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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바람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소녀 유리하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유모세
작품등록일 :
2016.05.18 00:04
최근연재일 :
2016.12.28 01:54
연재수 :
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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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26
추천수 :
31
글자수 :
449,261

작성
16.08.17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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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광풍이 몰아칠 때

DUMMY

그러나 사념체들의 폭주는 나래와 피니엘에게 제대로 생각할 여유조차 허가하지 않았다.

홀로그램에 표시된 붉은 점 중 하나가 사라졌다. 그리고 순서대로 불이 꺼지듯, 지도 위의 이곳저곳에서 다른 붉은 점들 또한 하나씩 사라지고 있었다.

그게 무엇을 뜻하는지 모를 리 없는 두 사람의 얼굴빛이 창백해졌다. 불이 꺼져가는 순서대로, 지금 막 어딘가에서 사람들이 죽었다. 어떻게 죽었는지도 짐작을 할 수 있었다.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다른 사람들까지 끌어들였을 것이다. 표시된 숫자는 3천이지만 거기에 말려든 사람들까지 합치면 실제 희생자는 그것의 몇 배로 뛰어오른다.


“우리로선 방법이 없어.”


피니엘은 무겁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사념체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그녀 또한 잘 알고 있었기에 이 사태를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바로 떠오르는 게 없었다.

정신을 공격하고, 감정을 조작하고, 왜곡된 환상을 보여주어 멀쩡한 사람조차 미쳐버리게 만드는 이 정신 감염체의 앞에서는 자신의 마법이 전혀 통하지 않았다. 효과적인 대응 수단이 없다면 피니엘 자신뿐 아니라 그녀가 지금 너무나도 절실히 도움을 바라는 존재, 갤럭시 블레이드가 온다 하더라도 손을 쓸 수가 없을 것이다. 리하를 돕기는커녕 발목이나 잡지 않으면 다행일 수도.


“범인이 누군지만 밝혀낼 수 있으면 되는데······.”


피니엘의 옆에서 나래 또한 안타까워하는 투로 중얼거렸다.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이 사건의 범인만 잡아내면 지금 당장은 어쩔 수 없어도, 그 이후의 추가적인 피해는 확실히 막을 수 있다. 그 정황을 알아내기 위해 오늘도 조사를 계속하려 했는데 이런 사고가 터져버릴 줄은 그녀도 예상하지 못했다.


“지금 밖에 나가는 건 굉장히 위험해.”


계속해 줄어드는 빨간 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목숨을 잃어가는 피해자들과 그들의 정확한 위치이다. 만약 나가 돌아다니다가 저 빨간 점, 즉 사념체 숙주들과 마주치기라도 하면 휘말려 들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하지만 어떻게든 조사를 해야 하잖아.”


아쉽고 안타까워하는 나래의 표정을 보자 피니엘은 어떤 섬뜩함을 느꼈다. 나래의 지금 말투와 그 뉘앙스는 사건을 해결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냥 무조건 범인만 잡으면 그만이라는 식인 것 같았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사건에 대한 반응 또한, 죽은 사람들은 안타깝지만 그게 왜 하필 이런 시기에 터져서 내가 할 일을 가로막느냐는 것에 가까워 보였다.

정말 순수하게 사건, 그리고 사고를 걱정하고 있는 게 아닌 듯 했다. 정말 걱정이 들어 하는 말이라면, 그리고 사람이라면, 저렇게 탁 풀린 눈동자와 시커멓게 죽어버린 눈빛을 하고 있을 리가 없으니까.


“피니엘, 혹시 그 컴퓨터로 희생자들 신상정보에 대한 것도 알아볼 수 있어?”


나래에게서 뭔가 심상치 않다는 느낌을 받자 피니엘은 잠시 우물거렸다. 그러자 나래가 한층 재촉하듯 말했다.


“살펴보고 싶은 게 좀 있어서.”

“뭘 알아보고 싶은데?”


피니엘의 긴장한 대답에 나래는 별 거 아니라는 투로 말했다.


“신상정보 같은 거. 피해자들이 누구고 어디에 살았고 무슨 일을 하는지, 학교는 어디인지, 대충 이런 것들.”

“이 세계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으면 알아는 볼 수 있지만······.”

