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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 님의 서재입니다.

용과 전생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sung1354
작품등록일 :
2017.11.23 17:33
최근연재일 :
2019.02.13 12:30
연재수 :
93 회
조회수 :
11,451
추천수 :
165
글자수 :
641,611

작성
18.02.25 21:38
조회
75
추천
2
글자
17쪽

토너먼트 첫날

DUMMY

그리고 시간은 빠르게 흘러. 대회 첫날.


“갔다 와. 할리!”


“나한테 질 때까지 지면 안 된다!”


“누가 들으면 니가 나보다 쎈 줄 알겠다. 브릿.”


나는 혀를 차며 옆에 있던 철검을 들고 체육관의 중앙으로 걸어갔다. 정중앙에는 날이 없는 도끼를 든 소년 한 명이 먼저 서 있었다.


바닥을 바라봤지만 입학식 때와는 달리 마법진 같은 건 없었다. 하긴 마법진이라는 게 쉽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예산이 없었겠지.


납득하며 시작하기 전에 살짝 고개를 숙였다.


“잘 부탁드립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상대도 똑같이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나는 의외라는 듯이 상대를 바라보았다. 하급생 시절에는 시작 전에 인사하니까 안 받아주거나 거만하게 받는 놈들이 많던데. 반은 상관없는 문제일 테고, 그냥 인격이 괜찮은 사람이려나?


“아무리 더러운 평민 놈이라도 무인으로서의 예의는 갖춰야겠지.”


그냥 공과 사만 구분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인사가 끝나자 녀석은 바로 본색을 드러내고 오만하게 말했다. 그다지 상관없었기에 나는 옆에서 한창 종이에 무언가를 기록하고 있던 윌슨에게 물었다.


“바로 시작하면 되나요?”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윌슨은 종이에다가 빠르게 무언가를 끼적이며 대답했다. 빨리 끝내고 돌아가고 싶었던 나는 한숨을 쉬며 윌슨이 하고 있는 일을 끝내길 기다렸다.


“아무리 멍청한 평민 놈이라도 대답조차 못하는 건가?”


그때, 내 첫 번째 상대가 될 놈이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내가 자신 말에 응답하지 않자 화난 것 같은데, 나로선 상관없는 일이다.


그래서 무시하려고 했는데, 그놈이 계속 말을 걸었다.


“대답해라. 평민! 귀머거리인가!”


“하아.”


나는 인상을 쓰며 입을 열었다. 귀찮아 뒤지겠구만. 진짜.


“야. 더럽다던가. 멍청하다던가. 그런 욕들 있잖아?”


나는 멍한 눈으로 관심 없다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엄청 많이 들었거든? 뭔가 좀 더 참신한 욕 없냐?”


“뭐, 뭣?”


“애새끼들이 말이야. 대충 앞에다가 지들이 심하다고 생각하는 말을 붙이면 상대가 화날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나한테는 그냥 지루할 뿐이거든?”


심한 욕의 정통, 패드립부터. 성기를 욕하는 것. 종족을 욕하는 것. 지역을 욕하는 것. 왕국을 욕하는 것. 전장에서 온갖 욕을 들어왔던 나에게는 자극이 심하게 부족한 욕설들이었다.


뭐, 나로서는 마지막 두 가지는 그다지 타격이 없지만. 중간 것도 그다지 타격 없고.


어쨌든 난 작정하고 입을 열면 욕에 내성이 없는 저 가련한 어린 양들을 10분 안에 눈물이 나오게 할 자신이 있다. 단지 하지 않을 뿐이지. 필요가 없으니까.


그런 내 자신감을 읽은 걸까? 상대는 이를 갈며 물러섰다. 저 반응도 많이 봤지.


“흥. 더럽고 멍청한 평민 따위가 내 뜻을 알아차릴 수 있을 리가 없지.”


“기껏 생각해낸 게 두 개를 합치는 건가. 진짜 창의력 없네. 그보다 이 대화에 목적 같은 게 있었나?”


“시끄럽다! 우물 안의 개구리 같은 놈! 고작 어리숙한 녀석 몇 놈을 쓰러뜨려놓고 오만해하다니! 니놈의 못난 콧대를 꺾어주마!”


