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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수정: 요계의 침공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1.05.29 21:07
최근연재일 :
2022.04.18 19:00
연재수 :
2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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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56,688

작성
22.02.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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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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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글자
11쪽

비밀을 지니고 있는 자들 (2)

DUMMY

“근데, 이 난리에 에어리어 51은 무사했을까? 연락은 해 봤어?”


퀸턴은 대답없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모르겠어’ 라는 제스처를 취해 보였다.


“한 가지 더 말해 줄게 있어. 이것도 왜 내가 너에 대해 잘 알고 있는지와 관련이 있어.”


레이먼은 계속하라고 턱짓을 했지만, 퀸턴은 잠시 망설이며 말을 어떻게 꺼낼지를 고민하는 눈치였다.


“...내 성은 롱포드야. 너가 알고 있는 성일 텐데 기억하겠어?”


“흠...뭐 흔한 성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보기 드문 성도 아니잖아? 아!...”


뭔가 번뜩 거리는 기억이 레이먼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내 아버지의 성도 롱포드였어.”


“맞아. 너의 아버지 찰스 롱포드가 바로 나의 아버지야. 즉, 우린 이복형제라는 말이지.”


“뭐...뭐라고?!!”


“아버지가 너희 어머니와 이혼하고 나서 우리 어머니와 결혼하고 내가 태어났어. 그래서 내 나이가 너보다 두 살 아래이기도 하고.”



레이먼의 아버지, 찰스 롱포드는 매우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유복하게 자랐다.


그는 다른 돈 많은 집 자식들처럼 돈을 흥청망청 낭비하거나 방탕한 생활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뭔가를 끈기를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았다. 그는 그냥 평화롭고 여유롭게 그에게 주어진 금수저를 빨며, 여생을 느긋하게 즐기기를 원했다.


하지만 그의 아내는 정치에 야심이 많았기에 왕성한 바깥 활동으로 집에서 가족들의 얼굴을 마주하는 시간을 찾기도 힘들 정도였다. 심지어 갓난 아기였던 레이먼의 얼굴을 보는 시간은 아이가 밤에 잠자리에 이미 들고 나서가 유일할 정도였으니.


그러한 불균형적인 가족 생활을 참다 못한 찰스 롱포드는 레이먼의 한 살 생일 파티가 끝나고 아내와 크게 싸운 후, 완전 갈라서게 되었다.


그렇게 어린 나이부터 어머니와 자란 레이먼은 아버지의 대한 기억이 거의 없었고, 가족을 버린 아버지라는 그에 대한 원망에 한 번도 그가 그립다거나,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자랐다.


물론 일방적인 이혼 통보에 분노한 그의 어머니가 레이먼의 성도 롱포드라는 성에서 어머니의 원래 성인 그리핀으로 바꿔 버렸고, 아버지가 레이먼을 찾아오지 못하게 법적 조치를 해두었기 때문이기도 하였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뭐지?”


갑자기 정색을 하는 레이먼.


“그냥...내가 오늘 아니면 내일이라도 당장 죽게 되면, 영영 알려지지 않을 너무 안타까운 이야기이기도 하고, 또 너가 부모님을 밑도 끝도 없이 미워하는 사실도 안타까워서.

예전의 너의 아버지이자 지금은 나의 아버지인 그까지 용서하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아. 그 양반이야 원래부터 자기 자신 밖에 몰랐으니까. 물론 이 난리에 살아 계신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너의 어머니까지 미워하며 사는 건 이제 그만둬.”


“네가 뭘 알아?!”


레이먼은 버럭 화를 내었다.


“아?! 너의 직장 상사의 상사를 타고 올라가면 궁극적으로는 그 잘난 여자가 너의 보스니까 보호하는 거야?”


“레이먼. 그렇게 말 하지마. 너희 어머니, 자슬린 그리핀 대통령께서 어떤 최후를 맞이 했는지 들었으면서 그런 말을 하고 싶어?”


“너야말로 입 조심해! 나는 그런 권력에 눈 먼 여자를 어머니로 둔 적이 없어. 나는 고아였어. 원래부터 고아였다고!”


더 이상 대화를 하고 싶지 않은 레이먼은 바닷물을 헤치며 해변가로 걸어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절대 떠올리고 싶지 않은 그 지옥같은 기억을 다시 떠올리고 말았다.



고등학교 일학년 때. 그는 사만사라는 동년배의 같은 학교 여학생과 사랑에 빠졌다.