“그럼 부탁할게. 리하한테 도움이 될 지도 몰라.”

“신상정보를 알아서 어떡하려는 건데?”

“그 중에서 오언 파이낸셜과 관련된 사람들이 있는지 한 번 살펴볼 거야.”


오언 파이낸셜이 대체적으로 수상하다는 건 피니엘도 알고 있었다. 어제 저녁에 데이비드 오언과 만나고 그가 하는 얘기를 들었을 때부터 좋지 않은 느낌을 받았으니까. 그를 조사해 범죄행위가 포착되면 일족을 통해 처벌을 받게 해야 한다고 자신의 입으로 직접 말하기까지 했다.

나래 또한 나름대로의 조사를 통해 오언 파이낸셜을 용의선상에 놓고 있는 것이겠지만, 확실한 물증으로 무엇을 생각해두고 있는지는 모를 일이었다.


“나래는 무엇 때문에 오언 파이낸셜이 범인일 거라고 생각해?”

“희생자들의 상당수가 그 회사와 접촉한 적이 있었으니까.”

“그게 다 우연일 뿐이라면? 입증할 증거는 없이.”

“조사 방향을 다시 수정해서 처음부터 시작해야지. 무혐의 확정이 뜨기 전까지 계속.”


무혐의 확정 전까지는 계속 용의선상에 올려두겠다는 나래의 말은 어쨌거나 이치에 닿았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불편한 기분이 가라앉지 않았다. 이제는 나래뿐만 아니라 오언 파이낸셜, 좀 더 정확히 데이비드 오언에 대한 불신 또한 함께 얽혀들고 있었다.

지구는 30일 내로 멸망할 것이고, 일주일 후에 그것을 대비한 일족 회의가 있다고 들었다. 어제 들었던 그 말들이 자꾸만 마음에 걸렸다.

특히 데이비드 오언을 편들어, 괴물들이 지구를 향해 몰려오고 있다던 유은후 교수의 말을 떠올리자 어떤 불안함마저 감돌았다. 리하의 일족을 멸망으로 몰아넣었다는 그 괴물들이 혹시 우리 세계의 그 괴물들과 같은 존재인 것이 아닐까 하는, 그런 불안함이었다.

이 부분도 반드시 조사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하며 피니엘은 브레이슬릿의 네트워크 기능을 확장시켰다. 이 지구의 네트워크에 접속해 사념체 피해자들의 정보를 최대한 검색하려는 것이었다.

우선은 목숨을 잃을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구해내야 했다.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뭐든 도와야 옳을 것이다.

홀로그램에 표시된 붉은 점들의 숫자들이 계속해서 줄고 있었다. 계속해 커져 가는 이 사태를 막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한 피니엘은 나래가 요청한 일을 계속해 수행하기 시작했다.




* * *




아주 오래 전부터 지구에 정착해 현재까지 그 세대를 이어오고 있는 외계일족의 후예라는 것, 그 일족의 능력 중 하나인 마법을 익혀 같은 일족 내의 범죄자들, 또는 지구의 범죄자들과 싸워왔다는 특이점 두 개를 빼고 나면 캐서린 로즈 유는 사실 남들과 별로 다를 것 없는 평범한 가정주부이다.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이는 외모는 그녀가 굳이 수천 년을 살아가는 외계종족의 특징이라는 걸 내세울 필요도 없이, 30대 중후반의 나이에도 20대처럼 보이는 동안의 소유자들은 찾아보면 많이 나온다. 몸매를 가꾸고 건강관리를 하는 것 또한 요즘 사람들이 필수로 여기는 요소이니 이 또한 남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침에 일어나면 아이 또는 남편의 아침식사를 준비하거나 또는 남편이 차려준 아침식사를 함께 먹고, 가족들이 모두 출근과 등교를 하고 나면 청소와 빨래, 정리 등의 집안일을 하고 난 다음 밖에 나가 자신의 업무를 본다. 다른 사람들이라면 직장에 출근해서 근무를 하는 것을, 캐시는 동네를 돌아다니며 사념체를 정화하는 걸로 대신하고 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장을 보고, 저녁이 되면 가족들과 함께 하는 것. 사념체 정화라는 일이 특이해 그렇지 일과 자체는 평범한 동네 아주머니와 다른 게 없다.


