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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3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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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하우

DUMMY

“저는 수년 전에 처음으로 인간 세계에 잠입한 몬스터입니다. 그런데, 처음 인간의 몸에 기생하도록 진화한 몬스터라서 완벽하지 않았습니다. 게이트 밖으로 나가서 몬스터 여왕으로부터 멀어지자, 독자 생존 본응이 강해져서 여왕의 통제를 벗어나 버렸거든요.”


상우는 자신이 다른 몬스터들과 단절된 이유를 설명했다.


“저는 여왕 몬스터와 거리가 멀어지면 페로몬으로 통제가 되지 않습니다. 게이트를 넘어온 이후로 다른 몬스터와 교신하거나 몬스터를 위한 행동을 한 적 없습니다.”


여왕 몬스터는 인간 세상에서 숨어 살면서 인간의 호르몬을 취해서 자신에게 보내도록, 여왕의 컨트롤 없이 독립적인 판단과 행동을 하도록 진화한 일꾼 몬스터를 만들었다. 그 첫 번째 몬스터가 자기라는 해명이었다.


그 결과 게이트를 벗어나 여왕 몬스터로부터 멀어지자, 인간의 호르몬을 취해서 보내는 본래의 목적의식을 잃고, 인간의 몸에 조용히 숨어 살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상우의 몸에 들어가서 오직 자신과 상우의 생존만을 위해서 살았고 인간에게 나쁜 짓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거짓말 마. 다른 몬스터는 모두 여왕이 시키는 대로 인간의 호르몬을 흡수하던데? 너만 예외일 수 있어?”


헌서는 몬스터와 길게 대화하는 건 처음이라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서 질문을 던졌다.


“저로 인해서 시행착오를 겪은 여왕 몬스터가 요즘은 적은 페로몬으로 멀리서도 통제가 가능하도록 진화한 몬스터를 보내는 것 같습니다.”


상우는 계속해서 자신은 인간에게 피해를 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게이트를 나온 이후로 여왕과 교신이 끊어져서, 단 한 번도 흡혈을 하거나 다른 사람의 호르몬을 취한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상우에게 도움을 줬지요.”


“상우를 도와줬다고? 무슨 도움을 줬는데?”


“조금 전에 상우가 한 퍼포먼스를 보셨잖아요? 지금까지는 눈에 띌까 봐 초인적인 신체 능력을 발휘하도록 돕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에이리프를 이기려면 그 방법밖에 없었으니까요.”


몬스터는 지금까지 상우에게 정신적인 도움을 주었다고 해명했다.


“상우가 긍정적이고 멘탈이 강한 건 제 덕분입니다. 제가 상우의 도파민과 세로토닌 수치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주거든요. 버디가 이만큼 성공한 것도 상우가 버디를 잘 이끌어가도록 도와준 제 공이 없다고 할 수 없습니다.”


모든 그룹이 그렇지만, 버디도 꽃길만 걸어온 건 아니었다. 데뷔 때보다 앨범 판매가 줄어들고 위기가 찾아온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상우는 지치지않는 긍정적인 태도로 잘될 거라고 멤버와 팬을 격려해서 오늘의 버디를 이끌었다.


“흐음...”


버디의 리더로서 든든한 버팀목이 된 상우의 멘탈의 뒤에는 자신의 안정적인 긍정적 호르몬의 지원이 있었다는 몬스터의 주장이 나름대로 현실성 있었다.


“그래도 어쨌든 이대로 상우 선배의 몸속에 네가 기생하도록 놔둘 수는 없다.”


“제 말 좀 들어보십시오. 제가 상우 몸 밖으로 나가면 더 이상 저하고 대화할 수도 없잖습니까?”


몬스터의 말대로 지금은 상우의 몸을 통해서 대화할 수 있는데, 밖으로 나오면 몬스터와 의사소통할 방법이 없어져 버린다.

하지만, 그렇다고 몬스터에게 숙주로 이용당하는 상우 선배를 그대로 놔둘 수도 없었다.


“지금 네가 상우 선배의 정신을 지배하고 있잖아. 이것도 피해를 주는 거 아닌가?”


“지금은 헌터님과 대화하니까 제가 잠시 상우의 의식을 통제하는 거고요. 평상시에는 상우의 의식으로 사는 겁니다.”


몬스터는 자신이 상우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도움만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상우가 메인댄서일 수 있는 것도 다람쥐 몬스터인 제가 몸을 가볍게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신경 제어를 도와주어서입니다. 제가 몸 밖으로 나가면 상우도 댄스 능력을 일부 잃어버릴 겁니다.”


몬스터의 말이 다 사실일지는 모르지만, 기존에 몬스터에 감염되었던 다른 사례를 보면 추측 가능했다. 몬스터가 빠져나가면 우울증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 상우의 몸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날 것은 자명했다.


몬스터는 인간 세상에서 계속 살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저는 다시 게이트 안으로 돌아가거나, 여왕몬스터에게 조종당하면서 살고 싶지 않습니다. 인간한테 뭐든지 협조할 테니까 저를 이대로 조용히 살게 해주십시오.”