마치 천생연분이었던 것처럼, 서로 아주 짧은 수줍음의 단계를 거치고 뜨거운 관계로 빠르게 발전했다. 하지만 사귄지 6개월 정도 되는 시점에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끔직한 사건이 하나도 아닌 연속으로 일어나게 되었다.


사만사가 동네의 유명한 양아치인 라이윈에게 강간을 당하고 말았다.


사랑하는 이가 다른 남자에게 겁탈을 당한 것도 분통해 터질 일인데, 사만사의 부모님은 한술 더 떠서 라이윈을 신고하기는 커녕 순결을 잃은 사만사를 탓하며 그녀를 라이윈에게 시집 보낼 준비를 하였다.


당시 사만사의 부모님들은 ‘브르돔’ 이라는 종교의 열혈한 신자였는데, 이 종교의 중요한 교리 중에 하나가 여성은 순결을 바친 남성과 무조건 결혼을 해야 된다는 것이었기에, 사만사의 부모님들은 라이윈이 무척 못마땅하기는 했어도 그게 사만사의 운명이라는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


그런 어이가 없는 소식을 들은 레이먼은 당시 하원 의원이었던 어머니에게 달려가 도움을 요청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항상 애쓰는 그녀라면 이런 끔찍한 일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간신히 만난 어머니는 그에게 ‘종교의 자유에 걸린 문제는 함부로 나서기가 힘들다. 미안하다’ 라는 짧은 답변만 들려줬을 뿐이었다.


도와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어머니에게 배신 당한 기분으로 절망 속에서 고작 15살의 나이로 라이윈에게 강제로 시집 가는 사만사의 모습을 먼 발치에서 바라본 레이먼은 마약을 구해 원망스러운 세상을 도피하며 살다가 석달 후에 또 다시 비보를 접하게 되는데, 그건 사만사의 사망 소식이었다.


라이윈은 사만사가 학교를 가는 것도 허락하지 않았고, 자신이 내키는 대로 그녀를 범했으며, 폭력은 그냥 그의 일상이었다.


온몸이 멍투성이로 집에 갇힌 채 짐승만도 못한 인간의 성노예가 되어버린 15살 소녀는 탈출을 원했고, 급기야 라이윈의 저녁에 제초제를 뿌려 먹인 후, 식칼로 수십 군데를 찔려 죽이고 스스로도 목숨을 끊었다.


사랑하는 사만사를 잃게 되었다는 슬픔과, 그녀를 구해주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또 다시 무너져 내린 레이먼은 급기에 바다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을려고 하였다.


하지만 그는 기적같이 살아났고, 식물 인간이라는 시간을 거쳐 바다를 통해 마음의 평화를 되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때부터였다. 자신이 물고기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은.


그렇다고 그가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은 자신의 어머니를 용서한 것은 아니었다.


어머니를 위선자라고 생각했고, 재활 후에 다른 주에 있는 기숙사 학교로 전학을 간 후 어머니와 연락을 끊었다.


어머니의 도움을 받고 싶지 않아, 대학교와 대학원은 전부 장학금으로 다녔으며, 그 이후로 그의 인생에서 어머니를 철저히 배제하며 살아왔다. 심지어 그의 어머니가 미합중국의 대통령이 되었어도.



“너희 어머니는 그때의 일을 후회하셨어. 항상 후회하고 계신다고 하셨어.”


퀸턴의 외침에 레이먼이 돌아보았다.


“내가 에어리어 51에 취직을 하게 되었을 때, 사촌, 팔촌에, 증조, 고조 할아버지까지 관계를 파헤치는 신분 뒷조사에서 너희 어머니와의 연관 관계도 드러나게 되었지.

당연히 나에 대한 소식이 그 당시 대통령 직에 오른지 얼마 되시지 않은 너의 어머니 귀에도 들어가게 되었고. 그래서 너의 어머니가 나를 찾아 오셔서 우린 짧은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때 들은 거야.

거짓말 아냐! 너! 너의 어머니가 대통령이 되시고 가장 먼저 하신 일이 뭔 줄이나 알어?! 그건 바로 성노예와 관련된 인신매매 범죄와의 전쟁이었어.

너가 겪었던 아픔과는 성격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그때 너를 돕지 못한 후회로 그 정책을 가장 먼저 펼치신 거야. 알고 있기는 하냐?! 물론 너는 너의 어머니가 하는 일 따위에는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았겠지만.”


