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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수정: 요계의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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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1.05.29 21:07
최근연재일 :
2022.04.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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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2.01.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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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전우들의 곁으로 (3)

DUMMY

중국의 전장으로 출발하기 전에 모든 이들이 아침 식사를 하는 동안, 프랭크는 짬을 내어 진풍대의 와헤드를 찾아 나토 소속 군인들의 이야기는 뺀 채, 전면전이 일어나는 전쟁터로 나가는 백야단의 행보에 대해 알렸다. 물론 어디로 향하는지도 말하지 않았다.


“그래서 혹시나 저희가 어떻게 되어 앞으로 뵙지 못하는 상황이 생겨도 저 아이들만큼은 잘 부탁 드립니다.”


프랭크는 단체로 아침을 먹은 후, 치우고 있는 동안에도 재잘 거리며 웃음을 띄고 있는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참으로 평화롭고 즐거워 보이는 아이들. 저들은 이렇게 바뀐 세상 이전에도 저렇게 행복했을까?


그중에 웨스턴이 그를 알아보고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는 두리번 거렸는데, 아무래도 자신과 비디오 게임 대결을 할 제임스도 같이 왔는지 찾아보는 눈치였다.


“그 점은 걱정하지 말게나. 그나저나 살아서 돌아오게나. 우리 다음 수업은 버번 위스키라는 술을 어떻게 마셔야 되는지에 대한 것이니 잊지 말고 부디 살아 돌아와 가르쳐 주게나.”


프랭크는 감사하다는 뜻의 인사를 하고 돌아서 발걸음을 옮겼다.


“내 정보를 하나 주도록 하지.”


와헤드의 말에 프랭크는 다시 돌아서며 고개를 약간 갸우뚱해 보였다.


여태 요계군에 해가 될만한 정보는 절대 발설하지 않는 그였다. 근데 전쟁터로 향하는 백야단과 그에게 지금 도대체 어떤 정보를 준다는 것인지?


“요계의 왕 드마케르 님께서 지금 인간계에 와 계시네. 그것도 제법 많은 수의 추가 병력들과 함께. 그러니 조심하도록 하게.

그리고 앞으로는 당분간은 여기로 올 때 기별을 먼저 주고 상황을 살핀 다음에 건너 오게나. 난 드마케르 님 만큼은 여기로 방문하시는 걸 막을 재간이 없으니. 물론 그분께서 여기까지 직접 오실 가능성은 무척 떨어지긴 하네만.”


"......!!"


프랭크는 와헤드가 주는 정보에 제법 놀랐다.


안 그래도 밀리고 있는 인류의 방어 전선인데 요계 최강자인 드마케르와 추가 병력이라니?


잠시 말이 없던 그는 드마케르가 갑자기 여기로 와서 인간 아이들을 전부 죽이라고 하면 어쩌겠냐며, 여기 있는 아이들의 신변 보장에는 문제가 없겠냐고 물었다.


“자네는 드마케르 님에 대해 아는 정보가 부족하군. 그분은 부하들의 충성을 받아내는 데에 있어 당근과 채찍을 같이 사용하시는 분이지. 그런 이유로 큰 죄를 짓지 않는 한 부하들의 사유 재산을 절대로 건드리지 않으신다네. 그리고 저 아이들은 나의 사유 재산이고. 그러니 그 점은 걱정하지 않아도 좋네.”



*****



“이제까지 해왔던 전투와 다를 바 없을 거에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금방 돌아올게요.”


용기는 자신의 두 손을 꼭 잡고 놓지 않은 채, 눈물까지 흘려가며 걱정을 하는 그레이스 할머니를 오히려 달래야만 했다.


“그래도 규모가 다르잖아? 아무튼 몸조심 또 몸조심 해야해. 유나 아빠.”


“네. 그럴게요. 제발 이제 그만 좀 우세요.”


간신히 그레이스 할머니의 손아귀를 벗어난 용기는 유나 모모와 인사를 하였다. 다행이 그들은 전쟁터로 향하는 용기에 대해 별 걱정을 하지 않는 눈치였다. 하긴 그들은 용기보다는 연화 언니와 마리앤 언니 걱정을 더하는 눈치였으니.


“크와아아앙. 크와아앙. 크와아아앙!”


“아빠. 아빠가 목숨줄 하나 만큼은 질긴 인간인 건 잘 알지만, 만약 아빠보다 힘쎈 요괴가 나타나서 쳐맞는 상황이 되면, 쳐맞은 후 질질 짜고 있지 말고 자기를 부르래. 그러면 자기가 가서 해결해 주겠다고.”


