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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아이돌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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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재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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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7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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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4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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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시크릿톡

DUMMY

디영이와 헌서의 팬은 그들도 시크릿톡 서비스를 열어달라고 루어 엔터에 메일을 보냈다.

하지만, 루어 엔터가 기다려달라고만 하고 반응이 없자, 트럭이라도 보내서 시위를 할 기세였다.


[온제는 오늘도 사진을 3장이나 올렸던데. 우리 디영이는 뭐하고 지내는지 알 수가 없네.]

[루어 엔터가 일을 왜 이렇게 이상하게 하지? 이러면 팬들이 마음 상할 걸 모르나?]

[하도 답답해서 일유한테 헌서가 요즘 뭐하고 지내는지 물었다니까?]

[이건 명백한 차별이야.]


다른 멤버들의 팬도 불만이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왜 온제한테 자꾸 디영이 얘기를 묻는데? 디영이 팬들 좀 적당히 해.]

[일유한테도 헌서얘기를 물어보더라. 어쩌라고?]

[디영이하고 헌서가 시크릿톡을 안하니까 이러잖아. 빨리 열어주지.]


은이사는 승권에게 디영과 헌서의 팬들이 다른 팬들과 사이가 나빠지고 있다고 걱정했다.


“이렇게 팬서비스에 차이를 두면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흐음...”


승권은 다른 멤버들의 시크릿톡 서비스를 모니터링하면서 헌서와 디영이가 시크릿톡을 해도 좋을지 관찰했다. 무례하게 행동하는 팬이 없는지 살펴보았다.

아무래도 사람이 많다보니 간혹 진상을 부리는 팬도 없지 않았다.


온제와 일유와 윌비는 나이도 있고 나름 사회경험이 많아서, 그런 사람을 무시하거나 차단하며 무난하게 대응했다.


하지만, 지솔이와 미강이는 문제가 있었다.

지솔이는 그를 비판하는 팬에게 끌려다니며 거듭 사과하곤 했다.


“죄송하다고 하지 말고, 그냥 차단해. 네가 잘못한 게 없잖아. 네가 팬의 말에 일일이 답을 다 해줘야할 의무가 있는 건 아니야. 바쁘면 못 볼 수도 있고.”


은이사는 지솔이에게 이상한 느낌이 드는 사용자는 망설이지 말고 차단하라고 했다.


“그래도... 나 때문에 서운하고 마음 상했다는데... 차단하면 더 속상할 텐데... 저 때문에 에이리프에 안 좋은 감정을 갖게 될까 봐... 차마...”


지솔이는 어찌할 바를 몰라하며 손톱을 잡아뜯었다. 은이사는 한숨을 쉬고 목소리 톤을 낮춰서 설명했다.


“너를 혼내는 게 아니고, 너를 위해서 그러는 거야. 네가 너를 빈정거리는 진상 팬에게 사과하고 머리를 숙이면 쟤들은 더 의기양양해서 너한테 점점 더 무리한 요구를 한다고.”


은이사는 지솔이에게 무조건 저자세를 갖는 게 좋은 건 아니라고 조언했다. 지솔이는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성격을 바꿔서 행동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미강이는 반대로 팬을 너무 친구처럼 스스럼없이 대했다. 자신을 좋아하는 팬이 그와 대화하러 찾아온다는 것에 기분이 고무되어서 오버하곤 했다.


[오늘은 팬분들이 뭘로 나를 즐겁게 해줄까?]

[좀 신나는 거 없습니까? 이게 최선이에요?]

[아, 반응이 좀 약한데.]

[이러면 내가 놀 기분이 안 나지. 렛츠 기릿! 소리질러!]

[오케이! 이제 좀 재미있어지네.]


거리낌없고 스웩있어보이는 미강이의 말투에 재미있어하는 팬이 대부분이었지만, 팬이 아닌 사람이 보기에는 자칫 무례해보일 수 있는 말투였다.


은이사는 미강이에게 말조심하라고 타일렀다.


