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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암살 1등급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3.12.31 05:40
최근연재일 :
2024.02.03 18:10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2,023
추천수 :
42
글자수 :
147,926

작성
24.01.19 18:10
조회
70
추천
2
글자
12쪽

친구는 친구를 버리지 않는다 (2)

DUMMY

최후의 만찬과 함께 저승길에 오른 녀석들을 넘어서 안쪽에 있는 쪽방들을 몇 개 뒤졌더니 마침내 반장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반장. 괜찮아?”


나는 그녀의 안대를 벗긴 후 입에 물린 재갈을 풀어 주었다.


“너.........??”

“쉿! 설명은 나중에 할 게. 지금은 얼른 빠져나가야 해.”

“잠깐!”


반장은 그녀의 손에 묶인 밧줄을 풀어내려던 내 손을 멈춰 세웠다.


“왜?”

“연희가 여기에 있어.”


쿵!


내 심장이 갑자기 내려앉았다.


“뭐.....뭐라고?!!”

“내가 분명히 들었어. 연희처럼 특이한 톤의 목소리 큰 여자애는 많지 않으니까.”


반장은 빠르게 자기가 들었던 내용을 설명했다.


분명 연희로 짐작되는 여자애가 놓아 달라며 소리치던 걸 들었다고 한다.


“어디로 갔는데?”

“잘은 몰라. 그런데 아래로 내려가는 것 같았어.”


여기에 지하가 또 있단 말인가?


나는 잠시 고민했다.


반장을 데리고 같이 움직이는 게 좋을지 아닐지.


아무래도 그녀를 일단 여기에 두고 가는 게 훨씬 더 나은 선택인 것 같기는 했다.


하지만 반장이 또 다시 이런 어둡고 칙칙하고 냄새나는 곳에 홀로 남겨지려고 할까?


하지만 의외의 대답이 반장으로부터 들려왔다.


“그러니까 내 밧줄 풀지 말고 일단 가서 연희부터 확인하고...아니다. 당장 경찰에 신고부터 해. 그리고 위험하니까 일단 혼자 도망쳐. 난 그대로 여기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채 하면서 쥐죽은 듯이 있을 테니까.”

“반장.........”

“그런데....너. 도대체 뭘 들고 있는 거야? 그거...진짜 총이야? 비비탄 총 아니고?”


난 그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한 번 피식 웃어보이고는 반장의 안대와 재갈을 다시 물렸다.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

그리고 거기에 놓여진 복도는 제법 좁았다.


하지만 아주 깔끔하게 장식이 되어 있었고 CCTV도 몇 개나 달려 있었다.


일단 나는 총알 몇 발을 소비해 그 CCTV들을 전부 망가뜨렸다.


‘뭘 하는 장소이길래......’


내 머리 속은 복잡했다.


도대체 연희가 왜 여기에 와 있다는 말인가?

연희와 창룡의 연결점은 장신우 밖에 없다.

그렇다면 장신우가 연희를 여기에 데려온 것일까?

왜?


다행인지 어쩐지는 몰라도 그 멋들어지게 장식된 지하층은 CCTV를 제외하면 그 어떤 경비도 없었다.


그리고 그 복도 끝에 위치해 있는 딱 하나의 방.


나는 방문 손잡이를 잡으려던 내 손을 멈추고 일단 내 능력을 이용해 방안의 상태를 확인해 보기로 했다.


그래서 옆에 있는 벽 속으로 내 머리만 살짝 집어넣었다.


‘헉!.......’


나는 숨을 삼켰다.


그리고 빠르게 몸통과 다리까지 벽을 통과 시키며 안쪽으로 들어섰다.


“연희야!!”


연희는 그곳에 있었다.


향긋한 꽃내음이 가득한 화려한 장식의 침실.


그 중앙에 놓여진 멋들어진 고급 침대 위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체가 되어 두 손은 침대 헤드에 묶인 채로.


그렇게 내 친구 연희는 추악한 욕망에 더럽혀진 채로 의식을 잃고 있었다.


