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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 님의 서재입니다.

기(氣)를 만지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임종
작품등록일 :
2017.06.18 08:23
최근연재일 :
2017.07.26 13:54
연재수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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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24
추천수 :
407
글자수 :
123,169

작성
17.07.04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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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18화-수상한 움직임

DUMMY

야명주가 밝히고 있는 넓은 수련동안에 덩치 큰 남자가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그가 주먹을 휘두를 때마다 주변의 기운들이 휘몰아쳤다.


그자 옆으론 새로운 주작대원들이 기마 자세를 취하고 우렁찬 기합을 흘리고 있었다.


여느 때처럼 하루 수련을 끝낸 그는 자신의 침상으로 이동했다.


침상이라고 해봤자, 돌바닥 위에 나무를 조금 덧대어 놓은 것뿐이었지만 그는 그것만으로도 만족했다.


침상에 도착하니 주변에 몇 명의 수련생들이 먼저 와 쉬고 있었다.


"웅비야! 이리 와봐!"


웅비의 귀에 당유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당유원은 작은 체구에 동그란 얼굴, 똘망 똘망한 눈빛을 가지고 있어 마치 동자승처럼 생겼다.


그러나 생긴 것과 달리 여자를 좋아했다. 대놓고 밝히는 건 아니지만 동료들과 여자이야기 하는 걸 즐기는 자였다.


"웅비야 너는 모용난이랑 유설화, 남궁연 중에 누가 제일 이쁘다고 생각해?"


당유원의 눈빛은 질문답지 않게 진지했다.


그러자 옆에 있는 왕소가 말했다.


"뭐니 뭐니 해도 유설화지! 절강에서 미인을 뽑으면 다들 유설화를 뽑는다고!"


왕소는 답답하다는 듯 말했고 듣고 있던 대호는 말했다.


"난 모용난. 저 멀리 북방에서부터 여기까지 소문 난 걸 보면 분명 이쁠 거야."


대호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유원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너희들은 진정한 미인을 몰라. 진정한 미인이란 남궁연을 말하는 것이지!"


당유원은 자신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웅비는 그런 당유원을 보고 말했다.


"남궁연은 사람이 못됐더라고."


그 말에 셋은 동시에 웅비를 쳐다봤다.


그러자 당유원이 말했다.


"뭐야 그 말뜻은 만나 봤다는 얘긴데?"


웅비는 묵묵히 있었고 그런 웅비의 모습에 다들 흥분했다.


"뭐야 진짜 만난 거야? 어때? 예뻐?"


당유원들은 눈빛이 변하며 웅비에게 재촉했다.


"내 이상형은 아니야."


하고 웅비는 자신의 침상으로 돌아갔다.


그 말을 들은 당유원들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자기가 뭐라고 저리 말할까?


그 말에 대호가 말했다.


"그니까 말이야. 저놈은 분명 여자 손도 못 잡아봤을 거야."


웅비는 그 말을 듣고 욱했지만 맞는 말이라 대꾸하지 않았다.


조용히 있던 왕소가 입을 열었다.


"괜찮아 웅비도 혼인할 수 있을 거야."


그 말에 웅비가 발끈하며 돌아봤다.


"내가 니들보다 빨리 할거거든?"


당유원들의 표정은 장난기가 가득했다.


"너가 먼저 혼인한다면 속적삼 차림으로 혼인식 찾아간다."


당유원은 웃으며 말했다.


"나는 저고리를 입고 찾아가지."


덩치가 웅비만한 대형이 맞장구를 쳤다.


"그 말 꼭 지켜라!"


웅비의 말에 당유원들은 더한 것도 할 수 있다는 둥 하며 떠들기 시작했다.






"전달사항 있겠다."


총관의 말에 수련생들은 눈빛을 빛냈다.


"알겠습니다!"


"조만간 관내 수련생들 대회가 있을 것이다."


그 말에 왕소는 손을 들고 말했다.


