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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 님의 서재입니다.

기(氣)를 만지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임종
작품등록일 :
2017.06.18 08:23
최근연재일 :
2017.07.26 13:54
연재수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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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27
추천수 :
407
글자수 :
123,169

작성
17.07.06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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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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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11쪽

20화-청룡검룡 허진(2)

DUMMY

허진은 미소를 지으며 자세를 잡았다.


그의 달라진 기세에 차화연의 몸이 살짝 굳었다. 그 모습에 허진이 말했다.


"먼저 들어오시오."


차화연은 천천히 허진에게 접근해 검을 위에서 아래로 벴다. 허진은 그녀의 정직한 공격에 반격하지 않고 검을 부드럽게 옆으로 흘렸다.


그녀는 자신의 검이 막히자 손목을 서둘러 틀었다. 허진은 이번에도 그녀의 검을 가볍게 흘렸다.


그러자 그녀는 목검에 내공을 담기 시작했다.


허진은 그녀의 검기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차화연은 공격한다는 기합소리와 함께 허진의 가슴을 찔러갔다.


허진은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손목만 살짝 틀어 검기를 쳐냈다.


차화연은 내공이 담긴 목검조차 가볍게 쳐내 지자 당황했다.


'어떻게?'


잠시 멈칫하던 그녀가 재차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허진은 그녀의 검을 부드럽게 쳐내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고 차화연의 숨이 가빠지기 시작했다.


그에 반에 허진은 처음과 같은 모습이었다.


목검을 몇 번 더 휘두르고, 그녀는 숨을 헐떡이며 검을 아래로 내리며 말했다.


"어떻게 이럴 수 있나요?"


"어떤 게 말이오?"


"어떻게 검기를 쳐낼 수 있는 거죠?"


"검에는 내공만 있는 게 아니오. 내공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기본적인 검술 자체가 부족하다면 빛 좋은 개살구와 다름없소."


차화연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렇다 해서 루주의 검술 실력이 나쁘다는 건 아니오. 지닌 내공에 비해 부족하다 느꼈을 뿐이오."


같은 말이었다.


차화연은 자신도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쉽게 질 줄 몰랐다.


허진은 그녀의 표정이 심각해지자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여기 있는 동안 아침마다 같이 대련하지 않겠소? 부족한 부분을 조금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소."


"검술을 알려 주시는 건가요?


"도와주는 정도는 할 수 있소."


차화연의 표정이 밝아졌다.


"그렇다면 저에겐 영광이죠."


"아 그건 그렇고 혹시 화려한 옷 좀 준비 주시겠소?

이 차림새로는 청룡관 공자라고 믿을 사람이 없을 것 같소."


평소 편한 복장으로만 다니던 그는 어쩔 수 없이 불편한 복장을 찾았다. 차화연은 그 말을 듣고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그 분야에선 제가 전문이에요!"


허진은 그녀를 보고 괜히 말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화연은 그 말과 함께 사라졌고 허진은 혼자 수련하기 시작했다. 그는 그동안 부족했던 수련을 메꾸려 열심히 검을 휘둘렀다.


허진은 검을 쉴 새 없이 휘둘렀고 정오가 돼서야 차화연이 문 두드리는 소리에 멈췄다.


"공자님 안에 계신가요?"


"들어오시오."


차화연은 두 명의 시녀와 함께 무언가 산더미처럼 가져왔고, 허진은 그걸 본 순간 직감했다.


'큰일났다.'


차화연은 두근거리는 얼굴로 허진에게 다가왔다. 허진은 본능적으로 한걸음 뒤로 물러났다.


"소저. 일단 좀 씻어야 할듯하오."


"아! 저쪽 보시면 씻는 곳도 마련돼 있어요."


불필요하게 좋은 시설에 허진은 한숨이 절로 나왔다.


허진이 씻고 나오자 차화연은 이 옷 저 옷을 허진의 몸에 대 보기 시작했다.


허진에게 기나긴 시간이 흘렀고 그는 붉은 비단으로 만들어진 옷을 입게 됐다. 배와 팔에 장식 돼 있는 꽃무늬가 인상적인 옷이었다.


차화연은 그 모습을 보며 감탄했다.


"역시 공자님! 옷이 날개라는 말이 거짓이 아닌가 봐요!"


