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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수정: 요계의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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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1.05.29 21:07
최근연재일 :
2022.04.18 19: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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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56,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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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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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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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엄청난 집안 (5)

DUMMY

얼마 지나지 않아 세 척의 소형 모터 보트들이 헤븐 아일랜드로 들어섰다.


“엘리엇! 네가 정말 내 손자 엘리엇이더냐?! 오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새하얀 백색의 머리카락 밖에 없지만, 짧은 사각형의 전형적인 군인 머리를 한 노령의 얼굴. 하지만 우람한 체격과 다부진 근육만큼은 왠만한 젊은이들에게 뒤지지 않을 탄탄한 몸매를 지닌 한 할아버지가 엘리엇을 꼭 껴안으며 눈물을 흘렸다.


엘리엇은 다시 만나는 할아버지 앞에서 의젓해 보이고 싶었는지 아랫 입술을 깨물며 눈물을 참았지만, 눈시울이 붉어지며 눈물이 핑 도는 것까지 막지는 못했다.


“이거 당황스럽군. 저 유명하신 분이 엘리엇의 할아버지라니.”


“그러게요....”


“누군데? 아는 사람이야? 저 할아버지도 혹시 어디 대기업 회장 그런 건가?”


프랭크와 이니스가 뭔가를 안다는 표정을 짓자 조이스가 물었다.


“아니 언니. 기업인이 아니고 군인이야. 우리 해군쪽에서는 아주 유명하신 분이지.”


이니스가 멍한 표정을 풀고 조이스를 돌아 보았다.


“성함은 에론 라디슨. 덴마크 해군 제독으로 현대 해군계에 가장 유명한 한 분이시지. 저분이 쌓으신 업적은 말로 다하면 입이 아플 정도지만, 90년대 후반에 그리고 2000년대 초반에 나토 기구 최고 직위인 군사위원회 의원장을 두 번이나 하셨어. 두 번이나 의원장직을 맡으신 분은 나토 역사상 저 분이 처음이자 현재까지 마지막이었고.

나토가 처음 창설될 때 단지 12개의 국가로 시작되었지만, 현재에 와서 소속된 국가가 두 배가 넘어가는 이유는 저분의 군사적 외교 역량이 컸다는 분석이 많아. 또한 저 분이 나토에 계시는 기간에 나토의 해군력이 눈부시게 발전했지.

저분이 쓴 해양 군사학 책도 엄청 많은데, 나도 해군 장교가 되기까지 저분이 쓴 책으로 하는 수업을 몇 개나 들었어.

2010년 쯤에 나토 기구에서 은퇴 하시고 덴마크 군 전체의 보급 행정과 방위 산업에 자문을 맡으셨는데, 그쪽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보이셔서 나중에는 원래 어렸을 적부터 친분이 각별하던 덴마크 여왕님한테 후작 작위도 받으셨지.”


“아. 저도 이제 기억 나네요. 덴마크 군인 출신의 라디슨 후작. 저분 집안이 원래 되게 부자여서 오래전부터 바다 환경 단체에 기부도 많이 하셨죠. 신문에서 본 것 같아요.”


옆에 있던 마리앤도 이니스의 설명을 거들었다. 백야단 대원들은 할아버지와 손자의 눈물겨운 상봉을 보면서 그 둘의 배경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소곤거렸다.


“흠...저분이 그 라디슨 해군 제독이셨군.”


“카일 소령도 아는 분이요? 하긴 같은 군인이니.”


호노비가 혼잣말을 하며 감탄하는 카일을 보며 물었다.


“얼굴은 몰랐고, 워낙 유명하신 분이니 성함만 들어봤지. 저분이 '노던 바이킹' 이라고 하는 아이슬란드에서 매년 진행되던 나토 연합 합동 훈련을 만드신 분이거든. 나도 두 번 정도 참여했는데, 그때 성함을 들어봤지.”


“저번에 프랭크 대장이 군인들 세계에서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하더니 저 제독님도 그 정도로 유명한 거요?”


“흠...뭐랄까. 분야가 달라. 프랭크 대장은 우리 델타포스처럼 적의 후방으로 침투해 들어가는 특수 임무를 맡은 블랙 옵스 세계에서는 살아있는 전설이지만 사실 일반 군인들 사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어.

하지만 저 라디슨 제독님은 짠물 먹는 바다 사나이들 사이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육군 공군들 사이에도 알려진 살아있는 전설이니까. 유명세로만 따지면 프랭크 대장이 몇 수는 접어줘야 할걸?”


할아버지와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길었던 포옹을 드디어 마친 엘리엇이 할아버지와 함께 일어나며 돌아보자, 프랭크가 걸어가 거수 경례를 힘차게 하였다.


