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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암살 1등급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3.12.31 05:40
최근연재일 :
2024.02.03 18:10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2,020
추천수 :
42
글자수 :
147,926

작성
24.01.21 18:10
조회
68
추천
1
글자
12쪽

죽음은 인간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축복이다

DUMMY

아무튼 이놈의 세상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나도 어지간한 미친년이라고 자부하지만, 나보다 더한 쓰레기 같은 미친놈도 있다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 이렇게 오기도 하니까 말이다.


나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다시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교장이 너를 어떻게 도왔는데?”

“우리 작은 삼촌이 한강파의 보스야....그리고 우리 아빠나 작은 삼촌이나 모두 큰이모부의 말을 잘 듣고....그러니 큰이모부가 아빠 몰래 아래 부하들 몇 명 움직여서 시체를 치우는 건 일도 아니었지...물론....행인들이 갑자기 나타나서 못 치울 때도 가끔 있었지만....”

“하........”


뭔 놈의 집안이 이따구냐?

우리 학씨 집안보다 더 하네.


나는 너무 황당해서 또 다시 할 말을 잃었다.


덜컹!


자동차 엘레베이터가 멈춰섰다.


그리고 그 장소에서 비춰지고 있는 장면에 나는 턱을 늘어뜨리고 말았다.


그곳에는 20명 가까이 되는 남녀가 옷을 전부 홀라당 벗고는 귀청이 터져 나갈 듯한 커다란 노래 소리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 놓여진 최고급 양주병들 사이로 주사기와 일렬로 늘어선 하얀색 가루들도 보인다.


그런데 아무리 술과 약에 취했다고 하지만 아래 지하에서 터지는 수류탄 소리나 총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 걸까?


아니면 노래방 기계의 소리가 너무 큰 걸까?


이 사람들은 마냥 즐거워하며 춤을 추고 있었다.


부비부비는 기본이었는데 저쪽에 한두 커플은 그냥 부비부비인지 아예 떡을 치고 있는지 구분이 잘 안간다.


그런데.


“어?!.....”


시선의 초점을 잘 맞춰서 보니 아는 얼굴이 몇 있었다.


우리 학교 3학년 일진 똘마니인 강영철의 아빠, 강청 그룹 사장 강호식.

2학년 일진 짱인 박인수의 아빠, 로얄라인 성형외과 병원장 박장수.


저 아저씨들은 자식들을 정신 병원에 보내놓고 뭐가 저리 즐거운 걸까?

사고만 골라서 저지르는 골칫거리였던 자식들이 사라지니까 저리 신이 나게 된 걸까?


또한 방송에 몇 번 나와 요새 아이를 낳지 않는 젊은이들을 이기주의적이라며 거칠게 비판하던 이름도 기억 안나는 정치인 아저씨도 보인다.


다만 교장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이름은 모르지만 학교에서 얼굴을 몇 번 봤던 3학년 언니들 두 명이 보였다.


학교에 화장을 제법 짙게 하고 오길래 기억하고 있었다.


퍽!


다시 한 번 나의 분노 가득한 주먹이 장신우에게 날아들었다.


“저기 우리 학교 선배 언니들은 뭐야? 교장에게 강제로 겁탈 당하게 만드는 것도 모자라 이런 더러운 일까지 시키는 거냐?!”

“아....니야! 저년들은 자발적으로 저러고 있는 거라고!”

“뭐?!”


장신우는 다시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그가 꼬신 여자애들은 전부 교장의 더러운 손길을 거치면서 그 모든 과정이 생생하게 담긴 동영상 때문에 마음의 결정을 해야만 했다.


거액의 돈을 받고 입을 다물 것인지.

아니면 인터넷에 그 동영상이 풀리는 걸 보고 싶은지를.


대부분의 여학생들은 무자비한 폭력을 동반한 협박이 무서워서 그냥 돈을 받고 전학가는 걸 택했다고 한다.


아주 소수의 여학생들은 장미 언니처럼 자살을 택했고.


그리고 또 다른 아주 소수의 여학생들은 이왕 이렇게 된 거, 이 길로 쭉 나가서 더 큰 돈을 벌고 싶어했다고 한다.