레이먼은 대답을 하지 않고 횡하니 돌아서 다시 가던 길을 걷기 시작했다.



*****



천시연환술로 들어간 용기는 일단 모모와 마주하고 앉은 후, 그에게 사피엔 목걸이에 대해 진지하게 물었다. 거기에 숨겨진 비밀일 무엇인지, 왜 드마케르가 그토록 그 목걸이를 원하는지를 알기 위해서였다.


모모는 유나의 통역을 통해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최대한 알려 주었지만, 셋이 아무리 머리를 맞대고 생각을 해봐도 드마케르가 왜 그 목걸이를 가지고 싶어 하는지를 알 수가 없었다.


"모모 말로는 그 목걸이에 저장된 기억의 양이 너무 많아 아직은 모르겠데. 목걸이를 목에 걸고 있으면 매일매일 조금씩의 기억이 자신의 머리 속으로 이전되기는 하는데, 지금까지의 넘어온 기억으로는 잘 모르겠데.

일부러 목걸이의 기억으로 넘어 들어가서 찾아 볼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 양이 너무 방대해서 어디서부터 뒤지기 시작해야 하는지 감이 오질 않는데."


"흠...그렇군. 뭐. 급한 것은 아니니까."


용기는 굳이 리츠코를 제외한 비밀 대화를 나누려고 하지 않고, 그녀가 자연스럽게 모든 이야기를 청취할 수 있도록 내버려 두었다.


리츠코는 백야단의 도움으로 엄청난 양의 녹음기와 배터리들을 챙겨 와서는 왠만한 대화들은 전부 녹음 하고, 새벽 늦게까지 그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 정리하는 일과를 보냈다.


장님이 된 용기의 걸음마 수업은 생각보다 진행이 빨랐다.


그와 연화는 시간의 숲에서 두 눈을 가리고 적과 싸우는 수련을 꽤나 많이 해봤기에, 소리, 기척에 반응하는 연습과 그 속도를 올리는 연습은 매우 순조로웠다.


하지만 전투 중이 아닌 상황에서 길을 걷다가 전혀 소리나 기척을 내지 않는 땅에 박혀 있는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것까지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은 없기에, 지팡이를 사용해 길을 더듬는 연습도 병행 하기로 하였다.


그렇게 천시연환술 내부에서 대략 삼 개월 정도가 지나자, 용기는 두 눈이 보이지 않아도 일반적인 생활을 하는 데에 커다란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그래서 그는 그 이후로는 주로 명상과 검술 훈련에 좀 더 집중을 하였고, 유나의 활 수련을 도와 주기도 하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리츠코와도 매우 친해져서 서로 더 이상 존대를 쓰지 않게 되었다.


그녀는 자신이 미리 말한 대로 천도 옥수수만 주로 먹는 식단에 전혀 불만을 드러내지 않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용기를 돕고, 유나와 모모를 도왔다.


그런 리츠코에게 용기는 감사의 표시로 그녀의 하단전을 열어 주고는 통신 단검인 디스푸가라를 선물로 주었다. 또한 신준호 소령처럼, 기초 검술, 보법, 경공을 가르쳐 주었다.


천시연환술 내부에서 일 년 동안의 생활을 마치고 밖으로 나온 용기, 유나, 모모, 리츠코는 많은 이들의 환영을 받았는데, 백야단 대원들은 한층 성장된 용기의 무공 수위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어검술(馭劍術)?!!”


용기가 던진 검이 근처에 있는 나무에 날아가 박히는 장면을 목격하고는 사천왕들이 놀라면서 함께 외친 소리였다.


그랬다.


용기는 두 눈을 잃고 새로운 걸음마를 익힐려고 천시연환술에 들어갔다가 깨달음을 얻어 화경 상급의 무공 수위로 올라서게 된 것이었다.


작가의말

오늘도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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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그림자의 얼룩들 (1) 22.02.15 218 11 11쪽
166 과학의 이름으로 (3) 22.02.14 212 10 12쪽
165 과학의 이름으로 (2) 22.02.13 224 10 13쪽
164 과학의 이름으로 (1) 22.02.12 216 11 17쪽
163 인류의 자존심을 위하여 (2) 22.02.11 214 10 17쪽
162 인류의 자존심을 위하여 (1) +2 22.02.10 211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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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 바람이 되어라 (3) 22.02.08 218 10 15쪽
159 바람이 되어라 (2) 22.02.07 224 10 17쪽
158 바람이 되어라 (1) 22.02.06 215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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