“하하하하. 그래. 모모. 아주 든든하구나!”


용기는 크게 웃으며 모모의 귀 밑과 턱 사이를 간지르며 쓰담아 주었다. 포유류라기 보다는 파충류에 가까운 용족인 모모는 희한하게도 애완견처럼 그곳을 만져주면 좋아했다.


나토 소속 잠수함들의 출항 준비와 백야단의 출정 준비가 모두 완료되고 정렬한 백야단 앞에 출정 연설을 부탁 받은 에론 제독이 섰다.


“제군들. 난 자네들의 지휘관도 아니고, 같이 싸워온 전우도 아니네. 하지만 우린 인류 생존을 위해 계속 싸워 나아가야 한다는 열정이 넘쳐나는 뜨거운 가슴을 지니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네. 그 점을 잊지 말기 바라네.

자네들과 같은 뜨거운 가슴을 지닌 자들이 멀리서도 자네들을 응원하고 있음을, 그리고 그 응원의 소리는 지금도 세상이 떠나가라 울려 퍼지고 있음을.

반드시 살아서 다시 만나세. 전쟁터로 떠나는 사람들에게 살아 돌아와라 라는 말처럼 부담스러운 말도 없다는 것을 잘 아네. 하지만 자네들 하나 하나가 희망의 반딧불이고 자네들이 모여 희망의 등불이 된다는 것을 잊지말고 본인의 목숨을 소중히 해주길 바라네. 그럼 제군들의 건투와 무운을 기원하네. 신의 가호가 함께 하길.”


"와아아아아!"


에론 제독의 출정 연설이 끝나자 기운 넘치는 뜨거운 함성이 헤븐 아일랜드가 떠나가라 울려 퍼졌다.


하지만 용기는 그 함성 속에서도 에론 제독의 마지막 말을 곱씹으며 두 눈을 감고 옛 생각에 빠졌다.


‘신의 가호가 함께 하길’ 라는 말은 자신의 요계궁의 지하 감옥을 탈출 할 때도, 붉은 산에서 신계로 도망칠 때도, 그리고 신계에서 인간계로 다시 넘어오게 될 때에도 들었던 말이었다.


‘누가 되었든 저들을 무사히 데리고 복귀할 수 있도록 힘을 주세요.’


용기는 그렇게 남모르게 속으로 빌었다.


에론 제독과 엘리엇 그리고 나토 소속 군인들이 탑승한 잠수함들이 수면 아래로 모습을 감출 무렵 백야단 대원들과 신준호 소령도 중국에 있는 화산파로 이동진을 통해 이동을 마쳤다.


그곳에는 화산파의 늙은 도사들이 나와 자신들의 문주와 이번에 백야단의 출정에 함께 하게된 선우 도사를 맞이 하였다.


“선우야. 네가 문주님 곁을 떠나지 않고 항상 잘 보필해 드려야 한다.”


효을 도사가 선우 도사의 손을 잡으며 간절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말에 거짓말을 잘 못하는 선우 도사는 바로 답하기를 망설였다. 자신도 이번에 백야단을 따라 가기는 하지만 자신에게 맡겨진 임무는 어디까지나 후방에 남아 부상자들을 치료하는 임무였기에, 최전방으로 나가 싸우는 연화 장문인을 따라 다니며 보호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무 걱정 하지 마세요. 우린 아무 일도 없을 거에요. 언제나처럼 금방 돌아올테니 저녁에 같이 밥 먹어요 네?”


선우 도사가 무엇 때문에 말하기를 주저하는지 눈치챈 연화가 얼른 나서서 대신 말했다.


그렇게 화산의 꼭대기에서 출발한 백야단은 신준호 소령이 알고 있는 자신의 부대 마지막 위치를 향해 경공을 펼쳐 날아가듯 달려가기 시작했다.


경공이 서투른 신준호 소령은 용기와 같이 유피테르 검 위에 타고 날아갔고, 역시 같은 이유로 마리앤은 연화의 칠지도를 같이 타고 날아갔다.


남들보다 내력이 딸리는 수밋과 선우 도사는 다른 백야단 대원들이 번갈아 업어가며 이동 속도를 맞췄다.



*****



중국의 화산에서 신준호 소령의 중부전구 제 86 집단군이 마지막으로 위치했던 하화원구까지는 자동차로 대략 12시간이 걸리는 거리에 있었다.


백야단은 남의 눈에 띄지 않을만한 구간으로 이동하였기에 경공을 아무리 열심히 펼쳐도 늦은 밤이 되어서야 겨우 그곳에 도착 할 수 있었다.


