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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 님의 서재입니다.

기(氣)를 만지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임종
작품등록일 :
2017.06.18 08:23
최근연재일 :
2017.07.2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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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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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169

작성
17.07.11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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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24화-비무대회(2)

DUMMY

수련생들은 비무순서를 정하기 위해 제비뽑기를 준비했다. 각 대표끼리 먼저 나와서 제비뽑기를 했고, 웅비도 번호를 뽑았다.


이백여 개의 숫자 중 웅비는 백이십칠 번을 뽑았다. 뽑은 수련생은 각자 자리로 돌아갔고 다들 순서를 기다렸다.


그들이 있는 곳에는 비무장을 크게 둘러싸고 있는 상과 의자들이 있었고, 앞에 의자들이 놓여 있어 비무를 관전할 수 있게 해 놨다.


수련생들은 비무대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아 순번을 뽑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순번을 뽑은 자들은 심법수련을 하거나 검을 휘두르며 몸을 풀었다.


주작대 수련생들을 제외한 다른 수련생들은 이 기회를 확실히 잡아야 했다. 이번 비무대회는 청룡관내 높은 사람들도 함께하는 자리였다. 여기서 눈에 띄면 청룡대나 백호대, 현무대에 들어갈 수 있을지도 몰랐다.


어느새 수련생들의 순번이 다 정해졌고,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천막이 쳐진 자리에 음식과 술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청룡관 밖에 거지들이 주워 먹을 것 없나 하며 기웃거리고 있었다.


대련시간이 되자 그 넓던 곳에 사람이 대부분 찼다. 남궁세가에서 십여 명 정도의 사람을 보내왔다. 그 중 남궁천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는 자신의 딸을 찾는지 이곳저곳 열심히 살피고 있었다.


남궁세가를 더불어 많은 문파와 상단에서 청룡관을 찾아왔다. 거지들도 한자리를 차지했다. 그들의 모습에 눈을 찌푸리는 자들도 몇 있었지만 그들의 허리에 달린 허리띠를 보곤 아무 말 하지 못했다.


구파일방에서는 유일하게 개방만 왔지만, 그들도 몰래 사람을 보내 정탐을 하고 있을 것이다.


소란스러웠던 모든 이들의 움직임은 허국이 나타나자 조금 조용해졌다. 허국은 앞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인사를 했다.


"청룡관주 허국입니다."


자리에 있던 이들은 일어나 손뼉을 쳤다.


"먼저, 이곳을 찾아와주신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 자리를 만든 이유는 그동안 수련하느라 고생한 수련생들과 강서에서 고생한 여러 관원, 또한 그동안 저희 청룡관을 도와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자 이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다들 부담 없이 편하게 즐기다 가시길 바랍니다."


허국은 말을 마치고 자리에 돌아가 앉았다.


총관은 허국이 자리에 앉자 가운데 있는 비무대 위로 뛰어 올라갔다.


"수련생들은 곧 비무를 시작할 테니 준비하십시오."


준비된 세 개의 비무대에 두 사람씩 호명하기 시작했다. 주작대에선 먼저 당유원이 불렸고 나머지는 다른 수련동에서 선출되었다.


당유원은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경공을 써서 최대한 멋있게 비무대 위로 올라갔다. 그는 자신의 상대를 의식하지 않고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며 시선을 끌려 했다.


총관은 올라온 그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비무를 시작하겠습니다. 급소를 공격하면 안 되고 상대방이 항복 하거나 동관들이 비무를 멈추면 중지해야 합니다."


총관은 비무대 밑으로 내려갔고, 손에 있던 호각을 불었다. 호각이 울리자 비무대 위에 있던 수련생들은 서로를 향해 몸을 날렸다.


웅비는 그들의 비무를 보며 그들의 실력을 파악하려 했다. 당유원이야 웅비랑 대련을 많이 해서 알고 있지만 다른 동 수련생들의 실력은 알지 못했다.


그들의 목검에선 강한 소리가 들렸다. 당유원은 상대의 검을 요리조리 피하며 상대의 빈틈을 찾기 위해 열심히 움직였다.


비무대 위에선 검기가 넘나들었다. 수련생들의 비무라고 하기엔 강한 기운들이 느껴졌다.


지켜보던 많은 이들의 눈에는 놀람이 보였다. 그들이 예상했던 것 보다 수련생들의 무위가 강했던 것이었다.


시간이 흘러 점심시간이 되자 사람들이 더 많이 붐비기 시작했다. 비무를 관심 있게 보는 무리와 음식을 먹으러 온 사람, 친분을 쌓으려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보였다.


웅비는 기 수련을 하며 자신이 호명되기를 기다렸다. 생각보다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졌고 웅비는 비무대 위로 올라오는 소녀를 보고 깜짝 놀랐다.


"칠십칠 번 그리고 백팔십구 번!"


백팔십구 번의 수련생은 덩치가 큰 수련생이었다. 그의 상대는 호리호리한 몸과 작은 체구를 가진 소녀였다.


관중들은 그 소녀의 미모에 놀라 눈을 때지 못했다. 그러다 누군가 소리쳤다.


"남궁세가의 남궁연이다!"