“미쳤어....전부 다 미쳤어....”


나는 다시 한 번 저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나체 대환장 파티를 눈에 담았다.


입안이 무척이나 씁쓸했다.

세상이 어쩌다가 이렇게 됐지?


“큭큭큭. 너는 미치지 않은 것처럼 말하지마. 너도 그 미친년 중에 하나니까. 큭큭큭....크하하하!”


장신우 자식은 이제 아예 삶을 포기했는지 입에서 피를 뿜어대며 실성한 놈처럼 웃어댔다.


“장신우. 너 소크라테스 아저씨가 뭐라고 했는 줄 아냐?”

“.................?!”


녀석이 두 눈을 빠르게 깜박인다.


이 자식도 나같이 사탐 과목을 어려워하는 스타일인가?


갑자기 이 자식의 내신 등급이 궁금해졌다.


“죽음은 인간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킹왕짱 축복이다 라고 했어. 그래서 이건 내가 주는 축복의 선물.”


그말을 끝으로 나는 다시 차 아래를 통과해 사라졌다.


장신우는 자신의 손에 들린 두 개의 물건을 멍하니 바라봤다.


‘녹색의 열쇠 고리 두 개?’


이게 그가 그것들을 바라보고 느낀 첫인상이었다.


그런데 열쇠 고리 치고는 뭔가 이상하다.

얇고 길죽한 쇠막대가 각각에 달렸으니까.


‘머리핀인가?.....’


죽음이 어쩌고 축복이 어쩌고 하더니 이런 괴상한 열쇠 고리 같이 생긴 머리핀을 선물이랍시고 주고 가다니....


그렇게 어이가 없어 하는 그의 눈에 자신의 두 발 사이로 나란히 놓여져 있는 두 개의 쇳덩이가 보였다.


“씨...........파아아알!!!”


퍼어어어엉!


자동차 엘레베이터는 생각보다 꽤나 높은 곳에 도착해 있었다.


그래서 나는 뛰어내린 후 나이프로 벽을 긁으며 낙하 속도를 줄여야만 했다.


“아저씨 괜찮아요?”


나는 등을 벽에 기댄 채로 쉬고 있던 장미 언니의 아빠에게 달려갔다.


“설화야....너....”

“아저씨. 긴 설명은 나중에 해 드릴게요. 그러니 지금은 아주 짧게 몇 가지만 정리하죠.”


나는 요새 트렌드인 세줄 요약으로 정리해 보였다.


나는 사실 프로 킬러다.

장미 언니는 장신우에게 꼬셔진 후, 교장에게 더럽혀졌다.

장신우는 방금 죽였으나 아직 교장이 남았다.


아저씨가 턱을 아래로 늘어뜨리며 입을 다물지 못한다.


내 세줄 요약이 너무 완벽했나?


“우리 딱 1분만 쉬었다가 가요.”


빨리 빠져 나가야 했지만 너무 지쳤다.


나는 우주 비행사 알약을 하나 더 내 입안에 털어 넣고 아저씨의 종아리에 생긴 상처를 소독하고 붕대를 감았다.


“이리 보여줘 봐라. 네 상처는 내가 해 주마.”

“됐어요. 큰 부상 아니에요.”


하지만 아직도 피가 흐르고 있는 내 총상에 아저씨는 강제로 내 팔을 잡아끌고는 응급 처치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의외로 제법 솜씨가 있다?

이 정도면 우리 학교의 허접한 양호 선생님보다 훨씬 더 잘하는 것 같은데?


“내가 이래 뵈도 특수 부대 출신이라 야전 응급 처지 정도는 할 수 있다.”

“오....어디요? 특전사? 707? UDT?”

“아니. 국평단이었다.”

“국....평....단?”


그건....뭘까?

국을 평등하게 나누는 단체?


난생 처음 들어 본다.


아니 내가 모르는 특수 부대도 있었던가?


이건 꽤나 놀랍다.

내가 이쪽 세계 짠밥이 얼마인데....


“국제평화지원단의 약자다. 유엔에서 일했었지.”

“아! 네.....”


그냥 들어 봤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사실은 처음 들어 봤지만.


“이제 가요.”