"이....이럴....수가..."


하지만 그곳에는 부패해 가고 있는 수많은 시체들만 나뒹굴고 있을 뿐, 생명의 기척이라고는 전혀 느껴지는 않는 거대한 무덤같아 보였다.


프랭크는 일단 백야단에게 불을 피우지 않은 채 휴식을 취하도록 지시하고는 그다지 휴식이 많이 필요하지 않는 사천왕들에게 흩어져서 여기 있었던 중부전구 제 86 집단군이 어떻게 된 것인지 정보를 수집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용기는 통신 단검으로 유나에게 헤븐 아일랜드와 스키 리조트는 별 일이 없는지 확인했고, 엘리엇과도 잠수함 운항에는 별 문제가 없는지 통신을 하며 상황을 체크했다.


어둠 속에서도 수많은 전우들의 시체들을 일일이 확인하며 자신과 친했던 전우가 죽었는지를 확인하려는 신준호 소령의 애절한 모습에 백야단 대원들은 안타까워 하며 그를 어떻게 위로해야 하나 싶었지만, 결국에는 연화가 나서 그의 수혈을 찍어 일단 재워 버렸다.


다음 날 동이 틀 무렵에 다시 돌아온 사천왕들은 각자 가지고 온 정보들을 털어 놓았는데, 꽤나 놀랄만한 소식들이었다.


그사이 중국의 수도 베이징은 요괴들에 의해 함락되었고, 대만을 먼저 정복한 요계군들이 중국 본토의 남동쪽으로 치고 들어오면서 서쪽을 방어하며 밀리고 있던 중국 군대의 퇴로를 갈라 서쪽 방어군들은 고립된 채 고군분투 하는 중이었다.


베이징을 중심으로 북쪽을 방어하던 군대도 베이징 함락 후 점점 아래로 밀렸는데, 대만을 거쳐 아래쪽에서 치고 올라오는 요계군까지 방어하느라 병력이 분산되어 점점 상하이 쪽으로 밀려나고 있는 상황이었다.


중부전구 제 86 집단군은 하화원구에서 수많은 요괴들을 물리치는 공훈을 세웠지만, 결국에는 위성립 상장이 사망하고 후퇴하였다.


대신 지휘봉을 잡은 서병진 준장이 베이징의 최후 방어선을 도와 최선을 다해 싸웠지만 물밀듯 쏟아져 오는 요괴들을 막지 못하고 결국에는 베이징에서 연변 방향인 동쪽으로 피난길을 잡은 수만에 달하는 사람들의 뒤를 보호하며 후퇴하였는데, 이 결과 중부전구 제 86 집단군은 남쪽 상하이로 밀려나는 다른 중국 부대들과 멀어지며 동쪽 방향에 있는 ‘친황다오’ 라는 도시 쪽으로 향했다는 정보였다.


백야단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해 반나절이 걸려 친황다오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눈에 보이는 건 시체들과 초토화된 방어 진지들 뿐이었다.


그러나 다행히 한 허물어져 가는 약제상에서 제 86 집단군에 속한 부상병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들에게서 그 부대가 마지막으로 바꾼 무전 주파수와 어디로 향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잠깐의 휴식 후 백야단은 다시 길을 나섰다.


신준호 소령은 계속 무전기로 부대와의 연락을 시도해 보았지만 아무도 응답하지 않았고, 결국에 그날도 부대를 찾지 못하고 해가 저물자 어쩔 수 없이 프랭크는 다시 휴식을 지시했다.


"너무 걱정 마시고, 잠시라도 눈 좀 붙이세요. 내일은 반드시 찾을 거에요."


용기가 충혈된 눈으로 어둠 속을 멍하게 바라보고 있는 신준호 소령에게 말했다.


그러자 준호는 굳게 일자로 닫은 입술로 살짝 고개를 끄덕이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조급한 마음에 잠이 쉽사리 오지 않는 모양이었다.


"하....아...."


어둠이 잔뜩 집어삼킨 전장. 그리고 그 어둠에 묻혀있는 수많은 군인들의 시체들.


용기는 그동안 수많은 시체들을 보아왔지만 이렇게 많은 군인들의 시체들을 본 적은 없었다. 아무래도 다른 성격의 전장에서 싸워오다 보니, 군인들의 시체보다는 민간인들의 시체들을 훨씬 많이 봐 온 게 사실이었다.


'또 얼마나 많은 젊은 청년들이 목숨을 잃어야 합니까? 스승님들. 제발 좀 서두르세요.'


용기는 고개를 들어 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을 바라보았다.


작가의말

감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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