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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수정: 요계의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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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1.05.29 21:07
최근연재일 :
2022.04.18 19: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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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56,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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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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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크뷰카 숲 파괴 작전 (3)

DUMMY

셀린 중위의 목소리가 높아지며 ‘용기’라는 이름이 갑자기 튀어 나오고, 바꿔 달라고 재촉을 하다니? 그 사람이 그곳에 있단 말인가 저 무전기 너머에?


셀린 중위 뒤에 서 있던 클로이와 니키타는 죽어도 잊을 수 없는 생명의 은인의 이름을 듣고는 갑자기 가슴이 찡해져 왔다.


특히 클로이는 그리스의 카리야 마을에서 무장 폭도들인 엘레시키들과 갑자기 들이닥친 요괴들로부터 도주하는 동안, 용기가 직접 덜컹 거리는 트럭 위에서 심장 근처에 박힌 총알을 빼내는 수술을 시전해 간신히 살아난 여군이었고, 클로이와 특별히 친한 니키타는 용기의 손을 잡고 클로이를 제발 살려 달라고 울면서 부탁하던 여군이었다.


“셀린 중위님?”


드디어 용기의 목소리가 무전기 넘어로 들려왔다.


“용기씨! 저 셀린 중위입니다. 기억하시겠어요?”


“네. 물론입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이런 시국에 잘 지내고 있을리가 없죠. 아무튼 시간이 없어요.”


셀린은 빠르게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과 용기가 처한 상황을 한 두 줄로 요약해서 설명했다.


하지만 그녀가 설명을 마치기도 전에 복도에서 총소리와 비명이 들리기 시작했다. 클로리와 니키타는 셀린 중위와 눈빛을 마주치더니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는 문을 박차고 나가 동료들에게 향했다.


“하...뭐 하나 쉬운게 없네요...”


용기의 한 숨 섞인 목소리가 무전기 넘어로 들려왔다.


“아무튼 거기서 빨리 빠져 나가셔야 되요. 그리고 로레나도 잘 있죠? 그 녀석 잘 부탁 드립니다.”


로레나의 이야기가 나오자 용기는 잠시 침묵을 지켰다. 하지만 이내 다시 말을 이어갔다.


“네. 로레나가 말수는 적어도 항상 씩씩하잖아요. 걱정마세요. 셀린 중위님도 별 일 없으신 거죠? 몸 건강히 잘 지내고 계세요. 제가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 다시 구하러 가겠습니다.”


갑자기 셀린의 두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내리기 시작했다.


매일 매일 요괴들과 전투를 벌이며 고전분투하고 있으며, 당장 눈앞에 수소폭탄이 터질려고 하고 있는 상황에 처한 자가, 현재 지구 상에서 인류에게 그나마 가장 안전하다고 여겨지고 있는 호주에 있는 자신을 구하러 오겠다니...


“용기씨...무너진 인류의 자존심을 반드시 지켜 주세요.”


그 말을 뒤로 셀린 중위는 무전기를 내던지고 혈전을 벌이고 있는 부하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머지않아 그녀가 향했던 곳에 커다란 폭발이 일어났다.


“셀린 중위님! 셀린 중위님!”


치지직. 지직.


용기는 무전기에 소리를 질러가며 셀린 중위를 다시 찾았지만 무전기는 지지직 거리는 소음만 만들어내며 더 이상 아무런 목소리도 들려 주지 않았다.


“이것 봐. 상황히 심각해. 우린 이 폭탄을 멈출 수 있는 도구도 기술도 없어.”


용기는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돌아봤다. 수소폭탄의 중앙에 있는 타이머는 이제 5:21을 가리키고 있었고 그가 만들어 놓은 황룡뇌호벽은 그것을 뚫고 들어 오려는 요괴들로 새까맣게 덮혀 있었다.


용기는 통신 단검을 전체 채널로 열어 모두에게 상황을 짧게 설명하며 당장 철수하라고 말했다.


[가장 멀리 있는 사람이 누구야?]


[아마 나와 광목천왕일거다.]


프랭크가 대답했다.


[도착 예정 시간은?]


