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ddjxjxje1 님의 서재입니다.

층간소음으로 연기천재가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근복앙
작품등록일 :
2023.10.15 20:39
최근연재일 :
2023.11.16 23:16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2,211
추천수 :
64
글자수 :
214,268

작성
23.10.20 22:33
조회
77
추천
3
글자
16쪽

우는 소녀는 빙그레를 좋아한다

DUMMY

38만 2천 5백 21회 테이크.


‘진짜 나 고생했구나···’


천천히 지난 일들을 더듬으며 스스로를 위로하다 보니, 어느새 발걸음이 3층에 도달해 있었다.


옛 일에 대한 생각은 훌훌 털어버리고 힘차게 비상구 문을 열어젖혔다. 대기장이 한 눈에 들어온다.


복도를 가득 메운 여러 나이대의 사람들과 하나씩 들고 있는 자기만의 대본. 그런데 그 사람들이 자기들 대본을 보다 말고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내 쪽을 보기 시작했다.


‘응?’


생각보다 문 소리가 너무 크게 났나 보다.


“···죄송합니다.”


오디션을 보기 전, 지금 이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고 있었기에 미안함에 고개를 숙였다. 적게는 십대 중후반부터 많게는 50대까지 보이는 청춘들의 물살을 헤치며 안으로 들어갔다.


3층 전체가 대본을 들고 있는 사람들로 꽉 채워져 있었다.


‘몇 명이나 지원한 거야?’


나도 모르게 살짝 입을 벌렸다. 대략 눈에 보이는 사람만 세어봐도 얼추 500명은 넘는 것 같았다.


무명은 물론이거니와 TV에서나 볼 법한 유명 연예인들까지 군데군데 포진해 있었다.


아마 흥행이 보장된 김소월님의 작품이다 보니, 각종 기획사에서 소속 배우들과 지망생들을 다 때려 박기라도 한 것 같았다.


‘경쟁이 치열하겠는데?’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완성도 80프로의 연기가 있으니 크게 불안할 건 없었지만, 혹시 모를 일이니 마무리 점검차 연습을 위해 대본을 꺼내들었다.


사실 이런 막바지에는 그냥 눈을 감고 명상을 하는 게 더 도움이 되지만,


‘대본이 주는 안도감이라는 게 있으니까.’


이 뭉툭한 종이뭉치에는 묘하게 사람을 안정시키는 힘이 있었다. 나는 그대로 페이지를 넘기며 하건우의 배역에 몰입하려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300번대부터는 2층에서 대기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울리더니 집중이 산산조각났다. 인파가 파도처럼 넘실거린다.


사람들이 자기 번호를 확인하고는 통제에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어디 보자··· 나는 몇 번이지?’


슬쩍 시선을 돌려 1층에서 받았던 번호표를 바라봤다. 100번이다.


‘2시에 시작이니까 이 정도면 네시에 보려나?’


오디션이라는 게 긴장감 속에서 홀로 준비해야 하는 작업이다 보니, 대기 시간이 길면 악영향을 받을 수 있었는데, 100번 정도면 적절한 긴장감과 함께 준비하는 시간으로 아주 딱이었다.


좋은 타이밍에 미소가 절로 나오며 대본을 다시 들여다봤다.


‘조금만 더 준비하자.’


그렇게 다시금 몰입하려 할 때, 누군가가 갑자기 내 어깨를 툭 밀치더니 전혀 미안해하지 않는 말투로 입을 열기 시작했다.


“윽!”

“이런··· 괜찮으십니까?”


상대방과 눈이 마주쳤다.


'이 목소리는?'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있어 잘 보이지는 않았으나 목소리나 행동하는 투가 딱 그놈이었다.

정석기.

녀석은 일반인 행세라도 하는지 가식적인 말투로 입을 열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못 봤습니다. 이거··· 눈에 띄지 않으면 이리저리 치일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겠어요.”


걱정하는 투로 말하지만 정작 내포하고 있는 뜻은 정반대였다. 너처럼 존재감 없는 놈이 여기서 뭐하겠느냐? 라는 비아냥거림의 센텐스.


그렇기에 나도 지지 않고 바로 받아쳤다.


