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미르성운 님의 서재입니다.

1990년대 대마법사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미르성운
작품등록일 :
2020.01.09 13:17
최근연재일 :
2021.05.04 01:48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3,497
추천수 :
32
글자수 :
353,976

작성
21.04.05 21:18
조회
21
추천
0
글자
17쪽

Story 10. 핏빛 월식의 밤 (4)

DUMMY

순식간에 연강에는 무려 2000마리가 넘는 월물들이 쳐들어왔다. 이 상황에서 썬더이글을 비롯한 5인의 수호자들은 개미떼마냥 우글거리는 월물 무리를 뚫고 스카웃 게이트를 치는 수호자들을 구하러 갔다.


“김승후! 공준빈! 오서진! 오서현! 아무나 응답하라!”


썬더이글이 앞 길을 막는 월물들을 모조리 처치하면서 계속 교신을 시도했다. 하지만 그의 무전기에서는 계속 잡음만 들려왔고, 가면 갈수록 무언가 타는 냄새가 났다.

아무래도 김승후 일행이 탔던 차량에서 화재가 난 듯 하다.


“살려줘요!!!”


그때였다. 갑자기 공준빈이 저 멀리에서 방어막을 켠 채로 달려오며 외쳤다. 그들 뒤쫓아오던 월물들이 집중사격을 하려고 하자 썬더이글은 제빨리 달려나가 강철 날개를 펼쳐 공준빈을 가려주었다.


쾅!


뒤이어서 윤시훈이 지면을 강타하자 월물 아래에 있는 땅에서 화염기둥이 마구 솟아올랐다. 그렇게 월물들이 혼란에 빠진 사이에 성현성이 불굴의 방패를 들고 용감하게 선두에 나서서 망치로 월물들을 하나하나 파괴했다.

그 뒤를 이어 신선우와 유리아가 측면을 맡았고, 마침내 공준빈을 구할 수 있었다.


“다른 수호자들은? 다 어디있어?”

“다 틀렸어요. 빨리 도망쳐요!! 이러다 다 죽어요!!!”


공황 상태에 빠진 공준빈이 마구잡이로 소리치자 성현성은 그의 얼굴을 두 손으로 꽉 잡으며 외쳤다.


“정신차려!!!”


성현성의 포효를 듣자마자 공준빈은 바로 조용해졌지만, 여전히 그의 시선은 불안했고, 온몸이 와들와들 떨리고 있어서 도저히 전투를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뭘 물어봐도 대답조차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성현성이 공준빈한테 몇가지 질문을 던졌지만, 그는 알아들을 수 없는 말만 할 뿐이었다.


“유리아. 얘를 안전하게 본부로 데려가. 어디로 튈지 모르니까 조심하고.”

“네···.넵!”


성현성의 지시에 유리아가 버벅거리며 답한 다음에 공준빈의 팔을 붙잡고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퍼엉!!


갑자기 저 멀리에서 폭발음이 들려왔고, 이어서 월물들이 소란피는 소리가 들렸다.


“승후다.”


썬더이글이 중얼거리며 바로 굉음이 난 방향으로 뛰어갔다.


“일어서! 여기서 죽을 수 없잖아!”


그리고 그들은 마침내 동료들을 독려하는 김승후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썬더이글은 빨리 그들을 보기 위해서 랜스 바리케이드를 소환한 다음에 전속력으로 돌파해 그와 김승후 일행을 가로막고 있던 월물들을 전부 해치웠다.


“팀장님! 저희를 구하러 와주셨군요! 준빈이 그X끼는 어디로 튄건지······!”

“공준빈은 무사해. 유리아가 그를 데리고 본부로 돌아갔어. 지금 상황은 어때?”


썬더이글은 바로 김승후 일행의 상태를 확인하기 물어보았다.


김승후는 팔에 화상을 입은 것 말고는 별다른 상처가 없었지만, 오서진은 옆구리에 깊은 상처가 나서 방어하는 데에만 급급했고, 오서현은 왼쪽 다리를 다쳐서 혼자서 제대로 설 수도 없었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이런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스카웃 게이트를 파괴하는 데에는 성공했다는 거다.


