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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수정: 요계의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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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1.05.29 21:07
최근연재일 :
2022.04.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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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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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인류를 위하는 길 (3)

DUMMY

인류 최후 저항 연합군의 본부가 있는 호주 시드니의 상황은 급박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미국 육군 대장 허먼과 인도 육군 대장 란캇이 이끄는 병력들이 남아있던 핵미사일을 숨겨 놓은 인도의 한 비밀 장소와, 다른 국가에서 가져와 호주에 설치한 핵미사일 발사 기지들을 어두운 밤을 타서 기습, 장악한 후, 순식간에 중앙 통제실에서 원격 조정할 수 있는 시스템들을 제거하여 핵미사일들을 전부 자기들 손아귀에 넣고 말았다.


하지만 그들은 그 무기들을 바로 사용하지는 않았고, 협상 카드로 사용하며 니콜라스 대통령이 이끄는 각국의 수뇌부들에게 자신들이 원하는 것들을 제시했다.


허먼과 란캇의 불같은 성격에 요괴들에게 먼저 핵미사일들을 날려 전세계를 잿더미로 만들 것이라는 극도의 불안감이 한 때 조성 되기도 했으나 실제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은 채 시간은 흘러갔다.


사실 허먼과 란캇의 숨은 목적은 사람들의 우려와는 약간 달랐다. 그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요계군 퇴치였다. 다만 그들은 그 어떤 값비싼 희생을 치루더라도 그 목적을 달성하고 싶다는 각오가 되어 있었을 뿐. 그게 설령 인류의 종말을 뜻할지라도.


하지만 인류가 보유한 핵미사일 숫자는 현재 전세계의 요괴들을 전부 물리칠 수 있을 정도가 되지 못했기에, 요괴들의 최종적 박멸을 위해서는 핵미사일 공격 이외에도, 대규모의 지상 부대가 필요했는데, 허먼과 란캇이 거느린 군병력으로는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장악한 핵무기들을 협상 카드로 아직 다른 각국의 수뇌부가 장악하고 있는 군병력들과의 협동 군사 작전을 요구했다.



*****



“이건 말도 안 돼! 그럴 수는 없어!”


셀린 중위는 시드니 공항의 한 군사용 격납고를 향해 달리며 혼잣 말을 되풀이했다. 그녀의 바로 뒤에는 자신의 소대원 두 명이 소총을 든 채 바짝 따르고 있었다.


허먼과 란캇의 반란이 일어나자 그녀의 소대는 자신의 큰아버지인 테세우스 육군 소장을 따라 칼리드 박사가 있는 연합군의 군전략 연구소 수비를 명 받았다. 반란군이 남은 인류가 요괴들과 같이 자폭할 수 있는 최종 무기인 ‘TAB 바이러스’를 노릴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었다.


그녀는 명 받은 데로 자신의 소대를 배치하며 수비 태세를 갖췄으나, 자신이 평소 알고 지내던 정보과의 인맥으로부터 전해 들은 정보에 깜짝 놀라하며 갑자기 부하 두 명만 데리고 지프차에 몸을 싣더니 전속력으로 시드니 공항으로 향했다.


‘자슬린 미국 대통령과 그녀를 따르는 몇 몇 다른 국가 수뇌부들이 오늘 프랑스 파리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른데.

확인되지 않은 정보에 따르면 그들은 세계 각지에서 생존하는 모든 인간들을 호주와 뉴질랜드로 안전하게 피신 시켜주고, 그곳들의 안전을 보장 받는 조건으로, 나머지 전세계의 영토를 요괴들에게 그냥 건네주는 평화 협정을 맺으려고 하나 봐.’


이게 셀린을 놀라게 만들고 시드니 공항으로 향하게 만든 정보였다. 그녀는 자슬린 대통령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아니 설득하고 싶었다. 아직 포기할 단계는 아니라고.


인류가 요괴와의 전쟁에서 최종적인 패배를 목전에 두고 있다면 그녀도 자슬린 대통령의 뜻을 반대할 이유는 없었다. 그렇게라도 남은 인류의 목숨을 구할 수만 있다면.