“그러게요. 저기 있는 유명한 배우들 정도 되면 사람들이 절로 비킬텐데. 아! 저 정도 되시는 분들이면 성품이 좋아서 먼저 피하시려나?”


마지막 말에 강세를 주고 턱 끝을 올려 너머의 사람들을 가리켰다. 죄다 정석기보다 인지도가 떨어지는 후배들이 가득했다.


즉, 나랑 부딪힌 너는 저 놈들보다 유명하지도 않고 성품도 후달린다는 뜻. 내 말을 이해한 정석기가 콧김을 뿜으며 들썩거렸다.


“이 자식이!”

“어? 그러고 보니 정석기씨 아니세요?”


그러나 나는 틈을 주지 않고 바로 목청 높여 소리냈고, 이내 내 목소리를 들은 사람들의 이목이 이쪽으로 쏠리자, 정석기는 입을 금붕어처럼 뻐금거리다 도로 다물었다.


그가 모자를 푹 눌러쓰며 내게 속삭였다.


“오디션 결과 나오고 보자, 노예 새끼야.”

“누가 노예가 될지는 봐야지.”


씨익


여유롭게 웃는 나와 달리 분을 감추지 못하고 정석기가 씩씩거렸다. 그리고는 모여드는 사람들을 보고는 성난 걸음으로 도망갔는데, 나 또한 괜히 부정 탄 것 같은 마음에 몸을 한 차례 털고는 아예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아까부터 자꾸만 연습을 방해받는 게 찝찝해, 사람들이 거의 다니지 않는 비상구쪽에 자리를 잡고자 함이었다. 이 곳이면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을 것이다.


‘남은 시간 끝까지 연습하자.’


그렇게 연습, 또 연습에만 몰두했다.

내 연기 실력에 자신은 있었지만 혹시 모르니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게 나를 이 곳까지 발걸음하게 만든 ‘연기’에 대한 예의이리라.


‘방심하지 말자.’


물론 정석기의 콧대를 납작하게 누르기 위해 더 철저하게 준비하려는 것도 있었다.


아무튼 그 후로 약 30분 정도가 지난 시간.


오디션을 본 사람들만큼 인원 수가 빠지고 그 자리를 점차 공허함이 채워갈 때, 일부는 자기 차례가 다가옴에 따라 긴장이 되는지 허연 안색으로 몸을 벌벌 떨어갔다.


나머지의 경우에는 우황청심한을 먹는다든지 아니면 스트레칭을 하면서 긴장감을 풀고 있었는데,


나 또한 아직이기는 했지만 조금씩 다가오는 압박감에 몸을 이리저리 풀며 대비를 했다.


그런데 그때,


-흑흑.


어디선가 희미한 울음 소리가 났다. 흐느낌 같기도 하고 고양이소리 같기도 한 음성이 고막을 두드렸다.


‘뭐지?’


허나 다른 데에 정신 팔 여유는 없었기에 귀를 막고 다시금 대본에 집중하려 했다.


-흑흑

‘누구야 도대체!’


소리가 자꾸만 들려와 도저히 집중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한숨을 푹 내쉬고는 나를 방해하는 원인를 찾고자 주변을 두리번거렸는데, 소리가 저 비상구 안쪽에서부터 들려오는 것 같아 문을 확 열어젖히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여기인가?’


사방이 깜깜했다.


‘맞는 것 같은데’


하지만 어둠에 비례해 소리가 점점 커진 것은 확실했기에 확신을 가지고 위층으로 올라갔고, 어둠속 누군가의 끅끅대는 소리에 이름 모를 두려움을 느끼며 한 발 한 발 발걸음을 내딛었다.




걸음이 멈췄다. 누군가와 눈이 마주쳤다. 하지만 워낙 사방이 깜깜한 탓에 눈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계단 한가운데에 앉아있는 사람의 형체가 다였다. 흐느낌과 어둠에 사로잡힌 나는 긴장감에 침을 꿀떡 삼켰다. 핸드폰 라이트를 켰다.


‘사람 맞지?’


사람은 사람이다.

머리도 동글동글하고 팔다리도 하나씩 붙어있고 또한 머리카락도 주홍빛으로 염색한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여성.