그렇다. 평범하게 살아왔다. 출신이나 하는 일은 평범하지 않지만 가정을 얻은 후에는 그녀 또한 남들과 다를 바 없이 그렇게 살아오고 있었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에게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듣고 자랐다.

일족이라는 것에 얽매여 있을 필요는 없다. 너는 네가 살고 싶은 삶을, 되고 싶은 사람이 되어 살면 되는 거란다.

잊을 만하면 듣는 그 잔소리를 지겹게 여기기도 했으나, 그렇다고 흘려듣지도 않았기에 캐시는 아버지가 말해준 대로 살아갔다. 지구의 친구들처럼 나도 그냥 평범하게 살아가면 되는 거라고, 특별한 무언가가 되는 것을 일부러 의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면서.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자라자 캐시는 어느 새 아버지가 자신에게 했던 것처럼 아이에게 잔소리를 하게 되었다. 꿈을 많이 가지고 마음에 간직할 것,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사람이 될 것, 아무리 작은 것이라 해도 소중함의 의미를 잊지 말고 지켜나갈 것.

나는 그러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도와주면서 정화자(딸아이가 마법소녀라 부르는 그것)의 역할을 했었는데, 아이 또한 그녀와 같은 일을 하고 있었다. 불행한 사람들을 도와주겠다고 스스로 행동하는 것이 대견하고 기특했다. 그 행동에서 의미를 찾고 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으리라 여겼다.

그런데 어제 저녁 이후로 이 평범한 나날이 흔들리게 될 것 같아, 캐시는 다소 신경이 예민해져있는 상태였다.


그녀는 홍차 한 잔을 타고 거실의 소파에 앉아 어제 저녁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데이비드 오언과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그가 했던 말, 그리고 그가 돌아간 후 남편과 방에서 오랫동안 말싸움을 벌였었다. 터무니없는 데이비드의 발언과 그것을 옹호하고 지지하는 남편에게서 섭섭함과 아울러 실망감을 느껴서였다.

자신과는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짐 싸서 피난할 준비를 하라니, 그럼 꽤 오랫동안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건데 그 중요한 걸 왜 한참 동안 미뤄뒀다가 일이 코앞에 닥친 후에야 말을 한 걸까.

남편이 오언 가문에게서 많은 후원을 받았다는 건 알고 있다. 아버지와 그의 친구인 도널드 오언은 매우 막역한 사이였고, 데이비드 오언은 그 두 분이 모두 돌아가시기 전 학생으로서 두 사람에게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 데이비드의 말에 의하면 자기가 캐시의 아버지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으니, 그 분이 인정하신 유은후 씨의 후원을 자기가 해주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그로 인해 남편은 학위 과정을 밟아 교수직까지 수월하게 갈 수 있었고, 연구비와 논문 발표 또한 오언 파이낸셜의 지원으로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오언 가문에게 인생의 큰 도움을 받은 남편이 그들을 가까이 하는 건, 사실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 전에 내가 가족이고, 내가 아내이다. 왜 오언 가문에게서 들었다는 중대한 일을 내게 일찍 알리지 않은 걸까. 업무상의 일이라 아무리 가족이라 해도 부외자가 참견해서는 안 될 일이라면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일족과 관련된 일이면 나 역시 알아야 할 권리가 있는데, 그것을 무시하고 남편 혼자 중요한 모든 일을 다 결정해버린 것 같아 화가 났다. 그래서 어제 말다툼을 벌이게 됐는데, 그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캐시가 정당한 권리를 요구해도 남편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만 하면서, 나중에 다 알 게 될 거라면서 직접적인 대답을 회피했다. 싸움은 지지부진하게 끝이 났고, 캐시는 남편에게서 아무 것도 알아내지 못했다.

내게 숨기려 하는 그 무언가가 무엇일까. 남편은 한사코 자신을 믿어 달라 말했다. 그리고 캐시는 남편을 믿었다. 그의 순수함을, 그리고 선량한 마음씨를.

허나 데이비드 오언은 아니었다. 그가 남편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르는 일이나, 이미 어제 저녁 속마음을 감춘 걸로 인해 캐시는 그를 향한 의심의 불길을 크게 피워놓은 상태이다.

