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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Q 님의 서재입니다.

신마분혼기 : 고대 신마의 혼을 품다!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김상규
작품등록일 :
2024.05.08 17:12
최근연재일 :
2024.07.31 08:00
연재수 :
52 회
조회수 :
465,385
추천수 :
13,167
글자수 :
236,780

작성
24.07.10 12:00
조회
8,104
추천
271
글자
12쪽

머리를 모아 대책을 마련하다.(1)

DUMMY

쿵!

어디서인지 모르는 낮지만 묵직한 울림이 밀려왔다. 그러자 꼼짝도 하지 않고 똬리를 틀고 있던 백린이 꿈틀거렸다.

사실 그녀가 삼켰던 오륭은 이미 대부분 연화된 상태였기에 반쯤 잠에서 깬 상태였다.

단지 묵직한 돌덩어리와 같은 존재 하나가 뱃속에서 아직 연화되지 않아 잠을 깨는 걸 미룬 것뿐이다.

쿠웅!

다시 한 번 은은한 울림이 밀려왔다. 결국 심상치 않은 진동에 백린은 더 이상 잠을 이어가기가 힘들어 눈을 떴다.

백린은 몰랐지만 첫 번째 진동은 강인이 조화구중로로 타영의 삼첨도를 후려칠 때였고 두 번째는 오동을 격살한 순간이었다.

흰 비늘로 덮인 기다란 몸을 일으킨 백린은 빠르게 사람의 몸으로 변했다. 그리고 갑자기 구역질을 하며 속에서 나무로 만든 네모난 상자를 토해냈다.

툭!

이제야 좀 속이 편하다.

이 주먹크기의 상자가 뭐기에 자신의 뱃속에서도 멀쩡한 걸까?

백린은 일단 상자를 자신의 둥지 한 쪽 구석에 대충 던져두었다.

그곳에는 여러 가지 물건들이 수북이 쌓여있었다.

모두 공손가에서 강인을 통해 백린에게 준 선물들이다. 일단 주니까 받기는 했는데 백린으로선 그다지 관심이 없어 모두 한 곳에 던져둔 상태다.

백린은 벌거벗은 몸을 가리기 위해 쌓아둔 물건들을 뒤졌다. 예전에 강인이 자신의 허물로 만들어준 옷은 저번에 오륭과 싸우느라 훼손되었기에 지금은 새 옷이 필요했다.

잠시 후, 백린은 커다란 상자에서 의복을 꺼내 입었다.

얼추 몸을 가리고 나자 백린은 자신의 잠을 깨운 소리가 무엇인지 찾아 움직였다.

먼저 평소 강인과 수련을 하던 연못을 방문했다. 연못은 고요하고 한 가운데 위치한 바위도 다를 바 없지만 강인이 보이지가 않는다.

방금 전, 느꼈던 기괴한 진동 때문인지 왠지 느낌이 좋지 않다.

그때, 그녀의 예민한 귀가 동굴 안에 울려 퍼지고 있는 흐릿한 소리를 감지했다. 귀를 기울이니 자신을 부르는 소리였다.




소마는 사람들을 빼내 양평현 안으로 피하게 한 후, 자신은 급히 형태동굴로 달려갔다. 잠들어 있다는 백린을 깨우기 위해서다.

막상 동굴에 들어왔지만 어떻게 그녀를 깨울 수 있을지 막막했다. 결국 소리를 질러대는 수밖에 없었다.


“동주님!!”

“형태동주님!”

“도와주십시오. 지금 큰 일 났습니다.”


소마는 한참을 그렇게 쉬지 않고 동굴을 가로지르며 쩌렁쩌렁 소리를 질렀다. 강인이 넘지 말라 한 지점에서 잠깐 망설이긴 했지만 지금 그 걸 따질 때는 아니었다.

목이 쉬어 갈 때쯤 중 갑자기 기이한 바람이 불어오더니 누군가가 자신의 목덜미를 움켜쥐고 들어올렸다.

바로 이 동굴의 주인 백린이었다.


“넌 누구냐?”

“켁켁!! 전 소마입니다. 헤헤 동주님, 저 기억하시죠. 처음 강인이랑 만나셨을 때, 옆에서 기절해 있었던 녀석입니다.”

“아! 기억난다. 그런데 도대체 무슨 큰 일이 벌어졌기에 여기까지 와서 나에게 도와달라고 하는 것이냐? 그리고 강인사제는 어디 있지?”


백린이 목덜미를 놓아주자 소마는 숨을 한 번 들이쉬더니 지금 벌어진 상황을 한 달음에 설명했다.


“어떤 놈들이 저택으로 쳐들어왔는데 때마침 그곳을 방문한 강인과 시비가 붙어 싸우고 있습니다.”

“저택? 무슨 저택?”

“공손가가 동주님을 위해 지었습니다. 제가 그 저택의 총관이고요. 어쨌든 지금 자세히 설명할 시간이 없습니다. 빨리 가서 강인을 도와야 합니다.”


