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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재단사님의 서재입니다.

극한직업 아이돌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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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재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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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7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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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8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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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팬미팅

DUMMY

“음... 뭐 그럴 수도 있겠네. 그런데 그냥 진상 팬 한두명만 차단시키면 되는 거 아냐?”


미강이의 속사정을 모르는 은이사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렇다고 미강이만 시크릿톡을 안할 수는 없잖아?”


헌서와 디영이만 시크릿톡을 하지 않았을 때 팬들이 불만을 가졌던 전례를 보면, 미강이만 시크릿톡 서비스를 안한다고 하면, 같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 뻔했다.


“그냥 시크릿톡 횟수를 줄이고, 할 때마다 매니저한테 모니터링 하라고 하면 어때?”


은이사는 어떻게든 미강이의 문제를 해결해서 시크릿톡 서비스에 복귀할 수 있게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헌서는 과연 일반인과 달리 신체적 정신적 한계를 가진 미강이가 시크릿톡 서비스를 제대로 할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다. 그렇다고 미강이 어머님과 비밀을 지키겠다고 약속했는데, 미강이의 상태를 은이사에게 말할 수도 없었다.


“어차피 지금 입원 중이니까 퇴원할 때까지는 시크릿톡이나 다른 활동 하지 말고 푹 쉬라고 전해주세요.”


승권이 헌서의 의견대로 하라고 은이사에게 지기했다.


“알겠습니다.”


은이사는 고개를 끄덕이고 물러갔다.


그런데, 일은 그렇게 여유롭게 돌아가지 않았다.

미강이에게 차단당한 영럽이 미강이가 한 말을 캡처해서 퍼뜨린 것이었다.


그것을 본 디영이의 팬들은 불같이 화를 냈다.


[난 못 참아. 어떻게 천사같은 디영이한테 노래 못한다고 면박을 줄 수가 있어? 계속 미강이하고 같은 팀에 있어야 해?]

[이런 취급 받을 바에는 그냥 디영이는 팀에서 나오라고 해. 아직 고2인데 다른 그룹에서 데뷔하면 되지.]

[왜 디영이가 나가? 미강이가 나가야지. 그렇게 노래 잘하고 잘났으면 나가서 솔로가수 하라고 해.]


그러자 미강이의 팬도 참지 못하고 디영이의 팬을 비난했다.


[디영이 팬들은 멤버끼리의 일에 왜 참견이야? 말꼬투리 잡아서 미강이 억까하는 게 한두 번이라야지.]

[디영이가 미강이보다 노래 못하는 게 사실이잖아. 미강이가 팩트를 말했을 뿐인데 왜 화를 내는 거야?]

[진짜 지긋지긋해. 디영이 팬 때문에 디영이까지 미워지려고 해.]


둘 사이를 중재하려던 다른 팬들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그룹을 위해서 언제까지 참고 희생해야 하냐고, 미강이의 팬과 디영이의 팬은 서로 억울하다고 분개했다.


그러자, 과열된 팬덤의 분위기에 질린 팬들이 서서히 떨어져나갔다. 처음에는 잘 눈에 띄지 않았지만, 에이리프를 홍보해주고 컨텐츠를 올려주던 유명한 네임드들이 하나 둘 잠수하고 사라졌다.


은이사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하고, 승권과 헌서에게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디영이 팬하고 미강이 팬이 다른 팬들한테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이러다가 팬덤 분위기가 침체될 것 같습니다.”


한참 팬을 모아서 굴려나가야 할 2년차에 팬덤이 탈주하기 시작하면 힘이 빠진다. 새로 들어온 팬도 서로 싸우고 짜증내는 기존 팬들을 보면 도로 나가버리기 때문에 팬덤이 줄어든다. 열심히 그룹을 홍보하던 팬도 팬덤 분위기가 안 좋아서 마음고생을 하면 입을 닫고 홍보를 하지 않는다. 괜히 입덕했다가 자기처럼 속상한 일만 겪을까봐 주변인에게 그룹 팬이 되라고 권하지 못하는 것이다.


