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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성운 님의 서재입니다.

1990년대 대마법사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미르성운
작품등록일 :
2020.01.09 13:17
최근연재일 :
2021.05.04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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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1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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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10. 핏빛 월식의 밤 (5)

DUMMY

“미르별 동굴에도 게이트가 2개나 열렸고, 스카웃 게이트 주변에서 일어났던 것처럼 새로운 유형의 월물 대량발생이 일어났습니다. 이에 천여마리의 월물들이 미르별 동굴에 소환되었습니다.”


2차 습격이 있기 전, 설호민이 간단하게 현 상황을 브리핑했다.

이제는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옛날에는 몇백마리의 월물이 넘어와도 엄청난 거였는데, 이제는 천 단위라니······.


“하 씨. 망할. 도대체 어떻게 월물들이 그렇게 빠르게 넘어올 수 있었던 거야?”

“아직 확실친 않지만, 저 월식과 연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 매시브 팬텀 홀(Massive Phantom Hole), 줄여서 MPH라는 새로운 유형의 월물 이동 통로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이 MPH는 오직 게이트가 열린 곳 주변에만 생성됩니다.”


사실 월식과 MPH의 인과관계를 증명하기는 어렵다. 다만 지금 떠있는 달은 거의 핏빛에 유사했고, 자체적으로 빛을 낸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너무나도 밝았다.

그러니 반드시 월물측에서 무언가 마법을 썼다고밖에 믿을 수 없다.


“문제는, B그룹 전원은 연강 도심을 지킬 소수의 수호자들만 남기고 미르별 동굴로 향했습니다. 그래서 현재 다른 수호자들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상태입니다, ”

“아니, 씨. 뭔 개소리야? 지금 거기보다 여기가 더 시급한데, 아무도 지원할 수 없다고?”


김승후가 항의했지만, 김형원이 고개를 저었다.


“내가 옛날에 미르별 동굴 게이트 토벌에 참여해서 아는데, 미르별 동굴은 지형 문제 때문에 수비하는 자들이 훨씬 유리혀. 게다가 저쪽에는 SS급 수호자도 없으니 B그룹 전원이 참전해도 고전할거여. 게다가 저 메시브 뭐시기 때문에 월물이 추가로 넘어온다면, 저들도 목숨을 걸어야 할거여.”

“네, 실제로 이미 미르별 동굴에 월물들이 제대로 진을 짜놓았습니다. B그룹도 전원이 다 가야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여기 주변에서 MPH는 더 발생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다행같은 소리 하고 있네. 이미 2천마리가 넘는 월물들이 여기를 포위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정석민이 냉소 섞인 말을 내뱉었다. 그리고 엄밀히 말하자면, MPH가 없다고 해서 월물들이 더이상 넘어오지 못한다는 뜻이 아니다.


“더 최악인 점은, 지금 8등급 월물 17마리랑 9등급 월물 3마리가 대기중이야. 또 하필이면 전부 우리 본부 주변에 모여있어. 우리를 완전히 죽여놓겠다는 거겠지.”


박희성이 덧붙였다.


이미 수호자 1명이 죽었으며, 2명은 출전하기 힘들만큼 크게 다쳤다. 그리고 지금 본부를 포위한 월물들은 그 숫자도, 등급도 모두 예상을 훌쩍 뛰어넘어 역대급이라고 부를 만큼까지 왔다.

그 예전에 비바람 가문을 몰살시켰을 때에도 이정도의 월물이 투입되진 않았다.


사실 지금까지 숱한 위기가 있었지만, 수호자들은 사실 정말로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은 별로 겪지 않았다. 그만큼 대부분의 전투는 어느정도 승리가 보장되어 있었고, 위급 상황에서도 구원을 와줄 수호자들이 있다는 희망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도 승산이 없고, 구하러 올만한 수호자도 없다. 지금 서울도 난리라서 그쪽이 더 시급할거고, 정부쪽에서 최대한 빨리 비상 인원을 소집한다 해도 아마 내일 아침쯤에야 제대로 된 지원이 오지 않을까.