내가 별 반응이 없자 상대는 더욱더 광분하며 말했다. 자기가 말해놓고 자기가 화내네. 내가 한심해하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상대는 도끼를 높이 쳐들며 소리쳤다.


“졸업 순위 3위인 이 아말리 사타 님이 말이다!"


“호오.”


나는 졸업 순위 3위라는 부분에서는 적당히 감탄했다. 그러고 보니 어디서 본 얼굴이다 했는데. 3위 녀석이었구나.


졸업 순위라는 건 매년 초에 작년 동안 있었던 학생들의 기록으로 점수를 내, 순위를 매겨두는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순위가 높을수록 실력이 좋다.


즉, 졸업 순위만 볼 경우 가장 강한 건 1위라는 소리다. 하지만 내가 토너먼트에서 1위랑 싸우는 일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1위는 티아니까.


들은 걸로는 티아랑 2위 녀석이랑 실력 차이가 많이 나고. 그 밑으로는 거의 고만고만하다고 한다. 즉, 이 녀석의 실력은 2위랑 그다지 차이 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소리다.


자신할 만한 실력은 되는 모양이군. 전에 싸웠던... 그... 녀석이 5위였으니까 더 세려나? 참고로 딱히 이름이 기억 안 나는 건 아니다. 아니니까 그런 눈으로 보지 마라.


어쨌든 나는 아말리라는 녀석에 대한 관심도가 조금은 늘었다. 그리고 때마침 타이밍 좋게 윌슨이 종이를 놓고 소리쳤다.


“그럼 학생 둘 모두 준비가 된 것 같으니 오늘의 첫 번째 경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짝짝.


우리의 신경전을 구경하고 있던 관중들이 박수를 쳤다. 그리고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을 응원하기 시작했다.


“이겨라! 아말리!”


“리는 못했지만 너는 이길 수 있을 거야!”


“아말리! 아말리!”


주로 상대 쪽을. 나를 응원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저쪽에서 미아드랑 브릿이 열심히 응원하는 게 보이기는 하는데, 다른 놈들 목소리가 압도적이라 들리질 않는다.


응원은 무시하고 상대를 바라보았다. 생긴 거랑 말이 호전적이라 바로 달려들 줄 알았는데, 상대는 방어 자세를 취한 채 신중하게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3위라는 순위를 운으로 얻은 건 아닌 것 같군. 나 또한 신중한 얼굴로 천천히 상대에게 다가갔다. 그러는 과정에서 주위의 목소리는 지워지고 상대만이 보였다.


한 발자국. 두 발자국.


나는 속으로 포복을 재며 상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상대까지 다섯 발자국 남은 시점.


움찔.


다리 쪽에 이상한 감각이 느껴졌다. 마치 누군가가 잡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물론 1대1 대전 중에 그런 일이 일어날 리는 없다.


나는 놀라며 바로 생기를 켰다. 잠깐의 시간 동안 몸 안의 생기가 깨어났다. 그리고 생기를 움직여 내 다리를 압박하고 있는 힘을 치워냈다.


“와.”


“이런!”


나는 감탄하고 상대는 경악했다. 느낀 감정은 달랐지만 다음 순간 내뱉은 말은 우리 둘 모두 같았다.


“3단계 검사?”


나는 상대방을 다시 살펴보았다. 십대 후반 정도는 된 듯한 모습이었다. 13살 때 이 학교에서 들어왔다면 몇 년 정도는 된 것 같은 겉모습이다.


왕립 검술 학교는 입학 외에도 상급반으로 가는 것과 졸업할 때 시험이 필요하다. 그리고 퇴학당하지만 않는다면 몇 년이든 있을 수 있기에, 이상한 건 아니다.


그리고 이곳에 오기 전에도 수련은 했을 테니. 그렇기에 내가 느낀 감정은 감탄 정도였지만, 상대는 달랐다.


“어떻게 그 나이에 3단계에...”