“라디슨 제독님을 다시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혹...혹시...프랜시스 아닌가? 프랑스 외인부대의 프랜시스 발자크? 맞지?”


“보스니아 작전때 제독님께 인사 드릴 기회가 있었습니다. 아직까지 기억해 주시니 영광입니다.”


“하하하하. 자네 같이 훌륭한 군인을 잊으면 안돼지. 안돼고 말고. 하하하하. 이렇게 살아 만나니 반갑네.”


“일단 안으로 자리를 옮기시죠. 차를 준비 하겠습니다.”


용기가 말을 건네자, 엘리엇이 '이 사람이 아까 말한 사람' 이라고 자신의 할아버지 귀에 작게 말했다.


“자네가 여기에 단장이라는 사내이군. 반갑네. 자네와 연화라는 아가씨가 우리 엘리엇을 구해 주었다고 짧게 들었네. 고맙네. 정말 고맙네.”


에론 제독은 용기의 손을 잡고 강하게 흔들었다.


용기는 그가 기쁨에 넘쳐 자신의 손을 꽉 잡는 것이기는 하나, 온 곳에 굳은 살이 박혀 거칠고, 솥뚜껑처럼 큰 손에서 나오는 강한 악력에 내심 놀랐다. 이게 정녕 한 노령의 사내로부터 나올 수 있는 힘이 맞나?


그렇게 에론 제독과 엘리엇은 용기의 안내를 받으며 헤븐 아일랜드 저택 내부로 향했고, 백야단 대원들을 사로 잡은 나토 소속 군인들을 풀어주며 사과를 하였다.


프랭크는 용기의 동의하에 나토 소속의 잠수함 두 척을 헤븐 아일랜드에 정박 시키고 선원들이 전부 하선하는 것을 허락 하였고, 스키 리조트로 잠시 대피한 헤븐 아일랜드의 사람들을 다시 불러 들이며 성대한 잔치를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


그렇게 나토 소속의 군인 80여 명이 두 척의 잠수함에서 하선하고 그들 앞에 음식들이 차려지기 시작하자 그들은 마치 며칠은 굶은 사람처럼 허겁지겁 음식을 목구멍 속으로 집어넣기 시작했다.


유나는 모모의 모습에 새로운 사람들이 놀랄까봐 저들이 이곳 사정에 적응할 때까지 잠시 모습을 들어내지 않을려고 헤븐 아일랜드 저택 지붕에 앉아 모모와 과자를 나누어 먹고 있었는데, 북적 거리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광목천왕과 마리앤도 그곳으로 올라와 유나 모모와 나란히 앉아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크와아아앙. 크와아아앙.”


모모가 뭔가를 발견했다는 듯이 소리를 내었다.


“뭐라는 거야?”


“저기 오늘 나타난 아저씨들 군복 어깨에 달린 문양 말야.”


유나가 물어본 마리앤을 돌아보며 아래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나토 소속의 군인들을 가르켰다.


“저거 신계 군대 문양과 매우 흡사하데.”


“어머?!”


마리앤은 자신도 이제 알아차렸다는 듯한 탄성을 내질렀다.


“진짜 그러네? 신계 망토 뒤에 새겨진 문양과 매우 흡사하네. 차이점이라면 나토 마크는 북극성 주위에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다는 정도네.”


“저 나토 군인 아저씨들은 저 문양이 신계 군대 문양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고 만들었을까?”


유나가 물었다.


“에이 설마? 북극성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매우 중요시 되는 별이야. 그냥 우연의 일치겠지. 게다가 나토는 처음에 북쪽에 치우쳐진 유럽 국가들 중심으로 만들어졌으니 북극성과 연관지어 대표 문양을 만드는 게 자연스러웠을 거야.”


마리앤의 설명에 유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헤븐 아일랜드 저택 내부에서는 에론 제독이 끊임없이 질문을 하며 엘리엇이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를 물었다. 엘리엇은 자신도 묻고 싶고 듣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지만 꾹 참으며 자신의 할아버지에게 차분히 설명해 주었다.


어린 나이이지만 체스를 좋아하고 뛰어난 재능을 보였던 엘리엇은 뉴욕에서 열리는 세계 체스 선수권 대회 결승전에 직접 참관 하고 싶어 그의 어머니를 졸랐고, 그의 몇 주에 걸친 끈질긴 요구에 결국에 항복 깃발을 든 어머니는 학교 수업까지 빼먹는 것을 허락하고 엘리엇과 결승전을 보기 위해 함께 미국 뉴욕으로 왔다가 요계 침공을 맞이하게 되었다.


모든 비행편이 갑자기 끊겨 버린 상황에 그의 어머니는 어떻게든 엘리엇을 데리고 안전하게 덴마크로 돌아갈 방법을 이리저리 찾다가 아버지의 지인인 한 미국 해군 장성을 만나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경호원 한 명을 데리고 호텔 방을 나섰지만 연락이 끊기고 행방불명이 되고 말았다.


