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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재단사님의 서재입니다.

극한직업 아이돌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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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재단사
작품등록일 :
2024.02.17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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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2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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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관계성

DUMMY

카메라가 켜지고, 라이브 방송이 시작되었다.


“오늘은 왜 라이브 방송을 하죠? 그건 바로 에이리프의 귀염둥이 디영이의 생일이기 때문이죠.”


디영이가 신이 나서 재잘거리며 방송을 이끌었다.


“오늘 제 생일 축하하러 많이 와주셨네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땡큐!”


디영이가 너스레를 떨자, 미강이는 장난이 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은이사가 앞에서 눈을 커다랗게 뜨고 지켜보고 있으니, 입을 열려다 말고 자제하며 고개를 숙였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축하합니다.

사랑하는 디영이 생일축하합니다.”


축하 노래도 부르고, 생일케익에 촛불도 불어서 껐다.


“팬들이 보내주신 질문을 받아볼까요?”


디영이에게 하고 싶은 말과 질문을 미리 팬사이트에서 받아서 출력해 가져왔다.


“디영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디영이는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김치찌개? 저는 한식 좋아해요.”


그러자, 미강이 참지 못하고 끼어들었다.


“너 치킨 좋아하잖아.”


“응? 어, 치킨도 좋아하지.”


“내가 치킨 시키면 맨날 다리 하나씩 뺏어 먹잖아.”


미강이의 말에 채팅창은 와글거리며 재미있다는 댓글이 올라왔다.


[미강이 착하네. 치킨도 나눠주고.]

[디영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미강이가 아네.]

[역시 둘이 친해.]


하지만, 간간이 기분나빠하는 댓글도 올라왔다.

미강이의 팬은 디영이가 미강이의 치킨을 뺏어먹는다는 사실에 화를 냈다.


[왜 미강이 치킨 뺏어 먹어? 네 돈 주고 사 먹어.]

[한두 번도 아니고 매번? 그것도 다리를? 양심 어디?]


디영이의 팬은 그들대로 짜증을 냈다.


[아니, 싫으면 먹지 말라고 말하던가. 미강이는 왜 줘놓고 방송에서 뺏겼다느니 그런 말을 해?]

[미강이는 매번 저렇게 디영이 엿먹이는 말을 한다니까?]


은이사는 양손으로 엑스자를 하면서 미강과 디영에게 대화를 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다.


디영이는 얼른 고개를 돌리고 댓글을 읽었다.


“00님 생일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000님도요.”


일유는 다음 질문을 읽었다.


“디영이가 이루고 싶은 소원은 무엇인가요?”


디영은 상상만 해도 기쁜 듯이 양손을 맞잡고 허공을 쳐다보았다.


“제 소원이요? 올해 연말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고, 다음 앨범을 내고 전국 투어를 다니는 거예요. 그 다음에는 월드 투어를 다니고, 빌보드 차트 1위를 하고요. 헐리우드에 가서 제가 좋아하는 외국 배우들하고 사진도 찍고요. 풀장이 있는 호텔에서 좋아하는 외국 가수들하고 풀파티를 하는 거예요.”


거창하면서도 구체적인 디영이의 소원에 댓글창은 다시한번 와글거리며 빠르게 올라갔다.


[ㅋㅋㅋ 디영이 소원 꼭 이루길]

[디영이 헐리우드 인싸 되자]

[재미있는 소원이네]


디영이의 엉뚱하면서도 재미있는 소원에 멤버들도 미소지으며 호응했다.


“그래. 빌보드 1위 하자.”

“월드 투어도 가자고.”

“헐리우드에서 파티 하면 나도 초대해줘.”


그런데 미강이는 피식거리며 놀렸다.


“헐리우드에서 파티? 너 콩글리시 밖에 못 하잖아. 지난번에 어떤 외국팬이 팬카페 디영이 사진에 what’s up? 하고 댓글 다니까 네가 ‘위에 아무것도 없어요’하고 답글을 달았더라?”


미강이의 말에 멤버들은 자기도 모르게 풉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웃으면 안 되는데 참을 수가 없었다.