루주라는 체면이 어디 가고 소녀같이 신난 모습이었다.


허진은 불편한 옷을 당장 벗고 싶었지만 차화연의 표정을 보니 불가능할 것 같았다.


그는 어쩔 수 없이 그 옷을 입고 연무장을 빠져나왔고, 악양루를 벗어나기 전부터 그에게 쏟아지는 시선에 절로 한숨이 나왔다.


허진은 악양루를 벗어나 어제 돌았던 객점부터 그들이 짚어준 곳까지 열심히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부담스러웠지만 이내 조금씩 적응하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누가 봐도 지체 높은 공자처럼 보였다.


며칠이 지나자 청룡관 관주 첫째 아들이 강서를 헤집고 돌아다닌다는 소문이 퍼졌다.


그로 인해 많은 자가 허진을 찾아왔다. 대부분 허진의 별호를 노리고 대련을 청하는 무인들이었다. 그러나 허진은 한사코 거절했다. 대련 하면 자신의 힘이 그들에게 노출되기 때문이었다.


그런 허진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몇몇 무리가 있었다.


"허진이란 놈이 우릴 찾는다고?"


"그렇습니다. 며칠 전부터 객점과 기루, 도박장 등 빠짐없이 돌아다니고 있다 합니다."


"그래?"


산적같이 생긴 남자는 그 말을 듣고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그를 따라다니는 수하들은 몇 명이나 되나?"


"그게...... 이상하게도 그자 혼자 다니고 있습니다. 몰래 따라다니는 자들이 있나 싶어 주변을 찾아봤는데 아무도 없었습니다."


산적 같은 남자는 뭔가 미심쩍은 느낌이 들었다.


"그렇단 말이지."



그자와 달리 이제 막 강서에 도착한 자들도 있었다.


한 무리는 남궁세가였다.


"허진공자가 강서를 들쑤시고 다닌다고?"


남궁현은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렇습니다."


"무슨 이유로 그러는 것이지?"


"그 부분은 아직 파악되지 못했습니다."


"뭐 그건 만나서 물어보면 되겠지."



또 다른 이는 허진학이었다.


허진학은 호북에서 급하게 강서로 넘어왔고 허진에 대한 소식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

그는 허진을 잡아 청룡관으로 데려가야겠다 는 일념으로 발걸음을 더욱 빨리 놀렸다.



허진은 자신을 따라다니는 몇 무리의 시선을 느꼈다.


그들이 자신에게 안 좋은 감정을 내뿜고 있다는 건 주변 사람들도 알아차릴 정도였다.


하지만 허진은 먼저 움직이지 않았다. 그들이 완벽한 기회라고 생각할 때. 그때를 노리고 있었다.


하루가 더 흘렀고 허진도 슬슬 인내심의 한계가 오기 시작했다.


'오늘은 늦은 시간까지 돌아다녀야겠군.'


마음을 먹은 허진은 악양루를 힘차게 나섰다.


온종일 도박장과 기루를 돌다 보니 어느새 날이 저물고 있었다.


'오늘도 허탕이구나.'


허진은 한숨을 쉬며 마지막으로 악양루 주변에 있는 객점으로 향했다.


그가 객점에 주변에 도착하자 급하게 움직이는 기척들이 느껴졌다. 허진은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문 앞으로 다가섰다.


그러자 자신을 미행하던 자들의 움직임이 노골적으로 변했다.


허진은 문을 열고 객점 안으로 들어갔다. 그를 향한 수많은 시선이 느껴졌고, 허진은 그들을 힐끔 바라보곤 가운데에 남아있는 한자리에 앉았다.


"주인장 여기 만두 하나 주시오."


그들은 말을 무시하고 허진을 둘러싸기 시작했다.


허진은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객점 안에 있는 모든 자가 무기를 꺼냈고, 우두머리로 보이는 자가 외쳤다.


"생포해야 한다! 잡아라!"


순간 허진 주변에 있던 이들이 한꺼번에 덤벼들었다.


허진은 제일 먼저 날아온 남자의 검을 검집 채로 쳐냈다. 그러자 뒤에 있는 남자가 도끼를 휘둘러 왔고, 허진은 몸을 틀어 도끼를 피했다. 허진을 향해 쉴 틈 없이 검이 날아왔다.


