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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암살 1등급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3.12.31 05:40
최근연재일 :
2024.02.03 18:10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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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추천수 :
42
글자수 :
147,926

작성
24.01.1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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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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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빵을 사랑하면 거기에 맞는 학교로 가라

DUMMY

금요일 저녁 8시 45분.


명문동과 바로 옆 동네인 도운동 경계선 쯤에 있는 허르스름한 골목에 위치한 이층 건물.


일층에 있던 어린이집은 문을 닫은지가 오래이고 이층에 있는 유흥주점도 한달 전에 장사를 접었다고 한다.


어린이집과 유흥주점이 한 건물에 있는 게 굉장히 신기해 보이지만 사실 묘하게 둘의 영업 시간이 전혀 겹치지 않는다.


서로 그걸 알기에 저런 어색한 동거에 동의를 했던 것이겠지?


지하에 있는 코인 노래방은 아직 장사를 하기는 하지만 몇 시간째 입구쪽으로 사람 하나가 보이질 않는다.


불금에 이 정도로 손님이 없다니...장사를 왜 계속하고 있나 모르겠다.


아! 건물주가 하는 사업이라 그냥 놔눈거라 했던가?


뭐 이제 내가 저 건물주이니까 굴비 삼촌한테 저 코인 노래방을 치워 달라고 해야겠다.


아무튼 저 이층에 있는 유흥주점이 오늘 목표다.


3학년 일진 짱인 녀석을 쫓아다니는 다른 여고의 3학년 여자애가 한 명 있는데, 그 깔치녀의 엄마가 운영하다가 망한 가게란다.


가게를 팔려고 내놓기는 했는데 아직까지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


그래도 언제 누가 가게를 보러 오겠다고 할지 모르니까 깔치녀의 엄마는 가게 청소도 주기적으로 하고 술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저 장소가 한달 전부터 나운고 일진들이 즐기는 연회 장소가 되고 말았고.


그럼 여기서 질문이 생긴다.


그 깔치녀의 엄마는 청소를 하다가 비어 있는 술병들을 발견하지 못했던 걸까?

아니면 알고도 모른척 한 것일까?

아니면 일진들이 돈이 많으니까 그만큼의 돈을 지불하고 먹은 걸까?


아무튼 뭐가 됐던 저기도 구린 냄새가 상당히 난다.


“설화야.”


굴비 삼촌 목소리에 뒤를 돌아 보니 굴비 삼촌뿐만 아니라 ‘시가’ 삼촌까지 같이 왔다.


“시가 삼촌은 왜 왔어?”

“후~ 안뇽! 우리 예쁜 살화 보러 왔지.”


저놈의 뿌연 시가 연기를 내뿜으며 징그러운 윙크를 하는 건 여전하다.


찌리릿!


내 눈에서 레이저 빔이 쏘아져 나가 시가 삼촌의 싸다구를 갈겼다.


“설화야. 설. 화. 이름 바꾼지 벌써 2년이나 됐다구.”

“아! 쏘리. 쏘리. 삼촌이 미안하다. 아무튼 내 기획팀 부서 인원도 가져다 쓸 정도면 무슨 재밌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 하고 와봤지. 하하하!”


이번 작전을 위해서 회사의 브레인이라고 불리우는 시가 삼촌의 기획팀 인원을 이용한 건 사실이다.


그런 고급 인력을 이런데 써도 되나 모르겠지만....뭐 필요하니 썼다.


“뭐. 쓰레기들을 한꺼번에 치우는 대청소 작전이라고나 할까?”

“괜찮겠냐? 인적 사항 보니까 건드리면 골치 아픈 애들도 몇 명 있던데?”

“괜찮아. 죽이는 것도 아닌데 뭐.”


나는 나운 고등학교 일진 녀석들을 오늘 한꺼번에 정리하기로 마음 먹었다.


하지만 2,3 학년 일진들은 아직 나에게 직접적인 해나 위협을 가한 놈이 없다.


그러니 너그러운 아량을 베풀어 죽이진 않고 그냥 한쪽 구석으로 치워두기만 할 생각이다.


“그런가? 하하하! 역시 우리 살화는 어린 나이에도 풍류와 낭만을 잘 안다니까? 하하하!”


찌리릿!


“설. 화. 라고 삼촌!”

“아따 성님도 뭔 걱정을 그리 하쇼? 설화가 하는 일인께 다 잘 될 거랑께요.”


그때 회사의 청소팀들이 속속들이 등장했다.


회사에는 총 5개의 청소팀이 있는데, 나는 이번 작전을 위해 전부 다 불렀다.


워낙 처리해야 할 쓰레기가 많아서 어쩔 수가 없었다.


청소팀은 대형 레미콘 트럭들로 건물 양쪽의 도로를 막고 ‘공사중’ 이라는 사인을 내걸며 일단 도로를 통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9시 정각에 기획팀 인원이 최면 가스가 방출되기 시작했다고 알려왔다.


