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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암살 1등급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3.12.31 05:40
최근연재일 :
2024.02.03 18:10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2,021
추천수 :
42
글자수 :
147,926

작성
24.01.23 18:10
조회
62
추천
1
글자
12쪽

내신 등급은 자신감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DUMMY

“야! 너 뭐해?”


연희는 바닥에 코를 박고 있으라는 내 충고를 무시하고 꿈틀거리며 금속 박스 안을 살피는 반장을 보며 소리쳤다.


철컥!


“아빠따라 클레이사격장에 몇 번 간 적 있어. 이거 그 총이랑 비슷해.”


연희는 반장이 엽총을 장전하는 모습에 어이가 없어 입을 떡하니 벌렸다.


타앙!


심지어 맞췄다.


오토바이를 타고 화물적재 칸에 딱 붙어 이제 막 기어 오르려던 사내는 엽총을 맞고 튕겨져 나가며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야! 너 지금 사람을 죽인 거야! 알고는 하는 행동이야?”

“그럼 어쩌라고?! 나보다 내신 등급 떨어지는 설화도 하는데 내가 못할 이유가 없잖아?!”

“헐.........”


연희는 반장이 별 걸 다 경쟁의 대상으로 삼는다 싶었지만 어찌됐든 자신도 죽고 싶지 않은 건 사실이었다.


그리고 살 수 있는 방법이 오직 나를 죽이려고 하는 이를 죽여야만 한다면.....


연희는 자신도 엉금엉금 기어서 금속 박스에 뭐가 있는지 직접 확인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들어 있는 것들 중에서 내가 사용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연희는 최대한 머리를 빠르게 굴렸다.

그러다 번뜩 드는 생각.


‘왜 경찰이 오지 않지?’


이렇게나 시끄럽게 총을 쏘아대고 있고 심지어 수류탄도 터지는 등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는 상황.


밤이 굉장이 늦은 시간이서 도로에 일반 차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미 몇몇 일반인들의 차가 파괴되었다.


그 안에 있던 운전자들은 아마도 크게 다쳤거나 죽었거나 했을 테고.


그런데도 어째 경찰차는 단 한 대도 보이지 않고 사이렌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뭔가 커다란 위화감을 느낀 연희는 자신의 핸드폰을 찾았다.


하지만 아까 가구 공장으로 끌려오면서 핸드폰이 압수당했다는 것을 떠올리고는 반장에게 핸드폰이 있는지 물었다.


신들린 엽총 사격 실력을 선보이던 반장은 자신도 없다고 짧게 대답하고는 바로 재장전에 돌입한다.


'헐...완전 여전사 나셨군.'


하는 수 없이 연희는 뒤쪽 창문으로 가서 소리를 쳤다.


“설화야 핸드폰 있어?”


탕! 탕!


운전하랴 한 손 사격하랴 바쁜 나였지만 나는 무의식적으로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찾아 연희에게 던졌다.


그리고 비밀 번호를 외쳐 주었다.


연희는 내 핸드폰을 받더니 112를 빠르게 눌렀다.


- 네에~ 긴급 신고 112입니다.

“총을 든 사람들이 우리를 죽이려 하고 있어요! 살려 주세요!”

- 아....굉장히 위급하신 상황이신가 봐요?

“뭘 그런 당연한 걸 물어요?! 빨리 좀 도와 주세요!”

- 학생. 112에 장난 전화하면 처벌 받습니다.

“장난 전화 아니라구요!”

- 떽! 학생! 베틀그라운드 게임하다가 위기에 닥치면 팀원에게 전화를 해야지 말야! 여기에다 전화를 하면 되나?

“.....................”

- 그리고. 정 급하면 피시방 알바 오빠한테 도와달라고 하던가.

“진짜라니까요! 여기 관악구인데 조폭들이 총을 쏘고 있다니까요!”

- 아! 관악구....가만 있어봐..아까 공문이....아! 여기 있네. 오늘 거기에서 영화 촬영이 있다고 경찰들은 추가로 출동할 필요 없다는 공문이 서울중앙지검에서 왔네. 그럼 전화 끊을게요.


뚜우우우우


“헐..............”


뭔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이.


연희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할지 몰라 그냥 멍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러자 내가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연희는 방금 112와 전화했던 내용을 빠르게 설명해 주었다.


“잠깐만....서울중앙지검?”


나는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그리고 연결점을 찾았다.


아까 나체 대환장 파티에서 봤던 인물들.

그리고 서울중앙지검 지검장인 구정국.


그들은 나운고 일진들의 부모라는 공통 분모가 있는 이들이었다.


정확한 내막은 알 수 없지만 뭔가 그림이 잡힌다.


“괜찮아! 빠져 나갈 수 있어! 나만 믿어.”


탕! 탕! 탕!


나는 다시 사격을 이어갔다.


연희는 잠시 내 핸드폰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자신의 너튜브 계정으로 로그인을 했다.


