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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재단사님의 서재입니다.

극한직업 아이돌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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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재단사
작품등록일 :
2024.02.17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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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5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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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교감능력

DUMMY

자연스럽게 미강이의 차례가 되었다.


“미강이는 어떤 컨셉이 잘 어울리고 어떤 걸 어려워할까?”


일유의 질문에 디영이가 웃으며 대답했다.


“미강이 형은 특유의 표정이 있잖아. 다크도 섹시도 감성도 청량도 다 이 표정.”


그러면서 미강이가 잘 짓는 표정을 따라했다.


미강이는 자신만의 스타일이 뚜렷해서 어떤 컨셉이든 자기 색깔로 가져가 버렸다. 독특하고 개성이 강해서 모든 스타일을 그 특유의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하하하, 미강이하고 똑같아.”

“너무 재미있어.”


디영이의 재치에 팬들은 웃음을 터뜨리며 즐거워했다.


그 순간, 헌서는 어쩐지 싸한 기분이 들었다. 등골이 서늘하면서 부글부글 화가 치밀어올랐다.


‘왜 이러지?’


기분이 안 좋았지만, 그게 헌서 자신의 감정은 아닌 듯했다. 교감능력 강화로 다른 사람의 감정이 느껴지는 것.


헌서는 고개를 돌려서 멤버들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모두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멤버들의 기분은 아닌 것 같았다.


객석으로 고개를 돌렸다. 관객 중에서 몇몇 미강이의 팬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저 사람들이네.’


헌서는 자신이 느낀 감정이 그들로부터 온 거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미강이의 개인팬들은 표정관리를 하며 티를 내지 않았지만, 디영이가 미강이의 표정을 흉내내며 농담거리로 삼으니 화가 난 모양이었다.


‘미강이 형이 놀림받는 것에 짜증이 나 있구나.’


말하지 않아도, 표정을 감춰도, 그들의 기분을 읽을 수 있었다. 텔레파시처럼 저절로 느껴졌다.


‘또 또 저런다.’

‘디영이가 미강이 놀리는 것도 한두 번이라야지.’

‘아주 지긋지긋해.’


이대로 그냥 지나가면 미강이의 팬들이 디영이에게 분노 스택을 쌓게 될 것이다.


헌서는 얼른 끼어들어서 말했다.


“미강이 형은 뭘 하던 미강이 형만의 스타일이 있어요. 미강이 형이 곧 브랜드죠.”


미강이를 추켜세워서 그를 놀림감으로 삼은 게 아니라, 그의 개성과 독특함을 이야기한 거라는 걸 분명히 했다.

그러자, 눈치 빠른 일유가 동의했다.


“맞습니다. 미강이 그 자체가 컨셉이죠.”


온제도 거들며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아무도 못 따라하는 미강이만의 분위기가 있죠.”


멤버들이 모두 미강이가 정말 특별하다고 칭찬하자, 미강이의 팬들의 표정이 서서히 풀리며 미소가 떠올랐다.

헌서의 몸에 느껴지던 울분과 부정적인 감정이 눈녹듯이 스러졌다.


‘휴우, 다행이다.’


헌서가 재빨리 분위기를 바꾼 덕에, 미강이의 팬들이 그가 그룹에서 몰이 당한다고 억울해하지 않을 수 있었다.


게임을 하면서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한 멤버가 그림을 그리고 무슨 그림인지 맞추는 게임이었다. 미강이가 곰 그림을 그렸는데, 다른 멤버들은 모두 맞췄는데, 디영이 혼자 고양이라고 써서 틀렸다.

멤버들이 웃으며 디영이에게 농담했다.


“저게 무슨 고양이야. 곰이지.”

“고양이는 수염이 길잖아.”

“눈도 더 크지.”


디영이는 점수를 잃고 그 점수가 미강이에게 가산되었다. 그러자, 디영이에게 이겨서 흥분한 미강이가 신나서 혀를 날름거리며 디영이를 놀렸다. 조금 전에 디영이에게 놀림당한 것을 배로 갚아주었다.