하지만 아직은 아니었다. 아직 싸움이 끝난 것이 아니었다. 그런 상황에서 선조들이 목숨 걸고 지켜오고 보존해 온 영토들을 그냥 넘겨 준단 말인가? 게다가 요괴들이 자슬린 대통령의 협상 조건에 순순히 응해 준다는 확신이 어디 있단 말인가?


그녀는 아직 그런 포기를 용납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용기, 연화, 그리고 그들과 같이 있을 로레나를 믿었다. 그들이 분명 인류가 반격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그들이 처참하게 짓밟혀진 인류의 자긍심을 다시 세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하지만 셀린은 자슬린 대통령을 만날 수가 없었다.


격납고 근처에 도달하기는 했지만 경호 병력에 막혀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그녀와 두 명의 부하들이 거칠게 항의하며 총을 겨누었지만 오히려 수십 개의 총구가 그녀들을 죄어오자 더이상 앞으로 나갈 수 없었다.


“자슬린 대통령님! 자슬린 대통령님! 아직은 아닙니다! 우리는 아직 싸울 수 있습니다! 자슬린 대통령님!”


셀린은 저 멀리 보이는 자슬린 대통령의 뒷모습에 고함을 질렀지만, 자슬린 대통령은 그녀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 채 비행기에 올랐고, 비행기의 문은 굳게 닫혀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 비행기는 잠시 후 격납고를 나와 하늘로 날아 올랐다.



*****



“자슬린이 엉뚱한 짓을 하는군.”


란캇 대장은 허먼 대장과 현재 상황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남몰래 그를 찾아왔다.


하지만 밀실에 단 둘 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말도 없이 자신의 위스키 잔만 홀짝 거리고 있는 허먼 대장.


“그녀가 성공할 거라고 보는가?”


란캇이 다시 말하며 물었다.


“쉬운 일은 아닐 거야.”


허먼은 잠시 자신의 콧수염을 매만지며 생각을 정리하는 듯해 보였다.


“두 가지 문제가 있는데, 두 가지 다 해결하기 쉬운 상황이 아니니까.”


“그게 뭔가?”


“첫번째는, 현재 우리와 별도의 군세를 가지고 전쟁 중인 중국, 북한, 남한, 일본, 그리고 러시아의 소수 잔존 병력들이 자슬린 대통령의 협상 내용에 동의 한다는 보장이 없어.

러시아는 제껴두더라도 동양인들은 자신들의 영토에 아주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국가를 구성하는 요소 중에서도 국민보다, 영토를 더 중요시 하는 민족들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영토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그들이 아직도 우리 연합군에 합류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따로 요괴들과 싸우고 있는 것일 테고.

두번째는, 우린 아직도 요괴들이 왜 우리의 세상에 쳐들어왔는지에 대한 이유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게 없어. 그들이 '종족 말살' 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왔다면 자슬린 대통령의 협상 조건을 승낙하지는 않겠지.”


“두번째 이유라면, 요괴들은 아예 그녀를 만날 이유도 없으니, 그녀가 탄 비행기는 프랑스 파리에 착륙 하지도 못하고 공중 폭파 당하겠군.”


“아니. 공중 폭파까지는 아닐 거야. 그녀의 지휘하에 있는 첩보원들이 아직 여기저기 존재해.

위성들을 뺏기기는 했어도, 아직 해저통신망은 살아 있으니 첩보원들이 연락을 취할 수단은 아직 남아 있어. 그러니 요계 군의 상층부가 그녀와 만나서 대화를 하겠다는 확실한 정보가 없었다면 그녀도 움직이지 않았겠지. 그녀는 아무런 정보와 계획도 없이 몸으로 먼저 부딪쳐 보는 스타일이 절대 아냐.”


“그럼 그녀가 요계 군 상층부와 대화를 해서 설득 시킬 수 있는 확률은 낮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존재한다는 이야기 아닌가?”


“그렇지...”


