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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더 님의 서재입니다.

테르센트 연대기 ~ 순백의 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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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더
작품등록일 :
2015.04.20 11:44
최근연재일 :
2015.09.16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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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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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글자수 :
89,102

작성
15.06.08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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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9화. 호르리텐시아 수비전 -1

DUMMY

미첼의 군대를 묶어둔 발라는 즉시 전 병력을 이동시켰다. 호르리텐시아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형이었지만 성벽이 낮고 길이 넓어 방어에 적합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발라는 동랑시에에서부터 오는 드롤의 군대를 함해 군대를 내어 요격하기로 했다. 전병력의 출병을 주장하는 바실리오 장군에게 발라가 말했다.


"우리는 5천이고 적은 2만이니 최대한 많은 병력이 출전해야 한다는 장군님의 말이 옳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본성을 비워둘 수는 없습니다. 적이 우리의 요격대를 무시하고 호르리텐시아를 점령한다면 우리쪽이 고립되겠지요. 최소한의 병력을 호르리텐시아에 남기고 성 밖의 군대와 호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장군은 저와 함께 출진해주셨으면 합니다. 다른 수성에 능한 인재는 없습니까?"


"타누아스 중 특히 페르미오라는 기사가 신중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는 크게 흔들리지 않고 전세를 읽는 것에 능하니 중요한 일을 맡길만 합니다."


이에 발라가 페르미오 머레이를 부르게 하니 잠시 후 피부가 검은 단신의 사내가 들어와 고개를 숙여 예를 표했다. 발라가 보니 그는 싱글벙글 웃고 있었으며 긴장한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페르미오, 당신에게 이 성의 수비를 맡기고자 합니다. 적이 다가오면 단단히 지키어 움직이지 말고, 적이 물러나면 추격해야 하는데 할 수 있겠습니까?"


"물론입니다."


페르미오는 당당한 목소리를 냈다.


"전 호르리텐시아에서 제일 미끼낚시를 잘합니다. 발라님께서 말씀하신 것은 낚시와 다른 것이 없으니 넉넉히 해내보이겠습니다."


발라는 그의 유쾌함에 크게 웃고 그에게 천명의 병사 전권을 주어 호르리텐시아를 지키게 하였다. 또한 본인은 직접 선봉에 서고 세실리아와 바실리오를 각각 좌우익으로 삼아 동랑시에의 모다스 군을 맞이하였다.




지난 패배로 화가 잔뜩난 드롤은 시야 안에 적의 깃발이 보이자마자 즉시 전군을 돌격시켰다. 보병과 민병으로 구성된 그의 군대는 수가 2만이 넘었으나 오천이 안되는 발라의 군대와 부딪치며 큰 피해를 받았다.


발라는 북소리와 깃발로 이동과 공격을 지휘를 했고 그의 부하들의 십인이 일인처럼 적 사이를 치고 빠지니 훈련된 병사를 이기지 못한 동랑시에군은 뭉그러졌다. 스몰우드는 드롤을 대신하여 병사들을 불러모으니 발라는 추격하지 않고 다시 진형을 짜서 다음 전투에 대비하였다.


"적은 이 임야지대를 전장으로 잡았습니다. 길이 없고 시야가 불리하니 이대로면 대군이 있어도 유리하지 않습니다. 차라리 부대를 나누어 호르리텐시아를 노리는 것은 어떻습니까?"


스몰우드가 그럴싸하게 말하자 드롤도 화를 가라앉히고 즉시 그에게 오천의 병사를 주어 성을 치게 한 다음 스스로는 발라를 공격했다.


스몰우드의 별동대는 빠르게 호르리텐시아에 당도했지만 페르미오는 성벽을 끼고 단단히 지켰다. 성벽은 낮았으나 제대로 공성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던 별동대는 사흘밤낮을 두드려도 효과를 얻지 못했다.