“팀장님! 월물들의 출몰이 잦아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대신에 고등급 월물들이 출몰하기 시작했습니다. 빨리 거기서 빠져나오세요!”


설호민의 말을 듣자 썬더이글은 신속하게 떠날 준비를 했다.


“일단 여기서 빠져나가자. 신선우, 윤시훈! 오서진과 오서현을 부축해줘. 승후, 아직 더 싸울 수 있지?”

“아침이 올때까지 싸울 수 있죠!”

“좋아. 그러면 측면을 맡아줘. 본부로 돌아간다!”


썬더이글이 오서현을 업으며 말했다. 그리고 썬더이글과 성현성을 선두로 그들은 다시 본부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부상자가 있기 때문에 아까만큼의 속도는 나지 않았지만, 상황이 절박했기에 그들은 빠른 속도로 월물들의 포위망을 뚫고 나갔다.


[그대와의 질긴 인연도 오늘로 끝이 나는구려.]


어째 돌아가는 길에 별다른 위협이 없다 했더니, 기어이 악연이 이어졌다. 인천 대전투의 서막을 알렸던 수도승이 다시 한번 썬더이글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의 뒤에는 사람만큼 커다란 개미 모양을 한 8등급 월물, 자이언트앤트가 더듬이를 까딱이며 대기하고 있었다.


“저 수도승 월물은 내가 맡겠다! 나머지를 부탁한다.”


썬더이글이 수도승한테 돌격하며 말했다. 하지만 그 순간, 갑자기 썬더이글과 수도승 사이에 고양이만한 크기의 개미가 나타났다.


‘소환수?’


순간 썬더이글은 당황했다. 지금까지 소환수를 쓰는 월물은 단 하나도 없었으니까. 하지만 썬더이글은 돌격을 멈추지 않고 그대로 개미를 저 멀리 날려버렸고, 이어서 수도승을 향해 랜스의 끝을 세웠다.


수도승은 침착하게 방어 자세를 잡고 랜스를 옆으로 흘린 다음에 오서현을 향해 창을 크게 휘둘렀다. 그의 일격은 랜스에 막혔지만, 계속되는 공세에 썬더이글이 되려 밀리기 시작했다.


“오서현을 부탁한다.”


더는 안되겠다고 싶었던 썬더이글이 옆에 있던 신선우한테 말한 다음에 오서현을 땅에 내려놓았다. 오서현은 신선우의 부축을 받으며 뒤로 물러났다. 그 틈을 타서 자이언트앤트의 소환수들이 그녀를 노렸지만, 신선우의 곁에 있던 윤시훈이 견제했다.


챙!


이어서 쌍낫을 소환한 썬더이글이 봉인이 해제된 듯 미쳐 날뛰자 수도승은 순식간에 압도되었다. 그의 창은 순식간에 박살났으며, 그의 몸 여기저기는 깊게 베여서 수많은 가루를 흘리기 시작했다.


“커헉!”


그때였다. 갑자기 거대한 장수풍뎅이의 형상을 한 골든비틀이 공중에서 날아와 그대로 오서진의 옆구리를 들이받았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자이언트앤트가 오서진이 쓰러지는 방향에서 그의 치켜들고 달려오고 있었다.


콰직.


섬뜩한 소리와 함께 순간 주변에는 소름끼치는 정적이 맴돌았다. 자이언트앤트의 날카로운 턱은 그대로 오서진의 목숨을 앗아갔다. 전혀 예상치 못한 추가타에 오서진의 두 눈은 그대로 휘둥그레진 채로 초점을 잃어버렸다.


“으아아아악!!!”


윤시훈이 동료의 죽음을 보고 그대로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았고, 오서현은 세상이 무너진 듯 멍한 표정으로 그녀의 오빠를 바라보고 있을 때, 김승후는 눈에 불꽃을 튀기며 오서진을 죽인 자이언트앤트를 향해 붉은 광선을 날리며 무섭게 달려들었다.