누군지 몰라도 우느라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있었는데, 내 라이트 불빛에 울음을 그치더니 갑자기 고개를 휙 하고 들어올렸다.


그녀의 얼굴이 한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훌쩍.”

“으악!”


얼굴 위로 범벅이 되어 있는 하얀 물과 검은 물, 그리고 그 아래 쫘악 찢어진 빨간 입술이 보였다. 이, 이건...


풀썩


“저, 저기요!”

“....”

“쓰러졌어 흐앙 어떡해?”


심연을 마주한 자는 심연에 잡아먹힌다...


아니 사실 나는 공포 영화를 못 본다.


#


내가 정신을 차린 건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다행히도 그 귀신이 인정(情)은 있었는지 사람을 불러 나를 8층 직원 휴게실로 옮겼다고 한다. 그나마 쓰러질 때 어디 머리를 부딪힌데도 없고 풍선이 바람빠지듯 자연스레 기절해서 2차 사고는 안 났다고 하는데, 문제는...


“흐엉”




등을 돌렸다.


‘무, 무서워!’


비상구에서 볼 때 보다는 아니었지만 여전히 얼굴 위로 범벅이 되어 있는 하얀 물과 검은 물, 그리고 그 아래에서 화룡정점을 찍고 있는 빨간 립스틱으로 인해 식은 땀이 났다.


“죄, 죄송해요 아저씨 흐윽!”


나를 간호해준다고 옆에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 여자로 인해 실시간으로 위협을 받고 있었다. 난 정말 무서워서 여고X담, 장화X련 이런 것도 안 보는 사람인데.


“흐어엉.”


아무튼간에 계속 놔두다가는 점점 더 번지는 눈물자국으로 인해 하이퍼 호러 무비가 될 느낌이었기에, 울고 있는 그녀를 다독이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괜찮아요. 저도 잘못이 있으니까 그렇게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되는데.”

“그래도요 흐엉”

“어디 크게 다친 건만 아니면 됐죠. 그리고 제가 여기 오디션 보러 온 거라서 빨리 가봐야할 것 같아서...”


‘자연스레 도망가자.’


그 일념 하나만으로 삐걱대는 몸을 이끈 채 바로 자리를 뜨려했다.


그러나


꽈악


‘?!’


내 옷깃을 잡아당기는 강한 악력에 나는 움직이다 말고 엉거주춤한 상태로 뒤를 돌아봐야만 했다.

눈이 마주쳤다.


“저기··· 제 옷 좀.”

“훌쩍.”


하도 많이 울어서 그런지 눈 또한 입처럼 새빨갛다. 심장이 저릿하다.


“이것 좀 놓아주시면 안 될까요···? 제발..”

“흐아아아앙!”


벽에 걸린 원목시계를 바라보니 오디션까지 1시간을 남겨두고 있었다.


이거 뭔가 단단히 꼬여버렸다.



#



우선 울음을 진정시키고자 그녀를 살포시 다독였다. 화장 때문에 무섭기는 했지만 다행히 말은 통하더라.


물론 혹시 몰라 뒷주머니에 챙겨온 손수건이 빛을 발하기도 했다.


"감, 감사합니당..."


이름 모를 여자가 고개를 꾸벅 숙였다. 아까 붙잡힐 때는 하늘이 쪼개지는 심정이었지만, 이리 또 감사의 말을 들으니 크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그저 착한 일 한 걸로 여기기로 했다.


그런데,


‘왜 자꾸 어디서 본 것 같지?’


그녀를 바라볼 때마다 낯익은 기시감이 들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녀의 흔들리는 머리칼 사이로 은근슬쩍 손을 집어넣었다.


분명히 어디서 본···


“훌쩍, 흐응..? 뭐, 뭐하시는 거에요?”


아! 떠올랐다.


‘편의점에 자주 오던 그 아이돌 지망생?’


그녀가 부끄럽다는 듯 고개를 다시금 푹 숙였지만, 고집스레 쳐다본 끝에 알아낼 수 있었다.


역삼동의 삼학빌딩 아래에 위치한 GH편의점. 예전에 내가 알바하던 곳으로 거기서 자주 본 그 여자였다.