[숲의 불길이 너무 심해 조금 돌아가야 해서 대략 2분 정도? 그곳에 인원은?]


[살아남은 군인들 19명. 모두들 빨리와서 두 명씩 옆구리에 끼고 이동진으로 이동해줘.]


[안 돼!]


갑자기 통신 단검으로 들려온 고함의 목소리는 다름 아닌 엘리엇이었다.


[안 돼 아저씨. 시간이 모자라. 그곳에서 이동진까지의 이동 시간과 현재 설치해 놓은 이동진의 사이즈를 고려하면 폭발 전까지 이동진은 두 번 밖에 사용하지 못해.]


머리 좋은 엘리엇이 그 짧은 순간에 모든 걸 계산 했다는 것이 대단한 일이긴 했지만 그의 말은 또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눈치재지 못한 사람은 없었다. 즉, 모두를 구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


하지만 그렇다고 이 상황에 누구는 데려가고 누구는 버리는 그런 잔혹한 선택을 과연 누가 할 수 있단 말인가?


용기가 주먹을 불끈 쥐고 말이 없는 사이 가온과 이니스가 먼저 합류해 황룡뇌호벽 주위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이어 라울과 마리앤이 도착했고 주변의 요괴들은 모두 정리가 되었다. 이제 핵폭탄의 타이머는 3:58을 가리키고 있었다.


덩치 큰 라울이 군인 두 명을 강제로 집어 들어 옆구리에 끼고 이동진을 향해 경공을 펼칠려고 하는 순간 용기의 목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기다려!”


긴박한 상황이었지만 모두들의 시선이 용기에게 쏠렸다.


“가온아. 저번에 우리가 휴대용 산소 호흡기 공장에 들렸다가 챙겼던 박스들 기억하지? 그리고 룬다보켓 어디에 보관하고 있는지도?”


“아...”


가온은 잠시 말을 머뭇 거렸지만 이내 생각이 났는지 그렇다고 힘차게 말했다.


“좋아! 이제 탈출 작전을 빠르게 설명할게.”


그리고 그의 짧은 설명이 끝마쳐지자 프랭크, 광목천왕, 증장천왕, 지국천왕은 방향을 바꾸어 바로 곧바로 이동진을 향했고, 연화는 경공이 아직 서툰 선우 도사를 칠지도에 태우고 이동진으로 곧장 날아갔다.


그사이 용기는 룬다보켓을 열었다.


가온이 먼저 잽싸게 들어가서 휴대용 산소 호흡기 박스들을 찾아 열었고, 마리앤은 군인들에게 숨을 잠시 멈추고 그곳으로 빨리 들어가라고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19명의 군인들은 느낫없이 지면에 생긴 난생 처음 보는 공간을 보고 머뭇 거릴 수 밖에 없었다. 그러자 이니스는 군인들의 엉덩이를 걷어차며 밀어 넣었고, 라울은 군인들을 집어 들어 룬다보켓 안으로 냅다 던져 버렸다. 그렇게 룬다보켓 안으로 내동댕이 쳐진 군인들은 가온에 의해 휴대용 산소 호흡기가 하나씩 씌워졌다.


그리고 모든 군인들과 용기의 일행들이 룬다보켓 안으로 사라지자 용기는 다시 룬다보켓을 거둬 들이고 폭탄의 타이머를 바라 보았다. 0:27. 아직 시간의 여유는 있어 보였다.


[프랭크. 상황은?]


[방금 모두 도착해서 이동진 작동 시켰다. 살아서 보자.]


[물론이지.]


용기는 피식 웃었다.


“내가 죽으면 저 안에 23명의 목숨도 같이 죽는 것이니. 반드시 살아야지.”


그리고 그는 심호흡을 한 번 크게 하고는 황룡혈세소(黃龍穴世消)를 펼쳐 땅 속으로 사라졌다.


그는 계속을 땅 속 깊숙히 파고 들어 갔다. 방향도 틀지 않고 일직선으로 아래로 아래로 더 깊숙히 파고 들어갔다.


쿠쿠쿠쿵.