나와 청소팀은 방독면을 착용하고 이층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야 굴비. 이 썩을 놈아! 너 방금 우리 설화 얼굴에 스몰 사이즈 방독면이 쏙하고 들어가서 공간이 남아 도는 거 봤냐? 설화가 저렇게 삐적 마를 때까지 뭐했냐? 응?!”

“아따 성님. 얼굴 크기랑 살빠지는 거랑 뭔 상관이다요?”

“상관이 왜 없어 임마! 애 밥은 제때 먹이는 거 맞냐? 너 혼자 다 처먹는 건 아니고?”

“쓰으....읍....그라고 본께 요새 설화가 밥을 조금 덜 먹는 것 같기도 하고....”

“야 이 자식아! 너 또 맨날 니가 좋아하는 생선 구이만 먹였지?”

“거시기.....사시미 성님네 횟집에서 신선한 회도 가져다가 밥상에 올렸는디....”

“이런! 무식한 생선 새끼를 봤나? 고기를 먹여야지 임마! 고기를! 너 생선말고 고기가 뭔 줄은 아냐?!”


‘하..........’


내 고개가 저절로 좌우로 흔들어진다.


아무튼 저 두 삼촌들은 만나기만 하면 시끄럽다.


수다나 실컷 떨려고 만나는 사이인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저런 시끄러운 수다쟁이들이 전 세계에서 손가락에 꼽히는 전문 킬러라는 게 아이러니 하다.


나중에 책을 써볼까?

제목은 ‘수다쟁이 히트맨들의 세계.’



***



“쟤. 쟤. 저기 쟤도.”


나는 이층에 가서 최면 가스를 마시고 쓰러져 있는 수십 명의 아이들 중에서 이번에 강제로 1학년 일진에 선발된 아이들을 따로 골라냈다.


걔들은 죄가 없으니 이번 청소 작전에서 열외다.


그런데 갑자기 청소팀 대원 하나가 내 어깨를 툭툭치더니 자칼 삼촌이 아래에서 찾고 있다고 알려왔다.


“그래?”


난 일단 아래로 다시 내려왔다.


“살화야. 우리 잠깐 이야기 좀 하자.”


찌리릿!


“내 이름은 설화야. 설.화!”

“아! 미안하다. 설화야.”


아무튼 자칼 삼촌을 따라 한적한 곳으로 이동했다.


“왜? 바쁜데 회사 청소팀 전부 가져다 쓴 걸로 한소리 하러 온 거면 미안해. 금방 철수할 거야.”

“설화야. 삼촌은 쩨쩨하게 그런 거 가지고 뭐라고 하는 사람 아니다. 게다가 너희 아빠가 돌아가시고 네가 성인이 될 때까지만 내가 대신 운영하는 회사이니, 설화 네가 네 회사 사람들 가져다 쓰는 걸 뭐라고 할 수는 없지.”

“그럼 뭐?”

“저기에 있는 여자애들은 좀 빼자 응?”

“안 돼. 저기 있는 깔치들의 행패도 꽤나 심각하다고 들었다구.”

“그럼. 적어도 정수영만이라도 빼자.”

“정수영?”


우리 학교 3학년 여자 선배로 일진 짱인 ‘구민석’의 진짜 여자 친구다.


즉, 걔가 본부인 깔치이고 저 유흥주점 딸은 첩 깔치라는 이야기다.


“정수영은 국정원 2차장 딸이다. 건드리면 골치가 아파진다.”

“2차장?!”


국정원 2차장이면 국내를 담당하는 최고 자리에 있는 자다.


국정원장의 바로 아래에 있는 자리이기도 하고.


우리 업계에서도 워낙 요주의 인물이기에 나도 이름을 안다. ‘정기철.’


“흠....국정원을 그 정도까지 무서워 해야 하나? 우리 회사에서도 예전에 국정원 요원 한두 명 처리한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런 조무래기 필드 요원 몇 명 심해에 묻어 버리는 거랑은 차원이 많이 다르긴 하지.”


시가 삼촌이 우리쪽으로 다가오며 대신 답했다.


“시가 말에 완전 동감이다. 설화야. 게다가 일진이란 녀석들은 원래 남자애들 위주로 돌아가는 것들이라 남자애들만 빠지면 여자애들은 힘을 전혀 못쓰게 되어 있다.”


그러자 시가 삼촌도 고개를 끄덕이며 자칼 삼촌의 설명에 동의했다.


나는 삼촌들의 지속적인 애원에 어쩔 수 없이 정수영을 비롯한 여자애들은 전부 열외 시키기로 했다.


“삼촌 말 들어줘서 고맙다. 설화야. 삼촌이 설화 너 원하는 거 다 사줄 테니까 말만 해라.”

“됐어. 자칼 삼촌. 회사를 위하는 일이라니까 나도 협조해야지.”


