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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수정: 요계의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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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1.05.29 21:07
최근연재일 :
2022.04.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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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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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살아남은 사람들 (2)

DUMMY

아공간 창고인 룬다보켓에서 나온 카일 소령과 나머지 18명의 군인들은 여전히 황당하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용기와 일행들은 그들의 응급 치료를 마치고는 간단한 식사를 같이 하면서, 그들의 자초지종을 들을 수 있었다.



제때 후퇴하지 못하고 퇴로가 막혀 버린 델타포스의 카일 소령은 일단 휘하에 있는 대원들을 데리고 무작정 남쪽으로 도주하던 중에 피난길에 쓰러져 있거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일반 시민들, 그리고 상처를 입고 쓰러져 있는 군인이나 경찰들을 그대로 버릴 수가 없어 그들까지 데리고 이동하느라 어느새 같이 이동하는 무리의 총인원은 100명이 넘어가게 되었다.


그러니 그들의 이동 속도는 무척이나 느려지게 되었고, 결국에는 남미쪽으로 빠르게 후퇴하는 미국의 주력 군세력과 합류하는 것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기적적으로, 한 마을에서 보급품을 구하고 있던 해병대 대원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들은 해저 기지로 숨어 있다고 밝혀왔다. 그래서 카일은 해저 기지 수비를 맡고 있는 해병대 중대장인 제이스에게 통사정을 해 자신의 일행들도 같이 해저 기지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더핀 해저 기지’ 라고 명칭이 붙은 이 해저 기지는 지도상으로 미국 남부의 알라바마 주와 미시시피 주 경계선 근처에 있는 더핀 아일랜드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그곳이 출퇴근 하는 직원들의 입구이긴 했지만, 사실 기지의 본 건물은 해저 200미터 되는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카일 소령과 일행들이 그곳에 도착했을 때는 원래 그곳에 있던 연구 직원, 경비를 맡고 있던 해병대 1개 중대, 그 해병대가 근처에서 구한 일반 시민들, 그리고 카일 소령과 그가 데리고 온 100명의 인원을 다 합해서 대략 350명의 숫자가 되었다.


더핀 해저기지는 극비리에 진행 되고 있는 정부 프로젝트이긴 했지만 군사적 목적 보다는 해양 연구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에, 대부분의 원래 직원들은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기지 근처 육지에 있는 거주지에서 출퇴근 하는 것을 선호했고, 그래서 비축된 식량이나 물, 그리고 다른 보급품들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렇기에 갑자기 원래 직원 수의 7배에 가까운 숫자가 기지내로 들어오자 식량과 보급품은 빠르게 소진되어 나갔고, 급기야 전기마저 끊기게 되자, 그들은 이내 견디기 힘든 추위와도 싸워야 했다.


물을 싫어하는 요괴들의 특성상 해저 기지 내부는 그 어떤 곳보다도 안전했다. 하지만 그 안전은 점차 추위와 허기로 보장 받지 못하게 되었다.


호주에 있는 미군 본부와 해저 통신망을 통해 어렵사리 연락이 닿기는 했지만, 카일 소령의 추가 보급이나 구조 요청에 대한 호소에 본부에서의 대답은 항상 ‘노력중이다’ 였다.


추위와 허기를 더 이상 견딜 수 없게 되자 결국에는 그곳에서 가장 계급이 높은 카일 소령이 그곳에 있던 150여명의 군경 병력을 재정비해서 지상으로 나가 보급품을 구할 팀들을 만들어 운영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은밀하게 움직이느라 한꺼번에 구할 수 있는 식량과 보급품은 한정되어 있었고, 아무리 은밀하게 움직여도 폭도들을 만나 갑자기 교전이 이루어지거나 순찰 중이던 요괴들에 발각되어 피해가 생기는 등 병력의 숫자는 갈수록 줄어 가기만 했다.


하루 하루 그렇게 버텨 나가던 중, 어느 날 호주 본부에서 작전 명령이 떨어졌고, 카일 소령과 남은 병력은 전부 그 작전을 펼치기 위해 출전했다가 용기와 그의 일행들을 만나게 되었던 것이었다.


카일 소령은 용기와 일행들에게 물어보고 싶은 질문들이 많았지만 용기는 그 질문들에 일단 대충 둘러대고, 카일 소령을 데리고 더핀 해저 기지에 남은 사람들을 구하러 서둘러 움직였다. 그리고 그곳에 도착한 용기와 일행들은 그곳의 처참한 상황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피와 살이 튀고 비명이 끊기지 않는 전쟁터만 지옥인줄 알았더니 총칼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난 이런 곳도 지옥이 되는군.”