“디영이하고 미강이는 사이가 좋은데, 왜 디영이 팬하고 미강이 팬은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지?”


아이돌 팬덤에 대해서는 그다지 아는 게 없는 승권은 이해할 수 없는 현상에 당혹스러워하며 머리카락을 쥐어뜯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전에도 디영이와 미강이가 사이가 좋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같이 라이브 방송을 하는 등 여러 시도를 해봤지만, 디영이와 미강이의 팬들은 그들이 함께 있는 모습 자체를 보기 싫어했다. 최애를 보기 위해서 싫은 멤버를 억지로 봐야 하니 더 짜증이 나는 모양이었다.


“일단 미강이 형 시크릿톡 서비스를 중지하면 어때요?”


헌서는 미강이가 시크릿톡 서비스를 하는 게 그에게도 팬덤에도 역효과일 것 같았다.


“그랬다가는 미강이 팬이 반발할걸?”


은이사는 부정적이었다.


“그럼 디영이도 중지하면 어때요?”


“디영이도? 음...”


은이사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말끝을 흐렸다.


“그럼 디영이 팬도 화를 낼 텐데.”


“그럼 에이리프 전원 다 중지하면요?”


“전원이? 시크릿톡을 하지 말자고?”


은이사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헌서를 쳐다보았다.


“지금 돈이 잘 들어오고 있는데 왜? 팬들이 떨어져나가지 않게 붙잡아주는 역할도 하고.”


시크릿톡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데 중지하자니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고 여겼다.


“미강이의 시크릿톡 서비스에 문제가 있다고 다른 멤버들까지 다 못하게 하는 건 좀 그렇지 않아? 어차피 개인별로 정산되는 건데, 미강이 때문에 다른 멤버들도 수익 기회를 잃는다는 건...”


하지만, 헌서는 미강이에게 계속 버거운 일을 시키면 문제가 커질 거라는 걸 직감했다.


그룹 활동은 장단점이 뚜렷하다. 서로의 약점을 보완해서 시너지가 날수도 있지만, 2인3각 경기처럼 한 명이 느리면 다 같이 천천히 갈 수 밖에 없는 게 팀이다.

미강이의 소통 능력에 발을 맞추려면 팀 전체가 소통을 절제해야 하는 것이다.


“멤버들이 각자 최고 능력치를 발휘해도 성공할까 말까인데, 소통을 하향평준화시키면 어쩌라고.”


은이사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헌서도 이게 옳은 길인지 확신은 없었다. 미강이 한 사람 때문에 모든 멤버들이 희생하는 게 맞는 방법인지 판단하기 어려웠다.


“미강이가 퇴원하면 이야기를 해보죠.”


승권은 일단 문제를 잠시 미뤄두자고 했다. 미강이는 회복될 때까지 시크릿톡을 하지 말라고 언질을 주었다.


그러나, 미강이 팬과 디영이 팬은 매일같이 서로 싸우며 감정의 골은 깊어져갔다. 미강이의 팬은 디영이 팬이 미강이를 공격해서 미강이가 시크릿톡에 안 오는 거라며 디영이 팬을 탓했고, 디영이 팬은 미강이가 게을러서 시크릿톡에 안 오는 걸 디영이 팬에게 뒤집어씌운다고 화를 냈다.

그들 때문에 가족같던 팬클럽의 분위기는 점점 싸늘해졌고, 댓글 수도 조회수도 줄었다.

SNS에서 에이리프를 홍보하던 올팬이나 다른 멤버 팬들도 점점 말을 아끼고 조용해졌다. 무슨 말을 하려 해도 눈치가 보이니, 편하게 말할 수 없었다.


그러는 사이에 아바타의 팬미팅 날이 되었다.

헌서와 승권은 팬미팅 장소로 갔다.

대기하며 줄 서 있는 아바타의 팬 가운데는 초등학생과 중학생 등 어린 친구들이 많았다.

어린 친구들이 아무 의심없이 몬스터의 꼬임에 넘어가 당하지 않도록 한시라도 빨리 몬스터를 잡아야 한다.