발라의 군대가 정예란 것을 감안해도 페르미오의 방어능력은 예상보다 뛰어났는데 그는 대규모 교전을 모두 회피하면서 소규모의 의미없는 소모전을 반복하게 만들었다. 스몰우드는 발을 동동 굴렀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다. 막무가내로 들이치자니 공성의 피해를 감당할 수 없었고, 장기전으로 가자니 그것도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애초부터 빠른 점령만을 위해 짐을 가볍게 하고 왔기 대문에 그의 군대에는 식량이 크게 부족했던 것이다. 워낙 호르리텐시아가 작은 도시여서 근처에 약탈할 곳도 마땅치 않았기에 결국 스몰우드는 고민끝에 보급품의 지원을 요청하는 글을 보냈다.




"그 멍청이가! 다섯배가 넘은 병력으로 성하나를 못얻다니! 보급은 없다! 그놈에게 거기에서 싸우다 죽으라 전해라!"


드롤이 마뜩치 않아하자 다른 부하들은 그를 말리며 말했다.


"너무 몰아붙이면 그가 행여 다른 마음을 먹을 수도 있습니다. 일단 식량을 보내주어 경과를 보고, 그래도 결과를 얻지 못하면 불러들이시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드롤은 역정을 내다가 얼마나 자비로운 군주인지 자찬하며 마지못해 열흘치 식량을 보낼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발라의 전술에서 정찰을 가벼히 여기는 일은 없었다. 적의 수송대가 출발하기도 전에 알아차린 그는 즉시 바실리오에게 명령하여 적의 수송마차를 공격하게 하였다.


"장군께서는 수송대만 격파하신 후 퇴각하십시오. 마차를 못쓰게 만드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바실리오는 발라의 명령대로 즉시 출격하여 수송대를 공격했다. 겨우 500의 호위대는 바실리오의 정예병이 기습하자 마차를 버리고 도주했고, 바실리오는 마차를 모조리 불태우고 빠르게 병사를 물렸다.


스몰우드는 그나마 보급을 약속받은 것을 다행으로 여기고 병사들을 추스렸다. 그는 호르리텐시아를 공격하는 대신 경계병력을 배치하고 원군을 기다렸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원조는 오지 않았다. 스몰우드는 병사들의 굶주림이 심해지자 병력을 흩어 식량을 찾게 하였다. 하지만 적을 관찰하던 페르미오는 적이 탐색을 시작할 때마다 출격하는 것처럼 북을 치고 함성을 지르게 했다.


거의 열흘이 지나 병사들의 울음소리가 본진에 울릴 정도로 커지고 나서야 겨우 도망쳐온 호위병사가 호르리텐시아에 당도했다. 수송대가 격파되었다는 소식을 전하자 그는 검을 바닥에 집어던지고 외쳤다.


"더 늦기전에 공격해야한다! 우리가 수에서 앞서니 희생을 각오하면 할만 할 것이다!"


그의 공격 명령은 최선의 선택이었지만, 병사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애초부터 모다스를 위한 충성심이 낮던 병사들은 싸우는 대신 그대로 흩어져 도망치거나 호르리텐시아 군에 항복해버렸다. 스몰우드는 발을 동동 구르다가 하릴없이 퇴각을 명령했고, 망루위에서 이를 내려다보던 페르미오는 씨익 웃었다.


"월척을 낚을 시간이다."


그는 즉시 일군을 출격시켜 모다스 군의 중심을 관통했다. 스몰우드는 페르미오를 피해 혼비백산하여 말에 올라 달렸다. 그러나 일이 안풀리려고 하려는지 하필이면 말 안장 끈이 떨어져 그는 달라는 말 위에서 굴러넘어떨어지고 말았다. 페르미오는 포박되어 끌려온 스몰우드를 은근한 목소리로 구슬렸다.


"그 유명한 기사 스몰우드로군. 드롤 모다스는 백성들을 착취하고 그 원망은 사람을 죽일만 하다. 이제 사로잡혔으니 그대의 목숨은 나의 주군 발라님의 것이다. 발라님께 항복한다면 당신의 목숨을 보장하겠다."


상황이 이렇게 되었으니 항복할만도 하지만 그는 무겁게 고개를 저었다.