용기의 첫마디였다.


“도망친 곳이 해저 감옥이었던 거지.”


프랭크가 옆에서 대답했다.


더핀 해저기지 내부의 상황은 끔찍했다.


해저 200미터의 차가운 수온이 해저 기지의 철제 벽을 차디차게 만들었고, 그 추위를 견딜 수 있는 난방 시설은 전혀 가동되지 않아 그 커다란 건물이 냉장고 그 자체가 되어 있었다.


카일 소령 말로는 밀물과 썰물을 이용하는 자체 조력 발전 시스템이 있긴 하지만 원래부터 비상용으로만 설치된 것이라 전력이 터무니없이 부족해 비상 전등, 해저 통신망, 공기 공급을 위한 통풍 시스템, 그리고 변기와 정화조 시스템 작동에만 전력을 간신히 공급하고 있다고 했다.


부실한 통풍 시스템 때문에 불을 피울 수도 없는 상황에 처하자 사람들은 추위를 견디고자 전부 한 곳에 모여 단순히 몸의 열기로만 그들이 있는 공간의 공기를 덥혔지만 그 정도로는 그곳의 살벌한 추위를 견뎌낼 재간이 없었다.


게다가 해저 기지로 숨어들어 온 사람들 숫자에 비하여 카일 소령과 부하들이 구해오는 식량과 보급품은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보니, 영양 결핍과 추위로 동사(凍死)하는 사람들도 생기기 시작했고 그들의 시체는 해저기지 가장 밑에 층으로 옮겨져 꽁꽁 얼어붙은 채로 부패되지 않고 쌓여져 있었다.


현재까지 죽지 않고 살아남은 150여명의 사람들의 모습도 정상에서 한참 거리가 먼, 어디 공포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좀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심각한 영양 결핍으로 뼈에 살가죽이 달라 붙어 버린 것처럼 보이는 비쩍 마른 겉모습과 휑한 눈동자들, 그리고 오랫동안 씻지 못해서 생긴 피부병과 심한 악취들.


용기는 일행들에게 절대 얼굴 표정을 찌그리지 말고 최대한 웃으면서 생존자들을 옮겨 줄 것을 전음으로 부탁했고, 일행들은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곳에 있는 한 명 한 명을 조심스럽게 소중히 안아서 이동진을 통해 그들을 헤븐 아일랜드로 옮겼다.



더핀 해저기지에서 구조한 모두를 헤븐 아일랜드 식당 건물에 모이게 한 것은 그로부터 3일 후였다. 그사이 그들은 건강을 제법 회복한 상태였지만, 아직 걷는 게 힘들어 휠체어를 타고 있는 이들도 몇 몇 눈에 띄었다.


용기는 헤븐 아일랜드에서의 생활을 위한 몇 가지 주의 사항과 규칙들에 대한 알려 주고자 그들을 모이게 한 것이었는데, 엉뚱한 곳에서 문제가 터져 나왔다.


“우리는 저놈들과 같이 지낼 수 없소! 저놈들은 자신들 배만 채우고 우리에게 제대로 음식을 나눠주지 않아 수십의 사람들을 굶겨 죽인 악마같은 놈들이오!”


어떤 중년의 남자가 갑자기 카일 소령과 그의 부하들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고함을 질렀다. 그러자 두 명이 더 일어나 그 중년 남자의 손가락에 자신들의 손가락을 더했다.


“무슨 개소리냐!”


카일 소령도 가만히 욕을 먹고만 있지는 않았다.


“너희 연구진들이야말로 우리를 전부 죽일 작정이었던거지?! 애초에 너희는 너의 기지 안에 수소폭탄이 있다는 이야기를 우리에게 하지도 않았어!

심지어 그곳의 경비 대장인 제이스 중대장도 몰랐었다고!

그런데 갑자기 호주의 허먼 대장 한테 연락이 와서는 우리 군인 출신들을 제외 시키고 통신을 하더니만 원격 조정 할 수 있는 독가스 계열 생화학 무기라며 커다란 상자에 담긴 것을 우리에게 건네 주었지.

그런데, 사실은 그곳에는 타이머가 이미 작동된 수소폭탄이 들어 있었고 너희들은 그걸 알면서도 우리를 사지로 내몰았던 거야! 그렇지 않아?!”


그렇게 시작된 말싸움은 동요를 일으켰고, 용기와 일행들이 말릴 사이도 없이 삽시간에 식당 내부는 시끄러운 고함으로 가득 차여져 갔다.