“현재 월물들의 움직임은?”

“재정비를 하고 있습니다. 대열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2중, 3중으로 포위망을 짜놨습니다. 일부는 이탈해 시내로 나가고 있습니다.”


저 일부 월물들은 아마 이미 시내에 대기하고 있는 수호자들이 상대하겠지만, 그 숫자가 적기 때문에 버거울거다. 그러니 결국 이쪽에서 빠르게 월물들을 정리한 다음에 도와주러 가야한다.


“···어쩌겠습니까. 결국 우리는 싸워야 합니다. 가능하다면, 시내까지 내려가서 그곳에 쳐들어간 월물도 상대해야 하고요.”

“말은 쉽죠. 그리고 분명 우리는 어떻게든 월물들을 전부 진압할 수 있을테고요. 하지만 저희측의 피해도 무시하지 못할겁니다. 여기에 있는 수호자들 중에서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습니까?”


썬더이글의 담담한 말에 정석민이 바로 반발했다. 그러자 김형원이 바로 호통쳤다.


“얌마, 그럼 이게 무슨 재미있는 월물사냥인줄 알았어? 우리는 전부 여기에 목숨을 걸고 왔잖어! 이제와서 뭔 딴소리여?”

“수호자의 임무를 다하기 위해 왔지, 결코 죽고 싶어서 오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상황이 이렇게까지 악화될줄도 몰랐고요! 그리고 이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습니다. 여차하면 우리도 지하로 대피하면 됩니다. 월물들의 공격을 막기 위해서 그렇게 철문을 단단하게 한 것 아니었습니까?”

“그러면 역으로 물어보지. 지금 우리가 아니면 저 월물들을 누가 상대하겠어? 아, 너한테 맞춰서 이야기해야되나? 나중에 연강에 대학살이 벌어지고 나면 언론에서는 그동안 본부 지하에서 꼭꼭 숨어있던 우리를 뭐라고 부를까?”


이번에는 민호가 정석민을 차갑게 몰아붙였다. 그러자 정석민은 흥분해서 뭐라고 말을 하려다가 박희성의 만류에 간신히 억눌렀다.


“석민이 말은, 최대한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상황이 올때까지 기다려야 하지 않느냐는 겁니다. 지금 당장 붙었다가는, 우리쪽의 피해가 막심할겁니다.”

“나도 알아. 그렇기에 너희한테 무리하게 싸우라고 강요할 순 없어. 필요하다면 지하로 후퇴해서 잠시 쉬어도 돼. 아니, 아예 싸우기 싫은 사람은 지금 당장 지하로 내려가도 좋아.”


마침내 썬더이글이 입을 열었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며 힘을 주어 말했다.


“예, 지금 짐작하시는 대로 이번 전투는 승산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저 역시 이를 뒤집을만한 묘수따윈 없습니다. 그래서 이 전투에 응하게 된다면, 분명 우리 중 대부분은 죽거나 크게 다칠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분. 이자리에서 확실히 밝히죠. 저는 꼭 싸울겁니다. 제 가족이 저 아래에 있고, 저를 그토록 죽이고 싶어하는 월물이 저기에 있으니까요. 그리고 저는 이 전투에서 저로인해 죽는 사람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제 목숨을 다 바쳐 싸울것입니다.

만약 저처럼 싸울 이유가 있는 분이라면, 저랑 같이 싸워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럴 이유가 없는 분들은, 좋습니다. 지하에 계셔도 좋습니다. 만에하나 월물들이 저 아래까지 침입하면 반드시 싸워야 할 사람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여러분의 생명은 소중하니까요.”


그 말에 바로 주변은 조용해졌다. 일부 움찔거리는 수호자들도 있었지만, 그 누구도 자리를 떠서 지하로 내려가지 못했다.


“월물들의 움직임이 주춤합니다. 이제 본부에 들이닥칠 준비를 거의 다 마친 것 같습니다.”