학교에 들어오기 전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제대로 오러나 검술을 배우지 않는 건, 단순히 환경이 나쁘기 때문이 아니다. 최고위 귀족쯤 되면 충분히 이 학교와 비슷한 수준의 환경을 갖춰줄 능력이 있다.


그럼에도 하지 않는 건 일정 이상으로 신체가 성숙해지지 않으면 오러를 배우는 효율이 엄청나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성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도 하고.


나도 충분히 오러에 입문할 수 있을 만한 12살에 전생해서 그렇지. 그 이하로 전생했으면 일단 검술부터 익숙하게 만들고 오러는 조금 자라고 난 뒤 익혔을 거다.


입학 나이가 13살인 것도 그런 것 때문이고. 중요한 것만 요약해서 말하면 13살에 3단계 검사가 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소리다.


“그 불가능에 가까운 걸 내가 또 해냈지.”


“무슨 개소리냐!”


전생하는 덕분에 가능했다고 할 순 없어서 대충 얼버무렸다. 그게 또 녀석을 자극했는지 상대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


그러자 또 얼굴을 누르는 듯한 자극이 느껴졌다. 나는 곧바로 생기를 일으켜 녀석의 생기를 치워냈다.


“윽! 어째서 이런!”


나는 오랜만에 재밌는 걸 보여준 상대를 위해 충고해줬다.


“3단계에 처음 들어선 놈들이 자주 하는 착각인데. 이 힘은 만능이 아냐.”


나는 일단 기감을 켰다. 나를 향해 힘을 쓰려 한다면 모를까. 다른 곳에서 생기를 움직이면 알아보기 어려우니까. 수업을 위해서는 켜야 했다.


그리고는 생기를 움직여 상대의 한 다리를 잡았다. 녀석도 깜짝 놀라며 생기를 움직이려 했지만 내가 더 빨랐다.


“으앗!?”


나는 상대의 다리를 들어 허공을 휘저었다. 상대는 다리가 자신의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걸 느끼며 비명을 질렀다. 그러자 상대 생기의 움직임이 멈췄다.


“첫째. 생기는 바로바로 움직이는 게 아냐. 집중을 통해서 움직이는 거지. 반복 훈련을 통해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는 있지만, 없앨 수는 없지.”


나는 슬슬 힘이 딸렸기에 생기의 제어권을 놨다. 잠시 동안 관성에 의해서 계속해서 움직이던 다리는 2초 정도 후 멈췄다.


“일깨우는 동안이나, 깨우고 난 후에도 집중이 깨지면 제어권을 잃어버리고 말지. 그래서 3단계 검사에겐 집중력이 중요한 거야.”


“이 자식이!”


무시당했다고 생각한 건지 상대는 광분하며 생기를 움직였다. 기감을 켠 나는 그 움직임을 훤하게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내 생기를 움직여 상대의 생기를 쳐냈다.


퍽퍽!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주먹이 부딪히는 듯한 소리가 울렸다. 관중들은 상황을 이해하고 소리를 질렀다.


“3단계 검사다! 둘다 3단계 검사였어!”


“저 소리는 뭐야?”


“생기가 부딪히고 있는 거야!”


나는 그 목소리들을 들으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뭐야? 다들 내가 3단계 검사라는 걸 몰랐던 거야? 입학식 때 그렇게 엄청난 점프를 보였구만! 그런 걸 순수한 근력으로만 하려면 얼마나 힘든데!


그래도 마음이 넓은 나는 이해했다. 확실히 13살이 3단계 검사라는 건 상상하기 어려우니까.


“으윽!”


관중들의 말소리를 듣고 있던 나는 다시 상대에게 의식을 집중시켰다. 상대는 이를 갈며 생기를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여유롭게 그 공세들을 받아내며 수업을 계속했다.


“둘째. 생기를 계속 켜놓는 것도 힘들지. 생기를 계속 켜놓는다는 건 알기 쉽게 표현하자면... 숨을 참고 있는 거랑 비슷하달까? 잠깐 동안이야 괜찮지만, 쉴 새 없이 켜놓으면 체력이 엄청나게 빨리 떨어져. 켜는 데 시간이 필요하더라도 필요할 때만 다시 켜는 게 나아.”