"다른 수련생들이랑 말씀이십니까?"


총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현재 우리 청룡관엔 수련동이 열 개가 있다. 그중 세 개 수련동은 열여섯 미만 아이들로 이루어져 있고 두 곳은 여자아이들이 수련하고 있다."


여자라는 말에 당유원의 눈빛이 반짝거렸다.


"열여섯 미만 아이들을 제외한 일곱 곳의 수련동중에 가장 강한 자를 뽑는 대회를 가질 것이다."


"대회에서 우승하게 된다면 관주님의 특별 포상이 있을 것이다."


왕소는 재차 물었다.


"어디서 하는 겁니까?"


"청룡관 내에서 시행할 것이다."


그 말에 모든 수련생 얼굴에 흥분이 서렸다. 일 년 반 만에 외출하게 된다는 이야기였다. 청룡관 내를 벗어나지 못한다 하더라도 이 지긋지긋한 동굴에서 잠시 벗어 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동안 수련한 성과를 보여주도록."


다들 힘찬 고갯짓을 하며 외쳤다.


"알겠습니다!"


그들의 기합 소리가 평소와 달리 더 우렁차게 느껴졌다.


다들 기대하는 가운데 웅비는 무표정했다.


'나가봤자 귀찮은 일만 생기겠지.'


포상에 관심 없는 웅비는 대충 하고 오자는 결심을 했다.




허진은 허국과 함께 관주실에 도착했다. 오랜만에 제대로 씻은 허진은 개운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오랜만에 마시는 차에 감격하고 있는 허진에게 허국은 말했다.


"네가 할 일이 있다."


허진은 마시던 차를 탁자 위에 올려놓고 허국을 바라봤다.


"조만간 남궁세가에서 남궁현이 우리 관을 방문할 것이다."


"그때 네가 남궁현을 마중해야 할 것이다."


"마중만 하면 됩니까?"


"그래 이게 어찌 보면 간단한 일이지만 할 수 있는 자가 별로 없는 일이지."


허국은 말을 이었다.


"마중 나가는 김에 강서에 정리되지 않은 무리가 있다. 그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하니 조사해 주어라."


"어떤 점이 심상치 않다고 하시는 겁니까?"


허진이 물었다.


"아무래도 누군가 뒤에서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 같다."


"현무대 대원들을 몇 붙여줄 터이니 같이 갔다 오너라."


허국에 말에 허진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아버님 소자 혼자 다녀오는 게 편합니다."


"혼자는 위험하다."


허진은 허국의 말에 끝까지 거절했다. 허국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허진은 앞에 있는 차를 다 마시고 일어났다.


"그럼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말을 마치고 허진은 관주실 밖으로 빠져나갔다.




남궁연은 홀로 방 안에 있었다.


그녀는 작은 상자를 눈앞에 두고 앉아있었고, 아름다운 얼굴엔 고민이 흘러나왔다.


이내 결심한 듯 반지를 주머니에 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짐을 꾸린 남궁연은 밖으로 나와 창궁대와 함께 남궁현을 찾아갔다.


남궁현은 준비된 마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왔느냐."


남궁현의 말에 그녀는 인사를 한 뒤 마차에 올라탔다.


남궁세가의 위엄답게 팔 두 마차가 준비되어 있었고, 누가 봐도 남궁세가라는 게 티가 날 정도로 휘양 찬란했다.


"출발하거라."


남궁현의 말에 마차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뒤로 남궁현을 제외한 서른 명의 창궁대원들이 줄지어 따라갔다.


"네 아비는 오지 말라 했다."


남궁연은 이유를 알 거 같아 되묻지 않았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둘은 말이 없이 청룡관으로 향했다.




허진은 검을 챙기고 청룡관 밖으로 나왔다.


오랜만에 나온 바깥공기는 그의 기분을 들뜨게 했다. 말을 타고 나올까 했지만, 시간도 많이 있어 걸어서 가기로 했다.


허진은 강서에 도착하자 악양루를 찾았다.