편의점 옆에 엔터테인먼트 하나가 있어서 거기 소속으로 짐작됐는데, 지금과는 달리 항시 밝은 얼굴로 편의점을 들락날락해 잘 매치가 안됐었다.


‘저번에 계산하고 있는데 막 사인해줬지. 곧 유명해지면 받기 힘들거라면서.’


특히나 필요없다는데도 무시하고, 사인을 건넨 하이텐션의 소유자라는 점에서 지금의 모습은 상당히 낯설었다.


‘그런데 왜 여기서 울고 있는 거지?’


깨달은 정체에 고개를 끄덕인 것도 잠시, 의아함과 함께 눈 앞으로 그녀의 침몰선 같은 축 늘어진 몸이 보였다.


왠지 모르게 측은했다.


‘오디션장에서 만난 것 자체가 신기하기는 하다만 이런 꼴이라니···’


그래서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가만히 있었는데, 그녀가 난감해하는 내 모습을 알아챘는지 ‘죄송하다.’ 말하고는 손수건을 돌려주었다.


그리고는,


“···덕분에 많이 진정됐어요 정말로 감사합니당!”

“진정됐다니 다행이네요.”

“저 때문에 시간 많이 뺏기신 것 같은데 얼릉 가보세요, 그리고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아..”


머리가 땅에 닫을 정도로 한 90도 인사와 함께 그녀가 울듯말듯한 미소를 지어보였는데, 이후 뭐라 응답할 새도 없이 비상구 계단에서 보던 모습과 똑같이 무릎 사이에 고개를 완전히 파묻어버렸다. 꼭 커다란 타조알을 보는 것만 같았다.


‘가자. 오디션이 코 앞이잖아.’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은 그녀의 행동에 나는 한참을 말없이 바라보다 발걸음을 돌렸다.

깊은 사이도 아닌데 너무 관여하는 건 보기 좋지 않았다. 또 심지어 나답지도 않다.


‘내가 언제부터 남을 신경썼다고.’


그런 생각과 함께 돌아가서 오디션 준비나 하자는 마음으로 주저없이 휴게실을 나왔고 이내 3층으로 돌아가려 하는데,


'....'


이상하게도 발걸음이 상당히 무거웠다. 텅텅 울리는 비상구 계단 소리가 가슴 한 구석을 먹먹하니 만들었다.


‘정신차려. 이상한데에 오지랖 부리지 말고.’


타당한 생각이다.


이제 곧 치를 [두.청]의 오디션만큼, 공정하게 내 실력을 봐 줄 기회가 그리 많지가 않았다.


일반적인 드라마였다면 거대 기획사의 로비에, 광고주에, 심지어 방송국 윗선까지 줄이 맞닿아 있는 경우도 있었다. 아까 전에 기성 연예인들도 오디션 보러 대거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보지 않았는가? 이런 경우는 정말 드물다.


그러니까 다른 곳에 눈 돌리지 말자 세남아. 이건 기회다.


저벅 저벅


그렇게 한없이 내려가며 어느덧 3층까지 한 계단만을 남겨놓고 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멈춰버렸다. 하나만 더 내려가서 문을 열면 되는데, 그러면 끝나는데···


‘제길!’


오히려 내 발은 의식의 통제를 벗어나 거꾸로 올라가고 있었다. 내 스스로도 미치겠다.


저벅 저벅··· 타다다닥!


숨이 차오른다. 한 번에 계단을 두 세개씩 넘어서 그렇다.


‘4층.’


순식간에 돌파한 위층 너머로 나와 같은 모습을 한 초록색 유도등이 보인다.

그리고 그 너머에 예전, 내가 어머니 병원비를 벌기 위해 밤낮으로 알바를 뛸 때의 기억 또한 보인다.


5층


날짜는 정확히 기억 안 난다. 시간은 대략 저녁 10시쯤.


늦다면 늦은 시간이라고도 할 수 있고, 일부 나이대의 사람들, 특히 청춘들의 경우에는 한창의 시간이라고도 할 수 있을 때였다.


6층


그때 편의점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들어왔다. 캬라멜을 녹여낸 것 같은 머리색의 여성이었다.