하지만 기본 앱 이외에는 아무 것도 깔려 있지 않는 내 핸드폰에 뭐라고 중얼거리며 투덜거리더니 얼마 있다가 마침내 라이브 방송을 켰다.


“여러분! 여러분은 지금 서울 한복판에 벌어지고 있는 실제 총격전 상황을 보고 계십니다!”


하지만 방송에 들어온 6명의 반응은 싸늘했다.


“진짜로 조폭들이 우리에게 총을 쏘고 있다니까요! 시민 여러분. 도와주세요!”


시청자가 11명으로 늘었다.


그리고 그 중에 한 명이 이런 메세지를 처음으로 썼다.


- 저기 엽총든 여자애 완전 내 스타일임.


“.....................”


그러자 여태 조용하던 채팅창이 봇물 터지 듯이 채팅으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 그니까 씨발 다리 졸나 날씬함.

- 슴가도 완전 붕가붕가함. 총든 모습 완전 섹시!

- 근데 요새는 영화 촬영도 졸라 현실감 쩌는 듯?

- ㅇㅇ. 씨발 존나 멋짐.

- 방금 운전 하는 여자애가 차문을 쓱 통과하는 것 봤음? SF 액션 영화인듯?

- 걔는 슴가가 졸라 작아서 그냥 통과가 되는 듯.

- ㅋㅋㅋㅋㅋ


열이 받친 연희는 방송을 끄고 핸드폰을 한쪽 구석으로 집어던졌다.


내가 무척이나 아끼는 핸드폰이건만...


그런데 재장전을 하던 반장이 뭔가를 발견했다는 듯이 도로 표지판 하나를 뚫어지게 바라본다.


그리고는 연희가 집어던진 핸드폰을 집어 들고는 나에게 외쳤다.


“동구 전화 번호 있어?!”

“동구? 그게 누군데?”

“우리반 물만두!”


아! 정신이 없어서 물만두 녀석의 이름이 동구라는 걸 바로 생각해 내지 못했다.

그냥 처음부터 물만두라고 말하지.


“없는데? 왜?”


그러자 반장은 짜증을 내며 연희에게 동구 전화번호를 아냐고 물었다.


다행히 번호 같은 것을 잘 외우는 연희는 동구의 전화번호를 알고 있었다.


“동구! 부탁할 게 있어!”


반장은 핸드폰에다 대고 고함을 질렀다.


나는 총을 쏘느라 바빠서 반장이 도대체 이 상황에서 동구한테 뭘 부탁하려 하는지 제대로 듣지 못했지만 딱 하나의 단어만 들었다.


‘소개팅?’


뭔 소리일까?

하지만 나는 바빴고 그런 걸 깊게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그런데 전화를 끊은 반장이 나에게 소리쳤다.


“설화! 저기 앞쪽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뭐? 왜?”

“경찰도 안 오는데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거야? 우리가 안전한 곳으로 알아서 피해야지!”


오. 나름 냉철한 판단이다.

이러고 보니 반장.

굉장한 소질이 있다.

나중에 스카웃 제의를 해 볼까?


“어디로 가는데?”

“수도방위사령부!”

“.......................??!!”


덜컹!


트럭의 왼쪽 뒷바퀴 타이어가 나갔다.


오른쪽은 진작에 나가서 속도가 많이 준 상태였는데 왼쪽까지 나가니 이젠 속도가 터무니 없이 줄었다.


아무리 방탄 타이어라고 하지만 그것도 수십 발의 총알이 계속 박히니 견뎌낼 재간이 없었다.


사실 그건 화물적재 칸을 둘러싼 방탄 합금도 마찬가지다.


완전 벌집이 된 화물적재 칸은 더 이상 고개만 숙이고 있다고 해서 안전한 곳이 아니었다.


나는 한계라는 생각에 오토파일럿을 폭주족 모드로 설정하고 목적지를 수도방위사령부로 맞춘 후에 다시 적재 칸으로 넘어갔다.


서걱!

서거걱!


넘어오려는 녀석들을 닥치는 대로 베면서 반장이 엽총을 장전을 할 시간을 벌어줬다.


탕! 탕!


그렇게 얼마간은 버텼다.


하지만 이대로 오래 버틸 수는 없다는 건 누가 봐도 명확한 사실이었다.


“저기! 저기 보인다!”


연희가 손가락으로 앞쪽을 가르켰다.


연희의 말대로 수도방위사령부의 위병소가 저 멀리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우리 회사 직원들이 탑승한 차량들은 서서히 속도를 줄이기 시작하더니 마침내는 멈춰섰다.


그리고 더 이상은 쫓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바이크에 올라탄 창룡 녀석들은 꽃무늬 남방을 펄럭이며 끝까지 추격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다가 녀석들이 쏜 총알 몇 발이 저기 앞에 위병소 창문을 깼다.


그러자 그쪽에서도 대응 사격을 해오기 시작했다.


타타탕!

퍼어어엉!


바이크 한 대가 그 사격에 튕겨져 나갔다.