“팬들이 너보다 어린 사람만 있는 게 아니야. 나이 많은 분도 있을 수 있는데, 그렇게 툭하면 반말하고 하대하면 어떡해.”


“늘 그러는 거 아니고 가끔 기분내려고 하는 말인데요. 그리고 그렇게 말하면 다들 환호하고 좋아하던데요?”


“그거야 너를 오래 안 팬이니까 좋아하지만, 너를 잘 모르고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서 팬이 되어볼까 하고 새로 들어온 사람이라면 이런 분위기에 적응하기 어렵지 않겠어?”


미강이의 말투는 호불호가 갈리는 스타일이었다. 좋아하는 사람은 솔직하고 격의없다고 좋아하지만, 예의가 없다며 기분 나빠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었다.


하지만, 어쨌든 현재까지는 큰 이슈는 없었다. 미강이의 안티는 그가 버릇없이 말한다고 깎아내리고 다녔지만, 미강이의 팬은 그럴수록 똘똘 뭉치며 미강이를 부둥부둥하고 응원했다.


어쨌든 시크릿톡 서비스를 하니, 비활동기에도 수입이 꾸준히 들어오고, 팬도 멤버의 일상을 알게 되어서 만족하고, 팬덤의 분위기도 더욱 가족적이 되고 화기애애해졌다.


디영과 헌서의 팬은 계속 시크릿톡 서비스를 요구했다.

두어 달간 지켜본 승권은 마침내 헌서와 디영이도 시크릿톡을 해도 좋다고 허용했다.


“땡큐! 감사합니다, 사장님.”


디영이는 뛸 듯이 기뻐하며 미강이를 쳐다보았다.


“내가 미강이형보다는 잘하지. 금방 형을 뛰어넘을 테니 두고 보라고.”


“네가? 웃기지 마. 내 팬들이 얼마나 나를 재미있어하는데.”


미강이는 코웃음치며 디영이를 향해 주먹을 날리는 시늉을 했다.


‘어째 불안한데.’


승권은 두 사람을 보고 잔소리했다.


“너희 둘 말 조심해. 팬들 자극하거나 기분 나쁠 말 하지 말고.”


“네.”

“알겠습니다.”


두 사람은 그러겠다고 대답했지만, 진짜로 그럴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디영이 시크릿톡을 시작하자 곧바로 반응이 왔다.


[히잉. 바나나맛 과자 다 팔려서 없어요. 이거 사려고 오백미터 걸어왔는데. 어떡하죠?]


애교를 부리면서 감정을 밀고 당기며 대화하는 디영의 말투에 팬들은 자기도 모르게 앞다퉈 우표를 구매해서 채팅을 보냈다.


[오구오구, 우리 디영이 좋아하는 과자가 다 팔려 없어서 속상했구나.]

[바나나맛 다 팔려서 없으면 딸기맛 먹어 봐. 그것도 맛있어.]

[내가 바나나맛 과자 한 박스 사서 회사로 보내줘야겠다.]

[움직이기 싫어하는 디영이가 오백미터나 걷다니. ㅋㅋ엄청 맛있는 과자인가보네.]


디영이의 시크릿톡 우표 판매량은 시작하자마자 멤버들 가운데 일위로 올라섰다.


헌서는 디영이처럼 시크릿톡을 즐기는 쪽도 아니고, 지솔이처럼 부담스러워하는 쪽도 아니었다.

그냥 회사 사람들과 대화하고 상사에게 한 일을 보고하듯이 적당히 거리를 두면서 일상을 알렸다.

헌서의 그런 시크한 대화방식은 특별하지는 않아도 무난하고 편안해서 여러 사람에게 인기가 많았다. 우표 판매량은 높지 않아도 꾸준히 구독하는 팬이 많았다.


그러던 와중에 승권에게 헌터 사령부로부터 미션이 도착했다.


[시스템 엔터테인먼트의 아바타 그룹 관련 주식 매수]


‘아바타를 조사하라고?’


마침 시스템 엔터의 시크릿톡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데, 시스템 엔터와 아바타를 조사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시크릿톡 서비스를 구실로 접근하면 되겠군.’