헌서는 대기실로 들어갔다.

초조하게 방안을 걸어다니던 단비는 안도하는 표정으로 헌서에게 달려와서 반겼다.


“헌서 형, 와줘서 고마워요.”


그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긴장을 풀었다.


“아까는 심장이 막 뛰었는데 형이 오니까 진정되네.”


자기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곁에 있다는 게 든든한 모양이었다.


“오늘도 단비의 시크릿이 왔거든. 또 이상한 말 할까 걱정이에요.”


“무슨 이상한 말?”


단비의 시크릿은 단비에게 난감한 질문을 해서 당황하게 하거나 스트레스를 받게 했다.

단비가 어디 가든 따라다니며 스토킹하고, 뭘 했냐 누구를 만났냐 꼬치꼬치 캐물으며 사생활을 알아내려고 한다고 했다.

하지만, 팬들이 좋아하는 유명한 홈마라서 싫은 내색을 할 수 없었다.


“얼마 전에 동네 음식점에서 우연히 초등학교 동창 여자애를 만나서 인사했는데, 단비의 시크릿이 그 사진을 SNS에 올렸어요. ‘여자친구인가?’하는 멘트랑 같이. 분명히 오늘 팬미팅에서 걔 누구냐고 묻고 해명하라고 할 거 같은데...”


“그랬구나.”


헌서는 사생활 침해가 분명한데도 오히려 가해자에게 죄인처럼 해명해야 하는 단비가 불쌍했다.


“저 사람이에요.”


단비가 무대 뒤로 헌서를 데려가서 밖을 살짝 내다보며 슬며시 눈짓을 했다. 헌서가 단비의 시선을 따라가보니, 커다란 카메라를 든 홈마가 다른 팬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저 사람이 단비의 시크릿이라고?’


스웨터를 묶어서 어깨에 걸치고 붉은 원피스를 입고 하이힐 가죽장화를 신은 단비의 시크릿을 본 헌서는 얼굴을 어디서 본듯한 느낌이 들었다.


‘우리 팬미팅에서도 본 것 같은데?’


에이리프는 팬미팅이나 팬사인회를 자주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매번 오는 팬은 기억하고 있었다.


‘설마...’


헌서는 휴대폰에서 에이리프의 팬미팅에서 찍은 사진을 찾아보았다. 사진을 한참 넘기다보니, 단비의 시크릿의 얼굴이 보였다.


‘우리 팬미팅에도 왔구나.’


홈마는 여러 아이돌을 따라다니고, 여러 그룹의 팬을 하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에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이런 악질 사생이 우리 그룹에 붙다니. 대체 누구야?’


헌서는 단비의 시크릿이 나온 사진을 자세히 뜯어보았다. 단비의 시크릿이 디영이에게 사인을 받을 때, 디영이가 그녀에게 써준 멘트가 보였다.


[디영이를 사랑해줘서 고마워요. 영럽 누나도 행복하세요.]


‘영럽? 저 사람이 영럽이라고?’


갈색으로 염색한 긴 퍼머머리에 큼직한 선글라스를 머리에 쓰고 있는 모습이 아무리 봐도 같은 사람이었다.


‘단비의 시크릿이 영럽하고 같은 사람이었구나.’


헌서는 머릿속에서 퍼즐이 맞춰진 기분이었다. 영럽은 미강이와 시크릿톡을 하다가 싸운 디영이의 팬이었다. 미강이는 영럽과 시크릿톡으로 설전을 벌이다가 흥분해서 과호흡 증상이 왔다.


에이리프에서 디영이 팬과 미강이 팬 사이를 이간질하고 분란을 일으키는 핵심 인물이 바로 영럽, 단비의 시크릿이었던 것이다.


홈마는 자신이 올리는 아이돌 사진 별로 다른 계정을 운영하기 때문에 여러 계정을 가지고 있다. 단비의 시크릿은 단비의 사진을 올리는 계정이고, 영럽은 디영이의 사진을 올리는 계정의 이름일 것이다. 미강이와 단비를 쓰러지게 만든 두 계정은 같은 인물이었다.