나는 연희를 세차게 흔들어 깨워보려고 했지만 반응이 없었다.


눈물이 울컥 밀려왔지만 아랫 입술을 피가 터져 나올 때까지 꽉 깨물며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했다.


뚝. 뚝. 뚝.


입술에서 흘러 나온 피가 부들부들 떨고 있는 내 주먹 위로 떨어지더니 이내 꽉 움켜 쥐고 있는 손가락들 사이로 파고 들었다.


‘정신차려! 학설화! 구해야 할 친구가 두 명이나 있다!’


그러다가 저쪽 구석에 있는 쓰레기통에 시선이 갔다.


확인해 보니 ‘케타민’ 약병과 주사기가 보인다.


케타민은 마취제로 쓰이지만 환각 작용 때문에 마약으로도 종종 쓰이는 약물.


즉, 누군가가 연희를 더럽히기 이전에 이걸 연희에게 투야했다는 증거다.


다행인건 내 가방에 있는 응급처치 팩에 해독제가 있다.


나는 빠르게 해독제를 찾아 연희에게 투약한 후, 녀석이 정신을 차리는 동안 침대 밑에 떨어져 있던 옷을 집어 입히기 시작했다.


“으으.....”

“연희야! 정신이 들어?”

“설.....화......?”

“응.”


왜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눈물이 너무 왈칵 쏠려서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참을려고, 또 참았지만 눈물이 그냥 속절없이 흘러내렸다.


“연희야......”

“괜찮아.....내가 옆에 있을 게.....”


난 연희의 말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연희를 꼭 안아 주었다.


연희가 방금 내뱉은 말.


연희와 장미 언니가 불렀던 <베텔기우스> 노래의 한 구절이다.


“이 바보야! 지금 누가 누굴 걱정하는 거야?!”

“내가....다....녹화했어....”


연희의 부들부들 떨리는 손가락이 저쪽 테이블 위에 아무렇게나 던져진 조그마한 핸드백을 가르켰다.


그건 연희가 아끼는 짝퉁 명품 가방.


확인해 보니 그곳에는 조그마한 디지털 카메라가 아직도 돌아가고 있었다.


“너.....이럴려고 일부러 장신우에게 접근한 거야?”


연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이가 없다.


생각해 보면 장미 언니의 아빠와 돌아가신 연희네 아빠가 예전 직장 동료라고 했으니, 연희네 아빠도 형사였을 게 분명하다.


그러니 이런 걸 아빠에게 배웠나?

몰래 카메라를 사용할 줄 알다니....놀랍다.


“교장....이었어....”

“뭐?!”

“나를 유혹해 끌어낸 건 장신우였지만....덮친 건 교장이었어....”


나는 턱을 늘어뜨리고 할 말을 잃었다.


교장?!


그 셔츠의 버튼이 튕겨져 나올 것 같은 배불뚝이는 여기서 왜 등장하는 거지?


교장이랑 장신우는 또 무슨 관계이지?


하지만 더 이상 놀라고 있을 수만도 없고, 대화를 길게 이어갈 시간도 없었다.


연희가 교장이 빠져나간 침실 내의 비상 벽문을 가르켰지만 일단 무시했다.


그리고 연희를 부축해 나와 다시 지하 1층으로 향했다.


연희는 처음에는 심하게 비틀거렸지만 해독제가 먹히는 모양인지 한걸음 발을 디딜 때마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게 느껴졌다.


콰아아앙!


갑자기 머리 위에서 들려오는 폭발음.


수류탄이 터지는 소리다.


그리고 지금 이 시점. 이 장소에서 수류탄이 터졌다는 건 딱 하나로 밖에 해석이 되지 않는다.


“삼촌!”


굴비 삼촌은 벌떼처럼 몰려온 창룡의 부하들을 상대로 총격전을 치루고 있었다.


타타타탕!


창룡놈들 중에 소총을 든 놈이 몇 보인다.