디영이는 아랫입술을 비죽 내밀고 시무룩해졌다.


“아니, 통역기 쓰면 되지 않아?”


디영이의 반응에 댓글창에는 웃음이 넘쳐났다.


[ㅋㅋㅋㅋ 디영이 귀여워]

[파티는 하고 싶은데 말은 못해 ㅋㅋㅋ]

[디영이 실망하는 표정 넘 귀엽다]

[괜찮아. 요즘 번역프로그램 좋아.]


디영이와 미강이가 입을 열 때마다 예상치 못한 말로 빵빵 터뜨려서 팬들도 멤버들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은이사도 채팅창의 분위기가 좋으니, 어디에서 말을 끊어야할지 애매한 표정으로 지켜보았다.

둘이 농담을 주고받으며 쉴 새 없이 웃기자, 악개도 뭐라고 시비를 걸지 못했다. 어쩌다 악개가 댓글을 달아도 다른 팬의 웃는 댓글에 떠내려갔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정도로 배를 잡고 웃으며 화기애애하게 방송이 끝났다.

팬들의 댓글도 너무 웃어서 눈물이 날 정도라고 할 정도로 라이브 방송의 텐션이 높고 모두 즐거웠다.


‘이 정도면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라이브 방송의 반응이 좋자, 헌서는 악개를 지나치게 의식해서 할 말을 못 하는 것보다 그냥 자연스럽게 멤버들의 평소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악개들은 어차피 어느 팬덤이나 일정한 비율로 존재한다. 그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 할 말 못하고 부자연스럽게 조심할 필요는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생각을 이야기하자, 은이사는 어깨를 으쓱 했다.


“네 말대로 내가 괜한 걱정을 하는 걸수도 있지. 사실 정해진 원칙은 없어. 팬 반응을 보면서 리스크를 관리하는 거지. 팬들이 싫어한다 싶으면 자제시키는 거고, 팬들이 좋아하면 그냥 가는 거고. 팬들의 반응은 어제 다르고 오늘 달라. 내일은 또 어떻게 변할지 몰라.”


팬덤은 다양한 생각을 가진 개인의 모임이라서 편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 다수가 불편하면 하지 말아야 하는 거고, 다수가 좋아하면 OK라고 했다.


아직까지는 디영이와 미강이를 싫어하는 악성 개인팬보다는 그들의 격의없는 관계성을 좋아하는 팬들이 많은 게 사실이었다.


다음날은 방송은 없지만, 의류 브랜드 홍보 행사에 나인티나인과 같이 참여하기로 되어있었다. 나인티나인이 참여하는 행사의 목록을 입수해서, 승권이 파격적인 조건으로 공연해주겠다고 제안서를 넣어서 가게 된 것이었다.


“어떻게 이렇게 급하게 행사를 따내신 거예요?”


“돈 대신 이 브랜드 의류 상품권을 받기로 했어.”


돈은 못 받지만, 몇 천 만 원 상당의 의류를 마음대로 골라 입을 수 있으니, 멤버와 직원들이 당분간 옷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다.


이튿날 아침, 헌서와 멤버들은 행사장으로 이동했다.

행사장소는 시내 중심가 백화점에 딸린 공연장. 해당 브랜드의 VIP 고객과 판매점 사장님들을 모아놓고 공연할 예정이었다.


헌서는 나인티나인 멤버들의 대기실을 찾아갔다.

공연장 옆에 딸린 분장실로 가기 위해서 복도를 걸어갔다. 모퉁이 저편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더스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랑 얘기하는 거야?’


헌서는 모퉁이를 돌지 않고 고개만 빼꼼히 내밀어 상황을 살폈다.


복도에서 더스틴이 몇 명의 팬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저 사람은?’


짙은 눈썹. 튀어나온 이마와 광대뼈. 어디선가 본 얼굴이었다. 어디서 봤나 생각해보니 엊그제 음악 방송에서 앞자리에 앉아있던 여자였다.


‘더스틴의 팬이야.’