그녀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팬들에게 둘러싸여서 마치 자신이 스타인 것처럼 단비에 대한 이야기를 커다란 목소리로 늘어놓고 있었다.


“단비 오늘 너무 귀엽지 않아? 내가 연두색 안 어울린다고 했더니 오늘은 연두색 안 입고 왔네. 단비는 내 말 참 잘 들어.”


어린 중학생 팬들은 단비의 시크릿을 동경하는 눈빛으로 쳐다보며 그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했다.


“지난번에 언니가 올린 사진 너무 예뻐서 내 폰 배경화면으로 쓰고 있어요.”

“언니, 단비가 좋아하는 음료수가 뭐에요?”

“단비 스키 탈 줄 안다고 했어요?”

“언니, 지난번에 SNS에 올린 단비 사진에 나온 여자애 누구에요?”

“나도 궁금했어요. 누군지 아세요?”


단비의 시크릿은 마치 자신이 아이돌인 것처럼 으스대며 그들에게 말했다.


“오늘 내가 물어볼게. 그 여자애가 단비랑 어떤 사이인지.”


“부탁해요, 언니. 나는 너무 떨려서 못 물어보겠어요.”


팬들은 단비의 시크릿에게 고마워하며 선물까지 주었다.


“매번 고마워요. 지난번에도 궁금해서 죽는 줄 알았어요. 언니가 단비한테 물어봐서 해명해 줄 때까지 일주일 내내 밤새 잠 못잤어요.”


헌서는 단비의 시크릿이 인기를 얻는 수법을 알아차렸다.

단비를 스토킹을 해서 논란을 만들고, 논란을 해명하는 역할을 하면서 팬들의 신뢰를 얻었다.


‘병 주고 약 주는군.’


단비의 시크릿은 영럽이라는 계정으로 에이리프에서도 같은 행동을 하며 영향력을 넓히려고 했을 터.


하지만, 루어 엔터는 시스템 엔터와 달리 숙소나 회사 근처에 사생의 접근을 철저하게 막고, 팬미팅에서도 선을 넘는 질문을 차단했다. 멤버의 루머를 퍼뜨리는 계정에 대해서도 자주 경고를 주며 고소하겠다고 강력대응했다. 그래서 영럽이 활동할 여지가 별로 없었을 것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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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컨셉 소화 미션 NEW 16시간 전 11 0 12쪽
120 키네아트 24.06.14 15 1 12쪽
119 개성 24.06.13 19 1 12쪽
118 서사 24.06.12 19 2 13쪽
117 상대 곡 뺏기 24.06.11 17 2 12쪽
116 아폴론 24.06.10 18 1 12쪽
115 디영이의 도전 24.06.09 19 2 12쪽
114 커버곡 미션 24.06.08 19 2 12쪽
113 치유 24.06.07 21 1 12쪽
112 리허설 24.06.06 21 1 12쪽
111 갈등 24.06.05 21 1 12쪽
110 와일더 24.06.04 21 1 12쪽
109 연습 24.06.03 26 1 12쪽
108 팬덤 24.06.02 23 1 12쪽
107 경연 24.06.01 28 1 12쪽
106 몬스터 하우 24.05.31 32 2 12쪽
105 돌연변이 24.05.30 35 2 12쪽
104 팀웍 24.05.29 33 3 12쪽
103 MT 24.05.28 36 2 12쪽
102 상우의 비법 24.05.27 32 2 12쪽
101 버디의 강점 +1 24.05.26 36 3 12쪽
100 우주전쟁 24.05.25 40 4 12쪽
99 대면식 24.05.24 38 3 12쪽
98 팀 경연 24.05.23 41 3 12쪽
97 개인활동 24.05.22 47 5 12쪽
96 배척과 단합 +2 24.05.21 42 3 12쪽
95 사냥 24.05.20 43 4 12쪽
94 사생 24.05.19 44 4 12쪽
» 아바타 팬미팅 +2 24.05.18 46 3 12쪽
92 미강이의 비밀 24.05.18 44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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