루어 엔터가 시스템 엔터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입장이니 한결 수월하게 대화할 수 있을 터.


승권은 아바타와 시스템 엔터에 관한 기본 정보를 알아보았다.

아바타는 재작년에 중학생들로만 구성해서 데뷔한 신인 보이그룹이었다. 지금은 고등학생이 된 멤버도 있었지만, 여전히 평균연령이 어렸다.

그들은 시크릿톡 서비스를 이용해서 성장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몬스터가 아바타에 숨어있을지 모른다고? 왜 아바타를 노렸을까?’


아바타는 상대적으로 초등학생과 중학생에게 인기가 많았다. 청소년은 성인보다 시간적으로나 금전적으로나 아이돌 팬 활동을 하기 어렵다.


하지만, 청소년기에는 호르몬 변화가 심하고 청소년의 뇌는 도파민에 더 쉽게 반응하고 중독된다는 연구도 있다.

즉, 손쉽게 호르몬을 얻기를 원한다면 청소년에게 인기가 많은 아바타 그룹을 숙주로 노릴 수도 있다.


승권은 시스템 엔터에 비즈니스 미팅을 요청했다.

내부 사정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물론 명목상으로는 시크릿톡 플랫폼을 활용한 수익모델 창출이라는 그럴싸한 제안을 위한 회의였다.


승권은 시스템 엔터 본사 건물로 갔다.

시스템 엔터는 원래 중소기업이었지만, 시크릿톡 플랫폼을 활용해서 중대형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시크릿톡에 다른 회사의 아티스트도 입점하면서 돈을 잘 벌어들이고 있었다.

아바타가 간판 그룹이었지만, 아이돌 활동보다는 그들을 활용한 굿즈 판매와 유료소통 가입자에 주력했다.


“안녕하십니까. 루어 엔터의 김승권 사장입니다.”


승권은 회의실로 들어오는 시스템 엔터의 플랫폼사업본부 장이사에게 악수를 청했다.


“시크릿톡 덕분에 회사 수익에 큰 보탬이 되고 있습니다.”


그는 장이사에게 호의적으로 보이기 위해 시크릿톡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며 감사인사를 했다.


“별말씀을요. 저희 플랫폼을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장이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 앉았다.


“새로운 사업모델 제안을 하신다고요?”


“시크릿톡에서 이벤트를 하면 어떨까 해서요.”


승권은 헌서가 아바타 멤버들을 조사할 수 있도록, 그들과 협업할 이벤트를 제안했다.


“시크릿톡을 합동으로 하는 겁니다.”


“합동으로요?”


“네. 두 명이 아이돌이 동시에 함께 시크릿톡을 하는 거죠.”


장이사는 의아한 듯이 눈을 가늘게 떴다.


“그게 과연 시장성이 있을까요? 시크릿톡은 아이돌과 팬의 일대일 비밀 채팅의 느낌을 줘서 성공한 서비스인데요.”


“그러니까 일상적으로 하는 건 아니고요, 특별 이벤트로 하는 거죠.”


승권은 합동 시크릿톡을 했을 때의 장점을 설명했다.


“내가 좋아하는 그룹의 시크릿톡을 이용하고 있지만, 다른 멤버나 그룹의 시크릿톡도 보고 싶을 수 있지 않을까요? 보고 나서 마음에 들면 그쪽도 구매할 수 있고요.”


이벤트를 통해 우표 구매를 몇 배로 촉진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다른 그룹과 함께 시크릿톡을 하면, 아무래도 경쟁적으로 평소보다 더 많은 시크릿톡을 보내겠죠. 우표도 더 많이 소진할 테고요.”


“음, 그건 그렇겠네요. 일리가 있어요.”


처음에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던 장이사는 승권의 말에 점점 설득되어갔다.


“매일 비슷한 일상 이야기만 하는 것보다 이런 이벤트로 한 번쯤 색다른 경험을 주면 관심을 끌 수 있겠죠.”


“그러네요. 이벤트로 한 번쯤 해볼 만하겠네요. 반응이 괜찮으면 또 하고요.”