얼마 지나지 않아 지축이 흔들리는 거대한 폭발이 느껴져 왔다. 엄청난 진동에 온몸이 격하게 흔들리며 방향 감각을 잃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땅 속으로 파고 들어가기만 했다. 이렇게 계속 땅을 파고 들어가면 얼마 가지 않아 용암을 만나게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그의 신체는 지면과의 거리를 빠른 속도로 벌렸다.


하지만 내력을 격하게 소모하는 황룡혈세소의 특성상 그가 숨을 참을 수 있는 시간도 그만큼 짧았는데, 그는 점점 숨을 더이상 참기가 힘들어졌다.


유나와 연화가 계속 디스푸가라 통신 단검으로 괜찮냐고 물어 왔지만 그는 황룡혈세소를 펼치느라 자신의 허벅지에 있는 자신의 통신 단검에 손을 뻗을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이내 자신이 기다리던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착했다. 작동 시키거라.]


지국천왕의 목소리였다.


용기는 마침내 황룡혈세소 시전을 멈추고 어딘지도 모를 깊은 땅 속 한가운데에 신체를 멈춰 세웠다. 작전은 일단 성공적이었다.


사람들을 룬다보켓에 몰아 넣고 산소 호흡기로 버티게 한 후, 자신이 땅 속 깊은 곳에 숨었다가 지국천왕이 폭탄 범위 밖에 안전한 곳에 도착하면 현재 그와 자신이 나눠 끼고 있는 마에리치 순간이동 반지를 사용해 자신이 지국천왕 쪽으로 이동한다는 계획은 찰나에 즉흥적으로 만들어낸 작전이었지만 꽤나 멋진 작전이었다.


하지만 용기가 미처 생각치 못한 문제가 하나 생겼다.


마에리치 반지를 작동 시킬려면 왼손 손가락에 끼고 있는 반지를 오른손을 만져야 하는데, 땅 속 너무 깊은 곳으로 내려와서 그런지 주변의 엄청난 대지의 압력에 팔을 움직이기가 힘들었다. 내력마저 바닥을 보이고 있는 터라 힘을 쓰기가 더욱 어려운 상황이었다.


‘제기랄...다시 지상으로 올라갈 내력도 없고. 어떻게 하지?...’


그는 잠시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했다. 유나와 연화가 계속 통신 단검으로 말을 걸어 왔지만 그는 귀를 닫고 계속 뭔가를 떠올리기 위해 집중했다. 그리고 그는 드디어 자신이 찾고 있는 방법을 찾았다.


‘고맙습니다. 백음 스승님!’


흡!


그는 참고 있던 마지막 숨을 내뱉었다. 땅 속의 흙들이 거침없이 그의 코와 입 안으로 들어왔고 그의 폐 전체를 흙덩이로 채우는 것은 순식간일 터였다.


하지만 그는 그 한 순간의 짧은 날숨 호흡으로 자신의 신체 주위에 빙백신장(氷白神掌)을 크게 펼쳐, 더 이상 흙덩이들이 자신의 입안에 들어오는 것을 막고는 화(火)의 기운이 잔뜩 실린 마교의 혈영신장(血靈神掌)을 오른손으로 펼쳐 빙백신장으로 자신의 주위에 꽁꽁 얼어 붙은 얼음 내부를 서서히 녹여가며 팔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


이미 코와 입 안을 가득채운 흙덩이들은 더 이상 단 한 줌의 산소라도 폐에 흘러 들어가는 것을 허락하고 있지 않았기에, 더 이상 숨을 참을 수 없어 그의 눈동자 주위의 실핏줄이 터져 피가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조금만 더...조금...만...'


하지만 용기는 있는 내력을 쥐어 짜내 안간힘을 쓰며 자신의 배 위를 감싸고 있는 얼음들을 녹여 갔고, 마침내 그의 오른손 손가락이 왼손에 있는 마에리치 반지에 닿았다.


그리고 잠시 후 ,그는 지면 아래 깊숙한 땅 속에서의 끔찍했던 시간을 마감하고 지국천왕 옆에 도착해 입안에 있던 흙들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오늘도 들러 주신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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