이제 보니 나는 그냥 반딧불이었어.’


아주 작은 벌레.

누구라도 심심하면 짓밟아 버릴 수 있는 존재.


꿈도 마법도.

재능도 없고 가문도 없는 자기에겐 과분했다.


에키온이 손을 들어 마력을 뽑아냈다.

그의 머리가 천천히 백발로 물들어간다. 메끈 했던 피부가 쭈글쭈글하게 바뀌고 있었다.


자신의 남은 생명력을 모두 끄집어내는 에키온.

그러나.


겨우 에너지볼.


그보다 더 작은 미약한 불빛이 깜빡거리고 있었다.


모든 걸 포기하고 내려치려는 그 순간.


들어본 기억이 있는 심장소리가 들려왔다.


[도움이 필요한가?]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밌게 보신 분들은 선작과 추천 부탁드립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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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마도경연대회(1) 20.06.21 69 2 12쪽
9 항마력을 뚫는 방법 20.06.20 80 2 12쪽
8 그 에키온? 20.06.19 83 1 13쪽
7 첫 수업 20.06.18 88 2 13쪽
6 반드시 대마법사가 되겠어. 20.06.17 90 2 12쪽
5 마법 20.06.16 94 2 13쪽
» 도움이 필요한가? 20.06.15 100 3 12쪽
3 이번에는 꼭 20.06.15 100 2 12쪽
2 방법이 생길지도 모른다 20.06.15 110 2 15쪽
1 용의 심장 소리 20.06.15 140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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