“뭐든지 협조한다고?”


“네. 헌터 님이 시키는 대로 다 하겠습니다.”


그 말을 들은 헌서는 잠시 망설였다.

상우 안의 몬스터에게서 그들에 대한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면?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다.

아직 인간이 파악하지 못한 몬스터에 관한 구체적인 사실을 알아낼 수 있을 터.


“네가 우리한테 어떻게 협조할 건데?”


“제가 아는 몬스터에 관한 정보를 다 말하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몬스터가 가까운 거리에서 페로몬을 내뿜으면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몬스터에 감염된 사람을 찾아내는 걸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헌서가 소나무 향으로 몬스터를 찾아내는 건 아무래도 한계가 있었다. 향수를 써서 냄새를 감추기도 하고 누구에게서 나는 것인지 애매했다. 우주전쟁처럼 많은 아이돌이 모여있는 공간에서 몬스터를 찾아내는 것은, 같은 몬스터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몬스터는 헌서의 심경의 변화를 눈치챘는지 더 열심히 호소했다.


“당장 내일 촬영도 있잖습니까? 제가 없으면 경연에서 상우가 제대로 역할을 못 하고, 그러면 버디가 흔들려서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몬스터는 자기가 몸 밖으로 나오면 상우의 댄스 기량과 컨디션이 무너져서 다음날 있을 경연에 치명적일 거라고 주장했다.


몬스터의 도움이 없이는 상우는 오늘 보여준 것과 같은 천 위에서 하는 아슬아슬한 퍼포먼스를 해내지 못 할 것이다. 그 위에서 뛰기는커녕 발도 올려놓지도 못할 것이다. 능력을 벗어나는 무리한 퍼포먼스를 강행하다 사고가 날 수도 있다.


‘버디는 데뷔한 이후로 이렇게 열심히 한 적이 없을 정도로 연습했다는데.’


헌서는 버디 멤버들이 최선을 다해서 경연을 준비한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상우의 몸에서 몬스터를 빼내면 버디는 경연다운 경연을 해보지도 못할 것이다. 멤버들이 몇 주 간 연습한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만다. 방송에 나가면 실력이 없다고 조롱과 멸시를 받을 게 뻔했다.


‘다른 멤버들은 무슨 죄야. 버디의 팬들은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헌서는 버디의 멤버들과 상우의 팬이 어떤 심정이 될지 눈앞에 훤히 그려졌다.

헌터라면 몬스터를 끄집어내서 잡아야겠지만, 아이돌이기도 한 헌서는 지금의 상황이 아이돌과 팬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잘 알고 있었다.


“그럼 일단 내일 경연 마치고 다시 얘기하자.”


헌서는 잡고 있던 상우의 멱살을 놓아주었다.


놓아주면 몬스터가 도망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없었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내일 경연을 걱정하고 멤버들과 팬을 걱정하는 몬스터를 보면, 이대로 상우의 몸속에서 조용히 살고 싶다는 몬스터의 소망이 사실인 걸로 보였다.

지금까지 인간에게 피해를 준 게 없다는 말도 진심인 것 같았다.

그렇다면 버디와 버디의 팬에게 미칠 악영향을 감수하면서까지 굳이 오늘 몬스터를 끄집어낼 필요는 없었다.


“고맙습니다. 저를 믿어줘서요.”


상우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옷깃을 바로잡았다.


“그런데 넌 상우 선배가 아니잖아. 널 뭐라고 불러야 해?”


헌서는 몬스터에게 이름이 있냐고 물었다.


“몬스터는 이름이 없습니다. 헌터님이 네가 지어주십시오.”


“그럼 상우 선배 아래에 숨어있으니 하우라고 부를게. 내가 하우라고 부르면 대답해.”


“알았습니다.”


몬스터는 평소에는 상우의 의식으로 살도록 내버려두다가, 헌서가 하우라는 이름으로 부르면 상우의 의식을 제어해서 자신이 대답하겠다고 했다.


“그럼 이제 가도 돼. 내일 봐.”


헌서의 말에 상우는 눈을 깜박였다. 그러더니 최면이 풀린 것처럼 헌서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우리 무슨 얘기 하다 말았지?”


몬스터가 통제하던 상태에서 벗어나 상우의 의식으로 돌아온 모양이었다.


“내일 퍼포먼스 잘 하시라고요.”


헌서는 양손으로 상우의 손을 잡고 악수하듯이 흔들었다.


“선배님, 파이팅!”


“그래. 너도 파이팅!”


상우는 밝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방을 나가고 나서 헌서는 머리를 긁적이며 생각에 잠겼다.


‘내가 잘한 건가?’


몬스터를 놓아줬다는 사실을 승권이 알면 펄쩍 뛸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우가 말한 게 모두 사실이라면, 그를 상우의 몸에서 끄집어내는 것보다 그대로 놔두면서 몬스터에 관한 정보를 알아내는 편이 인간에게도 이득이었다.