허진은 앞으로 한걸음 나가 검을 피하고 그자의 손목을 당기며 발을 걸었다. 넘어진 자의 얼굴을 발로 밟고 도끼를 휘둘렀던 자의 가슴으로 파고들었다. 그자는 도끼를 짧게 휘둘렀고 허진은 몸을 숙이며 그자의 발목을 검집으로 쳤다.


그자가 쓰러지자 다른 이들이 접근했다.


그들은 허진을 잡으려 했고, 허진은 그들의 팔과 다리를 검집으로 쳐내며 접근을 막았다. 수적으로 우위를 가진 그들은 날아오는 검을 무시하며 거리를 좁혔다. 그 순간 허진은 탁자를 밟고 공중위로 뛰어올랐다.


허진을 잡으려던 자들은 그가 떠오르자 손을 위로 뻗었고, 허진은 공중에서 키가 큰 자의 머리를 밟으며 옆으로 뛰어내렸다.


그 자리에도 적들이 있었다. 그들은 허진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허진도 검을 뽑으며 그들의 검을 밀어냈다. 검끼리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그들의 자세가 흐트러졌다.


가벼워 보이는 그의 일검에 강한 힘이 담겨 있었던 것이었다.


신형이 흐트러진 그들 중 한 명을 발로 차 넘어뜨리고 자세를 잡아가는 나머지 두 명에게 검을 휘둘렀다.


그들은 검을 막아보려 했지만, 그의 검이 너무 빨랐다. 허진은 칼등으로 그의 손목을 쳐냈고 나머지 한 명에게 달라붙어 손잡이로 그의 명치를 때렸다.


주변에 있는 자들이 접근했다. 이번에는 도포를 입고 있는 자들이었고 그들은 내공을 끌어올렸다.


허진의 손이 가볍게 흔들렸다. 그러자 그의 검에서 푸른 기운이 뿜어져 나왔고, 그 기운은 그들의 검을 가볍게 잘라내기 시작했다. 검이 두 동강 난 이들은 신속히 뒤로 빠졌고 뒤에서 준비하고 있던 이들이 검을 휘두르며 접근했다.


수많은 자가 내력을 사용하자 객점 안이 크게 흔들렸다.


그 흔들림에 그들은 잠시 서로를 바라봤다. 도포 입은 자들은 서로 신호를 보냈고, 한순간 허진을 향해 달려들었다.


허진은 그들이 갑작스럽게 날아와 반응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순간 허진의 검이 허공을 여러 번 갈랐다.


허진이 검에서 검강이 뿜어져 나오며 그들의 검기를 모두 집어삼켰다. 그래도 수적 우위가 있던 몇 개의 검기는 허진을 향해 날아왔고, 허진은 급하게 몸을 날렸다.


어느새 허진은 그들 뒤로 이동해 검등으로 그들의 몸을 때렸다.


우두머리의 눈이 커졌다. 그러나 자신이 당황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최대한 당당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적은 한 명이다! 겁먹지 말고 공격해라!"


그 말에 남은 이들이 무기를 휘둘렀다.




어느새 주위를 둘러보니 우두머리로 보이는 자만 서 있었다.


객점은 성한 곳이 없어 보였다. 집기들은 다 부서진 듯했고, 벽에는 검으로 난자한 자국들이 보였다.


허진은 숨을 고르고 검에 묻은 피를 털어냈다. 그리고 우두머리에게 다가가 말했다.


"듣던 것보다 너무 약한데?"


그는 그 말을 듣고 몸을 떨었다.


그 순간 밖에 있던 무리가 움직이는 게 허진의 감각에 잡혔다.


그들은 문을 박차고 들어와 허진을 둘러싸기 시작했다.


하나같이 검은 옷을 입고 있었고, 쓰러져 있는 자들과는 기세 자체가 달랐다.


그들은 눈에 붉은 안광을 내뿜으며 허진을 향해 살기를 내비쳤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검강이 뿜어졌다를 맞춤법 검사 하니 건강이 뿜어졌다 하네요.

 

건강한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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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6화-성장하는 그들 +1 17.07.02 1,149 11 10쪽
16 15화-웅비 수련을 시작하다 +1 17.06.30 1,202 14 9쪽
15 14화-끝없는 피의 서막 +2 17.06.29 1,468 1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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