엘리엇과 남은 경호원인 빅터는 돌아오지 않는 어머니를 무작정 기다리며 호텔 방에서 숨어 지냈는데, 그사이 바깥 세상은 훤한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거리 한복판에서 사람이 사람을 총으로 쏘아 죽이고, 약탈과 방화 그리고 강간이 서슴치 않게 일어나는 등 완전 미친 세상으로 바뀌어져 갔다.


그러다 며칠 후 요괴들이 뉴욕 한복판에 등장에 사람들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점점 떨어져 가는 식량도 문제였지만 언젠가는 요괴들에게 발각될 것이 분명해 보이자, 빅터는 엘리엇을 데리고 탈출 하기로 결심하고 야밤을 틈타 맨하탄의 지하철 선로로 숨어 들어가 도심을 빠져 나갔다.


도심 밖으로 나와 한참을 조심히 걷다가 요괴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듯 하자, 한 리무진을 훔쳐 타게 되었는데, 얼마가지 못해 요괴들에게 발각 되었고 추격을 당했다.


요괴들의 공격에 심한 부상을 입은 빅터는 피를 심하게 흘리면서도 최선을 다해 운전을 하였지만 당시에 용기와 연화 로레나 그리고 유나가 숨어 살던 곳의 한 나무를 들이 받고는 끝내 숨을 거두었고, 의식을 잃은 엘리엇은 용기와 일행의 도움으로 간신히 살아남게 된 것이었다.


“그랬구나. 사브리나는 생사를 알 길이 없고, 빅터는 그렇게 되었구나.”


에론 제독은 눈물을 흘리며 엘리엇 두 손을 다시 잡았다.


“그래도 너라도 살아남아 천만 다행이구나.”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외동딸이자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사람인 엄마를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그래서 힘을 얻어 복수를 할려고 여태 여기에 있었던 거야.”


“힘? 무슨 힘 말이냐? 안 그래도 너나 백야단 사람들이 입고 있는 복장이나 무기들이 요괴들의 것과 비슷해 물어 보려던 참이었는데 그것과 상관이 있더냐?”


이쯤되면 항상 등장하는 레퍼토리인 연화의 무공, 비행검, 그리고 사천왕들 중의 한 명이 손목을 칼로 벤 후 피가 아닌, 하얀색의 기를 나타나는 것을 보여주는 시범이 다시 펼쳐져야 한다는 것을 눈치 챈 용기는 어차피 나토 소속의 다른 사람들도 같이 보는 게 좋으니 다시 바깥으로 이동하자고 제안했다.


여태 에론 제독과 엘리엇이 이야기하는 것을 경청하던 수밋은 다시 밖으로 향하는 일행들 맨 뒤에서 뭔가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듯한 표정을 지어 보이고 있었다.


“너 괜찮아?”


수밋 옆에서 걷던 가온이 물었다.


“아...그게 말이지...그러니까 라디슨 제독님은 엘리엇의 외할아버지인거잖아? 그럼 엘리엇 어머니의 원래 성은 라디슨일테고. 그럼...?!”


수밋이 머리속에 번개를 맞은 것처럼 깜짝 놀라며 발걸음을 멈춰 세웠다.


“사브리나 라디슨?! 혹시 그 덴마크의 천재 여성 수학자 사브리나 라디슨?!!”


수밋의 목소리가 제법 커서 바깥으로 향하던 사람들은 모두 돌아서서 수밋을 바라보았다.


“응 맞아.”


엘리엇이 답했다.


“말...말도 안 돼...현대 탄도학의 근간을 세웠다고 칭송 받으며, 수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우는 3대 필즈, 아벨, 울프 상을 전부 석권한 그분이 너희 어머니였다고? 맙소사...내가 필즈상을 수상할 때 그분께서 심사 위원이셨는데...”


“응 맞아. 그리고 여태 모른척 해서 미안해 형. 사실 나 형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었어. 엄마가 그랬거든. 형이 필즈상을 타는 해에 총 세 명이 그 상을 탔지만 사실 형이 제시한 미래 위상수학 문제에 대한 논문이 가장 흥미로웠다고. 앞으로 기대가 되는 총명한 후배가 간만에 등장한 것 같다고 엄마가 되게 즐거워 했었어.”


그곳에 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밋이 말한 상들이 수학계에서 얼마나 중요한 상인지는 알지 못했지만 엘리엇의 어머니가 수학계에서 얼마나 대단한 유명 인사인지는 대충 눈치로 알 수 있었고, 그리고 왜 엘리엇이 그렇게 수학과 과학에 뛰어난 머리 회전을 보여 왔는지도 이제서야 이해가 되었다.


작가의말

감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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