“에베베베~ 틀렸지롱~ 그림 잘 그린다며? 1등할 거라며? 메롱메롱~”


디영이는 가뜩이나 혼자 틀려서 민망한데, 미강이가 놀리기까지 하자, 입술을 잔뜩 내밀고 심술난 표정으로 그를 흘겨보았다.


“하하하, 미강이 웃겨.”

“아이고, 귀여워라.”

“우리 디영이 화났쪄요? 우쭈쭈~”


팬들은 장난치는 미강이와 약올라서 삐지는 디영이에게 재미있어하며 배를 잡고 웃었다.


그런데, 웃음소리로 왁자지껄하게 들뜬 분위기에서 헌서는 싸늘한 한기에 오싹했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 목에 차가운 얼음을 넣는 것처럼 냉랭한 기운이 느껴졌다.


‘뭐지?’


객석에 모여앉은 디영이 팬들로부터 오는 기운이었다. 몇몇 디영이 팬의 부정적인 감정이 헌서에게 느껴졌다.


‘미강이 너무 얄미워.’

‘꼭 저렇게까지 망신을 줘야 해?’

‘디영이한테만 저러더라. 막내라고 만만하지?’


그들은 억지로 웃는 표정을 지었지만, 마음이 상한 것이 분명했다.


‘미강이가 디영이를 놀려서 짜증났군.’


비록 농담이지만, 울고 싶은데 뺨 때린다고, 디영이가 혼자 틀려서 부끄러워하고 속상해하는데 더욱 놀려대는 미강이가 그들에게는 밉상일 터.


헌서는 얼른 나서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그런데 디영이가 그림 잘 그리는 거 진짠데요. 디영아, 너라면 어떻게 그렸을 것 같아?”


시무룩한 디영이에게 직접 펜을 건네며 그림을 그려보라고 했다.


“아니, 나라면 이렇게 그렸지.”


디영이는 보드에 곰과 고양이를 그렸다. 귀여운 고양이와 입이 툭 튀어나온 곰을 그렸다.


“곰이면 귀가 동그랗고 코도 더 커야지.”


디영이가 그린 곰과 고양이를 보고 팬들이 오오 하며 박수를 쳤다.


“이야, 진짜 잘 그리네.”

“고양이하고 곰하고 확실히 다르게 그렸네. 나라면 둘다 똑같이 그렸을 것 같은데.”

“디영이 그림 멋지다.”


팬들의 칭찬에 디영이는 기분이 좋아졌는지 생긋 웃으며 손가락으로 V를 했다.

디영이의 표정이 밝아지자, 헌서의 몸에서 냉기가 빠져나갔다. 디영이 팬의 마음이 풀린 모양이었다.


이후에도 헌서는 이상한 기분이 느껴질 때마다 나서서 대화를 끊고 방향을 돌렸다.

덕분에 어색하거나 당황스러운 순간 없이 무사히 팬미팅을 마칠 수 있었다.


“그럼 다음에 또 만나요. 안녕히 가세요.”


프로그램이 모두 끝나고 멤버들은 관객에게 인사하고 퇴장했다.


“잘 가. 사랑해.”

“또 만나자.”

“얼른 컴백해. 기다릴게.”


관객은 하나같이 행복한 얼굴로 손을 흔들며 멤버들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모두 즐거운 기억을 가지고 팬미팅장을 떠났다.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멤버, 스텝과 매니저도 서로 인사하며 첫 팬미팅을 성황리에 종료한 것을 축하했다.


“헌서야, 너 아까 말 잘했다.”


온제가 그에게 다가와서 말을 걸었다.


“다들 웃어서 그냥 넘어갈 뻔했는데, 지금 생각하니까, 그때 미강이 팬이 기분 나빴을 수도 있었을 것 같아.”


“맞아. 헌서가 눈치빠르게 잘 끊었어. 거기서 더 나갔으면 선 넘을 뻔했어.”


일유도 고개를 끄덕였다.


은이사도 헌서에게 와서 칭찬했다.


“오늘 헌서가 상황판단을 아주 잘했어. 분위기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서 위태로운 순간이 몇 번 있었는데, 그때마다 헌서가 나서서 흐름을 끊더라. 어쩜 그렇게 센스가 있니?”


헌서는 자기가 특수한 능력을 가졌다는 걸 숨기려고, 일유와 온제에게 공을 돌렸다.