의외다. 그리고 세상이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통나무 장사꾼 놈들이 정글도 말고 총을 들다니.

그것도 소총을.....


‘잠깐! 저 소총은....88 보총?'


무기 밀매상을 통해 거래되는 일반적인 소총은 AK-47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저건 북한군 애들 소총이잖아?!


아니 구할려고 마음만 먹으면 구할 수야 있겠지만 저걸 굳이 돈 주고 사서 쓴다고?


하지만 남이 무슨 쇼핑을 어떻게 했는지에 대해 왈가불가 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나는 연희를 최대한 안전하게 앉힌 후에 굴비 삼촌과 합세했다.


“레프트!”

“오케이!”


굴비 삼촌과 나는 호흡이 제법 잘 맞는다.


삼촌이 상체를 일으키며 왼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하자 창룡 녀석들의 총알이 삼촌을 따라가기 시작했고, 나는 그 사이에 오른쪽 벽으로 몸을 날렸다.


그리고 녀석들의 뒤쪽에 있는 벽으로 다시 나타났다.


푸슝! 푸슝! 푸슝!


이제 녀석들은 나에게 뒤를 잡혔고, 그런 이상 내 개인 사격 연습장에 있는 타겟에 불과하다. 뭐. 살짝 꿈틀대기는 하지만.


순식간에 상황을 정리한 우리는 반장을 다시 풀어 주었다.


하지만 반장이나 연희나 고막이 터져라 울려 퍼지는 총소리와 수류탄 폭발음에 할 말을 잃고 삼촌과 나를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다.


“왜 이렇게 늦었어?”

“니가 퇴로부터 확보한 후에 오라고 했응께 그대로 한 것 뿐인디? 아. 근디 여그에 존만한 아그들이 허벌나게 많드라고.”

“알았어. 일단 연희랑 반장 좀 데리고 먼저 나가.”

“니는?”

“난 해결해야 할 게 아직 남았어.”


나는 다시 지하 2층으로 향했다.


연희와 반장은 그런 내 등에 대고 뭐라고 입을 껌벅이기는 했지만 굴비 삼촌이 양 어깨에 짊어매자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아까 연희가 가르켰던 비상 출구를 열어 보니 기다란 통로가 보인다.


짐작이건데 근처에 있는 다른 건물로 통하는 지하 통로 같다.


‘이 자식들은 연변 출신이 아니라 베트콩의 후예들인가? 땅굴을 무진장 파 놨네.’


아닌 게 아니라 지하 통로가 제법 복잡하게 미로처럼 생겼다.


뭔가 부비트랩이 있을 법해 보였지만 그건 또 아니었다.


그런데.


‘...............!!’


복도 하나의 모퉁이를 돌자마자 발밑에 뭔가가 굴러왔다.


수류탄이다.


“젠장!”


퍼어어엉!


나는 피할 곳이 마땅치 않아서 그냥 앞쪽에 있는 벽을 통과해 들어갔다.


다행히 잡다한 것들을 모아둔 작은 창고였다.


그리고 반격을 위해 다시 벽을 통과해 나왔다.


타타탕!

쇄애애액!


그런데 두 명의 복면 사내들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권총 사격과 나이프로 나를 반갑게 맞이한다.


왼손에는 권총. 오른손에는 군용 나이프.

숙련도가 꽤나 필요한 조합인데 실력들이 제법이다.


나는 권총과 맨손 격투 기술만으로는 상대하기 어렵다는 생각에 왼손으로 나이프를 역수 형태로 잡았다.


타탕!

카카칵!


좁은 복도에서 펼쳐지는 사투.


콘크리트 벽 때문에 자기가 쏜 총알에 자신이 부상을 입을 수 있는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녀석들은 거침이 없다.


그러다가 깨달았다.


이 녀석들이 쓰는 나이프 파이팅 기술.

내가 아는 거다.

실제로 한 번 붙어 본 적도 있다.