그렇게 정리가 됐다.


2학년 일진 남자애들 6명과 3학년 일진 남자애들 4명은 수송 트럭에 실렸다.


정수영을 비롯한 깔치녀들 그리고 진정한 깔치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는 여자애들 총 6명은 그냥 이층 유흥 주점에 다시 던져 놨다.


이번 새로 뽑힌 1학년 남자애들 8명과 함께.


“철수!”


청소팀들이 빠르게 현장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설화야. 배고프지? 집에 옥돔구이 해놨응께...”

“아니야. 굴비 삼촌. 우리 오늘은 먹고 들어가자.”

“오! 좋지! 뭐 먹을래?”

“음....참치회덮밥 어때?”

“알았다잉! 내 바로 사시미 성님 가게에 전화 넣어서 가게 싹 다 비워 놓으라고 할랑께.”

“됐어! 금요일 밤에 그게 무슨 민폐야? 그냥 조용히 가서 먹고 오자.”

“오케바리!”


우리 굴비 삼촌 영어 발음 끝내준다.


그런데 그거 아는가?


저런 개똥 발음으로도 해외 나가서 맡은 임무를 잘만 해결하고 온다는 걸?


역시 프로는 다르다.



***



뭔가 썩는 듯한 심한 악취.

손끝에 잡히는 뭔가 물컹거리는 기분 나쁜 물체.

쑤셔오는 어깨 통증.


구민석은 온갖 인상을 다 쓰며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헉?!.............”


주위에는 온갖 음식 쓰레기가 가득했다.


너무나도 지독한 악취에 손가락으로 코를 막으려고 했던 그는 손가락에 딸려온 물컹한 물체가 썩은 배추잎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기겁을 하며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그러자 다른 남자애들도 하나둘씩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더니 다들 구민석과 똑같은 반응을 보이며 당황했다.


하지만 사방은 콘크리트 벽으로 막혀 있었고 입구인 철문은 밖에서부터 굳게 닫혀 있었다.


“씨발....이게 뭔 좆같은 상황이냐?”

“여기는 도대체 어디야?!”

"야. 나 술을 너무 많이 마셨나 봐. 헛것이 막 보여...."


그때 한쪽 벽 구석에 매달려 있던 스피커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아아. 나운고 학생 여러분 반갑습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50대 정도의 허스키한 보이스를 가진 사내였다.


[저희 제빵 전문 학교에 오신 것을 환영하는 바입니다.]


- 뭔 빵?

- 여기가 무슨 학교야?

- 씨발 뭐래?!


“다들 씨발 조용히 해!”


구민석이 소리를 냅다 질렀다.


“아저씨. 뭔 개지랄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당장 꺼내줘. 안 그러면 평생 후회하게 될 테니까!”


[아.....후회라....그건 아주 오래전부터 하고 있으니 학생 여러분이 신경써 주지 않으셔도 됩니다.]

“씨발 말 장난 하지 말고! 당장 저 문 안 열어?! 우리 아빠가—”

[구정국. 서울중앙지검에 지검장. 네. 잘 압니다.]

“.................?!!”

[그 옆에 있는 강영철 학생의 아버지는 요식 업계의 최고라는 강청그룹 사장이신 강호식. 그 뒤에 있는 박인수 학생의 아버지는 한국 최고 성형 외과라는 로얄라인 병원의 병원장 박장수 등등등.]

“그렇게 잘 알면서 우리를 이딴 데에 처박았다고? 씨발?! 뒷감당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응?!”

[뒷감당은 제가 알아서 잘 할 터이니 학생 여러분들은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일단 저희 특별 프로그램에 참여하실 건지만 잘 생각해서 결정해 주시길 바랍니다. 결정하시기로 마음 먹으시는 순간. 저 철문은 열릴 겁니다. 그럼.]

“개새끼야! 씨바아아아알!”


하지만 스피커에서는 더 이상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흥분한 10명의 일진들은 철문을 발로 차고 주먹으로 때리며 어떻게 그곳을 탈출하려 했지만 그 거대한 철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욕을 하기 시작했다.


목이 터져 나갈 정도로 고함을 지르며 자신이 아는 욕이란 욕은 전부 다 쏟아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오랫동안 욕을 하면서 다른 애들의 욕을 듣고 있으니 자신의 욕 어휘력이 상승되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들은 다른 애들한테 새로 배운 욕까지 바로 써먹으며 장시간의 욕설을 이어갔다.


그렇게 하루가 지났다.


아니 핸드폰이나 시계들이 전부 없어진 탓에 그 정도 시간이 자났다고 짐작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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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친구는 친구를 버리지 않는다 (1) 24.01.18 64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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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빵을 사랑하면 거기에 맞는 학교로 가라 24.01.12 9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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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빵을 위해서라면 세금을 내야 한다 24.01.08 253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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