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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암살 1등급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3.12.31 05:40
최근연재일 :
2024.02.03 18:10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2,022
추천수 :
42
글자수 :
147,926

작성
24.01.26 18:10
조회
56
추천
1
글자
12쪽

소개팅도 사람을 살릴 수 있다

DUMMY

“혹시. 제게 댓가를 바라시나요? 원하시면 백화련의 정식 제자가 될 게요.”

“됐다. 이 녀석아! 자칼 녀석을 처리하면 당장에 그만두겠다고 나갈 네 얍삽한 속셈을 모를 것 같으냐?”

“......................”


한방에 간파 당해 버렸다.

너무 티나는 얄팍한 전략이었나?


“그리고 나는 네 애비 이후로 적전제자는 더 이상 받지 않기로 했다. 벌써 잊었느냐?”

“기억해요. 하지만 원샷 아저씨는 아직 제자가 없지 않나요?”

“아니다. 최근에 생겼다.”

“네?!”

“들어오거라.”


큰이모의 목소리에 누군가가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어?!!....”


내가 아는 얼굴이다.


“오랜만이다. 설화야.”

“남우혁!”


아니 남우혁이 여기에 왜 있지?

아직도 병원에 누워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가만 있어 봐라.

내가 남우혁에 대해서 마지막으로 들었던 게 언제더라?


“굴비가 나에게 보냈다.”


이야기를 들어 보니 굴비 삼촌은 남우혁의 십자인대 파열까지 고쳐주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어떤 의사도 그걸 다시 정상으로 되돌리기에는 무리라며 고개를 저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침술과 쑥뜸으로는 거의 신선의 경지에 이르러 왠만한 한의사는 뺨을 양쪽으로 싸다구 때릴 수 있는 엄청난 의술 실력을 지닌 큰이모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런데 백화련에서 치료를 받던 어느 날, 우혁이는 원샷 아저씨가 개인 수련을 하는 장면을 보고 자신도 설화처럼 강해지고 싶다며 가르침을 내려 달라고 부탁했다.


“뭐? 나처럼?”

“응. 사실 그날 벽돌을 맞고 기절하긴 했지만 금방 정신을 차렸어. 물론 바로 몸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네가 드라이버 녀석을 처리하는 걸 희미하게 볼 수 있었거든. 바로 반하고 말았지. 아. 네가 아니라 네가 지닌 그 강력한 힘에 말야.”

“음.......”


나는 바로 반하지 못할 정도로 안 예쁘다는 이야기인가?

지금 우혁이 저 자식이 나 돌려 깐 걸까?


“저 녀석. 손의 감각과 동체 시력이 무척이나 뛰어나더군. 시야도 굉장히 넓고. 보기 드문 재능이라 원샷 녀석이 제자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당연한 이야기다.


나운고 농구팀의 에이스 슈팅 가드 출신인 남우혁 아닌가?


게다가 나도 녀석이 어둠 속에서도 정확한 슛을 날리는 걸 직접 목격했다.


그만큼의 손의 감각의 좋다는 이야기다.


생각해 보니 스나이퍼로 딱이네.


나는 큰이모의 방을 나와서 우혁이를 따라 별장의 식당으로 향했다.


“너. 근데 운 좋았다? 원샷 아저씨 같은 사람 눈에 들고?”

“아. 그런 거야? 아무튼 나도 스승님의 실력에 감탄해 하고 있어. 굉장히 엄하시기는 하지만서도. 하하.”


감탄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다.


‘얌마! 넌 천운을 잡은 거야!’ 라고 외치고 싶다.


원샷 아저씨는 백화련의 조직 방침에 의해서 세계 킬러 협회에 가입을 안 하고 있기에 망정이지 가입하는 순간 바로 S 등급을 차지할 수 있는 실력이다.


물론 S등급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할 수 있다.


뭐라더라...물만두 녀석 말로는 'S 플러스' 라던가?

아니면 'S 곱배기' 라고 했던가?


아무튼 그딴 게 없어서 그렇지, 원샷 아저씨의 장거리 사격 실력만큼은 S등급 킬러인 나를 아득히 초월한다.