“하아. 하아.”


내 말이 끝나자마자 상대는 체력이 한계에 달했는지 거친 숨을 내쉬었다. 그와 동시에 생기 공세도 끝났다.


“세 번째.”


나는 내뱉고 앞으로 달렸다. 다섯 발자국 정도의 거리 따위는 한순간에 좁혀져 상대를 공격할 수 있는 거리가 되었다.


상대는 놀라며 도끼를 쳐들었지만, 움직임은 느렸고 힘도 없어보였다. 나는 검을 쓰지도 않았다. 상대 방어의 틈으로 주먹을 넣어 그대로 옆구리를 때렸다.


퍽!


“아악!”


상대는 비명을 지르며 도끼를 휘둘렀다. 맞은 순간에도 멈칫하거나 도망치지 않고 공격을 하는 참을성. 그 참을성이야말로 졸업 순위 3위의 증명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쓸모없었지만. 나는 상대로부터 멀어져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왔다. 약해진 상대의 움직임 따윈 언제든지 간파하고 행동할 수 있는 위치였다.


안전을 확보한 나는 오늘의 마지막 수업을 시작했다.


“생기를 직접 움직여서 하는 공격이 여러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문제는 체력이 빨리 떨어진다는 거야. 두 번째랑 연동되는 단점이지. 주먹질과 비슷한 위력으로 주먹질로 공격할 수 있는 위치를 생기로 때리는 건, 엄청난 낭비야. 그리고 생기는 그런 단순한 것 외에도 다양한 활용법이 있으니까.”


“하아. 하아.”


“생기의 범위, 출력, 정확도 등이 신체 능력이나 연습에 따라서 크게 차이난다던가. 등등. 외에도 여러 단점이 있지만, 슬슬 귀찮아져서. 이쯤에서 끝낼게.”


“크윽!”


상대는 상처 입은 맹수 같은 눈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이미 이기는 건 포기했으니 최소한 나한테 상처라도 입히겠다는, 동귀어진의 의도가 담겨 있었다.


실제로 사냥당하는 맹수가 마지막에 가장 많이 취하는 선택지 중 하나였다. 그리고 동물은 이때가 가장 위험하다. 자신의 목숨을 바쳐서까지 사냥꾼을 상처 입히려 하니까.


나는 상대의 틈을 노리며 잠시 동안 서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상대의 체력은 회복될 것이다. 그걸 생각하면 빨리 덤벼야 하지만, 그렇다고 허투루 움직이지는 않았다.


어차피 상대를 구석으로 몰아넣는 데는 성공했다. 이제 남은 건 마지막 발버둥뿐. 이때는 상대가 조금의 체력쯤은 회복하게 놔두고 확실한 빈틈을 노리는 편이 낫다.


서로를 노려본지 30초 정도가 지날 때쯤. 상대가 들고 있던 도끼가 무거웠는지 무게가 가해지는 점을 옮기는 짧은 순간.


나는 상대를 향해 뛰어들었다. 상대는 갑자기 다가온 나에 당황하며 도끼를 휘둘렀다. 그러나 도끼에는 제대로 된 힘이 담겨 있지 않았다. 손에서 도끼의 위치를 옮기는 순간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힘이 담겨 있지 않는 도끼 따윈 가볍게 튕겨내고 상대의 몸통을 때렸다.


“크아악!”

상대는 방망이에 맞은 공처럼 붕 떴다가, 바닥에 떨어졌다. 쓰러진 상대는 누운 채로 부들부들 떨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나는 늘 그랬듯 상대가 연기하는 게 아닌지 확인한 다음, 기감을 껐다. 신관이 다가오자 윌슨 쪽으로 돌아서며 말했다.


“끝났습니다.”


“승자! 할리!”


윌슨은 이제 내 승리를 선언하는 것도 익숙해졌는지 별 반감 없이 소리쳤다. 그보다 이 학교는 인재가 없나. 왜 항상 이런 곳에 나오는 건 윌슨이랑 그렌 뿐인 거지.