“동요하지 마라! 이대로 무너지면 우리 모두 죽는다!”


성현성도 빠르게 충격을 털어내고 다른 수호자들한테 지시를 내리며 골든비틀한테 달려들었다. 골든비틀은 그의 단단한 갑옷으로 성현성의 망치 공격을 받아낸 다음에 반격을 시도했지만, 성현성의 매서운 공격에 주춤하더니 이륙하려고 했다.


그걸 본 썬더이글은 급히 방향을 튼 다음에 막 날개를 펼친 골든비틀한테 빠르게 돌격해 그의 약점인 배를 빠르게 가른 다음에 속날개를 잘랐다. 극심한 고통에 골든비틀은 몸을 가누지 못하고 그대로 땅바닥으로 추락했다.


저항할 틈도 없었다. 썬더이글의 다음 일격은 그대로 골든비틀의 철갑을 뚫고 목을 강하게 내리찍었고, 그렇게 골든비틀은 형체를 잃어갔다.


“키에에에엑!!”


비슷한 시각, 자이언트앤트도 괴성과 함께 쓰러졌다. 김승후의 파이널 익스플로전이 그의 몸 안에서 터지며 도저히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어버렸다.


“젠장!!”


하지만 자이언트앤트가 완전히 소멸되기 직전, 그의 몸은 몇십마리의 개미 소환수로 나누어졌다. 그리고 그들은 광폭화된 상태로 수호자들한테 마구 달려들었다.


“모두 물러서세요!”


윤시훈이 지면을 강타하며 외쳤다. 화염 기둥이 뭉쳐있던 소환수들을 그대로 덮쳤으나, 이미 빠져나온 개미들이 흩어져서 다른 수호자들을 괴롭혔다.


어떻게든 개미 소환수들을 모조리 처치했을 때에는 오서현이 반대쪽 다리마저 다쳐버린 뒤였다.


[역시 이번에도 내가 먼저 가는구려. 하지만 외롭진 않소이다. 어차피 당신도 곧 나를 뒤따를터이니······]


마지막으로 썬더이글은 이미 부상을 입은 수도승을 끝장냈다. 소멸되어가던 수도승은 마지막끼지 평온한 표정을 유지하며 말했다. 그에 반면 썬더이글은 가면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을 뿐, 전혀 평온하지 않았다.


그와 싸우는 수호자 중에서 처음으로 사망자가 나와버렸다. 두 다리를 모두 다쳐 신선우한테 업혀있던 오서현은 뒤늦게 오서진의 시체를 바라보며 통곡했고, 썬더이글이 손수 오서진의 시체를 들어올렸다.


“모두 정신차려! 일단 여기를 빠져나가자!”


잠깐의 추모 끝에 성현성이 외쳤고, 썬더이글 일행은 다시 월물들의 포위망을 뚫었다. 겁을 먹은 것일까, 아니면 다음 공격을 위한 전략적 선택일까. 월물들의 저항은 별로 없었다.


“저기에 계신다! 어서 호위해라!”


그때였다. 저 멀리에서 정석민이 외치는 소리와 함께 그의 칼날들이 썬더이글 바로 앞까지 침투해 월물들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그리고 그의 뒤로 박희성과 유리아가 나타났다.


“꺄악! 설, 설마······.”


유리아가 오서진의 시체를 보며 경악했다. 썬더이글은 의연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단은 싸움이 급하니 추모는 나중에 하도록 하지. 본부쪽 상황은 어땠어?”

“선발대가 본부에 침입했지만, 모두 격퇴했습니다.”


썬더이글과 성현성 대신에 수호자들을 이끌었던 정석민이 보고했다.


“부상자는?”

“다행히 경미한 부상자만 몇 명 있을 뿐, 모두 계속 싸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 전투의 규모를 생각하면 당연히 그래야 하고요.”