스나이퍼 실력만 놓고 보면 원샷 아저씨는 전세계를 뒤져봐도 찾아볼 수 없는 신의 경지에 있다는 이야기다.


식당에 도착하니 그곳에는 우혁이의 할머니가 주방에서 일을 하고 계셨는데 여기서 이렇게 뵈니 또 무척이나 반가웠다. 물론 할머니는 나를 전혀 기억하지 못했지만.


우혁이는 반장과 연희와도 인사를 나누었다.

물론 한바탕 난리가 났다.

사라졌던 남우혁이 여기서 킬러 수업을 받고 있다고 하니 그럴만도 했다.


우리 네 명은 그렇게 여태까지 있어 왔던 이야기를 나누며 밤이 늦은 시간까지 식당에 앉아 있었다.


맥주도 몇 캔 마셨는데 담탱이게는 비밀로 하기로 했다.


생각해 보니 아침 조회 시간에 들어온 우리 담탱이의 얼굴 표정이 궁금하다.


갑자기 세 명의 여학생들과, 남우혁 그리고 ‘변태 딸딸이왕’ 빵공장까지 해서 총 5명이 갑자기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으니 어떤 심정일까?


“그래서 2반의 고민영과 소개팅을 해주는 조건으로 동구 자식을 꼬셨다고?”


한참 우리가 겪었던 이야기를 듣던 우혁이가 갑자기 목소리 톤을 끌어 올리며 반장에게 눈을 부라렸다.


“그래. 동구가 민영이를 짝사랑 하고 있다는 걸 눈치채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왜?”

“너...왜...그니까...아니. 너 민영이랑 친한 사이였어?”

“어. 우리 중학교 동창인데?”

“아....”

“얼라. 얼라. 이제 보니 남우혁. 너어어어어. 너도 민영이를 마음에 두고 있었구나? 그치?”


연희가 우혁이를 놀렸다.


“아. 아냐! 이게 나를 뭘로 보고?!”

“뭘로 보긴. 연예 초짜로 보지. 너도 이 누나의 가르침이 많이 필요한 아이로구나? 큼하하하하!”


나는 봤다.


연희의 놀림에 발끈하는 우혁이의 뒷모습을 눈에 아련하게 담고 있고 있는 반장의 얼굴 표정을.



***



그 다음날 아침에 우리는 우혁이 할머니가 만들어준 토스트로 아침 식사를 했다.


난 그때 깨달았다.

굴비 삼촌이 해줬던 토스트가 얼마나 쓰레기 같은 음식이었는지를.


우혁이 할머니의 토스트는 정말이지 입에 한입 베어 물고 있으면 토스트가 입안에서 사르륵 녹아 없어지는 황홀한 경험을 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나중에 꿀호떡도 간식으로 주셨는데 그건 토스트보다 더 환상적이었다.


“큰이모님. 이렇게 맛있는 걸 나빼고 매일 혼자 독점해서 먹고 계셨던 거였어요?”


평상에 나와 나란히 걸터 앉아 꿀호떡을 같이 먹고 있던 큰이모는 내 질투 가득히 섞인 질문에 화사하게 웃었다.


“우혁이 할머니는 이제 우리 백화련에 절대로 없어서는 안될 필수 요원이다. 너. 도로 뺏아가면 혼날 줄 알거라.”

“하하하하!”


그날부터 나는 큰이모의 침술과 쑥뜸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이상하게도 예전 현역 시절 때보다 몸의 컨디션이 빠르게 회복 되지 않고 있어서 큰이모에게 진료를 받아 봤는데, 몸이 많이 굳어진 상태에서 너무 무리하게 한꺼번에 힘을 짜내어 쓰느라 혈이 막혀 버려서 그렇단다.


“쯧쯧쯧. 너는 명색이 살인청부업자라는 애가 몸 관리를 도대체 어떻게 하고 다녔던 게냐?”

“큰이모님도 고등학교 다녀 보세요. 빡세요. 막 사지가 굳고 그런다니까요?”

“허이구. 그렇게 몸 상해 가면서 배운 게 살아남는 데에 도움은 되더냐?”


그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


학교를 떠난지 고작 며칠 밖에 되지 않았는데 그동안 뭘 배웠는지 하나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도대체 나는 학교에서 뭘 배운 걸까?