백린은 그 말이 듣자마자 소마의 뒷덜미를 잡고 바람처럼 달려 나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동굴 입구가 나타났다.

입구에는 커다란 대문이 달려있고 주변의 돌을 깎아 반듯하게 모양을 냈다. 문을 열고나오니 대문 위에 형태동부螢苔同符라는 현판이 달려있다.


“이건 또 뭐냐?”

“이것도 공손가에서 동주님을 위해 지었습니다.”


대문과 현판이 달리니 이제는 누가 봐도 제법 그럴듯한 수선동부처럼 보였다.

평소 때였으면 기뻐서 한참을 보며 흐뭇했겠지만 지금은 그럴 시간이 없었다.

백린은 소마를 움켜잡고 바람을 일으켜 높은 나무 위에 올랐다. 언덕 위에서 보니 이 녀석이 말한 저택이 눈에 들어왔다.

넓고 건물도 많은 것이 제법 신경 써서 지은 티가 난다. 하지만 지금 그 저택의 일부는 무너지고 일부는 불타고 있다. 하지만 그 외는 너무 조용했다.


‘벌써 승부가 난 것인가?’

‘강인사제는 어떻게 됐지?’


마음이 급해진 백린이 소마를 한 손으로 들고 바람을 타고 나무 위를 다급히 달려갔다. 그런데 반쯤 이동했을까?

바위 뒤편에 어정쩡하게 서 있는 한 무리가 눈에 들어왔다.

강인이 외부인과 싸우고 있다는 소식을 저택에서 도망친 일꾼들로부터 들은 공손명이 곧장 세가의 무사들을 모아 달려온 것이었다.

하지만 얼마 안 가 땅이 울릴 정도로 어마어마한 폭음이 울려 퍼지자 모두들 기겁을 하며 제 자리에 얼어붙어 버렸다.

다가가자니 두렵고 모른 척 하자니 강인에게 받은 은혜가 걸린다. 그래서 어정쩡하게 더 나아가지를 못하고 바위 뒤에 숨어 있던 것이었다.

백린은 그들 중 익숙한 자가 눈에 띄었다. 예전에 도와준 적이 있던 놈이다. 저 녀석도 이 소란에 뛰쳐나온 것인가?


“이봐! 넌 뭐하고 있는 거냐?”


공손명은 갑자기 머리 위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허겁지겁 고개를 들었다.

백린이 바람을 타고 나뭇가지 위에 살포시 올라서 있고 한 손에는 기절할 것 같은 표정의 소마를 들고 있었다.


“백린 동주님?”

“그래 나다. 너희들도 돕기 위해 온 것이냐?”

“물론입니다.”

“따라와라”


실력은 별로지만 그래도 손 하나라도 더 있으면 낫겠지······.

백린의 지시가 떨어지자 공손명은 이제야 용기를 내서 데려온 무사들을 이끌고 그녀의 뒤를 쫒았다.




조화신공은 강인의 심상세계에 자리한 작은 화산에 끊임없이 불꽃을 솟구치게 만들었고 그 위에 걸쳐진 조화구중로는 그 불꽃에 달구어져 안에 들어 있는 내용물들을 빠르게 연화시켜 나갔다.

그렇게 품어져 나온 영기는 작은 별을 오색구름으로 뒤덮었고 잠시 후, 영기를 머금은 비가 줄기차게 내렸다.

작은 샘은 이내 가득 채워졌다. 주변의 이끼와 약초도 다시 싱싱해졌다.

이 정도면 강인이 조화구중로를 휘두르면서 급격히 고갈되었던 이전의 수준을 충분히 복원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조화구중로는 영기를 뿜어내고 있다. 단로에서 피어난 오색구름은 이제 장마처럼 비를 내렸고 쏟아진 비는 쉬지 않고 샘으로 모여들었다.


‘이 정도면 넘치는 것 아니야?’


강인이 의문을 품었지만 샘은 기이할 정도로 빗물을 끊임없이 받아내고 있었다.


‘저게 다 어디로 가는 거지?’


우르릉!!

그러던 중 마치 지진이 일어나는 것처럼 샘 주변이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반장半丈가량이었던 샘의 너비가 3장으로 확장되었다. 이정도면 샘이 아니라 연못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다.

샘 주변에서 시작된 진동이 순식간에 별 전체로 퍼져나갔다. 여기저기 표면이 갈라졌고 그 틈새 사이로 영기가 솟구치며 속살을 채우듯 하나하나 메꿔나갔다.

120여보 정도였던 별의 너비가 갑자기 500보, 네 배가량 폭증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무릎정도였던 작은 화산도 순식간에 턱밑 높이까지 불쑥 솟아올랐고 그 동안 내뿜었던 붉은색과 노란색이 섞인 불꽃이 더욱 강렬해진 백색의 불꽃으로 변화했다.

순식간에 일어난 변화였다.

강인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또 한 번의 경지상승이 이루어졌다.