그러자 녀석들도 드디어 상황을 인지했는지 서로 수신호를 주고 받으면서 속도를 늦추기 시작했다.


우리 차량은 위병소에 설치된 노란색과 검은색 줄무늬로 그려진 도로 블록 베리어를 들이 받고는 얼마간 가다가 하얀 연기를 뿜으며 멈춰섰다.


“헉....헉....”


나는 거친 숨을 내쉬며 털썩 주저 앉았다.


저절로 눈이 감긴다.


귓가에 들려오는 부대 비상 사이렌 소리가 마치 자장가처럼 들린다.


저기 미친 듯이 달려오는 5분 대기조 녀석들도 희미하게 보인다.


“헐....요새 5분 대기조는 엄청 빠르네...여기 온지 아직 1분도 안된 거...같은데...”

“설화야!”

“설화! 괜찮아?!”


나는 너무 졸렸다.



***



다시 눈을 뜨자 내 시야에 가장 먼저 잡힌 건 어떤 사내였다.


처음에는 굴비 삼촌인 줄 알았지만 초점을 다시 잡아서 보니 물만두 녀석이다.


“물만두...”

“설화야! 정신이 들어?!”

“여긴 어디야?”


하지만 답을 들을 필요가 없었다.


딱 봐도 군부대 시설의 의무실 같아 보였고, 나는 그곳에 침대들 중에 하나를 차지하고 있었다.


바로 왼쪽 침대에서는 반장이 한 팔에 링겔을 꽂은 채로 다른 한 손으로는 핸드폰을 보고 있다가 내쪽으로 고개를 돌렸고. 오른쪽 침대에서는 침대에 걸터 앉아 군용 식판에 코를 박고 있던 연희가 입에 음식을 잔뜩 문 채로 나를 쳐다봤다.


“설화야!”


연희가 뛰어와 내 목을 안았다.


“너 설마 입에 든 음식을 나에게 먹일려는 건 아니지?”

“아! 그건 아니지만...아무튼 미안. 하하.”


연희는 생각보다 괜찮아 보였다.


외관상으로는 거즈에 반창고를 붙인 게 몇 개 보일 뿐이다.


하지만 교장에게 더럽혀진 마음의 상처는.....


“너 괜찮아?”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괜찮아! 나 완전 멀쩡해! 봐! 밥도 벌써 두그릇 째 먹었어.”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안심이 되는 느낌이 든다.


연희도 장미 언니 같은 선택을 할까 봐 조바심이 났었는데....


“반장은 괜찮아?”

“괜찮아. 너 때문에 살았어....고맙다.”


반장의 입에서 ‘고맙다’ 라는 말이 나올 줄이야.

나는 제법 놀랬다.

그건 연희나 동구도 마찬가지였고.


“아! 장미 언니 아빠는?”


나는 주변을 둘러보며 보이지 않는 아저씨를 찾았다.


“아저씨는 어제 여기서 나가셨어. 내가 확보한 동영상 증거를 가지고 가셨어. 반드시 교장 그 나쁜 새끼를 잡을 거라면서.”


그 소리에 난 살짝 씁쓸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 개자식은 그냥 잡아서 법의 심판을 받으면 안됐다.


반드시 내 손으로 죽여야만 했다.


감히 내 사람을, 그것도 두 명이나 망가뜨린 죄.

절대로 콩밥 따위로 떼울 수는 없다.


“그나저나 아저씨는 빨리도 회복 하셨네?”


나는 기분상 수도방위사령부의 위병소를 막무가내로 통과한 게 고작 몇 시간 정도 밖에 되지 않은 것 같았기에 아저씨의 회복 속도에 놀라며 말했다.


“뭔 소리야? 우리 여기온지 벌써 이틀이나 됐어.”

“뭐?”


내가 이틀이나 잠을 자고 있었다고?


놀랍다.

어쩐지 허리가 무진장 아프다더니.

아니 사실 몸 전체에 안 아픈 곳이 없긴 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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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S급 킬러들도 돈을 좋아한다 24.01.30 4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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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세상에는 아직 좋은 사람들이 남아 있다 24.01.25 57 1 12쪽
17 뛰어난 능력은 관심의 대상이 되기 마련이다 24.01.24 61 1 12쪽
» 내신 등급은 자신감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24.01.23 63 1 12쪽
15 가까운 자의 배신은 뼈아픈 법이다 24.01.22 58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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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먼저 실실 쪼개면 나중에 큰코다친다 24.01.20 70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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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친구는 친구를 버리지 않는다 (1) 24.01.18 64 2 12쪽
10 복수에도 물밑 작업은 필요하다 24.01.17 67 3 12쪽
9 우리 학교의 옥상에서는 눈물이 흘러 내린다 24.01.16 66 2 12쪽
8 누구에게나 비밀은 하나씩 감추어져 있다. 24.01.15 68 2 12쪽
7 맛있는 것은 업계를 가리지 않고 통한다 24.01.14 72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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