"내 주군을 위해 죽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이다. 나의 입을 열게 하려면 날 죽이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페르미오는 진심으로 한탄하는 스몰우드에게 유쾌하게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진정한 기사로군. 하지만 이대로 풀어준다면 드롤은 패배의 책임을 물어 그대를 살려두지 않을 것이다. 전투가 끝날 때까지 호르리텐시아에서 쉬고 있는 것도 좋겠지."


페르미오는 호르리텐시아의 방비를 마치고 새로운 병사들을 흡수한 다음 발라에게 승전보를 보냈다.




발라와 대치하면서 호르리텐시아의 함락소식만을 기다리고 있던 드롤은 예상하지도 못한 패배에 말 그대로 미쳐 날뛰었다.


"다섯배! 병력이 다섯배였다! 그런데도 패하다니! 호르리텐시아는 해자(垓字)와 성곽(城郭)조차 없지 않은가!"


부하들은 감히 입을 열지 못하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지금 병사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져 있습니다. 이쯤에서 물러나는 것은 어떠하십니까?"


"우리가 적보다 세배가 많은 것을 귀공은 모르는건가! 게다가 내가 물러나면 나의 형이 랑시에에서 고립이 될 터이다! 어찌 물러설 수 있겠느냐!"


드롤이 그렇게 말한 부하의 안면을 후려치고 전군에게 즉시 출전을 준비하게 하였다. 다만 그 역시 최소한의 전략의 기본은 알고 있었기에 함부로 공격을 할 수 없었다. 대치 상황에서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던 드롤은 사흘만에 야습을 결심하고 일천의 경보병을 앞세워 발라의 본진을 공격하게 했다. 새벽이 오기 직전에 출전한 보병대는 발라의 본진을 향해 빠르게 달려나갔다. 하지만 이 역시 발라의 손바닥 위였다.


야습대가 발라의 본진에 들어오자마자 세번의 북소리가 들리더니 하늘에서 화살이 쏟아져내린 것이다. 적의 야습을 예측하고 미리 본진 밖에 준비해둔 세시아스의 궁병대는 신호에 곡사를 쏟아부었다. 허를 찔린 기습에 이어진 것은 나무 막사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던 발라와 타누아스 본진이었다.


"너희들이 올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이미 너희의 퇴로는 끊겼으니 어찌 대의를 거절할 것이냐! 항복하면 죽음만은 면할 것이오 도망치면 죽을 뿐이니 즉시 무기를 버려라!"


밤을 울리는 그의 노호에 적들은 싸울 의지를 잃고 항복하거나 도망치니 전장에서는 승리의 외침만이 울렸다.


"악을 징벌하라!"


"기꺼이 선두에 설 것이다!"


각자의 병장기를 높이든 타누아스의 외침에 발라는 한 손을 들어올려 화답하고 새벽이 오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이튿날 발라는 예상치 못한 위기에 처하고 만다. 의외의 적은 모다스 가문의 막내 리커트 모다스였다.


작가의말

발라의 10인 병대는 “타누아스”불리는데 티프소의 근대 운영과 닮았습니다. 모다스 가문을 따르던 이 중, 발라의 편으로 선 사람들이 타누아스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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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6화. 세만 요새 공성전 -3 15.09.16 92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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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1화. 호르리텐시아 수비전 -3 15.06.12 159 1 7쪽
10 10화. 호르리텐시아 수비전 -2 15.06.10 163 1 21쪽
» 9화. 호르리텐시아 수비전 -1 15.06.08 266 1 10쪽
8 8화. 실패 -2 15.06.05 176 1 8쪽
7 7화. 실패 -1 15.06.01 177 1 6쪽
6 6화. 남 랑시에의 불꽃 작전 15.05.15 178 1 9쪽
5 5화. 탈출 15.05.01 200 1 11쪽
4 4화. 미첼 아델라이다 15.04.22 159 1 9쪽
3 3화. 발라를 좇는 자 15.04.20 217 1 11쪽
2 2화. 호르리텐시아 공략전 15.04.20 184 1 15쪽
1 1화. 순백의 장군 +4 15.04.20 387 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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