그랬다. 이제 겨우 탐색전이 끝난 거였다. 썬더이글은 그의 옷에 묻은 가루와 피를 털어내며 뒤를 돌아보았다.


여전히 2000마리가 넘는 월물들이 본부 주변을 포위하고 있었다.



***



한편, 전백호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그들의 앞에 있던 스카웃 게이트는 이미 파괴되었다. 하지만 그닥 의미있는 성과는 아니었다. 사신 역시 스카웃 게이트 따위는 그저 미끼였다는 듯 딱히 지키려는 움직임도 없었고, 게이트가 일시적으로 열렸을 때에도 넘어온 월물은 없었으니까.


사실상 전백호와 미스트 둘이 사신을 마주할 수 있게 만든 함정이었던 거다.


미스트는 사신의 공격을 맞고 쓰러진 상태였고, 전백호가 혼자서 고군분투하고 있었지만, 그 역시 계속 밀리고 있었다.


“10등급 월물 사신 출현! 부상자 1명 발생! 지원 바람!”


그래서 그는 계속 무전기를 통해 도움을 요청했지만,


“스텔스 게이트 발생. 지원 바람!”

“가디언캐슬 정문쪽 지원 바란다!”


문제는, 다른 수호자들도 지금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라는 거다. 일단 리처드 일행이 그들이 있는 곳의 전투가 끝나자마자 합류하겠다고 했으나, 그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게 정녕 너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인가? 더 빠르게 공격해보거라!!]


그나마 다행인 점은, 저 사신이라는 월물이 이 싸움에 전력을 다하지 않고 있다는 거다. 그한테 이 싸움은 적을 섬멸하기 위한 게 아닌 오로지 본인의 유희를 위한 것이니까.


불쾌했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저 망할 월물의 손바닥 안에서 놀아나고 있었다. 저 잘난 월물한테 제대로 한 방 날리고 싶었지만, 좀처럼 기회가 오지 않았다.


저 월물은 설렁설렁 그들을 상대하는 것 같으면서도 위험하다 싶으면 그 망할 검은 망토로 공격을 막아내었다.


그럼에도. 그럼에도 저녀석한테는 분명 약점이 있을거다.


[이제 슬슬 그대과의 싸움도 지겨워지구나. 그대들이 이 나라를 대표하는 마법사라니, 솔직히 실망했도다.]


사신이 검은 검을 소환하며 말했다.


펑! 펑!


전백호의 건틀릿에서 대포알이 빠르게 발사되었지만, 사신은 정확한 타이밍에 검을 휘둘러 정확히 반으로 갈랐다.

갈라진 대포알은 뒤늦게 폭발했으나, 사신의 검마저 파괴하지 못했다. 아무리 사신이 10등급 월물이라지만, 그가 소환한 검의 내구도 자체는 그렇게까지 높지 않고, 전백호의 대포알의 화력은 절대로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하지만 어찌 저렇게 멀쩡할 수 있을까.


‘불굴의 검이다.’


전백호는 바로 그 답을 알아냈다. 불굴 효과로 인해 검은 일정량 이상의 피해를 입지 않았다. 파훼법은 짧은 시간 안에 최대한 여러번 공격을 하면 되는 거지만, 문제는 전백호는 그런 류의 스킬을 알고 있지 않았다.


[나의 검을 받아보거라!]


사신이 정직하게 정면에서 돌격하며 외쳤다. 전백호는 건틀릿에서 마탄을 발사하며 뒷걸음질 쳤으나, 그때마다 사신이 마탄을 베어버리는 바람에 아무런 타격도 없었다.


“크윽!”


사신이 거리를 좁히자 전백호는 하는 수 없이 건틀릿으로 검을 막아내었다. 한번 검과 부딪힐때마다 그의 팔 전체가 저려왔으나, 전백호는 이를 악물고 사신의 공격을 하나하나 막아내었다.

하지만 그의 건틀릿은 금새 내구도가 바닥을 향해갔다.


이에 전백호는 절박한 심정으로 사신의 검을 든 양팔을 잡아 완력으로 그를 압도하려 했지만, 사신은 그대로 전백호의 배를 발로 차버렸다.