인터넷과 전화가 안되는 이곳에서 하루 종일 멍하니 있기 뭐했는지 반장은 그 다음날부터 아침 기초 체력 훈련 시간에 같이 하겠다고 나섰다.


반장이 하니 연희도 그냥 덩달아 참여했다.


하지만 연희는 그 다음날부터는 기초 체력 훈련 시간 이외에는 격투 훈련과 무기 훈련 시간은 전부 스킵하고 주방일을 돕거나 청소하는 일을 도왔다.


삼일째.


나와 연희는 평상에 나란히 앉아서 꿀호떡을 먹으며 반장과 우혁이가 원샷 아저씨한테 격투 훈련을 받는 걸 그냥 멍하니 구경하고 있었다.


“우혁이는 그렇다고 치고, 소미는 어쩌자고 저러는 걸까?”


연희가 물었다.


“사채꾼이란 사채꾼은 전부 갈아 마셔버리겠다잖아? 역시 내신 1등급은 달라.”

“야! 그거랑 내신 1등급이랑 뭔 상관인데?!”

“임하는 마음 가짐과 태도?”

“얼씨구.....”


연희는 콧방귀를 끼며 뭐라고 혼자 중얼거리다가 갑자기 다른 질문을 던졌다.


“근데 말야. 넌 왜 대모님한테 큰이모라고 불러?”

“아...그거? 큰이모가 그렇게 하라고 시켰어.”

“진짜?!”


사실이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

그러니까 아빠가 아직 백화련의 제자였을 때다.


나는 큰이모의 무릎에서 꽤나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때는 큰이모도 나를 무척이나 예뻐했고, 나도 큰이모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아빠는 나보고 그녀를 ‘대사부’ 라고 호칭해야 한다고 했다.


어렸던 나는 그게 그녀의 이름인줄 알고 그렇게 불렀는데, 어느날 그녀가 그 호칭은 너무 늙은이 티가 나니 ‘큰이모’라고 부르라고 알려 주었다.


“그리고 그게 적당해. 큰이모는 희한하게 어느 순간부터 나이를 안 먹기 시작했거든.”

“뭐?! 원래 연세가 몇이신데?”

“정확히는 몰라. 근데 아마 환갑쯤 됐을 걸?”

“뭐라고! 아침에 화장 안 했을 때는 대략 40대로 보이고, 화장하면 30대로 보이는 그 얼굴이 환갑이라고?!”


연희는 평상에서 벌떡 일어나 어디론가 가기 시작했다.


“연희야 어디가?”

“피부 미용의 비밀을 밝히러!”


그날 연희가 큰이모를 찾아가 뭐라고 말을 했는지는 모른다.


큰이모가 남모르게 보톡스 주사를 맞으러 다닌다는 비밀을 접하게 됐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아무튼 그날 오후부터 연희는 큰이모에게 침술을 비롯한 의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



일주일 후.


마침내 큰이모가 계획했던 모든 시술이 끝났다.


“어떠냐?”

“완전 날아갈 것 같은데요? 우와...몸의 모든 감각이 살아서 움직이는 것 같아요.”

“그래. 내 하는 김에 신경 좀 썼다. 특히나 공부한답시고 눈을 심하게 굴려서 그런지, 네 녀석의 시력이 많이 상해 있더구나. 그래서 그것도 치료하는 김에 혈맥을 확 뜯어 고쳤다.”


난 눈을 지그시 감았다.


저기 지붕 위를 살며시 걷고 있는 청솔모의 움직임이 느껴진다.


가만 있어 봐라?

저기 대청마루 위를 기어가는 건 설마...개미인가?

별 게 다 느껴질 정도다.


“큰이모. 그림자 두 명 중에 한 명은 새로 바꿨어요?”

“으....응?”


백화련의 대모인 큰이모 주위에는 항상 두 명의 그림자가 있다.


그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항상 큰이모를 지킨다.


일종의 닌자 같은 자들이라고 들었는데 한 번도 본적은 없다.


두 명이라는 것도 사실 아빠가 말해줘서 알고 있는 것 뿐이다.


“느껴지느냐?”

“한 명 만요.”