“형들이 잘 호응해줘서 마무리가 잘 됐어요.”


헌서가 말을 던지면, 일유와 온제가 받아서 북치고 장구치면서 상황을 무난하게 수습했다.


“그래. 너희들 모두 수고했다. 정말 잘했어.”


은이사는 팬미팅이 잡음 없이 잘 끝난 것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라이브 방송 하고 나면 디영이와 미강이의 악개들이 서로 싸우고 험담하고 분위기를 살벌하게 만들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SNS와 커뮤니티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서로에게 불만이 많던 미강이와 디영이의 악개들도 불평하지 않고 넘어갔다. 멤버들과 팬 모두가 만족스럽고 화목했던 팬미팅이라서, 부정적인 말을 해봐야 괜한 트집이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개인팬이 다수였지만, 에이리프의 팬덤 분위기가 점점 따듯해지고 사납게 다른 멤버를 공격하는 사람들이 줄어들자, 여러 멤버를 좋아하는 팬도 생겼고, 그룹 전체를 응원하는 팬도 늘었다.

팬클럽에 가입해도 좋을지 발을 걸치고 정보를 수집하던 사람도 정착하고 팬이 되었다. 가입한 팬도 이탈하지 않고 계속 관심을 가졌다. 팬덤이 뭉치면서 눈덩이가 구르듯 활동이 끝났는데도 점점 규모가 커졌다.


10월초에 2주간의 후속곡 활동과 팬미팅을 마치고 공백기에 접어들었다.


멤버들은 잠시 휴식을 가지고, 10월말부터 다음 앨범 준비에 들어갔다.

다름 앨범에 수록할 곡은 어느 정도 준비되었지만, 스케줄 상 연내에 컴백하기는 애매했다. 제대로 컴백하려면 1월에 하는 게 자연스러웠다. 12월은 연말이라 특집방송이 많아서 스케줄도 많고, 컴백해도 주목받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곧 연말 시상식이네. 우리 방송사에서 초대받을 수 있을까? 신인상 받을 수 있을까?”


연습실에서 디영이가 기대에 차서 설레는 표정으로 설레발을 쳤다.


“올해 데뷔한 신인 보이그룹만 20개가 넘는데... 쉽지 않을 것 같아.”


현실적인 일유가 객관적인 상황을 짚어주었다. 디영이가 지나치게 기대했다가 실망할까봐 그런 것이었다.


“그래도 신인 그룹 중에서 우리가 꽤 잘 된 편 아니야? 안 그래요, 온제 형?”


디영이의 물음에 온제가 무릎을 짚고 다리를 뻗어 스트레칭을 하며 대답했다.


“잘 된 편이긴 한데, 신인상은 그중에서도 1등한테 주는 상이라서. 잘한 거랑 1등은 다르니까.”


신인상은 압도적인 성적을 낸 그룹이 없으면 보통 대기업에서 데뷔한 신인그룹이 가져가곤 했다.


에이리프는 신인그룹 가운데 성적이 가장 좋았다. 초동 앨범 판매량은 대기업의 신인그룹이 많았지만, 에이리프의 앨범판매가 갈수록 늘어나며, 총판 성적은 더 좋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눈에 띄게 격차를 벌린 건 아니었다.

초반에 급하게 데뷔해서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해서 자리를 잡는 데까지 시간이 걸렸고, 이후에도 자본이 넉넉하지 못해서 프로모션을 많이 돌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데뷔 앨범을 내고, 팬클럽 멤버쉽 가입을 받고, 팬미팅을 하면서 제법 수익이 났다. 이제는 팬 베이스가 어느 정도 다져져서 투자 회수 걱정 없이 퀄리티있는 앨범을 준비할 수 있게 되었다.


“아, 12월에 한 번만 더 활동하면 신인상 확실히 받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시간이 없네.”


디영이 아쉬워하며 손바닥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늘어난 팬덤을 기반으로 다음 앨범을 내면 확실히 다른 그룹을 앞서서 치고 나갈 수 있을 텐데, 앨범을 내년에 내면 성적 집계에 포함되지 않을 터.


지솔이가 그의 어깨를 토닥이며 기운내라고 했다.