당신이 뭘 생각하고 있는지 곧 내게 털어놔야 할 거야. 속으로 차갑게 중얼거리며 캐시는 2층 딸아이의 방으로 올라갔다. 데이비드 오언의 속을 캐기 전에, 비록 그만큼은 아니지만 역시 신경이 쓰이는 다른 것을 먼저 알아놓기 위해서였다.

눈감아 주고 넘어갈까 생각도 했지만 상황이 어지러이 꼬여가는 지금으로서는 그럴 여유가 없었다.


“안에 있니?”


노크를 하자 어째서인지 안에서 뭔가가 굴러다니는 소리가 났다. 딸인 리지는 아침 일찍 집을 나갔고, 얼마 안 가 나래가 역시 일찍부터 찾아왔기에 리지의 방에서 기다리라고 말을 했었다.

그리고 지금 딸의 방에는, 나래뿐 아니라 다른 누군가도 한 명 더 있는 상황이다.


“아줌마가 잠깐 들어갈게.”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앉아 있다가 손에 휴대폰을 들고 엉거주춤 일어난 나래, 그리고 가만히 앉아서 긴장한 듯 빤히 올려다보는 고양이 같은 동물이 있었다.


“무슨 일이세요?”


나래가 왠지 긴장해서 말하자 캐시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침 먹어야지.”

“아, 아니에요. 괜찮아요. 어차피 금방 나갈 건데요, 뭐.”

“밖에 비도 오고 쌀쌀하니까, 따뜻하게 아침 먹고 가.”

“그러지 않으셔도 되는데······.”

“왜, 아줌마가 차려주는 아침이 맛이 없어서?”

“폐 끼치는 것 같아 죄송해서요.”

“전혀 그렇게 생각 안 하니까 걱정하지 말고.”


그 말에 나래가 황망해하며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기도 전에, 캐시는 부드러운 시선으로 피니엘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위장하고 있을 필요 없어요. 이미 다 알고 있으니까.”


그러자 나래는 정말로 놀라버렸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가운데, 캐시의 자상한 미소를 보고 더는 속일 수가 없다 여겼는지 피니엘이 곧 원래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방 한가운데에 갑자기 나타난 분홍머리의 소녀를 보고도 캐시는 전혀 놀라지 않고 오히려 기다렸다는 듯 말했다.


“위험성은 없다 판단해서 그냥 못 본 척 할까 했는데, 더는 그러기가 어렵게 됐군요.”


어색한 미소를 짓고 나서, 피니엘은 캐시를 바라보았다.


“언제부터 알고 계셨어요?”

“처음부터요. 신체에서 발산되는 마력의 흐름이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왜 그냥 내버려두신 거죠?”

“리지가 애완동물을 갖고 싶어 했으니까. 큰 위험이 없다 판단해 눈감아주려 했을 뿐이에요.”


피니엘은 왠지 실소가 나올 것 같았다. 마력이 흘러나오는 외부인물을 딸내미 애완동물로 눈감아주려 했다고?


“저를 찾아오신 이유는요?”

“당신에 대한 것을 알아보기 위해서이죠. 정체가 뭔지, 하는 일은 무엇인지, 지금 일어나는 일련의 사태와는 무슨 관계가 있는지.”


캐시의 말을 들은 나래가 얼른 나서며 피니엘을 보호해주었다.


“리하가 벌써 클린 미러로 알아봤어요.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요.”

“그래, 그러니 하루 종일 함께 다닌 것이겠지. 안심해, 의심해서 찾아온 게 아니니까.”

“그럼 무슨 일로······.”

“말했잖니, 나도 좀 알아보러 온 거라고.”


캐시의 미소는 여전히 부드러웠다. 전혀 긴장할 것 없다는 듯, 그녀는 피니엘을 향해 친절히 말했다.


“나는 지금 밖에 나갔다 올 거예요.”

“바깥으로요?”

“사념체들이 폭주하기 시작한 게 느껴지거든요. 아주 위험한 상황이에요.”

“알고 계시는군요. 지금도 죽어가는 사람이 많이 나오는 판인데.”