그때였다. 계속 월물의 움직임을 주시하던 설호민이 말했다. 그리고 썬더이글을 바라보며 덧붙였다.


“아, 그리고 저도 이번 전투에 참전하겠습니다. 제 친구 서진이를 대신해서 서진이의 몫까지 싸우고 싶습니다.”

“하아, 팀장. 이건 사실상 싸우자고 압박하는 거잖어. 근데 어쩔 수 없지. 만약 도망갈 생각을 했다면, 진작에 도망쳤겠지.”


이어서 김형원이 너스레를 떨며 말했다. 민호도 썬더이글을 바라보며 남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김승후와 유리아도 마지막으로 자신들의 마나저장석을 점검했다.


“자, 그러면 다시 팀을 꾸리겠습니다. 만약 이번 전투에 참여하지 않으실 분들은 지금이라도 주저없이 떠나시길 바랍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건 여러분의 목숨과도 직결된 일이니 잘 판단해주시길 바랍니다.”


이어서 성현성이 나서서 빠르게 인원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결국 이탈한 인원은 없었다. 그래서 아까의 인원배치에서 조금만 바꾸면 되었다.


5인으로 이루어진 4개의 팀이 동서남북 4쪽에 있는 본부의 문을 막게 되었다. 민호, 문도현, 박우석같은 스나이퍼형 수호자들은 옥상에서 대기해 공중에서 다가오는 월물들을 맡는다.

마지막으로 썬더이글은 특유의 높은 기동력을 이용해 도움이 필요한 곳에 지원을 갈 계획이었다.


“모두, 건투를 빕니다.”


마지막 재정비가 끝나자 썬더이글은 조용히 고개를 숙이며 말한 다음에 먼저 바깥으로 나갔다. 그리고 아직 차가운 밤공기를 맞이하며 잠시 생각에 빠졌다.


진짜 그의 마지막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월물들한테 처음 쫓기던 10대 시절부터 이 날이 올거라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지만, 이런식으로 다가올줄 몰랐다.

분명 몇시간 전까진 이번 위기도 잘 넘길 수 있을거라는 희망에 부풀어있었다. 하지만 월물들은 예상보다도 훨씬 더 철저히 준비했고, 그 희망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하지만 아직 절망하긴 이르다. 그의 숨이 붙어있는 한, 끝까지 저항할테니. 혹시 모르지 않은가, 인천 대전투때처럼 기적이 일어날지.


“썬더이글님, 저 무서워요.”


어느새 썬더이글의 옆에 선 유리아가 혼잣말하듯 말했다.


“말했잖아. 지하로 대피해도 된다고.”

“하지만 그러면 평생 죄책감을 안고 살아야 되잖아요. 그건 더 싫어요.”

“그건 이 전투에서 살아남아도 똑같아. 나 혼자 살아남았다, 동료들을 구할 수 있었는데 구할 수 없었다같은 죄책감이 악몽처럼 너를 괴롭힐거야. 그리고 아마도 너는 두번 다시는 수호자 일을 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어. 월물만 보면 지금의 일이 떠오를 수도 있으니까.”


이렇게 말하며 썬더이글은 오서진을 떠올렸다. 일단 그의 시신은 지하 2층에 있는 빈 방으로 옮겼다. 하지만 지상에 있는 수호자들한테는 그를 추모할 시간따윈 주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 중 상당수는 곧 오서진과 똑같은 운명을 맞이하겠지.


“그래도 동료들과 같이 싸우는 편을 택할래요.”


유리아가 애써 침착한 표정으로 말했다. 썬더이글은 살짝 웃으며 뒤를 돌아 유리아와 함께 본부의 북쪽을 지키는 수호자들을 확인했다.


우선 퀸즈 파이터 소속의 박서영. 제 2의 미스트라고 불리며 소환수를 다루지만, 전반적으로는 미스트의 하위호환에 가깝고, 리그에서도 실력은 5위에서 10위 사이였다. 하지만 오히려 수호자로는 이미 S급에 도달한 만큼 월물을 상대한 경험이 많다.