다들 그 소리에 깜짝 놀랐다. 그들은 왜 남궁연이 남궁세가가 아닌 청룡관의 수련동에서 수련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남궁천은 그런 그녀를 바라보고 애틋한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그는 몇 달 동안 보지 못했던 자신의 딸을 보자 당장에라도 남궁연을 데리고 남궁세가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러나 그가 할 수 있는 건 이렇게 바라만 보고 있는 것뿐이었다.


어찌 보면 남궁연만큼 그도 마음고생을 심하게 하고 있었을 것이었다.


당유원은 이미 침을 흘리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가 최고 미녀라 외치던 남궁연이 눈앞에 있으니 당장애라도 비무대 위로 뛰쳐 올라가고 싶어 했다.


"역시 내 말이 틀리지 않았어! 남궁연이 가장 이쁘다니까!"


그 말에 대형과 왕소는 반박하지 못하고 고개를 강하게 끄덕였다.


남궁연의 아름다운 외모에 관중들은 크게 환호했다.


그녀는 시선을 돌려 허국이 앉은 자리를 바라봤다. 허국 옆에 허진이 앉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허진은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에게 미소를 보냈고 그녀는 그가 웃자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목검을 가볍게 들었다. 그녀 앞에 선 수련생은 너무나도 커서 남궁연을 한주먹으로 짓눌러 버릴 것 같아 보였다.


남궁연은 검을 아래로 향하게 하고 앞다리 무릎을 살짝 굽혀 그자가 다가오기를 기다렸다. 상대는 남궁연의 키만큼 긴 목검을 들고 뜨거운 콧김을 내뿜었다.


"시작"


그자는 시작 소리와 함께 황소와 같은 모습으로 남궁연에게 돌진했다. 그 모습에 남궁연은 아래로 향해있던 목검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그자는 남궁연의 앞에 다가서자 앞발을 강하게 내디디며 남궁연의 정수리를 향해 목검을 휘둘렀다.


남궁연은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머리 위에 있는 검을 부드럽게 휘둘렀다. 그러자 그녀의 목검은 그자의 머리에 정확히 부딪쳤다. 마치 그자는 검을 향해 머리를 들이민 것처럼 보였다. 그자의 목검은 허무하게 남궁연의 옆을 비켜 나갔다.


그자는 덩치에 맞지 않게 목검 한 대에 나가 쓰러졌다.


"대련중지!"


남궁연은 동관의 외침에 자신의 앞에 부르르 떨고 있는 남자를 뒤로하고 비무대 밑으로 내려왔다.


그녀의 비무에 다들 환호했다. 그 소리에 쑥스러울 만도 했지만, 그녀는 차가운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녀보다 웅비의 표정이 더욱 가관이었다.


'왜 여기에 있는 것이지?'


웅비는 이런저런 생각에 기수련을 하지 못했고 남궁연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때 남궁연이 내려왔던 비무대에서 웅비의 번호를 호명했다.


"백이십칠 번 그리고 사십사 번."


웅비는 자신이 갑자기 호명되자 급하게 자신의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무 급하게 일어나서인지 앉아있던 의자가 뒤로 넘어졌다. 웅비는 넘어진 의자를 무시하고 비무대를 향하여 걸어갔다.


웅비의 상대는 이미 경공을 이용해 멋있게 비무대 위로 올라갔다. 그가 비무대 위에서 하는 행동은 당유원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웅비는 그자와 다르게 열심히 비무대 앞으로 헤쳐 나갔다.


비무대 위로 올라오자 허국과 허진은 웅비를 알아봤고, 그의 머리를 보고 얼굴을 찌푸렸다.


웅비의 상대는 웅비를 보고 말했다.


"앞이 보이기는 하냐?"


상대는 웅비를 무시하듯 말했고 웅비는 웃으며 말했다.


"굳이 안 보여도 될 것 같은데?"


그 말에 그자는 코웃음을 쳤다.


"자신만만하네."


남궁연도 어느새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비무대를 바라봤다. 그녀도 방금 자신이 치렀던 비무대에서 웅비가 올라온 걸 알아봤다. 웅비는 예전 후덕했던 몸집과 달리 다부진 몸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웅비의 우스꽝스러운 머리를 보고 한숨을 쉬었다.


동관의 시작 소리가 들렸다. 웅비의 상대는 목검을 허공에다 이리저리 휘두르며 웅비가 다가오기를 기다렸다.


웅비는 주변의 기운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자는 접근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는 웅비를 바라만 봤다. 웅비는 그를 보고 말했다.


"먼저 들어와라."


그자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웅비를 향해 다가갔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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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3화-비무대회(1) +3 17.07.10 861 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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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19화-청룡검룡 허진 +1 17.07.05 969 8 9쪽
19 18화-수상한 움직임 +1 17.07.04 1,061 10 10쪽
18 17화-새로운 만남 +3 17.07.03 1,067 10 9쪽
17 16화-성장하는 그들 +1 17.07.02 1,149 11 10쪽
16 15화-웅비 수련을 시작하다 +1 17.06.30 1,202 14 9쪽
15 14화-끝없는 피의 서막 +2 17.06.29 1,468 1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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