딴생각을 하며 미아드와 브릿이 있을 곳으로 걸어가자 관중들이 한탄하듯 말했다.


“빌어먹을. 아말리도 괴물 평민 놈한테는 안 되는 건가...”


“이제 남은 희망은 토카사와 티아 님 뿐인가.”


“저 놈한테는 토카사도 안 될 거야. 희망은 티아 님뿐이라고.”


“그치만 티아 님은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으셨잖아.”


“젠장.”


토카사는 2위의 이름인가? 티아는 일반 학생들한테도 님을 붙여서 불러지는 구나.


여러 생각들을 하며 걷고 있으니 미아드가 밝은 웃음과 함께 맞이해주었다.


“잘 싸웠어! 할리!”


“그래.”


나는 간단하게 대답했다. 이번엔 브릿이 옆에서 물었다.


“꽤나 오랫동안 싸웠던 것 같은데. 상대가 그만큼 강했던 거야?”


“강하기야 했지. 전에 싸웠던 5위 녀석과 비교해도 떨어지는 부분은 없었어. 그치만 오래 싸웠던 건 녀석이 강해서라기보단 오랜만에 3단계 검사를 봐서 반가웠던 게 더 컸어.”


“3단계 검사는 대단하네. 손도 안 움직이고 상대를 쓰러뜨릴 수 있다니.”


아까부터 내가 3위 녀석한테 하던 충고를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마지막은 미아드가 3단계 검사에 대한 환상을 품은 눈으로 말했다.


나는 녀석의 환상을 부술 겸, 세세한 평가를 내릴 겸해서 입을 열었다.


“녀석이 3단계 검사라는 건 순수하게 대단하기는 했지만, 그 경지를 제대로 활용하지는 못하고 있었어. 차라리 순수하게 검술과 육체 능력으로 싸우는 편이 나았다 싶을 정도로.”


익숙하지 않은 신기술은, 없느니만 못하다. 브릿은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스스로의 추론을 꺼내놓았다.


“3단계 검사가 된지 얼마 안 됐던 걸까?”


“아마 그렇겠지. 얼마 전에 3단계를 각성한 뒤 숨겨뒀다가 이번 대회에서 내보일 생각이었던 것 같은데.”


제대로 내보이기도 전에 당해버렸지만. 나는 뒷말은 삼키고 물었다.


“그래서 이제 어쩔래? 내 경기는 끝났고, 브릿은 오늘 경기가 없고. 다른 사람들 경기 더 보고 갈래? 아니면 빨리 갈래?”


“더 보고 가자. 다른 사람들 싸우는 거 보고 싶어.”


미아드의 제안에 나는 브릿 쪽을 보았다. 브릿도 빨리 돌아 가야할 이유 같은 건 없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경기가 진행되는 걸 그날의 전체 일정이 끝날 때까지 지켜보았다. 내 경기가 첫 번째였기에 그 뒤로도 20경기가 예정되어 있었다.


경기는 빠르게 진행되었지만, 경기수가 많다보니 첫날은 끝날 때까지 엄청나게 오래 걸렸다. 한 경기당 뒷정리와 준비까지 해서 15분만 걸려도 5시간 넘게 필요하니까.


결국 대회는 오전에 다 끝나지 않았다. 15경기 째가 될 때쯤 점심시간이 되었고. 오후에 다음 경기가 진행되었다. 우리는 거기까지도 지켜보았다.


다른 사람의 전투를 보는 건 꽤나 재밌었다. 아는 사람을 응원하는 재미는 없었지만, 그런 게 없어도 볼만했다.


예전에 투기장에서 목숨 걸고 싸우는 걸 볼 때와는 색다른 느낌이 있었다. 우리는 다른 학생들의 전력 파악을 겸해서 놀고 있었다.


그때, 처음으로 아는 사람이 나타났다.


“어, 저건?”


미아드가 18번째 경기에서 정중앙으로 가는 사람을 보며 감탄사를 냈다. 나는 놈의 이름 비스무리한 것을 내뱉었다.


“금발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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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티아와의 대화 +2 18.02.17 227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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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토너먼트 전에 +2 18.02.13 274 2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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