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현대인들에게 층간 소음은 매우 해롭다.
낮이라면 모를까 밤중에 울리는 쿵쾅거림은 불면증을 유발하고 심기를 어지럽힌다.
-쿵쿵쿵쿵!
“에이 염병할! 늦은 시간에 뭐하는 거야? 올라가서 뭐라고 따져야겠어.”
위의 상황처럼 말이다.
허나 나에게는 층간소음이 해롭지 않다.
오히려 이롭다, 아래의 상황처럼.
-쿵쿵쿵쿵!
“신호가 왔다!”
아까부터 보고 있던 대본을 집어들고 후다닥 위층으로 올라갔다.
한껏 부풀어오른 기대감을 담아 윗집 문을 두드렸다.
똑 똑 똑!
벌컥
문이 열림과 동시에 쏟아지는 환한 빛.
손에 들린 대본이 사라지며 세상이 다양한 색으로 물들어 간다.
[배우의 신전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이번에 구현화할 작품은 ‘조커’입니다.]
[해당 배역의 데이터 주입 후 ‘S#1 : 비루한 출생’부터 돌입합니다.]
“이번에는 최소 1만 번 안에 클리어한다!”
씨익
내게 들려오는 층간소음은 신호다.
다름아닌 연기천재가 되라는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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