한숨을 내쉬던 용기는 프랭크에게 뒷일을 맡긴다는 짤막한 말을 남기고는 자리를 떴고, 프랭크는 그 소동을 잠식 시키기 위해 제법 진땀을 빼야만 했다.



*****



“그래서 어떻게 됐어? 그 후로 정리가 잘 되었어?”


용기가 옆에 앉은 마리앤을 보며 물었다.


“일단 그들을 조용히 시킬 필요가 있었는데, 그건 의외로 카일 소령이 해결해 주었어요.”


“어떻게?”


“그가 어느 한 순간에 입고 있던 방탄 조끼와 주렁 주렁 달린 수류탄, 연막탄, 탄창 등등을 떼어 내더니 상체를 벗어 제껴 알몸을 보이고는 '눈이 달렸으면 잘 봐! 잘 보라고! 너희들이 보기엔 이게 자신의 배만 채우고 다른 사람들을 굶겨 죽인 사람의 몸처럼 보이냐?!' 라고 목청이 터져라 외쳤어요. 그리고 사람들은 그의 몸을 보고는 입을 다물어야만 했죠.”


“알만하군.”


용기도 처음에 구조해 온 카일 소령과 18명의 군인들이 샤워실에서 씻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들의 신체들도 심각한 영양 결핍으로 앙상하게 말라 있었다. 게다가 온 몸에 있는 수많은 상처들은 아직 아물지 못한 상처들이 대부분으로 어떤 상처 부위는 썩어서 곪고 있기도 했다.


“사람들은 몰랐겠죠. 전투복으로, 방탄 조끼로, 그리고 각종 무기로 무장하고 있으면 그런 앙상한 모습은 상상하기 힘드니까요. 아무튼 일단 조용해지자 프랭크씨가 그들을 진정시켰고 일단 전부 해산 되었죠.”


"그 군인들 정말이지 대단한 사람들인 것 같아.”


“나도 동의한다. 훌륭한 군인들이다.”


갑자기 뒤에서 프랭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어. 프랭크!”


용기가 일어나며 그를 맞았다.


“오늘 고생 많았어. 하하.”


“너 그거 아나?”


“뭘?”


“넌 기뻐하는 웃음에는 눈꼬리가 올라가지만, 뭔가 불리할 때 짓는 웃음에는 눈꼬리가 내려간다는 것을?”


“아. 그런가? 하하. 어쩐지 매번 포커판에서 진다 했더니 그런 특징이 있었군.”


“아무튼 할 이야기가 있다.”


“아 그래? 마침 나도 너에게 할 이야기가 있었어.”


“뭔데? 먼저 이야기해 봐.”


“그럴까? 프랭크. 너가 우리의 대장이 되어 주어야겠어.”


“뭐?!!”


용기의 말에 프랭크도 마리앤도 제법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작가의말

감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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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전쟁의 방관자들 (3) 22.01.17 226 10 12쪽
137 전쟁의 방관자들 (2) 22.01.16 231 10 12쪽
136 전쟁의 방관자들 (1) 22.01.15 239 10 11쪽
135 백야단 (12) 22.01.14 233 10 10쪽
134 백야단 (11) 22.01.13 230 10 13쪽
133 백야단 (10) 22.01.12 242 10 13쪽
132 백야단 (9) 22.01.11 238 9 12쪽
131 백야단 (8) 22.01.10 238 10 15쪽
130 백야단 (7) 22.01.09 247 10 15쪽
129 백야단 (6) 22.01.08 237 11 15쪽
128 백야단 (5) 22.01.07 243 12 19쪽
127 백야단 (4) 22.01.06 239 9 13쪽
126 백야단 (3) 22.01.05 245 10 12쪽
125 백야단 (2) 22.01.04 241 11 10쪽
124 백야단 (1) 22.01.03 246 11 11쪽
123 살아남은 사람들 (3) +2 22.01.02 240 12 16쪽
» 살아남은 사람들 (2) 22.01.01 242 11 10쪽
121 살아남은 사람들 (1) 21.12.31 239 13 11쪽
120 크뷰카 숲 파괴 작전 (3) 21.12.30 243 13 10쪽
119 크뷰카 숲 파괴 작전 (2) 21.12.29 246 13 14쪽
118 크뷰카 숲 파괴 작전 (1) 21.12.28 262 13 14쪽
117 인류를 위하는 길 (5) 21.12.27 251 13 12쪽
116 인류를 위하는 길 (4) 21.12.26 254 13 11쪽
115 인류를 위하는 길 (3) 21.12.25 253 1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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