너무나 급작스럽다. 하지만 경지의 상승은 대나무 마디를 뚫듯 그리고 계단을 오르듯 평탄하다 한 순간에 툭하고 뛰어오르는 법이다.

축기기 중기, 선화경煽火境!

선화경이란 그 이름대로 바람을 부쳐 불꽃을 키우는 것처럼 다룰 수 있는 기운이 증폭되는 걸 의미한다.

강인의 신식이 확장되고 공력이 급증하였다. 정신 또한 끝없이 고양되며 황홀경에 빠져들었다. 시간이 흐르자 조화신공이 점차 거두어지며 주변을 감싸던 안개 같은 영기가 자연스럽게 강인에게 흡수되었다.

잠시 후, 강인은 눈을 뜬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온 몸에 활력과 힘이 넘친다.

강인은 증가한 힘을 확인해 보고자 수납환에서 조양검을 꺼냈다.

손끝으로 영기를 뿜어 검과 이었다. 그리고 숨결을 토해 더욱 짙게 만들었다. 신식이 검을 휘감고 그에 호응해 영기가 꿈틀거린다.

강인이 뜻을 머금자 조양검이 손을 떠나 그의 주위를 빙글 돌았다. 손끝으로 가리킬 때마다 강인의 의지가 명확해지고 검이 그 곳을 향해 날아갔다.

타영의 이기어도以氣御刀 술법이 인상 깊었기에 강인도 한 번 흉내를 내본 것이다.


‘이게 한 번에 되네.’


정말 이런 쪽에 재능이 있나보다.

하지만 타영처럼 매끈하게 움직이지는 않았다. 더구나 거리가 멀어지면 장악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아무리 멀리가도 5장 내외가 한계였다.

경지가 부족해서는 아닌 것 같다. 강인이 지금 우격다짐으로 검을 띄우는 것과 달리 타영은 분명 상승의 공법을 익혔을 것이다.

강인도 그런 방법을 배우고 싶었다.

비검飛劍을 다루는 수선자는 다른 법기의 도움 없이도 순수하게 자신이 익힌 검법만으로 검을 올라타 바람보다 빠르게 하늘을 가로지른다고 한다.

얼마나 짜릿하겠는가?


‘나중에 원강성을 방문해서 관련된 공법을 구해보자 상승의 공법이니 비싸겠지만 조화구중로로 영단을 만들거나 귀금속을 재련하면 언젠간 필요한 재산을 모을 수 있겠지······.’


강인은 검을 회수해 수납환에 집어넣었다.

그러고 나서야 무너지고 아직까지 불타고 있는 몇몇 건물들, 그리고 격전으로 여기저기 파여 있는 땅바닥이 눈에 들어왔다.

강인은 한 숨을 쉬었다.


“지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 꼴이 뭐냐?”


쾅!!

그때, 갑자기 그나마 멀쩡히 남아있던 대문이 산산이 부서져 날아갔다.

뒤이어 부서지는 대문을 배경으로 백린이 나타났다.

다급하게 저택 안으로 뛰어들던 백린은 멀뚱히 자신을 바라보는 강인을 확인한 후, 안도하며 소리쳤다.


“강인 사제!!”


백린의 갑작스런 등장에 강인은 깜짝 놀랐다.


“백린 사저?”


심지어 손에는 소마를 들고 있었다. 그런데 소마 저 녀석은 왜 사저와 같이 있는 거지?

생각해보니 답은 금방 나왔다. 소마가 강인을 위해 백린을 찾아 동굴로 뛰어갔고 때마침 깨어난 백린이 소마에게 전후사정을 듣고 자신을 돕기 위해 여기까지 달려온 것이었다.

백린과 소마만 온 건 아니었다. 그들 뒤로 공손명과 추영, 공손가의 무사들 여럿이 함께 나타나 고개를 내밀었다.

강인은 그들을 보고 피식 웃었다.


“올 거면 조금만 더 빨리 오지. 개고생은 혼자 다했지 않습니까?”


투덜거리기는 했지만 솔직히 무척이나 그들이 반갑고 또한 고마웠다. 위험을 감수하고 자신을 구하기 위해 달려온 사람들 아닌가?

백린이 강인에게 다가와 꼼꼼히 살피면서 다시 확인했다.


“사제, 다친 데는 없는가?”

“물론입니다.”


다시 보니 백린의 모습이 꽤 많이 변했다. 예전에 세로로 길게 찢어진 눈동자가 이제는 사람과 별 다를 바 없다. 목덜미에 슬쩍 드러났던 비늘도 이제 보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더욱 강력해진 기운과 신식의 흐름을 느낄 수 있었다. 백린도 이번 폐관을 통해 축기기 중기에 올라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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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격돌(1) +15 24.07.03 8,429 237 11쪽
37 오독맹五毒盟의 추적자(3) +9 24.07.01 8,372 255 11쪽
36 오독맹五毒盟의 추적자(2) +19 24.06.28 8,482 24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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