나인티나인의 공연에 따라다니는 홈마인 것 같았다. 최근에 나인티나인과 자주 방송을 해서 그들의 홈마도 얼굴이 익숙했다. 대포카메라를 들고 더스틴의 사진을 찍던 모습이 떠올랐다.


‘은이사님은 홈마하고 개인적으로 친목하지 말라고 하던데.’


홈마하고 개인적으로 친하게 지내면 아무래도 팬덤 내부에 이런저런 말들이 돌고 분열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루어 엔터테인먼트뿐만이 아니라, 많은 아이돌 회사들이 멤버와 직원이 팬과 개인적으로 친목하지 않는 것을 규칙으로 정해놓았다.


그런데, 더스틴은 홈마들과 사적으로 만나서 대화를 하고 있었다.

나인티나인은 악개가 많고 악개를 열성팬으로 생각하며 대접하니, 사생활을 쫒아다니는 홈마와도 개인적으로 친하게 지내는 모양이었다.


“와줘서 고마워요, 도로시. 다른 분들도요.”


더스틴은 환하게 웃고 이름을 부르며 그들과 친숙하게 대화했다.


‘저 사람이 도로시였군.’


헌서가 객석에서 보고 얼굴을 기억하는 홈마가 더스틴의 악개 도로시였다.


헌서는 그들이 무슨 대화를 나누는지 귀를 기울였다.


더스틴의 악개 도로시가 걱정스러워하며 물었다.


“의류 브랜드 회사에서 모델로 너를 원했는데, 스타웨이브가 진후를 민다면서? 뺐기는 거 아니지?”


더스틴은 교묘하게 자신의 개인 근황을 알려주는 척하면서 팬들의 동정심과 불안감을 자극했다.


“아직 결정난 거 없어요. 모델은 금액이 커서 내가 하고 싶은데. 진후도 하고 싶어하는 거 같더라고요.”


팬들은 화를 내며 더스틴의 편을 들었다.


“당연히 네가 해야지.”

“너한테 들어온 제안인데 왜 진후가 해?”

“아우, 열받아. 이게 도대체 몇 번째야? 너한테 제안 들어온 거 진후한테 뺏기는 거.”

“참 나, 어이가 없네.”


그들의 자기 일처럼 억울해하며 씩씩거렸다. 불안감이 올라가고, 흥분해서 얼굴이 빨개진 사람도 있었다.

진후를 증오하며 잔뜩 화가 난 그들의 뇌에서 아드레날린이 대량으로 분비되고 있을 것이다.


‘어? 이 느낌은...’


헌서는 어제 공연장에서 느꼈던 것처럼 몬스터가 액티브하게 활동하는 것을 감지했다.


더스틴의 팬들이 분비한 아드레날린 호르몬을 몬스터가 공기중에서 채집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역시...’


느낌으로 눈앞에 있는 더스틴이 몬스터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더스틴이 몬스터가 틀림없어.’


자신의 악개들에게 부당함을 호소해서 아드레날린 수치를 올리고, 그 호르몬을 포식하고 있었다.


“우리가 스타웨이브에 트럭 시위라도 해야지,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어.”

“맞아. 당장 오늘부터 SNS에 총공 들어가자.”

“진후하고 스타웨이브에 본때를 보여줘야지.”


더스틴의 악개들은 그를 위해 함께 싸우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너무 고마워요. 저한테는 여러분밖에 없어요.”


살벌한 눈빛을 번득이는 팬들을 보며 더스틴은 만족한 듯이 미소지었다.


헌서는 답답해서 마음속으로 혼자 소리질렀다.


‘저 놈은 몬스터라고요! 정신들 차려요. 게이트 안의 몬스터들이 우리를 공격하는데 당신들을 이용하는 거라고요.’


자신을 좋아하는 팬들의 심리를 이용해서 아드레날린을 빼먹는 몬스터를 보니 분노가 솟구쳤다.


‘네놈을 잡고야 말겠다.’


헌서는 몸을 숨긴채, 더스틴의 팬들이 돌아가기를 기다렸다.


“그럼 공연 잘해.”

“나중에 또 봐.”

“잘 가요.”