상우로서도 아이돌에게 있어서 중요한 요소인 댄스 능력과 감정 통제 능력을 일부 잃어버리게 된다면, 차라리 몬스터를 품은 채 사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하우가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게 아니라, 여러 이득과 능력을 준다면 이대로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다음 날, 첫 번째 경연 촬영에 들어갔다.

각 그룹이 자신의 히트곡 메들리로 공연하는 영상을 촬영해서 올리고, 향후 1주일간 조회수에 따라 승패를 정하는 것이었다.


6개의 그룹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다들 연습을 열심히 했는지 자신만만했다.


와일더와 아폴론의 대결은 아폴론의 승리가 점쳐졌다.

와일더는 실력이 있지만 대박 히트곡이 없었다. 대형 기획사 소속인 아폴론의 유명 히트곡 메들리를 이기기 어려웠다.


키네아트와 레블은 막상막하였다.

둘다 히트곡 리스트가 쟁쟁했고, 실력도 있었다.

게다가 둘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서 향긋하고 부드러운 아메리카노와 톡 쏘는 시원한 맥주 중 하나를 고르는 것처럼 취향에 따라 갈릴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버디와 에이리프의 대결이 남았다.


헌서는 무대에 올라갈 준비를 하는 상우를 흘깃 쳐다보았다. 상우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컨디션이 좋아보였다. 멤버들과 웃으며 대화하고 퍼포먼스를 할 의욕에 넘쳤다.


‘상태를 보니 몬스터가 도망친 것 같지는 않군.’


하우가 도주하지 않고, 상우의 몸 안에서 조용히 그를 보조하며 지내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것 같았다.


“다음은 버디의 순서입니다.”


버디 멤버들이 무대로 올라가서 퍼포먼스를 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실수 없이 차례대로 히트곡을 공연했다.


“넌 나의 달콤한 초콜릿~”


“선물같은 하루~ 너에게 주고파~”


“파도에 휩쓸린 것 같아 행복한 느낌~ 두근두근거려~”


어제 처음 버디의 무대를 봤을 때는 멋지고 놀랍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오늘 두 번째 보니 그보다는 감흥이 덜했다.

아무래도 비슷한 느낌의 노래가 이어지니, 여러 번 반복해서 보기에는 임팩트가 약할 것이다.


상우가 천 위에 올라가서 뛰며 노래하는 위험한 퍼포먼스를 한 것은 그런 점을 보완하기 위한 비장의 무기였다. 뇌리에 남는 인상적 장면으로 조회수를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었다.


“오, 상우 좀 봐.”


파도치는 천 위로 다람쥐처럼 가볍게 뛰어올랐다. 점프를 하며 노래하고 춤을 추는 상우의 모습에 모두가 경악했다.


“이야, 내 눈을 믿을 수 없다.”

“세상에. 상우가 저런 실력을 갖고 있었어?”


다른 그룹은 그동안 상우가 이런 퍼포먼스 능력을 가진 줄 몰랐기에 당황했다.


“버디가 이를 갈았구나.”

“에이리프가 아크로바틱으로 유명하니까 맞불 작전이네.”


헌서는 다람쥐 몬스터인 하우가 도움을 주고 있다는 걸 알기에 그리 놀라지 않았다.


‘약속대로 도망치지 않았군.’


온제는 상우의 퍼포먼스를 보고 긴장한 표정으로 헌서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우리도 잘하자. 다치지 말고. 무리하지 말고.”


“그래야죠.”


헌서도 새롭게 각오를 다졌다. 다람쥐 몬스터의 도움을 받는 상우의 퍼포먼스를 이기려면 분발해야 한다.

멤버들의 어깨를 감싸 안고 손을 내밀며 파이팅을 외쳤다.


“파이팅!”

“보여줘, 보여주자!”

“가자!”


그들은 불빛이 비치는 무대로 걸어올라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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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이터널 엔터테인먼트 24.06.16 24 0 12쪽
121 컨셉 소화 미션 24.06.15 23 0 12쪽
120 키네아트 24.06.14 25 1 12쪽
119 개성 24.06.13 26 1 12쪽
118 서사 24.06.12 25 2 13쪽
117 상대 곡 뺏기 24.06.11 22 2 12쪽
116 아폴론 24.06.10 24 1 12쪽
115 디영이의 도전 24.06.09 25 2 12쪽
114 커버곡 미션 24.06.08 24 2 12쪽
113 치유 24.06.07 25 1 12쪽
112 리허설 24.06.06 26 1 12쪽
111 갈등 24.06.05 25 1 12쪽
110 와일더 24.06.04 27 1 12쪽
109 연습 24.06.03 32 1 12쪽
108 팬덤 24.06.02 28 1 12쪽
107 경연 24.06.01 34 1 12쪽
» 몬스터 하우 24.05.31 39 2 12쪽
105 돌연변이 24.05.30 42 2 12쪽
104 팀웍 24.05.29 40 3 12쪽
103 MT 24.05.28 43 2 12쪽
102 상우의 비법 24.05.27 41 2 12쪽
101 버디의 강점 +1 24.05.26 42 3 12쪽
100 우주전쟁 24.05.25 47 4 12쪽
99 대면식 24.05.24 42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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