“연말에만 시상식이 있는 거 아니고, 연중에 시상하는 시상식도 있으니까, 그때까지 열심히 하자.”


연중에도 각종 단체에서 시상식을 거행한다. 하지만, 대중들에게는 역시 방송사의 연말시상식이 임팩트가 있다.


“연말에 신인상 받을 수도 있지. 아직 발표 난 것도 아니잖아? 최선을 다해보고 안 되면 내년에 다른 시상식에서 받으면 되지.”


온제도 멤버들의 기운을 북돋아주었다.


“지금까지 가장 성적이 좋은 신인 그룹이 어디지?”


일유가 직접 검색해서 성적을 찾아보았다.


도웅이 있는 다이아몬드는 데뷔 성적은 좋았지만, 제빈이 건강상의 이유로 탈퇴하고, 이후에 점점 활동이 줄어들어서 지금은 거의 해체 상태나 다름없었다. 데뷔한 이후에 활동이 전무하다시피 했다.


에이리프 다음으로 앨범판매량이 높고 화제성과 음원 성적이 좋은 보이 그룹은 제5세계라는 그룹이었다.


“제5세계? 들어본 것 같기는 한데...”


멤버들 가운데 아는 사람도 있고, 모르는 사람도 있었다.


“신인그룹이야. 에이리프보다 몇 달 먼저 데뷔했어.”


국내 최대 대기업 산하의 신인 아이돌 레이블인 매니아 엔터테인먼트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보이그룹이었다.


멤버가 10명이나 되는 비교적 많은 인원에, 풍부한 자본과 인력을 투입해서 운영하는 그룹이었다.

사진을 보니 예사롭지 않았다. 마치 판타지나 SF에 나올 것 같은 전위적인 의상을 입은 평범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11월말에 컴백하네.”


“연말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노리는 게 아닐까?”


신인상을 받기 위해서는 앨범 판매량도 중요하지만, 돌풍을 일으키며 뚜렷한 존재감을 과시해야 한다.


제5세계는 대기업의 프로모션을 받으며 1년 가까이 활동했음에도 홍보에 비해 인지도가 그리 높지 않았다.

그래서 11월과 12월 활동을 통해서 인지도를 끌어올려서 신인상을 노리는 작전을 세운 모양이다.


그들이 연말에 컴백하면 연말에 공백기인 에이리프보다 신인상 수상에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될 터.

에이리프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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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아이돌 헌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9 연습 NEW 7시간 전 4 1 12쪽
108 팬덤 24.06.02 13 1 12쪽
107 경연 24.06.01 21 1 12쪽
106 몬스터 하우 24.05.31 26 2 12쪽
105 돌연변이 24.05.30 28 2 12쪽
104 팀웍 24.05.29 28 3 12쪽
103 MT 24.05.28 32 2 12쪽
102 상우의 비법 24.05.27 29 2 12쪽
101 버디의 강점 +1 24.05.26 32 3 12쪽
100 우주전쟁 24.05.25 34 4 12쪽
99 대면식 24.05.24 31 3 12쪽
98 팀 경연 24.05.23 34 3 12쪽
97 개인활동 24.05.22 40 5 12쪽
96 배척과 단합 +2 24.05.21 35 3 12쪽
95 사냥 24.05.20 36 4 12쪽
94 사생 24.05.19 38 4 12쪽
93 아바타 팬미팅 +2 24.05.18 38 3 12쪽
92 미강이의 비밀 24.05.18 36 3 12쪽
91 단비의 시크릿 24.05.17 42 2 12쪽
90 소통 24.05.16 38 4 12쪽
89 단비 24.05.15 40 3 12쪽
88 시크릿톡 24.05.14 46 2 12쪽
87 신년 계획 24.05.13 43 2 12쪽
86 헌터 직업특성 24.05.12 50 3 12쪽
85 깜짝 이벤트 24.05.11 47 4 12쪽
84 신인상 24.05.10 50 3 12쪽
83 연말시상식 24.05.09 47 2 12쪽
82 정글 파티 24.05.08 53 4 12쪽
81 세계관 24.05.07 62 3 12쪽
80 제5세계 24.05.06 6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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