죽은 사람이 있다는 말에 캐시의 표정이 잠깐 어둡게 변했다.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을 정도로 폭주 중이라니······.”

“리하가 그걸 막으려고 먼저 나가 있어요.”


피니엘은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다는 듯, 브레이슬릿을 다시 가동해 홀로그램을 펼쳐놓았다. 서울시의 지도와 그 위를 장식한 빨간 점을 보자, 캐시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져가고 있었다.


“사념체를 나타내는 건가요?”

“폭주 중인 것들 위주로요.”


피니엘에 대한 것을 확실히 밝혀두러 왔다가, 상황의 심각성만 더 많이 알게 된 형국이 되었다. 느긋하게 얘기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걸 들어오자마자 알게 된 캐시는 나래와 피니엘에게 다짐 받듯 말했다.


“두 사람 다 절대 집밖으로 나오지 말고, 내가 돌아올 때까지 여기 있어요.”

“어머니도 나가 보시려고요?”

“내가 나간다 해도 이 많은 숫자를 한 번에 다 감당해내지는 못할 거야. 하지만 구할 수 있는 사람들은 분명 있겠지.”


그리고 미안해하며 한마디를 추가했다.


“아침은 차려주지 못할 것 같네.”

“괜찮아요.”

“냉장고 안에 재료가 있으니까 뭐든 만들어먹어도 좋아. 아니면 카드 두고 갈 테니 뭔가 시켜먹어도 좋고.”


자신의 신용카드를 나래에게 넘겨주고, 캐시는 급하게 아래로 내려왔다. 간단히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가보자, 보호결계를 쳐두어 사념체가 흘러들어오는 걸 방지하고 있는 집안에서와는 달리 어마어마한 마력의 흐름이 느껴지고 있었다.


이건 꽤나 힘들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오랫동안 정화자로 활동해온 캐시조차 식은땀이 날 정도였다.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나 진행되고 있는 걸까.

지금으로선 그녀로서도 알 수가 없는 일이었다.


작가의말

어머니께서 나서시는 것 같네요. 리하양은 사고를 못 막고 현재 멘붕 상태인데, 어머님께서는 어찌 되실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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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2부 에필로그 16.12.28 220 0 31쪽
54 아픔을 넘어서 16.12.21 70 0 28쪽
53 아픔을 넘어서 16.12.14 119 0 26쪽
52 은하를 가르는 검 16.12.07 167 0 26쪽
51 은하를 가르는 검 16.11.30 122 0 16쪽
50 은하를 가르는 검 16.11.23 121 0 22쪽
49 은하를 가르는 검 16.11.16 93 0 34쪽
48 손을 내밀어 준 것은 16.11.09 140 0 19쪽
47 손을 내밀어 준 것은 16.11.03 148 0 16쪽
46 손을 내밀어 준 것은 16.11.02 217 0 16쪽
45 손을 내밀어 준 것은 16.10.27 229 0 16쪽
44 무너지는 시간을 헤맬 때 16.10.26 142 0 17쪽
43 무너지는 시간을 헤맬 때 16.10.20 216 0 19쪽
42 무너지는 시간을 헤맬 때 16.10.19 125 0 23쪽
41 무너지는 시간을 헤맬 때 16.10.13 140 0 21쪽
40 무너지는 시간을 헤맬 때 16.10.12 195 0 12쪽
39 악몽을 꾸다 16.09.29 136 0 14쪽
38 악몽을 꾸다 16.09.28 208 0 16쪽
37 악몽을 꾸다 16.09.22 160 0 19쪽
36 악몽을 꾸다 16.09.21 157 0 17쪽
35 악몽을 꾸다 16.09.15 270 0 20쪽
34 악몽을 꾸다 16.09.14 267 0 18쪽
33 악몽을 꾸다 16.09.08 152 0 14쪽
32 악몽을 꾸다 16.09.07 218 0 20쪽
31 어둠 속에서 16.09.01 214 0 18쪽
30 어둠 속에서 16.08.31 137 0 18쪽
29 어둠 속에서 16.08.24 150 0 19쪽
28 어둠 속에서 16.08.18 202 0 12쪽
» 광풍이 몰아칠 때 16.08.17 273 0 17쪽
26 광풍이 몰아칠 때 16.08.11 152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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