다음은 백호단 출신의 김대영. 인천 대전투에도 참전한 잔뼈가 굵은 수호자로, 광역 방어 스킬이 많아서 아군을 보호하는데 특화되어있다.


이어서 류하성. 어느 길드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은 떠돌이 수호자이지만, 그 역시 S급 수호자다. 주무기는 자신이 구현한 샷건인데, 이곳에서는 마탄 뿐만 아니라 화염도 뿜어져나온다.


마지막으로 무츠키 카리야. 일본인임에도 기꺼이 이 전투에 참전했다. 일본도를 휘두르는 전형적인 무사형 수호자이지만, 검술 하나로 S급 수호자에 도달한만큼 그 실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발걸음을 돌렸다. 마지막으로 본부 주변을 돌면서 수호자들의 상태를 점검할 생각이었다.


히이이잉!


이미 늦었을까. 저 멀리에서 말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일반 말과는 달리, 살짝 기계음이 섞여있었다. 그리곤 말발국 소리와 함께 조금씩 땅이 울렸다.


월물 대군이 행진하면 저런 소리도 들리는구나. 썬더이글은 어이없어하며 그의 정면에서 다가오는 월물 둘을 맞이했다.


중세 기사의 모습을 한 8등급 월물 폴른나이트가 깃발을 펄럭이며 천천히 접근했다. 그는 다리 6개 달린 흑마를 타고 있었는데, 그 흑마의 정체는 7등급 월물인 블랙호스. 분명 똑같은 인격체인데 하나는 기사가 되었고 하나는 그의 말이 되었단 말인가. 월물들의 세계도 참 우습다.


[오늘 이후로 더이상 너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폴른나이트가 썬더이글을 보며 비웃었다.


“여기는 썬더이글이다. 북쪽에 월물들이 접근했다. 상황 보고 바란다.”


썬더이글은 침착하게 무전기로 상황을 살폈다.


“여기는 동쪽팀의 리더 성현성. 1시 방향, 100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월물들의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팀장! 여기는 남쪽. 150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월물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어.”

“서쪽입니다. 11시 방향에서 8등급 월물 베어풋 접근중입니다.”


이제 슬슬 전투가 벌어지는구나. 썬더이글은 잠시 눈을 감은 다음에 쌍낫을 소환하며 두 눈을 떴다. 어느새 폴른나이트는 가지고 있던 깃발을 길쭉한 랜스로 바꾼 뒤였다.


[돌격!!!]


폴른나이트의 신호와 함께 그의 뒤에 있던 월물들이 빠른 속도로 달려왔다. 선두에 선 월물들은 죄다 신화 속 켄타우로스처럼 반인반마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제야 아까부터 들려온 말발굽 소리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모두 공격하라!”


썬더이글이 가장 먼저 달려나가며 외쳤다. 그의 표적은 폴른나이트와 블랙호스. 그걸 폴른나이트도 잘 알기에 블랙호스를 조종해 썬더이글을 향해 빠르게 돌진했다.


[지금이다!]


5걸음 남겨두었을 때 폴른나이트가 빠르게 블랙호스를 오른쪽으로 돌렸다. 이는 썬더이글이 측면으로 몸을 돌려 역습할때 그의 맞서 싸우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썬더이글은 역으로 그런 폴른나이트의 행동을 간파했다. 그는 바로 자신의 왼쪽 낫의 날을 세운 다음에 그대로 그의 왼쪽으로 방향을 돌린 블랙호스의 목을 낫으로 찍었다.


[히이이잉!]


블랙호스는 급히 정지하려고 했지만, 이미 빠른 속력으로 달리고 있었기에 속도를 늦추는 데 시간이 걸렸고, 그 사이에 썬더이글의 낫은 그의 왼쪽 몸통을 길게 그어버렸다. 가까스로 블랙호스가 속도를 늦춘 다음에 썬더이글의 등을 향해 방향을 돌릴 즈음에는 이미 회복불능의 상처를 입고 그대로 쓰러져버렸다.