남궁현과 만나기로 한 장소가 악양루였기 때문이다. 또한, 청룡관이 강서를 점령하자 가장 먼저 취한 곳이 이 악양루였다.


허진이 악양루에 도착하자 문을 지키던 무사가 그를 보고 인사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쪽으로 오시지요."


허진은 그자를 따라 악양루 안쪽으로 들어갔다.


복도를 따라 걸으니 넓은 공간이 보였고 향긋한 냄새와 함께 여러 사람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무사는 허진을 보고 말했다.


"시장하실 테니 일단 식사부터 하시지요."


하며 허진을 삼 층에 있는 귀빈실로 데려갔다.


귀빈실은 정말 말 그대로 귀빈들이 오는 곳처럼 꾸며 놨다. 아득한 공간 안에 향초도 피우고 있었고, 고풍스러운 그림과 글씨들도 보였다.


허진이 그것들을 하나하나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자 아리따운 소녀가 음식을 들고 왔다.


문밖에서부터 흘러오던 냄새의 주인공은 새끼돼지 구이였다. 허진은 고기를 보고 입가에 침이 고였다.


그런 허진을 바라보는 소녀는 볼을 붉히며 말했다.


"맛있게 드세요."


허진은 그녀가 나가자 음식을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고기를 다 먹자 기다렸다는 듯 문이 열리며 한 여인이 들어왔다.


그녀는 차를 들고 들어와 얌전하게 인사한 뒤 허진에게 말했다.


"악양루주 차화연이에요."


허진은 젊은 여인이 악양루주라는 말에 놀랐다.


"반갑소. 허진이오."


젊은 남녀가 한방에 있으니 어색한 공기가 돌았다.


차화연이 허진의 잔에 차를 천천히 따르며 말했다.


"강서에 있는 잔당들을 알아보신다 들었어요."


"그렇소. 짚이시는 곳 있소이까?"


"짚이는 곳이 많아 찾아내는데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거예요. 다만......"


"다만?"


"그들의 움직임이나 힘이 조금 수상해요. 분명 중소문파였거나 무뢰배들이었을 텐데 가지고 있는 무공이 너무 강해요."


"어떤 무공을 사용하는지 아시오?"


"아직 그것까진 알지 못했어요. 기본적인 삼류 무공을 사용하는 것 같지만 확실한 건 그들의 내공이 강해졌다는 거예요."


"그들의 움직임은 어떻소?"


"자신들의 문파를 재건하기 위한 움직임이 아니었어요. 마치 청룡관을 염탐하는 느낌이었어요."


허진은 그 말을 듣고 미간이 찌푸려졌다.


"그래서 배후에 누가 있는 것 같다는 말이군.었


"네 맞아요."


차화연은 매혹적인 미소를 지었다.


"헌데 공자님 혼자 오셨나요?"


허진이 악양루 안으로 혼자 들어오자 차화연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었다.


"그렇소."


그 말에 차화연은 묘한 표정을 지었다.


"저희 악양루에서 움직일 수 있는 무사들이 없어요. 악양루도 인원이 부족해서 힘든 실정이거든요."


"괜찮소. 어차피 혼자 움직일 생각이었소."


차화연은 그런 허진을 보며 생각했다.


'그만큼 실력에 자신이 있다는 것이겠지?'


차화연은 허진이 청룡검룡이라는 별호에 걸맞게 실력이 있기를 빌었다.


"일단 짚이는 곳은........"


차화연은 자신들이 알아낸 정보를 허진에게 알려주었고, 허진은 덤덤한 표정으로 하나하나 외우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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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7화-새로운 만남 +3 17.07.03 1,067 10 9쪽
17 16화-성장하는 그들 +1 17.07.02 1,149 11 10쪽
16 15화-웅비 수련을 시작하다 +1 17.06.30 1,202 14 9쪽
15 14화-끝없는 피의 서막 +2 17.06.29 1,468 1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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