허먼은 위스키 잔을 들이키며 잔을 비웠다.


“그러니까 그 확률을 좀 더 낮추어 그녀가 협상에 실패하도록 만드는 방해 작전이 필요하겠지.”


“어떻게 말인가?”


“아무래도 해저기지에 숨어 있는 병력들을 움직여야겠어.”


“해저기지?!”



*****



"어?"


등대에서 밤새 생각을 정리한 후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용기는 프랭크가 자신의 방 앞에 와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사과를 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프랭크는 어제는 자신이 경솔했다며 사과부터 먼저 하였다.


그는 어제 밤에 연화와 대화를 나누었는데, 용기가 말하지 않은 아주 중요한 사실을 들었다.


연화가 참을성 없이 검을 먼저 뽑는 바람에 대화가 끊겨서 그렇지 사실, 용기가 노인들을 환골탈태 시키는 것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그들의 신체가 환골탈태를 겪는 과정을 견뎌내지 못하고 사망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었다.


환골탈태라 함은, 신체의 기경팔맥을 타통해야 하는데 신체가 이미 상당히 노화한 상태에 있는 어르신들은 그 과정을 견딜 수 없어 결국에는 환골탈태를 이루지 못하고 그냥 사망할 확률이 7할이 넘을 것이라는 게 용기와 연화가 화타 선인에게 배운 내용이었다.


프랭크는 이런 중요한 이유를 듣기도 전에 자신이 용기에게 비겁하다고 말해 버렸으니 성급했던 자신의 발언에 대해 참으로 부끄러웠다.


게다가 프랭크는 연화에게 그제서야 대충 알고만 있던 ‘로레나’ 와 ‘빌리’ 라는 사람들과 얽힌 세세한 내막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사건들이 용기가 새로운 사람을 무공 고수로 만드는 것을 꺼리끼게 만들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연화의 의견을 들었다며, 이 부분도 자신이 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내용이라 자신의 발언이 경솔했다는 것을 충분히 깨달았다며 사과했다.


그리고 그 사건들이 용기의 결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었다.


요괴들과의 전투보다 죄를 저지른 악인들을 처벌하는 데에 좀 더 초점을 맞추는 로레나를 보면서 용기는 자신이 인간계로 내려와 무공 고수들로 구성된 무력 집단을 만들겠다는 계획이 쉽지만은 않다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빌리라는 젊은이를 통해 또다시 실패를 맞보게 되자 선뜻 새로운 사람에게 무공을 전수하는 것을 꺼려하게 되었다.



마리앤이 일행으로 합류하기 이전에 발견됐던 빌리는 22세의 백인 젊은이로 반쯤 무너진 집의 건물 잔해에 깔려 움직이지 못하고 죽어가고 있던 상태에서 구출 되었다.


용기와 일행들의 치료와 보살핌으로 빠르게 건강을 되찾은 그는 용기를 찾아와 자신도 용기의 일행이 되어 요괴와 싸우고 싶다고 말했다.


비쩍 마른 몸매와, 눈밑에 다크서클, 그리고 커다란 뿔테 안경 등의 외모로만 봐서는 평생 운동이나 싸움 한 번 안해보고 자란 것처럼 보였지만, 사람의 의지를 외모로만 판단할 수 없다는 생각에 용기는 곤륜파의 무공을 그에게 가르켜 주었다.


하지만 빌리는 이상하게도 경공술을 제외한 곤륜파의 다른 무공들에게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도 수련에 정성을 쏟지도 않았다. 의아하긴 했지만 그의 취향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 내버려 두었는데 나중에 발생한 문제가 그 이유를 밝혀 주었다.


요괴들과 싸우는 일도, 생존자를 구하는 일도 하는 시늉만 낼 뿐 그다지 큰 열성을 보이지 않던 빌리는 이상하게도 보급품을 찾는 일에는 매우 열성적이었다.


그리고 나중에 눈치챘지만 그는 밤에 몰래 혼자 진 밖으로 나가 어디론가 갔다가 새벽 늦게서야 돌아오는 일이 잦았다. 그리고 그 이유는 얼마 지나지 않아 밝혀졌다.