그녀가 편의점을 한 바퀴 돌더니, 혼자서는 먹기 힘들 정도의 양을 한 아름 갖고 와 계산대에 올려놓았다.


7층


-삐삐빅!

-봉투에 담아드릴까요?

-네! 그런데 제가 급해서 빨리 담아주실 수 있으세요? 몰래 나왔거든요 헤헤.

-아 넵.


연신 뒤를 돌아보면서도 빙구처럼 웃던 여자가 봉투를 들어올리더니 후다닥 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그 전에 갑자기 나를 돌아보니 무언가 하나를 던져주었다.


-이거 하나는 아저씨 드세요.

-예?


빙그레 아이스크림이었다.


-아저씨 하루하루가 힘들고 지쳐도 포기하지 마세요.

-···..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거라잖아요. 이 아이스크림처럼.


그녀는 그 말과 함께 천진난만하게 웃고는 밖으로 나가버렸다. 나는 한동안 그 자리에서 아무 말도 못한 채 멍하니 서 있었다.


손님들에게는 나름 웃는 태도를 유지한다고 생각했는데, 실은 티가 났던 걸까?


아니면 그녀만 어떻게 알아본 걸까?


알 수 없었다. 허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그녀가 가고 나서도 나는 평소와 다름없이 알바를 했고,


-저기요?

-아? 네!

-이거 계산해주세요.

-만 오천원입니다. 봉투에 담아드릴까요?


평소와 다름없이 웃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또 버텼다.

그게 전부지만 또한 전부가 아니다.


어느덧 8층에 도달했다.


난 내가 앞으로 할 일이 거창한 보답이라 생각 안 한다. 그냥 이 세상에 공짜란 없으니까 그 누구보다 어머니 병원비를 벌기 위해 일을 하면서 그 사실을, 혹독함을 뼈저리게 느꼈으니까.


그러니까 빚지고는 못 산다.


거친 숨을 내쉬며 휴게실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헉헉헉! 저기요.”

“훌쩍···”


아이스크림 값만큼만 할거다.


“도와줄게요!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도와줄테니까”

“훌쩍...”

“웃어요.”

“네?”

“그리고 아저씨 금지.”


아까부터 몇 살 차이 난다고 이 양반이.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층간소음으로 연기천재가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3 개구리는 높이 뛰어야 한다(3) 23.11.16 26 2 14쪽
32 개구리는 높이 뛰어야 한다(2) 23.11.15 22 1 19쪽
31 개구리는 높이 뛰어야 한다 23.11.14 31 2 13쪽
30 새로운 흐름(2) 23.11.14 32 2 13쪽
29 새로운 흐름 23.11.12 28 2 15쪽
28 변화(3) 23.11.11 34 2 16쪽
27 변화(2) 23.11.11 39 2 17쪽
26 변화 23.11.09 39 1 13쪽
25 제작발표회(3) 23.11.08 34 2 12쪽
24 제작발표회(2) 23.11.07 39 2 14쪽
23 제작발표회 23.11.06 43 2 14쪽
22 교체(3) 23.11.05 49 3 12쪽
21 교체(2) 23.11.04 53 2 18쪽
20 교체 23.11.04 53 1 15쪽
19 정석기(3) 23.11.02 53 1 15쪽
18 정석기(2) 23.11.01 52 1 17쪽
17 정석기 23.10.31 52 2 17쪽
16 성물(2) 23.10.30 53 1 13쪽
15 성물 23.10.27 59 0 11쪽
14 대본리딩(3) 23.10.26 63 1 19쪽
13 대본리딩(2) 23.10.25 64 2 19쪽
12 대본리딩 23.10.24 73 1 16쪽
11 오디션(2) 23.10.23 74 2 17쪽
10 오디션 23.10.22 76 2 14쪽
9 우는 소녀는 빙그레를 좋아한다(2) 23.10.21 70 1 13쪽
» 우는 소녀는 빙그레를 좋아한다 23.10.20 78 3 16쪽
7 노예내기(2) +1 23.10.19 78 3 13쪽
6 노예내기 23.10.18 94 2 14쪽
5 연기의 신전(3) 23.10.17 97 3 13쪽
4 연기의 신전(2) +1 23.10.16 104 2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