“커헉!”


순간 숨이 안쉬어진 전백호는 그대로 땅바닥에 고꾸라져 헐떡거렸다. 그런 전백호한테 마지막 일격을 날릴 준비를 하며 사신은 말했다.


[너무 걱정하지 마라. 너희들이 없다 해도 이 나라는 살아남을 거다. 난세에 영웅이 나타나는 법이니라.]


하지만 그 순간, 갑자기 전백호와 사신 사이에서 체셔 래빗들이 솟아올라왔다. 첫번째 체셔 래빗은 그대로 사신의 검에 달라붙어 칼날을 갉아댔고, 두번째 세번째 체셔래빗은 사신의 양어깨에 붙어 그의 갑옷을 뚫으려했다.


예상치 못한 일격에 사신은 순간이동까지 해가며 체셔 래빗들을 털어내려 했지만, 토끼들은 그대로 사신한테 붙어 같이 순간이동을 하는 바람에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사신은 체셔 래빗들을 주먹으로 하나하나 쳐가며 처치해갔지만······.


퍼엉!


마지막 체셔 래빗한테 폭발 기능이 있었다. 그렇게 지근거리에서 폭발에 휘말린 사신은 그대로 땅바닥에 쓰러졌다.


“역시 너도 기습을 당하면 어쩔 수 없구나.”


어느새 일어난 미스트가 체셔 래빗들을 더 소환하며 말했다. 사신은 바로 정신을 차리고 방어막을 쳐서 체셔 래빗의 습격을 막아내었고, 그 틈을 타서 미스트가 전백호를 일으켜세웠다.


“뭐야, 너 언제 일어났어?”

“오빠도 참. 쓰러진 척 연기한거지. 정공법으로 저 괴물을 어떻게 이겨?”

“아니······.”


미스트가 태연하게 말하자 전백호는 헛웃음이 나왔다. 뭐, 그녀의 전략이 성공했으니 뭐라 할 말은 없지만, 여전히 얼얼한 배를 어루만지며 중얼거렸다.


“조금만 더 일찍 구해주지.”

“근데 다른 수호자들은 어디있어? 우리를 구하러 안오는 거야? 솔직히 저녀석을 이길 자신은 없어.”


미스트가 더 많은 체셔 래빗들을 소환하며 물었다. 사신은 금방 정신을 차리고 주먹과 망토로 체셔 래빗들을 하나하나 때려잡고 있었다.


그나마 조금 전의 기습으로 그의 얼굴과 양쪽 어깨에 꽤 큰 상처가 나서 가루가 계속 새고 있지만, 또다시 기습을 당해줄 거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


“전백호씨, 지금 내가 홀로 그쪽으로 가고 있소. 지금 차도 위인데, 3분 후면 도착할 거요.”


그때였다. 리처드가 무전기로 말했고, 전백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아뇨, 거기서 대기하십시오. 저희가 그쪽으로 갈테니.”

“순간이동이 있는 녀석이야. 금방 잡힐걸?”

“그건 두고봐야지.”


미스트가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지만, 전백호는 자신있는 표정으로 미스트의 팔을 잡고 냅다 뛰었다.


[신성한 싸움중에 도망가지 마라!]


금새 체셔 래빗들을 처치한 사신이 바로 순간이동으로 그들을 따라붙었다. 하지만 전백호는 바로 하늘의 장막을 펼쳐 그들과 사신의 앞을 가로막은 다음에 또다시 도망쳤다.


그 다음에는 사신이 바로 그들의 코 앞에 나타났지만, 이번에는 전백호도 그걸 예견했다는 듯 그대로 건틀릿으로 사신의 얼굴에 강하게 펀치를 날렸다. 비록 사신이 귀신같은 반응속도로 기습을 막아내었지만, 그가 살짝 물러서게 만들었고, 덕분에 전백호와 미스트는 또다시 도망칠 시간을 벌었다.