나는 아저씨를 부축하고 일어났다.

그리고 왔던 길로 돌아가기로 했다.


사실 반대편으로 이어진 복도를 통해 나갈까 하고 잠깐 고민해 봤지만 왠지 그길로 가면 아까 본 나체 대환장 파티쪽으로 연결되어 있을 것 같고, 그렇다면 그쪽에서 경비를 서는 녀석들이 제법 있을 법했다.


물론 왔던 길을 돌아간다고 해서 적이 없을 거라는 확신은 없다.


그래도 아저씨를 지키면서 가야 하니 아는 길을 가는 것이 모르는 길을 가는 것보다는 나을 거라는 판단이었다.


아저씨가 계속 힐끗힐끗 내 옆 얼굴을 쳐다보며 눈치를 본다.


이해는 간다.

물어보고 싶은 게 산더미겠지.


하지만 나는 앞쪽에서 갑자기 튀어 나올지도 모르는 적의 기척을 탐색하느라 집중을 해야 했기에 아저씨의 시선을 애써 무시했다.


그런데 저 앞쪽에서 뭔가 느껴진다?!


“아가씨?”

“어?....”


내가 아는 사람이다.


“드디어 찾았네요.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쫄면. 여긴 왠 일이야?”


쫄면은 우리 회사 B급 정직원이다.


투명 와이어로 사람 목을 졸라 죽이는 걸 선호하고 타겟의 피를 투명 와이어에 묻혀 보관하는 괴상한 취미가 있는 녀석이다.


누가 그 빨간 줄들이 모여져 있는 박스를 보고 ‘완전 쫄면인데?’ 라고 중얼거린 게 발단이 되어 녀석의 별명이 되어 버렸다.


“왠일은요. 대표님께서 아가씨 걱정을 얼마나 많이 하시고 계신데요.”


쫄면은 자신이 장미 언니 아빠를 대신 부축하겠다며 나섰다.


“자칼 삼촌 어디에 있는 – !!!”


콱!


순식간에 단 한 마디도 내뱉을 수 없는 엄청난 압박이 내 목에 가해져 왔다.


쫄면 녀석은 키도 제법 크고 악력도 강해서 녀석의 투명 와이어에 걸리면 오래 버틸 수 없다.


게다가 나는 지금 공중에 살짠 뜬 상태라 힘을 제대로 쓸 수 없는 상태.


팔꿈치로 쫄면의 배와 가슴을 가격하며 발악을 해 봤지만 힘이 들어가지 않기에 별 효과가 없었다.


그런데.


“큭!”


쫄면 녀석이 갑자기 짧은 비명을 지르더니 손에 힘이 살짝 풀렸다.


고개를 돌려 보니 내가 공중에 살짝 뜨자 아저씨가 내 발목에 매여져 있던 예비 나이프를 꺼내 쫄면의 발등을 찍은 게 보인다.


퍽!


쫄면 녀석이 무릎차기로 아저씨를 밀어내자, 아저씨는 왼쪽 광대뼈가 함몰되며 뒤로 튕겨져 나갔다.


하지만 그게 내 기회였다.


나는 팔꿈치를 들어올려 쫄면 녀석의 왼쪽 손목을 겨드랑이에 끼워 넣은 후 몸을 최대한 비틀었다.


드드득!


녀석의 손목이 나가자 투명 와이어가 풀렸다.


서걱!

서거걱!


“끄.......”


쫄면 녀석을 빠르게 처리했지만 내 목은 아직도 아팠다.


말이 안 나온다.


숨쉬기에도 바빠 도대체 방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머리 속으로 정리할 시간도 없었다.


“아가씨 괜찮으세요?!”


저쪽에서 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번에는 ‘점프’ 라는 별명을 가진 녀석이다.


멀리뛰기를 비정상적으로 잘해서 붙은 별명인데....


하지만 이미 쫄면에게 당한 경험이 있던 나다.


이번에는 내가 먼저 기습 공격을 펼쳐 녀석의 숨을 끊어 주었다.


“헉헉...아아...아아아...”


이제서야 목소리가 나온다.


“점프 너. 내가 킬러 직업에 미련 버리고 올림픽이나 나가라고 했지?”