“후후후. 그만큼 네 감각이 향상 됐다는 뜻이다. 눈꽃 녀석은 새로 온 녀석이 맞다. 원래 그 자리를 지키던 녀석이 작년에 은퇴했거든. 들켰으니 혼을 내야겠구나.”

“저 봐서 한 번만 봐주세요. 네?”


나는 내 필살기인 윙크를 날렸다.


큰이모는 그걸 보고 그냥 웃음을 터뜨렸다.


아직 먹히는 걸 보니 이 학설화. 아직 죽지 않았다.

그리고 내 몸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게 체감된다.



***



다음날 이른 아침.


나는 큰이모와 원샷 아저씨를 따라 태백산을 올랐다.


한참을 오르고 길이 없는 길도 헤쳐나가며 이리저리 방향감 없이 한참을 걸었다.


그리고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했다.


원샷 아저씨가 동굴 입구를 가리고 있는 자연 위장막들을 걷어내자 기어 들어가야만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는 조그마한 입구가 보였다.


“기억 나느냐?”

“네. 오는 길은 전혀 기억 안 나지만요.”

“일부러 그런 것이다.”

“알아요.”

“정말 하고 싶은 게 맞느냐?”

“네. 그걸 얻어야지만 자칼 삼촌을 이길 수 있을 테니까요.”

“..................”

“제 친구들 좀 잘 부탁해요. 아! 연희 엄마와 소미의 부모님들은 어떻게 하고 계시데요?”

“제가 어제 시내로 나가 하대위라는 분과 통화했습니다. 모두 안전한 곳에 잘 계시답니다. 하지만 워낙 감시가 심해서 이쪽으로 모셔 오려는 계획은 계속 늦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뭐. 잘 계시다니 그걸로도 일단은 충분해. 고마워. 원샷 아저씨.”

“별 말씀을요. 아가씨.”

“그럼. 3주후에 데리러 오마.”

“네. 큰이모. 그때 뵈요.”


나는 좁은 동굴 입구를 기어서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원샷 아저씨는 다시 동굴 입구를 자연 장애물로 단단하게 틀어막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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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선을 많이 넘으면 아웃이 되고 만다 24.02.01 47 1 13쪽
24 킬러들의 세상에도 격이 다른 존재가 있는 법이다 24.01.31 43 1 12쪽
23 S급 킬러들도 돈을 좋아한다 24.01.30 46 1 12쪽
22 군사 작전 지역에 민간인은 허락되지 않는다 24.01.29 46 1 14쪽
21 호랑이 굴에 들어가려면 작전이 필요하다 24.01.28 51 1 12쪽
20 암살 1등급은 아무나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24.01.27 54 1 12쪽
» 소개팅도 사람을 살릴 수 있다 24.01.26 57 1 12쪽
18 세상에는 아직 좋은 사람들이 남아 있다 24.01.25 57 1 12쪽
17 뛰어난 능력은 관심의 대상이 되기 마련이다 24.01.24 61 1 12쪽
16 내신 등급은 자신감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24.01.23 63 1 12쪽
15 가까운 자의 배신은 뼈아픈 법이다 24.01.22 58 2 12쪽
14 죽음은 인간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축복이다 24.01.21 69 1 12쪽
13 먼저 실실 쪼개면 나중에 큰코다친다 24.01.20 70 2 12쪽
12 친구는 친구를 버리지 않는다 (2) 24.01.19 70 2 12쪽
11 친구는 친구를 버리지 않는다 (1) 24.01.18 64 2 12쪽
10 복수에도 물밑 작업은 필요하다 24.01.17 67 3 12쪽
9 우리 학교의 옥상에서는 눈물이 흘러 내린다 24.01.16 66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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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맛있는 것은 업계를 가리지 않고 통한다 24.01.14 72 2 12쪽
6 세상에는 멈출 수 없는 음식이 있다 24.01.13 82 2 12쪽
5 빵을 사랑하면 거기에 맞는 학교로 가라 24.01.12 9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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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빵을 사랑하면 SNS 스타가 될 수 있다 24.01.09 156 3 12쪽
1 빵을 위해서라면 세금을 내야 한다 24.01.08 253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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