사실 이렇게 후퇴한 이유는 하나 더 있었다. 처음 스카웃 게이트가 열려서 사신을 마주했던 곳은 골목. 둘이서 연계 공격을 하기에는 불리했다. 하지만 비교적 넓은 차도쪽으로 전장을 옮기면 그들이 더 유리해진다.


물론 사신한테는 순간이동이 있지만, 그것도 마나 소모량이 크기 때문에 마구 남발할 수는 없으리라.


마침내 전백호와 미스트는 리처드 펜드래곤 일행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그리고 리처드는 급히 뛰어와 둘과 사신의 사이를 가로막았다.


“나는 영국에서 온 리처드 펜드래곤이라 하오. 10등급 월물인 그대와 꼭 붙어보고 싶었소.”


리처드는 검을 소환하며 사신한테 말했다. 사신도 만족스럽다는 표정으로 검은 검을 소환하며 말했다.


[호오, 그대는 예의를 아는 기사인 모양이구나. 계획이 살짝 어긋났지만, 뭐 좋다. 상대가 더 많으면 많을수록 나의 위대함은 더 커질테니.]


작가의말

조금 늦은 시간이지만, 약속했던 대로 4월 5일에 돌아왔습니다. 기다려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리며, 죄송합니다.


이제 미복귀 휴가를 나왔으니 최대한 빠르게 완결짓도록 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1990년대 대마법사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차기작 공지 21.06.11 24 0 -
공지 다음 화는 4월 5일에 연재될 예정입니다. 21.03.20 21 0 -
공지 현재까지의 진행상황 및 앞으로의 계획 20.08.31 62 0 -
공지 작품 소개 20.01.09 92 0 -
51 1990년대 대마법사들을 마치며 (Feat. 주연 4명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 21.05.04 35 0 14쪽
50 에필로그 21.05.03 24 0 13쪽
49 Story 10. 핏빛 월식의 밤 (9) 21.05.01 15 0 14쪽
48 Story 10. 핏빛 월식의 밤 (8) 21.04.29 23 0 19쪽
47 Story 10. 핏빛 월식의 밤 (7) 21.04.23 22 0 19쪽
46 Story 10. 핏빛 월식의 밤 (6) 21.04.16 34 0 20쪽
45 Story 10. 핏빛 월식의 밤 (5) 21.04.12 21 0 17쪽
» Story 10. 핏빛 월식의 밤 (4) 21.04.05 22 0 17쪽
43 Story 10. 핏빛 월식의 밤 (3) 21.03.03 32 0 19쪽
42 Story 10. 핏빛 월식의 밤 (2) 21.02.04 30 0 17쪽
41 Story 10. 핏빛 월식의 밤 (1) 21.01.31 23 0 15쪽
40 Story 9.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에 준비하라 (4) - 크로노스의 시점 21.01.13 19 0 13쪽
39 Story 9.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 (3) 21.01.11 21 0 18쪽
38 Story 9.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 (2) 21.01.05 35 0 17쪽
37 Story 9.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 (1) 20.12.30 24 0 17쪽
36 Story 8. 마공학 무기 (2) 20.11.30 21 0 14쪽
35 Story 8. 마공학 무기 (1) 20.11.29 20 0 15쪽
34 Story 7. 인천 시가전 (완) 20.11.11 29 0 16쪽
33 Story 7. 인천 시가전 (6) 20.11.07 65 0 13쪽
32 Story 7. 인천 시가전 (5) 20.11.04 34 0 16쪽
31 Story 7. 인천 시가전 (4) 20.10.31 27 0 17쪽
30 Story 7. 인천 시가전 (3) 20.10.28 27 0 16쪽
29 Story 7. 인천 시가전 (2) 20.10.26 31 0 16쪽
28 Story 7. 인천 시가전 (1) 20.10.23 42 0 16쪽
27 Story 6. 내 마나량은 무한이다 (2) +2 20.09.30 37 1 18쪽
26 Story 6. 내 마나량은 무한이다 (1) 20.09.24 32 0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