“이거야 원. 525 특수작전대대 동무들께서 여긴 어쩐 일들이실까? 사채 써서 주식 투자 좀 해볼려고? 내가 끝내주는 투자 리딩 단톡방을 아는데. 어떻게? 소개시켜 줘? ”


좋긴 개뿔이.

가서 사기나 실컷 당해라 이것들아.


“..................!!”


내가 조롱조로 말을 내뱉자 녀석들이 멈칫하더니 한발짝 뒤로 물러서며 복면을 벗어 제꼈다.


역시나 동양인의 얼굴.

그런데 얼굴이 뼈대만 앙상하고 퀭한 것을 보니 아직 현역인가?


그렇다면 더 궁금한 일이다.

북한 특수부대 소속 녀석들이 왜 여기에 있는 걸까?


하지만 녀석들은 전혀 대화할 생각이 없나 보다.


다시 몰아쳐 오는 합공.

녀석들이 칼날이 한층 더 매서워졌다.


하지만 몇 번의 움직임 끝에 기회가 왔다.


틱!


한 녀석이 격투에 너무 몰두하다 자신의 탄창이 비어 있는 줄을 모르고 방아쇠를 당겼다.


멍청한 놈.

자기 탄창에 들어 있는 총알을 세면서 쐈어야지.

그건 우리 업계에서는 기본 중에 기본이라고.


그래도 녀석은 바로 한 손으로 탄창 교체를 시도했다.

하지만 그게 내 기회였다.


나는 다른 녀석의 총알을 내 방탄 가방으로 막으면서 수류탄 하나를 까서 탄창 교체를 하려는 녀석의 허리띠 안쪽으로 쑤셔 넣었다.


그리고 벽 쪽으로 확 잡아당겼다.


“...............!!”


나는 다시 벽 너머로 통과했지만 중간에 손을 놓아 버렸기에 벽 사이에 끼어 꼼짝달싹을 못하게 된 녀석.


마치 벽을 세우기 위해 집어넣은 커다란 철근이 삐쭉 튀어 나온 상태처럼 되어 버렸다. 그리고.


퍼어어엉!


나는 바닥을 기어 다시 벽을 통과한 후 동료가 너무 어이가 없게 죽자 살짝 멍을 타던 다른 녀석의 발목을 베었다.


그리고 최후의 결정타.


서거거걱!


“후우.......”


체력 소모가 너무 심했다.


나는 일단 응급 처치 팩에서 알약을 하나 꺼내 먹었다.


이건 우주 비행사들을 위해 개발된 우주 식량으로 인간이 하루에 필요한 모든 영양 성분을 최첨단 기술로 압축해서 만들어 놓은 거다.


제법 비싸지만 내 물질 통과 능력은 체력을 심하게 고갈 시키므로 돈을 아까지 않고 대량 구매해 집에 쌓아두고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이걸 먹으면 바로 모든 게 회복되는 마법의 알약은 아니다.


그러니 앞으로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최대한 빨리 여길 떠야 한다.

물론 교장과 장신우. 그 개자식들을 반드시 없앤 다음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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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선을 많이 넘으면 아웃이 되고 만다 24.02.01 47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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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S급 킬러들도 돈을 좋아한다 24.01.30 46 1 12쪽
22 군사 작전 지역에 민간인은 허락되지 않는다 24.01.29 46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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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암살 1등급은 아무나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24.01.27 5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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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세상에는 아직 좋은 사람들이 남아 있다 24.01.25 57 1 12쪽
17 뛰어난 능력은 관심의 대상이 되기 마련이다 24.01.24 61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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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누구에게나 비밀은 하나씩 감추어져 있다. 24.01.15 68 2 12쪽
7 맛있는 것은 업계를 가리지 않고 통한다 24.01.14 72 2 12쪽
6 세상에는 멈출 수 없는 음식이 있다 24.01.13 82 2 12쪽
5 빵을 사랑하면 거기에 맞는 학교로 가라 24.01.12 9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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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빵을 위해서라면 세금을 내야 한다 24.01.08 253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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