[자, 잠시만!]


소멸되어가는 블랙호스를 밀쳐내고 간신히 일어선 폴른나이트가 이미 그한테 접근한 썬더이글을 보며 겁을 먹었다. 하지만 썬더이글은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그대로 쌍낫을 휘둘렀다.


아무리 중갑옷으로 무장을 했어도 썬더이글의 파멸적인 위력의 쌍낫에 찢겨나가는 데에는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폴른나이트가 근접전에서는 불리한 랜스를 치우고 검을 소환했을 때에는 이미 그의 목과 몸통에 깊은 상처가 난 뒤였다.


챙.


이미 상당한 상처를 입었음에도 폴른나이트는 썬더이글의 낫을 막아보며 저항하려 했다. 하지만 미처 막지 못한 낫이 또다시 그의 목을 강하게 찍어버렸다.


[졌다···.]


몇번 더 검을 휘둘러본 폴른나이트가 소멸을 직감하며 중얼거렸다. 순식간에 그의 목과 몸통에는 열개가 넘는 치명적인 상처들이 나 있었다. 폴른나이트는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썬더이글의 낫을 막아보려고 했지만, 이번에는 그대로 그의 검을 박살낸 다음에 목을 깊게 베어버렸다.


그렇게 폴른나이트를 소멸시킨 썬더이글은 고개를 들어 상황을 살펴봤다. 이미 주변에는 켄타우로스 월물들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그 사이사이로 열심히 그들을 도륙내고 있는 수호자들의 모습이 간간히 보였다.


썬더이글 역시 숨 돌릴 틈도 없이 바로 몸을 돌려 가장 눈 앞에 보이는 켄타우로스의 심장을 낫으로 찍었다.


폴른나이트처럼 중갑옷을 입었지만, 그와 달리 6등급 월물이었기에 똑같은 재질임에도 일격에 뚫렸고, 그대로 켄타우로스의 핵을 관통했다. 그렇게 켄타우로스는 비명 하나 내보지 못하고 그대로 소멸되었다.


그 이후에는 썬더이글의 독무대가 열렸다. 그는 적진 여기저기를 누비며 켄타우로스의 핵이 있는 심장만을 공략했다. 똑같이 생겨서 그런지 핵이 있는 위치도 비슷했고, 덕분에 켄타우로스들을 공략하기도 훨씬 수월했다.

일부 저항하는 자들도 있었지만, 썬더이글은 그들보다도 더 빨랐다. 그렇게 썬더이글은 혼자서 켄타우로스 선봉대를 모조리 박살내었다.


“아우우우우!!!”


그때였다. 땅이 울릴 정도의 거대한 포효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켄타우로스 선봉대마저 깜짝 놀라 주춤할 정도였다.


“긴급 상황! 서쪽. 9등급 월물, 펜리르 접근중! 지원 바랍니다! 다시 알립니다...”


이어서 박희성이 긴급 무전을 날렸다. 썬더이글은 뒤를 돌아 유리아를 찾았다. 박희성의 지원 요청을 들은 유리아는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가세요! 여기는 이제 저희가 막을게요!”


겁이 많던 그 소녀는 이제 더이상 없었다. 압도적인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용감하게 싸우는 수호자만 남아있었다. 썬더이글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 다음에 이미 월물들로 가득찬 공터를 뚫으며 외쳤다.


“조금만 더 버텨라! 내가 가겠다!”


작가의말

오늘은 온전히 썬더이글 스토리만 쓰게 되었습니다.


제 글쓰는 페이스가 매우 쳐져있는 것도 있겠지만, 그걸 감안해도 이번 에피소드는 제가 지금까지 썼던 그 어떤 에피소드보다도 가장 쓰기 어렵네요. 그래서 미복귀 휴가를 나간 지금도 1주일에 1편을 쓰는 데에 그쳤지만, 조금씩 연재 주기를 좁힐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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