이윽고 팬들이 그에게 인사를 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더스틴은 대기실로 돌아가기 위해 몸을 돌렸다. 헌서는 모퉁이를 돌아서 더스틴을 따라갔다.


그가 대기실로 들어가기 전에 그를 불러세웠다.


“더스틴 선배님.”


더스틴이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너는?”


더스틴은 뜻밖에 나타난 헌서를 의아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무슨 일인데?”


헌서는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다.


“선배님이 악개를 만드시는 것 같은데요?”


“내가?”


“그렇게 말하면 팬들이 진후 선배를 싫어할 수밖에 없지 않나요? 같은 팀 멤버를 미워하도록 오해할 말을 하시면 어떡합니까? 그런 일은 진후 선배하고 둘이 내부적으로 해결하셔야죠.”


“네가 뭔데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야? 알지도 못하면서.”


더스틴은 그가 한 말을 헌서가 들었다는 걸 깨닫고 짜증스러운 듯이 턱을 문질렀다.


“어차피 아이돌 그룹 활동은 잠깐 몇 년이야. 계약기간이 끝나면, 이후에는 각자 도생하는 거라고. 악개든 뭐든 열성 팬을 많이 만들어야 살아남아. 계약이 끝나면 회사도 멤버도 내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으니 어떻게든 내 열성 팬을 만들어야지.”


더스틴은 자신이 거짓 내부 정보를 흘려서 팬들을 악개로 만드는 것을 합리화했다.


“나는 팬들에게 내가 힘든 상황을 솔직히 공유한 것 뿐이야. 악개가 되는 건 그들의 선택이지. 내 탓이 아냐.”


“솔직한 게 항상 좋은 건 아니죠. 할 말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죠. 그리고 선배님은 팬에게 솔직한 것도 아니잖습니까? 감추고 있는 게 아주 많죠.”


헌서의 말에 더스틴은 눈을 가늘게 뜨고 노려보았다.


“내가 뭘 감추고 있다는 거지?”


헌서는 그의 눈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악개가 공격성을 증가시키는 아드레날린을 분비하도록 만드는 게 선배님의 감춰진 목적 아닌가요?”


그 말에 더스틴은 미묘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악개? 아드레날린? 그게 나하고 무슨 상관이지?”


그 말을 하면서 그의 동공의 홍채가 서서히 빛을 발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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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아이돌 헌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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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연습 NEW 16시간 전 10 1 12쪽
108 팬덤 24.06.02 15 1 12쪽
107 경연 24.06.01 23 1 12쪽
106 몬스터 하우 24.05.31 27 2 12쪽
105 돌연변이 24.05.30 28 2 12쪽
104 팀웍 24.05.29 28 3 12쪽
103 MT 24.05.28 32 2 12쪽
102 상우의 비법 24.05.27 29 2 12쪽
101 버디의 강점 +1 24.05.26 32 3 12쪽
100 우주전쟁 24.05.25 34 4 12쪽
99 대면식 24.05.24 31 3 12쪽
98 팀 경연 24.05.23 34 3 12쪽
97 개인활동 24.05.22 40 5 12쪽
96 배척과 단합 +2 24.05.21 35 3 12쪽
95 사냥 24.05.20 36 4 12쪽
94 사생 24.05.19 38 4 12쪽
93 아바타 팬미팅 +2 24.05.18 38 3 12쪽
92 미강이의 비밀 24.05.18 36 3 12쪽
91 단비의 시크릿 24.05.17 42 2 12쪽
90 소통 24.05.16 38 4 12쪽
89 단비 24.05.15 40 3 12쪽
88 시크릿톡 24.05.14 46 2 12쪽
87 신년 계획 24.05.13 43 2 12쪽
86 헌터 직업특성 24.05.12 50 3 12쪽
85 깜짝 이벤트 24.05.11 47 4 12쪽
84 신인상 24.05.10 50 3 12쪽
83 연말시상식 24.05.09 47 2 12쪽
82 정글 파티 24.05.08 54 4 12쪽
81 세계관 24.05.07 63 3 12쪽
80 제5세계 24.05.06 6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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