사실이다.


녀석이 멀리뛰기 대회에 나갔으면 현재 세계 신기록의 1.5배는 뛰었을 거다.


뭐. 어쩌겠는가?

이미 죽었으니 다음 생애를 노려 보던가.


나는 의식을 잃은 아저씨를 등에 업었다.


체력이 정상이었다면 이 정도 성인 남자는 가볍게 등에 매고 움직였겠지만 지금은 꽤나 무겁게 느껴진다.


상황도 좋지 않다.


일단 나는 더 이상의 예비 탄창이 없다.

수류탄도 없고.


아까 여기로 오면서 죽였던 녀석들이 들고 있던 총이라도 줏어서 쓸려고 했건만 희한하게도 녀석들이 지녔던 총이나 예비 탄창은 전부 사라져 있었다.


시체는 있는데 총이랑 탄창만 사라지다니?...


또한 나를 발견해 덤벼드는 우리 회사 직원들은 희한하게도 총기류을 전혀 지참하지 않고 있었다.


‘나에게 총이나 총알을 주지 않으려는 속셈?....’


회사가 나를 배신했고, 나를 제거하려 한다.


그렇다면 내가 총을 쓸 수 없어야만 그들의 일이 더욱 쉬워지는 건 당연하다.


‘왜?’ 라는 질문은 일단 하지 않기로 했다.


살아남는 게 먼저니까.


정직원 세 명을 더 처치하고 나니 이번에는 연습생들이 단체로 몰려왔다.


이쯤되면 확실하다.


‘자칼 삼촌.....’


꽈드득.


나는 이빨이 부셔져라 이를 앙다물었다.


처음에는 ‘혹시?’ 했다.


창룡이나 한강파가 돈으로 우리 정직원 소수 몇 명을 매수한 게 아닌가 하고 말이다.


하지만 연습생들이 움직였다는 건 전혀 다른 의미다.


이건 회사 대표인 자칼 삼촌의 승인 없이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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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선을 많이 넘으면 아웃이 되고 만다 24.02.01 47 1 13쪽
24 킬러들의 세상에도 격이 다른 존재가 있는 법이다 24.01.31 43 1 12쪽
23 S급 킬러들도 돈을 좋아한다 24.01.30 46 1 12쪽
22 군사 작전 지역에 민간인은 허락되지 않는다 24.01.29 46 1 14쪽
21 호랑이 굴에 들어가려면 작전이 필요하다 24.01.28 51 1 12쪽
20 암살 1등급은 아무나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24.01.27 54 1 12쪽
19 소개팅도 사람을 살릴 수 있다 24.01.26 56 1 12쪽
18 세상에는 아직 좋은 사람들이 남아 있다 24.01.25 57 1 12쪽
17 뛰어난 능력은 관심의 대상이 되기 마련이다 24.01.24 61 1 12쪽
16 내신 등급은 자신감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24.01.23 62 1 12쪽
15 가까운 자의 배신은 뼈아픈 법이다 24.01.22 58 2 12쪽
» 죽음은 인간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축복이다 24.01.21 69 1 12쪽
13 먼저 실실 쪼개면 나중에 큰코다친다 24.01.20 70 2 12쪽
12 친구는 친구를 버리지 않는다 (2) 24.01.19 70 2 12쪽
11 친구는 친구를 버리지 않는다 (1) 24.01.18 64 2 12쪽
10 복수에도 물밑 작업은 필요하다 24.01.17 67 3 12쪽
9 우리 학교의 옥상에서는 눈물이 흘러 내린다 24.01.16 66 2 12쪽
8 누구에게나 비밀은 하나씩 감추어져 있다. 24.01.15 68 2 12쪽
7 맛있는 것은 업계를 가리지 않고 통한다 24.01.14 72 2 12쪽
6 세상에는 멈출 수 없는 음식이 있다 24.01.13 82 2 12쪽
5 빵을 사랑하면 거기에 맞는 학교로 가라 24.01.12 9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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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빵을 사랑하면 SNS 스타가 될 수 있다 24.01.09 156 3 12쪽
1 빵을 위해서라면 세금을 내야 한다 24.01.08 253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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