마약 중독자. 그게 이유였고 빌리의 실체였다.


그는 밤에 마약을 찾으러 밖을 돌아다녔던 것이었다. 보급품을 찾아 다니는 일에만 유독 관심을 보였던 이유도, 경공술에만 그렇게 집착했던 이유도, ‘마약을 찾기 위해’ 라는 설정을 도입하면 모두 설명이 되었다.


마약에 취한 채 요양원 복도에서 어깨를 부딪친 한 할아버지와 말싸움 시비가 붙은 빌리는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검을 휘둘러 그 할아버지에게 큰 상처를 입히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만들었는데, 현장에 한 발 늦게 도착한 광목천왕에게 제압되어 용기 앞으로 끌려왔다.


용기와 일행들은 논의 끝에 빌리의 단전을 파괴하고 그의 수혈을 짚어 요괴나 생존 인간의 흔적이 전혀 느껴지지 않은 아주 멀리 떨어진 깊은 산속의 조그마한 오두막에 데려다 버렸다. 소량의 음식과, 다시 만나게 되면 적으로 간주할 테니 부디 다시 만나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는 짧은 편지와 함께.



용기는 프랭크에게 괜찮다며 사과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오히려 그에게 앞으로도 많은 충고와 도움을 부탁했다.


용기는 장고 끝에, 배 밑에 커다란 구멍이 나 침몰하고 있는 배의 구멍을 메꿔 배의 침몰 자체를 막을 수 있는 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않고, 침몰하고 있는 배의 사람들이나 구조하고 있는 데에만 힘을 쓰고 있다면, 그것도 잘못이다 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단번에 모든 것을 한꺼번에 바꿀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건 그의 스타일이 아니었다.


일단 그는 프랭크와 이니스를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아 잘 모르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마리앤에게 프랭크는 본성이 착하며 곧고, 이니스는 본성이 착하지는 않으나 그렇다고 악하지도 않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프랭크와 이니스에게 먼저 환골탈태를 제안했다.


그렇게 용기는 자신의 변화를 그리고 요괴들과 벌이는 싸움 구도의 변화를 서서히 꾀하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오늘도 들러 주신 모든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행복하고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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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전쟁의 방관자들 (4) 22.01.18 224 10 11쪽
138 전쟁의 방관자들 (3) 22.01.17 226 10 12쪽
137 전쟁의 방관자들 (2) 22.01.16 231 10 12쪽
136 전쟁의 방관자들 (1) 22.01.15 239 10 11쪽
135 백야단 (12) 22.01.14 233 10 10쪽
134 백야단 (11) 22.01.13 230 10 13쪽
133 백야단 (10) 22.01.12 242 10 13쪽
132 백야단 (9) 22.01.11 238 9 12쪽
131 백야단 (8) 22.01.10 238 10 15쪽
130 백야단 (7) 22.01.09 248 1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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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백야단 (5) 22.01.07 243 12 19쪽
127 백야단 (4) 22.01.06 240 9 13쪽
126 백야단 (3) 22.01.05 246 10 12쪽
125 백야단 (2) 22.01.04 242 11 10쪽
124 백야단 (1) 22.01.03 246 11 11쪽
123 살아남은 사람들 (3) +2 22.01.02 240 12 16쪽
122 살아남은 사람들 (2) 22.01.01 242 11 10쪽
121 살아남은 사람들 (1) 21.12.31 239 13 11쪽
120 크뷰카 숲 파괴 작전 (3) 21.12.30 244 13 10쪽
119 크뷰카 숲 파괴 작전 (2) 21.12.29 246 13 14쪽
118 크뷰카 숲 파괴 작전 (1) 21.12.28 263 13 14쪽
117 인류를 위하는 길 (5) 21.12.27 251 13 12쪽
116 인류를 위하는 길 (4) 21.12.26 255 13 11쪽
» 인류를 위하는 길 (3) 21.12.25 254 1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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