승권은 시범적으로 헌서와 아바타의 멤버를 합동 시크릿톡을 해보자고 했다.


“에이리프는 아이돌 놀이공원으로 유입된 TV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연령대의 팬이 많고, 아바타는 온라인 청소년 팬이 많으니까 서로 윈윈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렇군요. 팬층이 다르니까 새로운 유입을 만들어낼 수 있겠네요.”


장이사는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며, 프로그램을 수정해서 두 사람의 시크릿톡이 각각의 참가자에게 서로 보일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만들겠다고 했다.


며칠 후에 장이사는 프로그램 기능을 테스트중이고 곧 활용할 수 있을 거라며, 구체적인 협의사항을 논의하자고 연락했다.

승권은 그의 제안을 대부분 수용하며 일을 빠르게 진행시켰다. 어차피 일회용 이벤트이고 각자 팬들이 우표를 구입한 만큼 수익을 나눠갖는 거라서 크게 협의할 내용도 없었다.


헌서와 함께 시크릿톡을 할 아바타의 멤버는 아바타의 리더로 단비라는 고등학교 1학년생이었다. 헌서보다 2살 어린 친구였다. 하지만, 데뷔는 헌서보다 1년 먼저 해서 선배였다. 그러니까 중학교2학년 만 13세의 나이에 데뷔한 것이었다.


헌서는 사전미팅을 위해서 승권과 함께 시스템 엔터로 찾아갔다.

회의실로 가서 기다리니 단비가 그의 매니저와 함께 들어왔다. 사진이나 영상으로 보았던 것보다 더 마르고 작아 보였다.


‘기운이 없어 보이네.’


아이돌이라고 해서 텐션이 늘 높을 수는 없다. 오히려 평상시에는 말수가 적고 내성적인 아이돌도 많다.


하지만, 단비는 그와는 별개로 어딘가 멍하고 넋이 나간 듯 보였다.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에게서 보이는 생기와 에너지가 부족했다. 카메라 앞에서 보이던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혹시 몬스터가 기생하고 있거나, 몬스터에게 피를 빨아먹혀서 그런 건가?’


그럴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미 시스템 엔터에서 몇몇 직원이 과로로 쓰러졌고, 팬미팅 후에 아바타의 팬들이 단체로 실신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으니, 그들이 몬스터에게 당한 거라면 단비도 예외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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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컨셉 소화 미션 NEW 16시간 전 11 0 12쪽
120 키네아트 24.06.14 15 1 12쪽
119 개성 24.06.13 19 1 12쪽
118 서사 24.06.12 19 2 13쪽
117 상대 곡 뺏기 24.06.11 17 2 12쪽
116 아폴론 24.06.10 18 1 12쪽
115 디영이의 도전 24.06.09 19 2 12쪽
114 커버곡 미션 24.06.08 19 2 12쪽
113 치유 24.06.07 21 1 12쪽
112 리허설 24.06.06 21 1 12쪽
111 갈등 24.06.05 21 1 12쪽
110 와일더 24.06.04 21 1 12쪽
109 연습 24.06.03 26 1 12쪽
108 팬덤 24.06.02 23 1 12쪽
107 경연 24.06.01 28 1 12쪽
106 몬스터 하우 24.05.31 32 2 12쪽
105 돌연변이 24.05.30 35 2 12쪽
104 팀웍 24.05.29 33 3 12쪽
103 MT 24.05.28 36 2 12쪽
102 상우의 비법 24.05.27 32 2 12쪽
101 버디의 강점 +1 24.05.26 36 3 12쪽
100 우주전쟁 24.05.25 40 4 12쪽
99 대면식 24.05.24 37 3 12쪽
98 팀 경연 24.05.23 40 3 12쪽
97 개인활동 24.05.22 46 5 12쪽
96 배척과 단합 +2 24.05.21 41 3 12쪽
95 사냥 24.05.20 43 4 12쪽
94 사생 24.05.19 44 4 12쪽
93 아바타 팬미팅 +2 24.05.18 45 3 12쪽
92 미강이의 비밀 24.05.18 44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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